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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안전보건자료 교육

* 이 글은 뻐꾸기님의 [반성] 에 관련된 글입니다. 

  클린룸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화학물질 약 25종에 간헐적으로 고농도로 노출되어온 작업자 13명이 두통, 메스꺼움, 가슴답답함, 성기능 약화 등을 호소하면서 문제제기를 하여 회사측에서 대책에 대해 의논해왔다. 


   오늘은 물질안전보건자료의 이해와 활용,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에서 확인된 이 물질들의 건강영향에 대하여 교육했고 작업자들의 증상과 직업력을 조사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업자들은 암과 같은 만성적인 건강영향의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었고, 문제제기 이후에 방독마스크가 지급되어 일부 작업자들이 착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토요일에 하는 청소작업에서 화학물질노출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작업자들의 진술에 의한 것임. 토요일 작업은 아직 못 보았음)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검토해보니 사용물질중 반 정도만 자료가 확보되어 있었고, 그나마 영문으로 되어 있거나 물질의 성분명이 부정확하거나 영업비밀로 기재되어 있는 등 문제점이 꽤 있었다. 영업비밀로 표시된 성분은 보건관리자가 요구할 시 주게 되어 있지만 특허법 등 다른 법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어 알아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신물질의 경우 독성 평가가 되어 있지 못한 가능성이 높다.

 

  정확한 노출 평가를 위해서 일단 사용중인 모든 물질을 확인하도록 했고 작업자 대표를 선정하여 사용 화학물질 목록을 만들고 사용량이 많거나 작업과정에서 몸에 안 좋다고 느낀 물질은 따로 표시해 달라고 했다. 그것과 회사측 구매대장을 대조하고, 화학물질 납품업체에 연락하여 제대로 된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받은 뒤 청소작업이 있는 토요일에 작업환경측정을 할 예정이다. 또  수거한 증상과 직업력을 검토한 뒤 필요하면 건강 조사를 하게 될 것이다. 

 

  이 사례는 몇가지 점에서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첫째는 우리가 사업장 보건관리를 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 즉, 겉으로 보아 깨끗한 작업장과 최첨단 장비로 제어되는 작업에 대해서 흔히 소홀해지기 쉬운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 클린룸의 일상적인 작업은 깨끗한 환경에서 이루어지지만 일주일에 한 번 장비 청소를 할 때는 유해물질에 심각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둘째는 작업자들의 능동성. 문제제기뿐 아니라 조사과정에 작업자 참여를 독려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세째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 활동이 이루어졌다는 점. 다행스럽다. 이 사례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여러 사업장에 소개하고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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