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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야 비로소 뭔가 정확하게 이해한 게 있다. 정시현상학 서론(Einleitung) [§2]가 사실 뭔 말인지 몰랐다. [어, 뭐야, 번역해서 올린 줄 알았는데 알 올렸네.]
이제 분명해진 것은 정신현상학이 일종의 기념비라는 사실이다.
헤겔이 철학을 시작하는 터전(Anfangsgrund)은 절대자도 아니고 이성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反)이성도 아니다. 인간 특유의 자세다.
먼지와 같고 상한 갈대와 같고 하루살이 같지만 절대적인 것이 되는 자세다. ‘하나님 앞에서’(coram deo)와 같은 자세다.
바로 이런 절대적인 것 앞에 있다는 인식과 의식이 헤겔철학의 시작임이 분명해졌다. 변증법적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자세 혹은 관계다. 헤겔은 서설 [§2]에서 그렇게 산 사람들이 있었고, 있고, 그리고 있을 거라는 확신에 차 있다. 이게 들린다. 문득, 정신현상학이 그런 사람들을 위한 기념비라는 생각이 든다.
[사족이지만 마르크스의 상품이 바로 절대자 앞에 서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이중성을 갖는다.]
2.
레닌을 따르는 사람들은 다양했다. 다양한 출신과 경향의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그리고 혁명에 성공했다. 레닌이 죽고 난 후 그를 따르던 많은 사람들이 반동분자로 숙청당하고 죽었다. 왜 그랬을까? 레닌의 뭐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출신성향으로 봐서는 자본주의를 따랐을 법한데, 그를 따르도록 했을까? 현대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왜 그를 따랐을까?
3.
일국 사회주의 발생의 근원. 독일 좌파의 분열로 독일 혁명 실패. 사민주의 대 사회주의. 쿼바디스 독일?
4.
탕자의 귀가 대 멜렌콜리아(Melencolia)
높은 곳을 바라보는 치욕과 수치심의 탕자
집을 열심히 짓다가 연장을 놓고 수심에 빠져 있는 실천가.
노동[자]운동은 뉘우치고 귀가하는 거 없음. 있는 힘을 다했지만 좋을 걸 이룩하기는커녕 참혹한 역사도 저지하지 못했다는 ‘멜렌콜리아’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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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렌콜리아”는 묵직하다. 무거운 마음(Schwermut)과 몸의 육중함이 하나를 이루고 있다. 날개를 단 천사지만 나를 수 없을 것 같다. 아니 한 번도 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한 곳에 머물면서 계속 집을 지은 것 외에 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 날 줄 알았다면 아마 이젠 잊어먹었을 거다. 부릅뜬 눈길은 밖을 향하고 있지만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이 한 일, 걸어온 길은 반추하고 있다. '지나간 것들이 내일의 과거가 되어'(귄터 그라스, 텔시테[Telgte/텔그테를 그라스는 이렇게 그쪽 동네 사투리로 이렇게 발음한다]에서의 모임, “Gestern wird sein, was morgen gewesen ist.") 무겁게 하고 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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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의 ‘역사의 천사’와 사뭇 대조적이다. ‘역사의 천사’는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키지 못하지만 뒤러의 천사 ‘멜렌콜리아’는 시간의 흐름에 꿈적하지 않는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