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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권력이양 계획이 잘(?)진행되고 있다. 기독민주연합 내 남성동맹인 안덴동맹의 마지막 교란사격을 잘 막았다. 당수로서의 마지막 연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이 연설에서 참 기독교인 메르켈이 보인다. 특히 복음서적인 "마음에 [가득한] 기쁨"이 정치와 삶의 원동력이었다는 고백이 참 인상적이다.
해당 부분 원문과 번역을 올린다.
https://youtu.be/4pra6GYN5qM
(27분 30초 에서 29분 30초 까지)
원문:
Was wünschen wir einander?
Ich wünsche mir für uns gemeinsam, dass wir auch in schwersten Stunden, seien die Aufgaben noch so komplex und die Anfechtung von außen auch noch so stark, nie vergessen, was die christdemokratische Haltung ausmacht.
Wir Christdemokraten grenzen uns ab, aber niemals grenzen wir aus.
Wir Christdemokraten streiten, und zwar nicht zu knapp, aber niemals hetzen wir oder machen andere Menschen nieder.
Wir Christdemokraten machen keine Unterschiede bei der Würde des Menschen. Wir spielen niemanden gegen den Anderen aus.
Wir Christdemokraten verlieren uns nicht in Selbstbeschäftigung und Selbstbespiegelung. Wir Christdemokraten dienen den Menschen unseres Landes.
Die Zukunft wird von uns alles abverlangen, was wir an Kraft haben, um unsere Werte zu behaupten und zu bewahren. Die Zukunft gut gestalten können wir nur, wenn wir uns nicht mit Missmut, mit Missgunst, mit Pessimismus, sondern immer mit Fröhlichkeit im Herzen an die Arbeit machen. So habe ich es immer für mich gehalten, in meinem Leben in der DDR und erst recht und um so mehr unter den Bedingungen der Freiheit. Es ist diese Fröhlichkeit im Herzen, die ich meiner Partei auch für die Zukunft wünsche.
번역:
우리가 서로 소원하는 게 있다면 뭘까요? 저는 우리 모두가 다음과 같은 걸 서로 소원했으면 합니다. 힘들기 짝이 없는 시대에 빠지더라도, 주어진 과제가 감당하기 어렵게 복잡하고, 또 밖으로부터의 시련이 감당하기 힘들게 거세더라도, 기독교-민주주의의 마음가짐(Haltung)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 결코 잊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기독민주연합 당원들은 우리 자신을 차별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배제하지 않습니다.
우리 기독민주연합 당원들은 실컷 말다툼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다른 사람들을 몰이[사냥] 하거나 깔아뭉개지 않습니다.
우리 기독민주연합 당원들은 인간의 존엄성이 걸린 일이라면 차이를 두지 않습니다. 우리는 결코 타자와 타자를 서로 반목하게 만들어 어부지리를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 기독민주연합 당원들은 자신을 지켜 자기만족과 자아 도취에 빠지지 않습니다. 우리 기독민주연합 당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봉사합니다.
우리의 [이런] 가치를 주장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미래는 우리에게 있는 힘을 다 내놓으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좋은 미래 건설은 우리가 불만, 질투, 비관이 아니라 오로지 오히려 마음에 [가득한] 기쁨으로 일을 착수할 때 가능합니다. 저는 항상 그런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동독(DDR)의 삶에서 그랬고, 자유의 조건 아래에서 한층 더 그랬습니다. 제가 당이 미래에도 간직하기를 소원하는 것은 바로 이런 마음에 [가득한] 기쁨입니다.
2021/05/15 |
2021/0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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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6 |
독일은 총리, 대통령, 그리고 국방장관이 이임할 경우 Grosser Zapfenstreich란 의전 행사로 당사자의 '편히 쉼'을 기원한다. 이 행사는 밤에 횃불을 들고 기립한 연방군 의장대와 군악단의 연주로 거행된다. 아무런 말이 없이 진행되는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당사자가 선곡한 노래의 연주.
슈뢰더 총리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를 선곡했다. 저층 출신으로 총리가 된 의지의 사나이 슈뢰더에게 어울리는 선곡. 어쩌면 '아젠다 2010' 신자유주의 개혁 추진 과정에서 사민당의 분열을 자초하고, 지지기반 확인을 위해서 조기 실시한 총선에서 기민/기사연합 CDU/CSU를 이끄는 메르켈에 패하고 이임하게 된 슈뢰더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해설이었는지 모르겠다.
현재 난민정책 봉착을 맞이한 메르켈 총리도 슈뢰더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독일 정치에서 늘 지각변동의 신호를 알렸던 헷센주의 최근 기초단체 선거에서 기존 정당이 후퇴하고 반난민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AfD가 제3정당의 자리에 올라섰다. 연방 3개 주에서 총선이 있는 2016.3.13 이후 메르켈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사민당은 슈뢰더의 '아젠다 2010' 추진 과정에서 20%+α 정당으로 추락했다. 과거 40%+α 정당에서 80년대 초반 반전.반핵.생태계운동 등 신사회운동의 탈사민당 및 녹색당의 창설로 30%선으로 떨어졌다가 '아젠다 2010'를 반대하는 노조 좌파 세력의 탈당 및 신당 창설('노동과 사회 정의를 위한 선거 대안' WASG), 그리고 좌파당 Die Linke로의 통합으로 20%+α 당으로 까지 떨어진 것이다. 2005년 당시 사민당의 아성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선에서 패하고, 차기 주총리 뤼트거스(Rüttgers)의 “이제 내가 노동자당의 당수다”란 야유를 받으면서 기민당에게 정권을 내주게 되었다. 게다가 연방상원에서 기민/기사연합 CDU/CSU에게 연방상원을 통과해야 하는 모든 법을 저지할 수 있는 2/3 다수를 내주게 되었다.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6.3.13 '슈퍼 썬데이'에서 CDU가 40%+α 에서 30%+α 당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메르켈이 이끄는 CDU의 '사민당화'와 함께 메르켈의 난민정책을 반대하는 CDU 지지자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당이 없어졌다고 비난하고 신생 반난민 정당 AfD에 몰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파 진영에 발생한 틈에 끼어든 AfD가 한꺼번에 10+α 당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대연정구도하 연방상원의 구성에야 큰 변동이 없겠지만 CDU/CSU 내부 진통은 아마 더해질 것이다. CSU가 바이에른주를 독식하는 특이한 연합은 사실 CDU/CSU 오른 쪽에 다른 우파 정당이 발생하는 걸 막는 연합 전략이었다. 이 전략이 먹혀 들어가 과거 이런저런 극우 정당이 창설되었지만 모두 주차원에서 반짝하다가 금방 사라졌다. 그런데 이번 상황은 좀 다르다. AfD가 주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연방하원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이런 정국하 CDU/CSU 연합에 균열이 발생하고 그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아니 CDU내 균열로 번지고 있다. 지지층의 AfD로의 편표심 이동을 걱정한 CDU 주총리 후보들은 메르켈 멀리하기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CDU 아성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CDU를 넘어서 제1정당이 될 전망인 녹색당이 메르켈의 난민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데에 비춰보면 가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CDU 후보들이 다 패하면 메르켈 '심판'으로 이어질까? CSU를 이끄는 제호퍼는 아마 그럴 거다. 차기 총리 후부 문제로 까지 번질 것이라고 전망해 본다.
메르켈의 선곡도 과연 '마이웨이'일까?
# 최근 여론 조사 (FAZ, 2016.3.7)
바덴-뷔르템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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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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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C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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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S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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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A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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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F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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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좌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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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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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란트-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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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S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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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C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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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A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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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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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F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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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좌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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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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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센-안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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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C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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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좌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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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A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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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S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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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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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F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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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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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6 |
1.
“호산나!”가 “십자가 형!”으로 변하기까지는 일주일도 채 안 걸렸다.
이방인 배척과는 거리가 먼 로마의 총독 빌라도가 보기에 예수는 아무런 죄가 없었다. 유대인 전용의 신을 만인의 신으로 인식 시킨 것 외에. 하나님의 백성을 구분하는 기존의 경계를 새로운 경계로 대체한 것 외에. 바로 그 경계가 된 것 외에. “경계를 헐어버리는 자”(사도 바울, 고린도 전서)가 된 것 외에.
2.
우리는 시민이다. zoon politikon으로서 “권리를 가질 권리”(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가 있고, 그 권리(Recht)를 법(Recht)으로 보호 받는 시민이다.
근데 그런 Recht가 없는 '인간'이 등장했다. 근대 유럽의 국가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그런 국가를 한쪽(호명하자면 미국)에서는 임의적으로 파괴하고 다른 쪽(호명하자면 IS)에서는 다시 만드는 과정에서, 그런 국가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과정에서.
그 과정에서 'zoon a-politikon'이 등장했다. '폴리스'의 삶(bios)이 없는 그저 생명(zoe)일 뿐인, 아니 모든 생명이 누리는 서식지조차 없는 '인간'이. 출신과 자리의 고유명사(크립키, 이름과 필연), 즉 이름 없는 '인간'이.
우린 이런 'zoon a-politikon'을 난민이라 부른다.
3.
메르켈은 문을 열었다. 그리고 착각했다. 유럽의 문을 열었다고. 아니 유럽을 착각했다. 그러나 유럽은 아직 '폴리스'와 '노모스'가 빈 틈없이 지배하는 땅이었다. 하나 둘 줄지어 문을 닫고 있다. 독일에서도 '폴리스'와 '노모스'의 복귀가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다.
경계선에 'zoo'를 만들어 'zoon a-politikon'을 집단 수용하고, 시민이 될 가능성이 있는 난민만, 즉 "prospective citizens"(한나 아렌트, we refugees)만 받아 주자고 한다.
4.
새로운 '폴리스'와 '노모스'를 갈망한다. 'zoon a-politikon'이 살 수 있든 땅을 제공하는.
2021/0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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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늘 그러듯이 연상의 힘에 끌려 꿈에서도 생각지 못할 연관의 세계로 들어 간다.
“Notstandsgesetze von deiner Hand” – “그대의 손이 마련한 비상사태법”은 책제목.
베른바르트 베스퍼(Bernward Vesper)가 그의 “파트너, 협력자, 욕망의 수취인”(같은 책, 281쪽)이었던 독일 적군파 구드룬 엔슬린(Gudrun Ensslin)과 주고 받은 편지 묶음지에 붙인 제목이다.
메트로폴 무장투쟁을 전개하는 적군파를 비상사태를 결정하는 군주 – 주권자로 공상하는 제목.
구드룬 엔슬린과 앙겔라 메르켈을 비교한다?
추상의 작업.
적군파의 동인(動因)이 현재에서 과거를 돌아보며 지금 해야 할 책임의 긴박성이었다면 메르켈의 동인은 현재에서 미래를 내다보며 지금 해야 할 책임을 짊어지는 것.
적군파의 동력이 나치의 ‘타자성의 말살’에 참여한, 동조한, 좌시한 역사의 청산이었다면, 메르켈의 동력은 ‘타자성을 환대’하는 역사 만들기.
‘비상사태’에서 무장투쟁을 결단한 구드룬 엔슬린에 ‘비상사태’에서 난민 유입을 결정한 메르켈이 겹친다.
2.
난민 환대 정책으로 국내 정치에서 수세에 몰린 메르켈 총리가 공세에 나섰다. 그의 최근 행보는 난민 환대 정책을 굽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26년 전 내독 장벽붕괴 직후 콜 총리와 미테랑 대통령이 그랬듯이 다시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이 어제 유럽의회에 나란히 서서 ‘더 많은 유럽’을 촉구했다.
총리실에 난민정책을 총괄하는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어제 “안네 빌”(Anne Will) 정치 토크쇼의 단독 인터뷰에서 난민 환대 정책을 재차 확인했다.
청교도적인 “내적 확신”(innerer Gewissheit)과 “역사적인 연단의 시간”(“historische Bewährungsprobe”) 외에 마음(Herz)에서 우러나온 정책이란 표현에 주목한다.
파스칼의 ‘마음의 질서’가 떠오른다. 표심에 전전긍긍하는 정치논리에 매달리지 않는, 오히려 그런 논리에 정면 대결하는 메르켈.
“Le coeur a son ordre, l'esprit a le sien qui est par principe et démonstration. Le coeur en a un autre. On ne prouve pas qu'on doit être aimé en exposant d'ordre les causes de l'amour; cela serait ridicule. J.-C., saint Paul ont l'ordre de la charité, non de l'esprit, car ils voulaient rabaisser, non instruire. Saint Augustin de même. Cet ordre consiste principalement à la digression sur chaque point qui a rapport à la fin, pour la montrer toujours.” (파스칼, 팡세)
마태복음 25장의 종말을 어느 때나 현재화하는, 현재의 모든 지점의 정치적인, 경제적인, 정신적인, 문화적인 논리에서 벗어나는 마음의 질서.
오늘부터 메르켈 팬이다. 그대의 손이 마련한 비상사태법 마다하지 않겠다.
2021/05/15 |
2021/03/10 |
2021/03/09 |
2021/03/08 |
2021/02/06 |
드레스덴 페기다 데모의 메르켈 몽타주 사진을 차용하는 독일 제일 공영방송 ARD의 "Bericht aus Berlin" (2015/10/4)
2021/05/15 |
2021/03/10 |
2021/03/09 |
2021/03/08 |
2021/02/06 |
출처: Zeit Online , © Sebastian Kahnert/ dpa
난민 사태와 함께 재부상하는 드레스덴 페기다 데모 (어제 약 만명으로 추산) .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친페기다, 친극우 정당 AfD('독일을 위한 대안') 작센주에서 13% 지지율 확보. 사민당 수준.
메르켈 사진에 오스발트 스팽글러의 "서양의 몰락"을 연상시키는 문구 "Der Untergang"(몰락). 그 옆으로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에서는 국민의 대표가 통치하는데 독일에서는?" "체제교체외 대안이 없다."
2021/05/15 |
2021/03/10 |
2021/03/09 |
2021/03/08 |
2021/02/06 |
역시 메르켈답다.
정치가 다수를 조직하고 그 중심에 서는 거라면 정치공학 달인 메르켈을 따라 갈 사람이 [아직] 없는 것 같다.
위기의 국면을 항상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유도하는 면에서 탁월하다. 이 탁월함은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유연성에 기초하는 것 같다.
크리스타안 불프 사임 후 메르켈은 사실 위기의 국면에 처했다. 흑황연정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었다. 흑황붕괴의 개연성 순간은 불과 30분, 아주 짧았지만 말이다.
2009년 총선에서 „감세, 감세, 감세“라는 순수 신자유주의 슬로건으로 14.6%라는 사상 최대득표를 이룩했던 자유민주당(FDP)이 금융위기가 심화됨에도 불구하고 고객관리정치를 일삼아온 결과 신뢰가 폭락하여 현재 연방의회 진출 컷트라인인 5%를 한참 밑도는 2-3%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민주당 수뇌부는 고육지책으로 [연정을 판돈으로 걸고] 메르켈 기민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가우크를 대통령후보로 결정하고 메르켈과 협상에 들어갔다.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흑황붕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었다.
요아힘 가우크(Joachim Gauck)는 구동독 인권운동가 출신으로서 이미 2010년 6월 대선에서 야권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대통령 후보로 추대된바 있다.
이건 물론 야권이 여권, 특히 자유민주당의 균열을 유도하려는 정치적 계산이었다. ‚책임 속에 있는 자유’(„Freiheit in Verantwortung“)라는 슬러건 아래 시민사회의 확장과 장려를 최대 안건으로 삼는 가우크를 대통령후보로 추대함으로써 자유민주당을 균열하려는 시도였다. 자유민주당으로 할 것 같으면 지금은 신자유주의 세력이 당권을 장악한 상황이지만 시민사회와 인권에 뿌리를 두는 세력이 시장주의 세력과 균형을 이루었던 정당이다. 야권은 자유민주당의 시민사회 세력을 흔들리게 할 계산이었다. (그리고 사실 흔들렸다. 가우크가 여권과 야권의 표차가 압도적이었음도 불구하고 3차 투표까지 갈 수 있었던 원인이 여기에 있다.)
자유민주당이 가우크를 대통령후보로 추대하게 된 경위를 보면 우선 자유민주당내 시민사회 세력이 (특히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주 자유민주당지역대표 쿠비키 등이) 가우크를 내걸고 나섰다. (여기서 자유민주당의 당권이 시민사회 세력권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메르켈 기민당은 가우크 후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유 설명은 생략) 근데 범정당회의를 30분 연기하고, 그 30분만에 다시 한번 곡예사를 방불케하는 번복의 묘미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관건은 „책임속에 있는 자유“(Freiheit in Verantwortung)가 얼마나 „사회연대“를 (헤겔적 의미로) 지양하고 금융위기로 폭락한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가에 있다.
2021/05/15 |
2021/0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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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_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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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프리드 뮌클러는 헤게몬 독일의 3대 취약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Macht in der Mitte, 2015.3, 165-173쪽)1. 장기적으로 독일인들도 선거에서 포퓰리즘에 빠진다.
독일 정치 지배 정당 CDU(기독민주연합/기민당)과 SPD(사회민주당/사민당)이 한편으로는 유럽연합 프로젝트를 요지부동 지지하는 정당임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독일의 이익을 관리하는/대표하는 정당이라는 자기 인식 및 이해를 유지할 수 있었다. 국민들도 따랐고.
그러나 유로화의 위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유렵연합을 반대하는 정당(AfD)과 시민운동(드레스덴에서 시작한 '페기다'의 확산)이 생겼다. CDU오른 쪽의 우파 정당 저지가 무너졌다. 결과 독일 정치 지형, 특히 연정의 폭이 좁아졌다. SPD가 좌파당(Die Linke)이 유럽연합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연방차원에서의 좌파당과의 연정 구성을 거부하듯이 CDU도 유럽연합 비판적인 AfD와 연정을 구성할 수 없다. 녹색당과의 연정은 녹색당이 연방차원에서 CDU와 다수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고.
이런 상황에서 기민당/사민당 대연정이 지속될 것이다. 이런 국면은
2. 독일 내 민주주의적 소통 및 발전의 제한 혹은 차단을 야기한다. 반사적으로 1의 취약성이 심화된다.
3. 전후 독일은 잿더미가 된 민족의 현실에서 자기정체성를 민족에서 찾지 않았다{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유럽인'을 자기정체성으로 하였다. 유럽 통합과정에서 다른 국가들도 독일의 '과거'를 문제 삼지/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중심이 베를린으로 이동하면서 '독일의 패권주의'를 주변국가들이 공공연히 말한다. {패권주의 독일을 안 따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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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_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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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그러니까 난민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에 나온 책인데, 서술과 예상이 적중. 아니 더 심각해졌다.부가 정보
ou_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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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성 2)에 대한 설명이 너무 간단했는데… 뮌클러는 유럽연합을 반대하는 정당의 출현으로 유럽연합을 이끌고 가는 이른바 “Mitte“(중심, 중앙) 정당들의 입지가 약해지고, 그 결과 '중앙'정당들이 더 결속(„Zusammenrücken“)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할 거라고 내다봄. 그러면 그럴수록 유럽연합을 반대하는 정당이 더 커질 거라는 것.'중앙' 정당들의 후퇴와 그 대안으로 그들 간의 결속이 이번 주총선에서 가시화됨.
유럽연합 찬반을 축으로 하는 '중앙' 정당의 폭이 넓어지면서 – 기민.기사연합, 사민당, 녹색당, 자유당 (최근엔 여기에 좌파당까지 포함하는 견해도 있음) - 다양한 연정모델이 가능해짐. 과거 사민당/자유당 아니면 기민.기사연합/자유당이란 연정 모델에 사민당/녹색당 모델이 첨가. 그러나 자유당의 몰락, '전략적 다수'를 갖지만 좌파당과의 연정을 거부한 사민당, 녹색당 때문에 기민.기사연합/사민당 연정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판 등장. 그러나 이번 주총선에서 자유당이 회생함으로써 더 많은 '중앙' 연정 모델이 가능해짐. 이른바 '신호등 연정'(적.녹.황 연정), '자메이카 연정'(흑.녹.황 연정), '독일 연정'(흑.적.황), '케냐 연정'(흑.적.녹), 흑.녹, 흑.적.보라(좌파당), 흑.녹.보라 등 다양한 모델이 가능 혹은 필연으로 등장함.
이런 현상을 두고 바이마르공화국 정치판도의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음 (예컨대 전 라인란트-팔츠 주총리 쿠르트 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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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자유당이 아니라 자민당부가 정보
ou_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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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선거 결과는 여러 여론조사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 (극우 혹은 극우-friendly한 신생 정당 AfD의 약진이(?) 예상을 초월했다는 점에서).선거 결과를 놓고 다양한 평가들이 있다. 이것들은
1) 메르켈의 난민 정책에 대한 심판이다.
2) 메르켈의 난민 정책에 이견을 내놓았던 후보들(다 메르켈의 CDU 소속)이 다 표를 잃었다. 반면 메르켈의 난민 정책을 적극 지지했던 후보(녹색당의 크레치만, 사민당의 드라이어)는 표를 더 얻었다. 드라이어의 경우 AfD와의 TV토론을 전면 거부하고 그 자리에 나오지도 않았다. 선거 초기 CDU후보와 10%정도의 차이가 있었으나 역전승을 거뒀다.
3) AfD 지지자들의 과반수 이상이 바이에른주에 국한된 CSU(메르켈의 난민 정책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제호퍼가 이끄는 당)가 있었다면 CSU를 찍었을 거라고 한다.
4) 라인란트-팔츠를 빼면 CDU/SPD 대연정이 과반수를 밑도는 수준으로 표를 상실했다.
5) 메르켈의 난민정책이 주요 이슈였다.
6) 드레스덴의 페기다(„Patriotische Europaer gegen die Islamisierung des Abendlandes/서양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 유럽인들“/PEGIDA)에서 볼 있듯이 반이슬람 정서, 그리고 지난 세밑 쾰른에서 벌어졌던 성폭행/성추행 사건 이후 불거진 치안 문제가 AfD 지지자 과반수 이상이 중요하게 여겼던 이슈.
7) 난민 문제에 이어 사회정의가 AfD 지지자 근 과반수가 중요하게 여겼던 이슈.
등등.
이런 서로 배치되는(conflicting) 평가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overarching) 틀은 유럽연합 프로세스에서 빗어진 모순의 결과가 아닌가 한다.
뮌클러의 테제에 따르면 유럽 통합이 유럽 엘리트의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일정한 수준에 오른 다음 민주주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이행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 결과들은
1) 유럽헌법이 프랑스와 네델란드 국민의 반대로 중단. 이런 민주 헌법을 엘리트의 협의인 리스본조약으로 대체
2) 유럽의회 직선 결과 반유럽 정당들이 약진. 프랑스, 영국 등에서는 다수 정당으로 등장.
3) 유로화 위기를 ESM이란 엘리트(금융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봉쇄.
4) 난민 정책 유럽통합 차원에서의 해결책 소원. 터키와의 '더러운 거래'를 마다하지 않는 지정학적인 접근.
유럽통합의 “민주주의 역설”(뮌클러)이 있는 한 반유로화 정당으로 출범하고 난민 정책에서 유럽통합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기반을 잡은 AfD는 과거 다른 극/우정당과는 달리 금방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통합의 모순적인 과정은 '브렉시트' 위협과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영국 런던의 증권시장의 통합이 거의 동시에 일어난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이번 주총선의 주요 결과는
1) 사민당의 주변화 - 신자유주의 개혁 이후 저층/노동자들의 탈사민당의 결과로
2) 현대화/지구화를 거부하는 전근대/전통[가치주의]자들의 탈기민련 및 정치세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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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의 핵심세력 또는 지도층은 동성애 등을 반대하는 독일 개신교 내 복음주의 기독교와 전통주의 카톨릭의 조직된 세력 (참조: FAZ, http://www.faz.net/aktuell/politik/inland/putin-orban-und-afd-rechte-christen-finden-politische-heimat-14043650.html)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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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합] 민주주의 역설”은 “당신이 신자유주의에 관해 알아야 할 13가지 것들”(http://www.ideaswebsite.org/articles.php?aid=2443, EM님의 선물, http://socialandmaterial.net/?p=34109)에서 볼 수 있는 신자유주의 역설과도 유사하다.위 글은 신자유주의를 “금융화가 항상 따라 붙어다니는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재생산의 물질적 구조”(a material structure of social, economic and political reproduction underpinned by financialisation)라는 정의 및 분석 툴 아래 신자유주의에 관한 여러 관점을 서술하고, 신자유주의하 국가의 역할을 조명한다. 국가 vs. 시장이라는 피상적인 배치를 넘어 국가를 “신자유주의 거시 경제에서 핵심이 되는 [ …. ] 정책의 수작(operation)이 가동/현실화(realisation)”되게 금융시스템에 무한한 보증을 제공하는 잠재력을 갖는 것으로 규정. 자신의 상투를 틀어 잡고 스스로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능력이 구조적으로 없는 금융시스템에 이런 양태의 국가가 전제 된다는 것.국가가 스피노자의 의미상 신자유주의/금융의 한 양태와 유사하다는 것. 유로화 위기와 유럽안정화기구(ESM)란 현상을 보면 딱 들어 맞는 것 같다.
국가의 이런 형태규정성 아래 유행되는 TINA (There is no alternative/대안이 없다. 앙겔라 메르켈도 즐겨 사용하는 표현)라는 까깝한 상황은 “이의의 정치적 표현을 가로막고 […] 무관심, 포퓰리즘, 그리고 극우(far right)를 양성한다.” 역설적인 것은 신자유주의가 이런 가로막기를 통해서 신자유주의 자체를 불안정하게 하는 앞의 결과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땅을 갈고 또 갈아 놓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정치적 대표의 구조”가 {유럽통합이란 기구에서 볼 수 있듯이} 비민주주의적인 구조로 바뀌고, 게다가 {독일의 경우 노동 시장의 개혁의 핵심 기구인 JobCenter 신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전환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공동체 이익의 표현, 변혁 프로그램의 출현은 고사하고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사회를 바꾸는 영감마져 어렵게 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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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총선에서의 진정한 패자1. “보편주의, 개인주의, 그리고 형식적 평등주의에 기반한 자아와 사회에 관한 아리송한 구상”(a fuzzy conception of self and society based on universalism,individualism, formal egalitarianism and meliorism/당신이 신자유주의에 관해 알아야 할 13가지 것들)인 신자유주의의 패배
지난 2월 26일 독일 경제를 대표하는 4개 연방협회, 즉 연방고용주협회(BDA), 연방산업협회(BDI), 독일상공회의소(DIHK), 그리고 독일수공업중앙회(ZDH)의 대표들이 “뮌헨 독일 경제 최고회의” 연례행사에서 메르켈의 난민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공동성명 발표 (http://www.dihk.de/presse/meldungen/2016-02-26-muenchener-erklaerung)
내용은 “증가하는 난민의 수를 유럽의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유럽연합내 [상품,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쉥엔레짐의 파손 또는 붕괴는 유럽 시민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역내시장의 막중한 후퇴”라는 것.
이 문제 해결이 이번 주총선 결과로 더 힘들게 됨.
2. 비전이 없는 좌파당의 패배
구동독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주정부를 구성한 좌파당의 비전은 사민당, 녹색당을 포함한 이른바 좌파 진영이 중.장기적으로 전략적으로 연합하는 것.
그러나 이번 주총선결과로 이런 비전이 희박해 짐. 구서독 지역에서는 5%를 훨씬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작센-안할트에서는 사민당(10.6%), 녹색당(5.2%), 좌파당(16.3%)을 다 합쳐도 32.1%로 좌파진영이 '전략적 연합'이 패배하여 과반수와는 거리가 먼 수준으로 떨어짐.
난민 문제와 관련 좌파당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음. 여론화 된 건 단지 원내대표 바겐크네히트의 포퓰리즘적인 발언 뿐. 예컨대 쾰른 세밑 성폭행/성추행 사건 이후 “손님의 권리를 남용하는 자는 손님의 권리를 상실한다” 또는 독일 옐로 페이퍼 “Bild“를 방불케 하는 “모든 난민이 독일로 올 수는 없다” 등의 발언을 자행.
3. 바이에른 정당 CSU(기독사회연합)의 패배
CDU(기독민주연합) 오른 쪽에 정당이 들어섬으로써 CSU는 존재의 위협을 받음. CSU의 최대 경쟁 정당으로 AfD 부상
추가: 지역구 차원을 보면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 사민당은 단 한 명의 직선 의원도 배출하지 못함. 작센-안할트에서도 마찬가지 상황. AfD는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 2명의 직선 의원 배출. 그리고 작센-안할트에서는 CDU와 버금가는 수준. 좌파당은 작센-안할트에서 단지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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