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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8/24
    진보블로그 다시그리기 10문 8~9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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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5/08/21
    털과의 전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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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5/08/20
    영화 얘기라기 보다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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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8/17
    영화 봤다네 (덩야버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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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5/08/08
    자전거가 돌아왔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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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5/07/30
    냥이는 무서운 동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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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07/25
    나비 자리(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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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5/07/12
    나에겐 쌍둥이 형이 있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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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5/07/08
    나는 얍사하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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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5/06/30
    DVD와 소유욕(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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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만 해놓고

정순택

전향장기수라서 송환 대상에 오르지도 못한 인물

2년전 쯤 정선생님을 만났을 때 귀가 좋지않아 잘 들을 수는 없었지만 건강해 보였다.

며칠전 암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다음날 한겨레 신문에도 났다.

장기수 선생님들을 만날 때 느끼는 그 복잡한 감정들..

사실 복잡할 것도 없다. 존경은 하지만 그분 들의 말씀에는 동조하기 힘든 그런 상황들.

 

 

아옌데 칠레 대통령

9월11일은 미국한테도 역사에 기록될 날이지만, 칠레라는 나라에게도 그러했다더라. 아옌데 대통령이 몰락한 날.

'칠레전투'를 보며 "이젠 힘든 것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 뻐꾸기님의 글들도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병원 24시

어머니는 슬픈 내용의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

 

알아서 기는 나라 대한민국

'학교급식조례'  

정부도 알아서 기고 대법원도 알아서 기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절의 아름다운 전통이 아직도 계속되서 그러나?

 

여성의 군복무

평등, 노블리스 오블리제. 제발 웃기지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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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기

지금까지 복권이란 걸 한 번도 사 본 적이 없다. 대학교 때 친구 녀석이 선물이라며 주택복권을 한 장 사준 적은 있지만 귀찮아서 맞춰보지 않았다. 경품 준다고 뭘 적어내 본 적도 없다. 확률상 낮은 일은 재미로조차 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게으르고 말이다.

 

그런 내가 뻐꾸기님 삼만번째 방문자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곰상스런 면이 있는 나의 쓸데없는 치밀함으로 그 때 화면도 캡쳐해 놨다.  증거로 쓸 일이 있을까 해서^^)

 

 

 

뻐꾸기님이 평택까지 올 일이 있다고 해서 한 번 만나볼까 생각도 했었다. 예전엔 낯을 무척 가리는 편이었지만 나이들면서 그런 것은 많이 없어졌고 온라인상에서 알게된 사람을 오프에서 보는 것은 어느 정도의 궁금함으로 인해 기대되기 마련이다. 나야 나비와 찍은 사진 등 내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고,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내 글의 느낌과 만나서 얘기할 때의 느낌이 거의 같다고 한다. 너무 신비감이 없는 것 같아 앞으로는 내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라도 해야겠다.

 

뻐꾸기님이 너무 바쁘게 사는 것 같아서 신경도 쓰였고, 나도 아버지께서 악화되는 바람에 만나는 것은 포기하고 DVD를 선택.

 

내가 갖고 있는 DVD는 2천원짜리부터 2만 몇천원짜리까지 있다. 물론 DVD 가격이 영화의 질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2~3천원짜리에도 걸작이 수두룩(정말 많다. 부록이 좀 부실하긴 하지만)한 반면, 거져 줘도 안가질 '태극기 휘날리며'같은 것은 3만원이 넘는다.

둘 중 하나를 보내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사실 가격이 신경쓰여서, 왠만큼 값이 나가는 것 하나와 비교적 저렴한 것 하나를 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잘못 알았다. 내가 가격을 알아본 알라딘에서만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을 싸게 팔고 있었던 거였다. 뻐꾸기님은 다른 곳에서 구매했고 말이다.) 뻐꾸기님은 둘 다 보내는 만행을 저질렀고, 본의 아니게 난 잔머리를 굴린 것처럼 되 버렸지만 뻔뻔하게 즐거워하기로 했다. ㅎㅎ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

영화는 좋아하지만 편식이 심한 편이다. 그런 편식에 문제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고칠 생각은 전혀 없다. 코메디는 잘 안보는 편이다. 특히 '로멘틱 코메디'는 거의 안본다. 차라리 아예 말이 안되는 '총알탄 사나이'류는 그나마 보겠는데(주성치는 아주 좋아한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메디들은 너무 재미가 없다.  (르네젤위거가 좋아서 봤던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엄청 짜증나는 수준)

 

물론 우디알렌의 코미디는 감탄을 하면서 본 기억이 있다. <스티브...>가 나의 흥미를 끈 것은 일단 미국에서는 대박이 났다는데 우리나라에선 개봉조차 못해보고 곧장 dvd로 출시됐다는 것. (이런 DVD는 우리동네 대여점에서 갖다놓을 리가 없다. 용산에서도 이런 걸 팔리는 없고)  내가 볼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에서 다운받거나 DVD를 사는 것인데 모니터로 영화보는 것을 극히 싫어하는 나로서는 뻐꾸기님의 이벤트가 정말 '딱'이었던 것이다.

 

 

감탄까지는 안나왔지만 아주 재미있게 봤다. 말이 안되는 것을 말되는 것처럼 하는 영화들 정말 짜증나는데, 말이되고 안되고를 아예 무시하는 영화들은 괜찮다. 그런 영화갖고 '말이 안된다'라고 따지는 사람도 없거니와 행여 그런 사람이 있으면 "누가 뭐래? "라고 해주면 된다.

 

 나름대로 유명했지만 이젠 투자자조차 확보하기 힘들게된 해양 다큐멘타리 감독 스티브 지소의 이야기다. 난 이 영화의 줄거리를 재미있게 설명할 능력이 없다. 스티브지소의 냉소적 유머감각과 엉뚱한 캐릭터들이 재미를 주는 것인데 줄거리 장황하게 설명해봐야 더 재미없게만 느껴질 것 같다. 꽤나 호화 캐스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인기있는 인물은 별로 없다. 내가 좋아하는 윌리암 대포(사진 제일 오른쪽)는 이 영화에서 정말 재미있는 양념 역할을 한다. 꽤나 성격있는 배역들을 주로 맡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좀 깨는 역이다.

 

 아들일지도 모르는 네드와 지소간의 관계가 줄거리의 큰 축을 차지하고 그로인해 가족주의 강박의 혐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슬리지는 않았다. 다르게 생각할 여지도 있고 말이다. 별 이변이 없는한 나도 스티브지소처럼 자식없이 늙어갈텐데 허헛!

 

 

어이없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예전에 이 영화를 비디오로 빌려서 봤다. 그런데 본지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닌데 영화내용이 극히 일부만 생각나고 거의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었다. 그렇게 기억에도 안남는 영화가 왜 그렇게 호평을 받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어떤 영화였는지 다시 보고 싶었고, 요즘 영화를 모으는 취미아닌 취미를 갖게되었는데 기왕이면 다큐영화를 모으기로 한 것도 한 몫해서 뻐꾸기님에게 요청한 <브에나...>

 

영화를 보면서 너무 어이가 없었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내가 안 본 영화"였던 것이다. 아마 타큐라고 하기에 그리 당기지도 않으면서 일단 비디오를 빌려온 것 같다. 정혜랑 같이 살면서 약간 피곤하게 살던 때였고 (가사노동과 경제적인 문제를 100% 내가 해결했기에) 그때는 피곤해서 주로 액션 영화를 봤다. 아마도 조금 보다가 잠이 들었고 반납일 때문에 그냥 반납했을 것 같다. 그래놓고도 그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고 말이다. 정말 어이없어.

 

 

그래, 피곤하고 컨디션 안좋을 때 볼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어쨌든 참 좋았다. 무엇보다도 음악 자체가 좋았고 그런 음악을 늙수구레한 노친네들께서 한다는 것도 감동적이다. 극영화에서 인정받은 감독답게 다큐면서도 극영화같은 분위기가 있다. 다큐에 스태디캠을 이렇게 쓸 수도 있겠다 싶다. (우리나라 독립다큐에서 그럴 일이 있을까? 그 비싼 장비를?) 인터뷰할 때도 카메라는 다른 다큐처럼 고정되어 있기도 하지만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 음악을 따라 춤을 추듯.

미국이 그렇게 없애고 싶어했던 카스트로가 대통령으로 있는 나라. 속옷 광고에도 그의 사진이 쓰일만큼 자본주의 이미지에 이용당하고 있는 체게바라를 혁명과 연결해서 기억하는 나라 쿠바. 그렇게 노래를 잘하던 가수가 먹고살기위해 구두닦이를 했지만 그걸 떳떳하게 말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어쩜 그렇게들 낙천적일 수가 있을까?

 

Special Feature도 마저 봐야겠다.

어, 내가 뻐꾸기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나? 5공쯤에 유행했던 표현을 빌자면 "이 왠수를 어떻게 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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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던 일주일

EBS 다큐 녹화하기

일주일 동안 하루에 10여편을 상영했는데 내가 본 것은 한두편 정도씩이다. 비디오나 DVD는 가게에 손님이 오거나 다른 일이 있어도 정지시켰다가 다시 보면 되지만 TV는 그게 안되니 짜증난다. 아침 6시부터 새벽 1,2시까지 하는 걸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녹화를 했다. 중간중간 사정이 생겨 다 녹화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70% 정도는 한 것 같다. 불행히도 우리집은 교육방송이 잘 안나온다. 화질만 좋았다면 나름대로 훌륭한 자료수집이었는데 아쉽다. 시간맞춰 테이프 갈아끼우고, 예약녹화하고, 다음날 녹화계획 짜고... 나름대로 꽤 손이 많이 갔다. 공테이프 값만 거의 10만원은 든 것 같다. 이제 찬찬히 봐야지. 뿌듯.

 

아버지 가정간호

아버지께서 예상보다 갑작스레 안좋아지셔서 아무것도 못드시는 상황이 벌어졌다. 담당의사를 만나기로 한 날은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일단 병원을 찾아갔다. 전화예약은 무조건 이틀후에나 되지만 직접찾아가면 오래 기다리더라도 그날 만날 수가 있다. 그런데 담당의가 휴가를 갔단다. 에구구.  같은 과의 다른 의사분과 다음날로 예약을 해놓고 다음 날 또 서울에 갔다. 강남성모병원은 서울지역만 가정간호가 되기 때문에 소견서를 가지고 수원 빈센트 병원으로.  나처럼 찾아오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 안내하는 사람들도 우왕좌왕. 어찌어찌 의사를 만나고 어찌어찌해서 수녀님(가정간호사)을 모시고 집까지 왔다. 코줄과 소변줄을 끼면서 아버지 표정을 살폈다. 이젠 말도 못하실 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진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식사를 못하시게 될 것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기에 그 전부터도 생각은 해놓고 있었다. 문제는 어머니가 코줄 끼는 것을 반대하는 거였다. "사람이 못먹으면 가는 거지, 그렇게까지 해서 뭐하냐. 그렇다고 사는 것도 아니고."  형은 "그래도 껴야지 어떻해"라고 했고, 난 사실 어떻게 하는 게 나은지 알지 못했다. 뇌출혈 같은 거라 몸만 불편할 뿐 생명과 상관이 없는 것이라면 고민도 안할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어차피 나을 수 없는 병이고 점점 끝이 다가오고 있다. 코를 통해서 음식물과 약을 주입하면 생명이 조금은 더 연장되겠지만 그렇다고 병이 낫는 것도 아니고, 아직 의식은 멀쩡한 편인 아버지가 당신의 몸이 하나씩 망가져가는 걸 스스로 지켜봐야 하는 것이 더 끔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당장 아버지가 입도 못벌리는 상황이 되자 어머니도 겁이 나셨나보다. "코줄이라도 껴야하나 어떡하냐?"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약도 먹을 수 없는 걸 의미한다.  그렇게 되자 정말 하루이틀 사이에 급격하게 악화됐다. 혈압, 맥박, 체온등을 재고 나신 수녀님께서 "지금 상태라면 당장 오늘밤이라도 안좋은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갰네요."

 

음식과 약이 들어가자 아버지는 조금씩 좋아지셨고, 이틀이 지나자 급기야 당신 손으로 콧줄을 빼셨다. 주무시다가 무심결에 갑갑해서 뺀건지 일부러 뺀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물어봐도 대답은 안하신다. 하여튼 또 한고비를 넘겼다. 이젠 아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입으로 음식을 드신다. 한동안 또 이렇게 가겠지.

 

 

욕창

침대에서 꼼짝 못하게 된지 딱 10개월이 지났고 , 결국 아버지에게도 욕창이 찾아왔다. 욕창이 생기니까 정말 할 일이 많아졌고, 소독할 때마다 보는 것도 괴롭다.

욕창 자체만 생각하면 2시간마다 자세를 바꾸고, 가급적이면 똑바로 누워있지 않는 게 좋다. TV보는 게 대단한 일도 아니지만 아버지가 하루종일 하는 건 그것밖에 없는데 욕창때문에 옆으로 뉘여드리면 그나마 TV도 못보고 멀뚱멀뚱 계시거나 주무시는 것밖엔 할 게 없다. 어차피 욕창보다는 아버지 머리속의 암세포가 더 빨리 퍼질텐데 욕창치료만을 위해서 아버지를 계속 옆으로만 누워계시도록 하는 게 잘하는 건지...

 

 

용산

그 와중에도 조카녀석 컴터를 사러 용산에 다녀왔다. 다큐 녹화는 누나에게 맡기고.

용산에서 볼 일 보는 동안 아는 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저녁에 술 한잔 할 수 있어요?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죠?"

왠만하면 같이 한잔 하며 넉두리라도 들어주련만 상황이 전혀 왠만하지가 않은 관계로 다음에 보자고 했다.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

뻐꾸기님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DVD (나중에 자세히 자랑해야쥐)  다큐 녹화시켜놓고 이 영화부터 봤다. 지난 한주동안 평택에 오실 일이 있다고 했지만 내 상황이 상황인지라 만나보는 걸 포기하고 DVD 선택.

 

 

아~ 피곤하다. 내일은 또 병원 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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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 (A State of Mind)

20년 전쯤이라면 이런 내용의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되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다. 10년 전이라면 가능했을까? 김일성 조문 파동으로 온나라가 쌩쑈했던 영샘이 정부 시절 말이다.

 

북한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국가가 쥐고 있던 시절에 이런 영화를 봤다면 대부분의 남한 국민들은 경악하지 않았을까? 내 개인적으로 가장 경악했을 만한 내용은 이거다.

"북한에서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른다는 것" 말이다. 북한엔 홍길동만 사는 것도 아닌데 그게 뭐 이상하냐고?  난 어렸을 때부터 거기(그 당시 '북괴'라고 불리던 곳)서는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다 '동무'라고 부른다 배웠다.

 

 

어떤 나라

 

지금 현재 하이퍼텍나다에서 하고 있을 게다.

촬영과 편집이 너무 세련되서 다큐라기 보다는 뮤직 비디오를 보는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나중에 써야지.

아버지가 이젠 정말 안좋아져서 할 일이 많아졌고, EBS에서는 하루 종일 다큐를 한다.

제대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짬짬이 녹화를 하고 있는데...

 

며칠 정도는 불로그에 잘 안들어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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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 위대한 모험

펭귄들 때문에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다. 너무 짜~안 해서 말이다. 성우들이 중간 중간 방해하지 않았다면 진짜 터졌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론 펭귄의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본다해도 절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펭귄들의 위대한 여정

 

성우들이 동물을 의인화해서 다룬 것들을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무엇보다도 '속상할까봐' 안보려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가 시작되고 곧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간 중간 "그래,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이래서 안볼라고 했더니만 결국..."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다 이내 숙연해지고 말았다.

 

펭귄들은 어쩌다 진화의 방향을 저렇게 잡게 되었을까? 어쩌다가 남극이라는 그 혹독한 곳에 살 게 되었을까?  정말 신이 모든 생명을 창조했다면 정말 고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자고 얘네들을 이런 곳에서 이렇게 살아가도록 했을까? 인간보다 더한 원죄라도 지었단 말인가?

 

그래,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간단하다. 펭귄들 나름대로 생존에 적합한 진화의 방향을 잡은 것이고,  관객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은 그 처절한 장면들도 결국 자신의 종을 보존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행동들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게 아마 정답일 것이다. 성우들의 멘트는 괜히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고자 만들어낸 인간의 신파극이고 말이다.

 

그런데 영화속 장면들은 도-저히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 버려두질 않는다. 다른 새들처럼 쪼그리고 앉을 수도 없는 펭귄이 영하 40도의 추위에서 어떻게 알을 부화시킬 수 있는지, 몇 달을 굶어가며 품어낸 알에서 깨어난 새끼가 결국 얼어죽은 걸 본 어미의 행동을 보면서 진화가 어쩌구 신이 어쩌구 하는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미지 <씨네21>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영화 장면들이 마구마구 떠올라 가슴 속이 먹먹해지고 뭉클해지고... 아!!!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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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달랑 4개 영화관에서 개봉했다가 8주만에 2000개 넘는 영화관으로 확대되며 돌풍을 일으켰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돌풍의 영향인지 다큐영화치고는 파격적인 숫자인 전국 57개 영화관에서 개봉했으나 딱 2주가 지난 오늘 현재 9개에서만 한다.(직접 세어봤다.) 그나마 내일(금)이면 거의 다 바뀔테고, 서울에서는 메가박스(삼성역) 하나만 남는다.

 

대한민국에서 괜찮은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 않으면 금새 막을 내리고 만다. 그나마도 지방에서는 개봉조차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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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블로그 다시그리기 10문 8~9답

 

<진보블로그 다시 그리기 10문 10답>

 

1. 블로그를 언제부터 알고 사용하게 되셨어요?

'블로그가 뜬다'라는 기사를 본 게 작년초였던 것 같고요, 제가 사용하기 시작한 건 작년 9월. 제가 사용하던 한미르메일이 파란에 통합되면서 블로그를 제공한다고 하길래 한 번 해봤죠.

 

2. 그런데 왜 하필 진보블로그를 ^^ ?

한마디로 말하면 "끼리끼리 놀아보려고"  제 블로그 첫글에 썼듯 내자신이 그닥(Daybreak한테 배운 말^^) 진보스럽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그래도 여기가 말도 좀 통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도 있고  해서요.(근데 내 관심사가 뭐지?)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알엠의 블로그에 가끔 가봤는데 노는 물이 파란블로그보다 훨 좋은 것 같아서 이사왔지요.

 

3. 블로깅을 계속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뉴톤의 제1법칙? - 관성의 법칙 (쉬운 거 어렵게 말하는 사람들 흉내내봤는데 썰렁하다.)

'가장 큰 이유'를 물었으니 꼭 한가지만 얘기해야 하는 건가여? 사람들을 직접 만날 형편이 안되는 저로서는 훌륭한 놀이터이자 소통의 장입니다. 넋두리 공간도 되고, 배움의 장이기도 하고.

 

4. 진보블로그를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사람들이 마음에 들고요(역시 사람이 재산이죠. 쪽수 말고)  

제가 원래 '대충 살자 주의'인데 가끔은 너무 나태해질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 자극제가 되기도 하죠. (너무 자극하면 '나몰라라'함)

글 쓸 때 블로그홈에 등록하지 않을 수 있는 기능도 맘에 듭니다.(파란에는 이게 없는데, 혼자 볼 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특정 다수가 보라고 올리는 글도 아닐 때 무조건 블로그 홈에 등록되서 안좋았거든요.)

모르는 거 있을 때 진보네가서 도움받는 것도 훌륭한 기능이죠. 파란에도 도움을 받는 곳이 있긴 하지만 그곳은 일방적인 것이거든요. '블로그팊'이나 'FAQ'같은 것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방적으로 알려주기만 할 뿐 소통을 할 수는 없거든요. 뭘 물어보려면 메일을 다시 따로 써야 되고 말이죠. 진보네에서는 설명 중 이해가 안가는 게 있으면 덧글로 또 물어 볼 수가 있잖아요. 파란은 기계와 상대하는 느낌.

무엇보다 진보네 뽀글뽀글 머리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ㅎㅎ

 

5. 진보블로그 메인 페이지에서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능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혹은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런 건 저한테 기대하지 말아주세요. Pleeeease!

 

6. 진보블로그를 사용하면서 가장 짜증나는 점은 무엇인가요? 

짜증까지는 아니고요... 진보넷에 들어올 때는 주로 불여우를 사용하는데(특히 RSS가 편해서) 글쓰기 할 때 IE에서와는 달리 편집기 같은 게 안뜨네요. IE에서는 글꼴이나 색깔등을 바꿀 수가 있잖아요? 근데 불여우에서는 그 화면 자체가 안뜨더군요. 게다가 쓴 글을 불여우에서 '수정'하고나면 줄바꿈으로  문단과 문단 사이를 띄어 놓았던 것들이 다 사라지고 다닥다닥 붙은 모양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읽기만 할 때는 불여우로 들어오고, 글 쓸 일이 있을 때는 IE를 씁니다.

 

7. 진보블로그 외에도 다른 블로그에 많이 가시나요? 주로 어떤 블로그를 많이 찾게 되나요?

거의 안가요.


8. 새로운 블로그, 마음에 맞는 블로그를 만나게 되는 계기나 방법이 있나요?

다른 분들하고 비슷할텐데요, 블로그 홈에 올라온 글을 따라 갈 때도 있고, 아는이의 블로그에 달린 댓글이나 트랙백을 따라가는 경우, 제 글에 남겨진 댓글을 따라가는 경우 정도인 것 같아요. 새로난 블로그는 몇 번 눌러봤는데 대개는 '글 올린 것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은 거의 안눌러 봅니다.

 

9. 하루에 블로깅(쓰기 읽기 모두)에 쓰는 시간은 얼마나되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블로그가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방문하나요? 

블로깅 시간은 그때 그때 다른데요, 보통은 하루 20분~40분쯤. 거의 매일 들어오기는 합니다. 어떨 때는 두어시간 할 때도 있고요.

다른 블로그 방문방법은, 로그인 한 경우에는 주로 즐겨찾기를 이용하고요, 안한 경우에는 RSS리더기 Sage를 이용합니다.



10. 진보블로그는 블로거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통한 실험적인 운영을 해보고자 합니다.
그런이유로 초기에 블로그 홈에 추출되는 "자가증식 블로그진"을 블로거들의 참여를 통해서 구성해 보려고 했는데 ....중략.... 자세한 내용을 보시고 더 나은 방식이나 추가할 다른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 그냥 추천버틍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각 포스트에 점수를 나누어주는 방식.
- 예를 들어 블로거당 각각 10점이 충전되면 그것을 마음에 드는 포스트에 적당하게 배분
.............

.............

- 점수를 점수라 부르지 않고 뭔가 다른 말로
- 탑에 오르지 못했지만 점수를 일정정도 얻은 글들을 모아서 볼수 있어야 한다?
(이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외국 사이트 슬래쉬닷/ 1-5등급으로 글을 나누어 5등급외의 글도 볼수 있다)

이렇게 많은 것을 내놓고나서  "더 나은 방식이나 추가할 다른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 달라니 저를 대체 뭘로 보시고...엄써요^^

 


11. 이 질문에 대답할 블로거를 5명 지목한다면? 질문에 대한 답은 이 포스트로 트랙백 보내주세요.

제가 아는 분들은 이미 다른 분들에 의해서 다 지목 됐걸랑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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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과의 전쟁?

fiona님의 [새식구] 에 관련된 글. (내 딴엔 도움을 줄라고 쓴 건데 도움이 될랑가 모르겠다.)



 

냥이의 털은 경우에 따라 골치거리가 되기도 한다.

특히나 여름철에는 털이 무지하게 많이 빠진다.

내가 사용하는 것은 고무로 된 브러쉬.

대야게 물을 뜨고 브러쉬만 있으면 준비 끝.

 

예전에 콩콩이와 꼬맹이는 이걸 싫어해서 하는동안 내내 엥엥 거렸는데 나비는 너무나 좋아서 골골거린다. 대야를 갖고 오면 지가 알아서 아웅하며 나온다.

물을 좀 묻혀서 사용한다.

 

목을 해주면 제일 좋아하고

 

등까지도 좋아하는데

 

배나 엉덩이쪽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발톱 내미는 거 보이는가?)

 

그래서 이렇게 날 물기도 한다. (물론 장난으로)

 

1분 정도만 빗어줘도 털은 수북히 쌓이고(한 여름엔 이보다 훨 심하다) 배쪽을 해주면 하얀털이 수북.

 

물에만 넣어도 쉽게 털이 분리된다.

다른 제품들도 대개 물에 흔들어 주거나 흐르는 물에 쉽게 빠진다.

이것보다 솔은 훨씬 듬성듬성이고 솔의 높이는 꽤 높은 제품도 써봤는데 그것도 좋더라.

원래 손을 끼도록 되어있는데 끊어졌다.

 

가까운 동물병원이나 애견용품점에 가면 만원 정도 받고, 인터넷 쇼핑몰에선 5~7천원 정도

 

*겨울엔 짧은털이 빠지고, 여름엔 긴털이 빠진다고 한다.

 

*겨울엔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해줄까 말까 했는데 요즘은 거의 매일 해준다.

어차피 5분정도밖에 안걸리고 털관리라기 보다는 나비와 하루에 그정도라도 놀아줘야 한다는 생각에...



 페르시안 같은 장모종보다 오히려 코리안 숏헤어 같은 단모종의 털이 더 골치 아픈 점이 있다고 한다. 짧은 털은 천 같은 것에 아예 박혀 버리기 때문이다.

 

커다란 진공 청소기 보다는 소형이 훨씬 유용한 것 같다. (집이 너무 넓다면 부적당할 수도)  구석구석 빨아들이기도 편하고 TV위 같은 곳도 청소기로 빨아들일 수 있고 말이다.

단, 충전식 무선 진공 청소기는 작고 편하긴 한데 흡입력이 너무 약해서 부적당하다. (사용할수록 더 약해진다)

소형이면서 유선인 것은 국내제품 한 가지밖에 없다.(용산을 뒤져 본 결과)

'샤크'라는 제품인데 크기 대비 흡입력이 정말 좋다. 모터 소리가 너무 커 냥이들이 스트레스 받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중국산도 있긴 한데 품질은 보장하지 못한다.

 

* 의자 천에 붙은 털은 진공청소기로도 잘 안떨어 진다. 일단 손가락으로 문질러서 떼너내고 넓은 스카치테잎으로 마무리 하는데, 언제부턴가는 귀찮아서 안떼어내고 그냥 앉다가, 이젠 아예 그 의자는 나비만 사용한다.

 

* 냥이네라는 까페에서 읽은 사연인데

냥이를 키우고 싶은데 알레르기가 심해서 고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냥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일단 저질렀다. 대신 청소를 열심히 했다고 한다. 결과는?

 

알레르기가 더 심해지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 나았다고 한다. 평소 좀 지저분하게 살았던 게 더 문제였나? 어쨌든  해피엔딩 ^^

 


냥이에 관한 가장 방대한 자료가 있고,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도움 되는 곳이

냥이네 (물어보면 대개 몇시간 안에 답글이 올라온다. 싸이월드에 괴수고양이도 있는데 난 냥이네가 더 좋다)

 

냥이 관련 내가 주로 이용하는 쇼핑몰은

꾹꾹이네 (3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냥이네 쇼핑 (냥이관련 쇼핑몰 중 가장 저렴한 것 같은데 10만원이 넘어야 무료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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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얘기라기 보다는

<어느 네 팔 소녀의 아주 사소한 이야기 >를 말하려다 샛길에 샛길로 마구 빠질 잡글

 

-샛길 1 : 애꾸 나라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모네서 살았는데 내가 초딩일 때 사촌형은 고딩이었고, 내게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해주곤 했다.

그중 인상적인 말(이야기는 아니고)은 "애꾸 나라에 가면 두 눈 가진 사람이 병신된다."

형은 그 상황을 상상해 보라며 정말 재미있고  그럴 듯하지 않냐고 흥분에 가까운 상태로 얘기했고, 나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상황이 내 머리속에 각인됐다.

 

-샛길의 샛길 : 병신

'병신'이란 단어를 쓰고 나니 몇 년 전 군가산점 폐지 때 생각이 난다. 공무원 시험에서 군복무한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이 평등권에 위배된다는 헌재의 판결에 예비역들이 분노했던 사건이다. 싸움은 '남녀'간의 전쟁처럼 전개되어 나갔고, 여러 가지 논의들이 감정 잔뜩 실려서 오고 갔다. 여성민우회 게시판은 분노한 예비역들에게 점령되서 마비 일보직전이었는데 난 그 곳에 '가산점 폐지는 정당하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예상한데로 엄청난 (욕설이 듬뿍 담긴)  댓글이 올라왔고, 또한 예상한데로 상당수 글들에는 "너 여자인데 남자인 척 하는 거지?"란 내용이 들어있었다.

험악한 글 들에 내 글도 분위기는 좀 험악하고 냉소적이었는데,  문제가 된 부분은 내가 말한 이 부분이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낸 것이 잘못됐다고 주장하시는 것 맞죠? 그렇다면 헌법재판관들이 왜 그런 말도 안되는 결정을 내렸을까요? 여성들의 힘에 굴복해서? 땡, 틀렸습니다. 이번 헌법소원을 낸 사람은 여성이 아니라 '장애인'입니다. 일단 여성들은 논외로 하고 (군가산점 제도가) 장애인들에게 불평등했다는 것은 인정하십니까? 그들도 군대에서 썩지는 않았으니까 당연한 것이라구요? 아니면 장애인까지는 봐줄 수 있는데, 여자들은 장애인도 아니니 그 꼴은 못보겠습니까? 그 장애인이 원망스럽지는 않습니까? 병신이 지랄해서 괜히 여자좋은 일만 시켜준 것입니까?

그 글 이후 난 졸지에 "장애인=병신'이라고 보는 파렴치한 놈이 됐다. 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과했다. 물론 그들의 엄청난 분노 때문에 "병신이 지랄해서 괜히 여자좋은 일만 시켜준 것"이라고 그들이 생각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그런 표현을 쓴 것이지만, 이런 저런 변명 안하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했다. 어쨌든 그 단어를 사용한 원죄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이런 거였다.

"당신은 장애인을 사랑해 본 적이 있습니까? 난 있습니다.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주위의 반대로 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난 정말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장애인을 사랑해 본 적이 없는 당신 같은사람은 장애인에 관해서 얘기할 자격이 없습니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장애인에 관해 발언할 분들은 참고 하시라. "장애인을 사랑한 적이 없는 분은 입닥치고 계시라. 특히 뭔가 말하고 싶으면 이성 장애인을 사랑하라?"

 



 

 

영화속의 배경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또는 우리주위에 널려있는) 삭막한 도시의 한 건물이다. 네팔을 가진 소녀가 아파트로 보이는 곳에 살고 있다. (그 '네 팔 소녀'가 그 '네팔 소녀'가 아니라는 것을 관객중의 상당수는 소녀가 기지개 펴는 장면을 보고서야 알았다. 당연히 약간의 웃음이...)

그 모습으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얘기를 듣고...  그 네팔소녀는...    자신의 두 팔을 자른다.

 

 

-샛길 2 : 조카

고등학생 조카가 있다. 큰 누나의 아들. 누나는 아주 아주 예전엔 염세주의자처럼 보였지만, 이젠 그 모습은 아니다.  전교조 교사이고, 민노당 당원이다.  내가 갖다 준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란 다큐를 본 적이 있고, 꼭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나 주민등록증이 나올 때가 된 자신의 아들(내 조카)에게 주민등록증을 만들지 말라고 했다.

내 조카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엔 두가지 종류의 인간이 있다. 자기 엄마와 삼촌(나)같은 부류의 인간그렇지 않은 인간 두 종류 말이다. 지 엄마와 삼촌은 그 이외의 인간들이 하는 말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말들을 자주도 한다. 자신의 학교선생도, 친구들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모도 그리고 삼촌과 유전자가 같은 큰삼촌마저도 세상은 이런 것이라고 말하는데 엄마와 삼촌은 다른 소리만 떠든다.

친구들은 "울 아빠가 그러는데 조선일보가 제일 좋데"라고 그러고, 선생은 모든 학부형에게  반 모든 애들의 성적이 나온 성적표를  발송했다. 자극 받아서 열심히 하라는 고전적인 레파토리가 아니다. 선생 왈 " 그 성적표만 보면 누가 수학을 잘하는지, 누가 영어를 잘하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잖아? 너희들이 영어가 부족하다 싶으면 영어를 잘하는 친구와 친하게 지내보란 말야. 수학에 자신이 없으면 수학 1등하는 친구와 친해지도록 노력해 보고 말이야. 그런 친구를 집에 초대해서 더 친해질 기회를 만들 수도 있겠지"  
여러 가지 사건으로 담임에 대해선 포기한 지 오래된 조카를 실망시키는 것은 담임선생이 아니다. 자기반 애들 중의 절반 정도가 그런 담임을 존경한다는 것이고, 존경까지는 안하는 애들이라 하더라도 담임의 말을 타당성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삼촌! 그냥 모두 잊고 다른 애들처럼 생각하면서 살면 안될까?"

"음..... 될 것 같으면, 해 봐!  세상엔 비가역반응이라는 게 있는데 말이야..."

 

 

-네팔소녀 얘기 2

 

흑백톤이고 (덩야의 지식을 빌자면) 스톱모션으로 언뜻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

영어단어들로 되어있지만 영어는 아닌, 말도 아닌 해설. 말도 안되는 영어를 반복하지만, 마치 그 때 그 때 상황을 적절하게 설명해주는 양 느껴지는 설명들.

감독은 '관계'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는데...

영화속의 네팔소녀는 네팔 때문에 신체적 불편을 느낀 것은 아니라는 게 기본 설정이다. 오히려 두 개에 비해 네 개만큼 쓸모 있는 것 같은데, 세상에 섞이고 싶어서 소녀는 팔을 잘라내고...

소녀는 행복해졌을까?

 

 

-샛길 3 : 매트릭스

"젠장, 내가 그 때 왜 파란약을 먹었을까?"

매트릭스에서 싸이퍼의 대사다.

죽음과 싸움에 늘 직면해야하는 '현실'(그리고 진실)보다는 차라리 가짜 현실인 매트릭스를 선택하기로 한 싸이퍼. 물론 그걸 위해서 동료들을 죽이기까지 한 것을지지할 순 없지만 내겐 가장 설득력 있는 인물로 느껴진다. 어차피 기억을 지우고 나면 뭐가 진실인지도 모를텐데.

 

 

-네팔소녀 얘기 3

 

영화 마직막에  '소녀는 아직도 거기 살고 있다'라고 나온다.

결국 그녀는 타인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는 말이겠지?

타인들에게 받아들여졌다면 비로소 소녀는 행복해졌을까?

받아들여지지도 못하면서 두팔까지 잃었으니 소녀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일까? 정말?

시도해볼만 가치는 조금도 없었을까?

(그럼 그렇게라도 해봐야 한단 말이야? 빌어먹을!)

 

 

샛길 4 : 오아시스의 공주

정말 말많았던 영화 오아시스.  

영화속 공주가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났을 때 '장애코드로 문화읽기'모임에 오셨던 한 장애인 분은 그제서야 문소리가 진짜 장애인이 아님을 깨달았고,

영화보면서 원래 몰입 같은 걸 잘 안하는(못하는) 나는 그 때 '제기랄'을 외쳤다.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이거 영화인 거 나도 아니까 그렇게 홀랑 깨면서까지 알려줄 거 없거든"

장애인이라고 해서 강간하려했던 사람에게 연락하려 했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는 비판과 함께 '벌떡 일어나는 공주' 장면은 장애인이 마치 '비장애인을 꿈꾸며 살아가는 존재로 묘사했다'는 욕을 먹었다. 이에 대한 나의 판단은 아직 없다. 앞으로 있게 될지도 알 수 없다. 오아시스 얘긴 또 하게 되겠지.

 

마지막 샛길

드렁큰타이거의 최근에 낸 앨범에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라는 긴 제목의 노래가 있다. 뮤직비디오를 잠깐 봤는데 '네 팔'을 휘젓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뭔 의미로 만들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전체를 본 것도 아니고 말이다.

 

애꾸 나라에 가게 되면 나도 한 쪽 눈을 빼겠다는 결정을 하게 될까?  우리 나비는 꼭 데려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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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봤다네 (덩야버전?)

지난 일요일 영화 보러 서울에 갔다.

웰컴투 동막골?, 친절한 금자씨?

그런 영화들을 영화관에서 보는 것은 아버지가 저 상태로 계시는 한 포기한 지 오래다.

어차피 아쉬운데로 나중에 DVD로 볼 수 있을테고 말이다.(금자씨는 아쉬울 것도 없지만)

 

알엠이 준비한 <장애코드로 문화읽기 8월 정기 상영회>에 다녀왔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 보는 것이 주목적이었고, 그 김에 알엠도 오랜만에 볼 수 있고 말이다. 그런데 의외로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미디어액트로 가는 길에 10년 전 다니던 회사의 입사동기를 만났다. 애가 셋이나 되더군.(용감하다)

 

상영장소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는 영화배우를 만났다. 핑크팰리스에도 나오고, 대륙횡단에도 나온. (이 분도 영화를 보러 왔다. 같이 술자리까지 갔건만 이름을 모른다. )

 

낯이 많이 익었다 싶었는데 알엠이 장차현실씨라고 알려줬다.

그 옆에는 딸 은혜양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은혜양도 영화배우군! 이번에 <다섯 개의 시선> 중 한 편에 주인공이란다.

 

사람 이름 외우는 데는 저주받은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젬병인 나는 '서동일 감독'이라는 말을 듣고도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름인데" 정도만 생각하며 누군지 물어 보지도 않았다.

그 분이 가고 나서 알엠이 다시 말해줘 알았다. "그래, 핑크팰리스의 감독 서동일!"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서동일씨와 장차현실씨가 부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오~호!

 

알엠이 만든 다큐 속의 주인공 허중씨와 경수씨도 왔다.

 

전동 휠체어를 탄 여자분도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버스를 타자'나 '핑크 팰리스'에서 봤나? 아님 사진집 '더이상 죽을 수 없다'에서 본 얼굴인가? 이도 저도 아니고 그냥 나의 착각? 그럴지도 모르지.

 

그리고 덩야를 오프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처음 가 본 모임에 이렇게 아는 사람이 많다니 하하^^  날 아는 사람은 알엠과 덩야밖에 없지만 말이다.



영화 얘기는 여기보다는 공동체 게시판에 가서 해야 할 것 같은데 이 참에 가입을?

고민 좀 해보고.

 

아주 간략히 말하자면 영화들은 다 재미 있었다.

독특한 형식 때문에 '어느 네 팔 소녀의 아주 사소한 이야기'를 제일 재미있게 봤고,

스토리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알 수 없는'이었다.

생각을 많게 만든 것은 '아빠'(이 영화를 보면서 엉뚱하게도 잠시 박근혜가 생각났다. 왜 그런지는 나중에)

'가는 길에'는 어릴 적에 봤던 만화 독고탁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했고,

'기적'은 좀 그랬다.

'산책'에선 엄마의 연기 때문에 전혀 웃긴 내용이 아님에도 미소가 지어졌고,

'물결이 일다'는  가장 현실적인 내용이라 가장 갑갑하고, 가장 안타깝고, 그럼에도...

(이렇게 한 영화를 한 줄로 설명해 버리니 정말 거시기 하군.)

 

어쨌든, 누가 골라 준 영화를 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영화 하나 하나마다 할 얘기가 많아서 오히려 엄두가 안난다.

하여튼 알엠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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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돌아왔다.

돌아온 아버지 자전거

 

아버지가 병이 난 후 타지 못했으니까 벌써 1년 이상 타지 않은 짐자전거가 있었다.

34년동안 하루도 닫지 않은 가게처럼 자전거도 늘 그 모습이었다.

자전거는 여러차레 바뀌었지만 아버지는 늘 같은 모양의 자전거를 구입했기에 내겐 한 자전거처럼 느껴진다.

 

그 자전거를 탈 일이 없어졌지만 없애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다시 나아서 타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 말을 하실 때 이미 아버지에겐 희망이 남아있지 않았던 때였다.

 

문닫을 때 예전에는 가게 안으로 들여놨지만 더이상 들여놓지 않게 된지도 꽤 된다.

그런 짐자전거를 가져갈 일도 없거니와, 없어져도 상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지났는데 며칠 전 그 자전거가 없어졌다. 

요 몇주 사이에 아버지는 급격히 않좋아 졌고, 그걸 마치 확인이라도 하는 양

더 이상 쓸모없는 자전거가 사라졌다. 

기분이 참 그렇더라

 

그런데 오늘 전화가 왔다.

우곡상회 자전거가 자기네 가게 앞에 그저께부터 서있다고 말이다.

아버지는 자전거에 가게 이름을 써놓았는데 우리집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

워낙 작은 동네이고, 워낙 오랬동안 있었던 가게이기는 하지만...

 

조금 전 끌고 왔다.

 

 

 

나와 인연을 맺었던 녀석들

 

어쩌다 예전에 스쳐 지나간 녀석들 사진을 정리할 일이 있었다.

그동안 나와 인연을 맺은 녀석들 사진을 한 장으로 만들어 봤다.

 

 




이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우울해졌다.

대부분 해피엔딩이지만

(새 가족을 만난 다음에 어케 됐는지는 모른다. 그냥 좋게 생각하고 마는 거지) 

두 녀석 때문에 우울해 졌다.

한 놈은 위 사진에 있고, 한 녀석은 사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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