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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가의 기적

<1번가의 기적>

감독 : 윤제균, 출연 : 임창정, 하지원, 주현, 박창익, 박유선, 이훈 등

 

박창익과 박유선이라는 위 사진 속의 두 아역 배우들이 이 영화를 살렸다.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끊임없이 많지만 이 영화는 유치함과 대중성의 그 위험한 선위에서 간신히 대중성을 띈 '감동', '휴먼' '코미디' '드라마'라는 장르영화의 면모를 갖추었다. 이 영화에서는 아래의 '뻔한' 공식이 성립하는 가운데 스토리가 전개된다. 따라서 누구나 극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철거촌, 어린이들, 가족애, 사랑, 꿈 = 순수

용역깡패, 재개발, 돈, 출세지향주의 = 침략자

 

정확한 대립구도가 존재한다. 순수를 지키는 사람들은 하지원, 주현, 정두홍, 아이들을 비롯한 30여가구의 '1번가' 마을 사람들. 그리고 조폭으로서 철거촌 마을 사람들을 내쫓으려고 들어왔지만 결국 이 마을의 순수함에 동화되어 함께 그것을 지키게 되는 임창정.

한편 깡패들, 재개발 계획, 돈, 출세지향주의, 그리고 덤으로 다단계 피라미드까지. 이런 것들을 세상의 순수함을 침범하고 파괴하려든다. 마치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의 눈물을 짜내는 그 무지막지한 크레인, 굴삭기의 굉음처럼말이다.

이런저런 흠들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살 수 있었던건 여러가지 '재료'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때로 감독의 욕심이 지나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보일 정도다. 보여주고 싶은게 정말 많은듯, 전체 흐름에 비해 사변적이고 별 도움안되는 장면들도 몇몇 있었다. 그치만 그게 영화를 망치진 않았으니 다행이다.

 

굳이 리얼리즘 영화가 아니라 상업성짙은 휴먼드라마 이더라도 마지막 장면은 빼도 괜찮지 않았을까? 갑작스런 해피엔딩이 눈에 심하게 거슬렸다. 날고싶었던 꼬마아이가 철거 깡패들의 발길질과 굴삭기에 의해 파괴되는 잔해들 위로 날아가는 판타지 씬을 끝으로 영화가 끝났다면 더 좋았을껄. '설정된 그 후 이야기'는 완전 흠이다. 지금이라도 편집해서 틀면 훨씬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p.s.

마땅히 극장에서 볼 영화가 없었다. 요즘 상업영화 개봉작 대열엔 왜 이렇게 코미디 영화뿐인지...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의 선택지를 이런 방식으로 제한하는 한국영화판이 맘에 안든다. 코미디 영화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코미디영화 일색이니 가끔 오히려 질릴 뿐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전체 한국영화 제작능력도 추락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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