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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들이 지나간다. 모든 것이 사람과 사람, 가족과 가족 간에 일어난 일이기에 때로는 이 '이성'이라는 것이 속절없다. 근본적으로 이성은 '자기중심적'이다. 거기서 벗어나는 어떤 일상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된다. 하지만 삶은, 또는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이래서 난 영원히 그저 먹물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먹물을 이상한 이물감을 가지고 받아들이는 것이고 말이다.
작은 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면서 생각했다. 과연 철학이 또는 학문이 이 모든 일상의 '조우'와 우연성들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
분명한 것은 '환원'이라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는 삶의 모든 것이 철학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이다. 그것은, 철학은 삶의 예외이며, 삶은 철학에 있어서 '경악'이다.
칸트가 '경이'를 말했을 때 그것은 예술에 한한 것이었으나, 삶 자체에 이르러서 그것은 경악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방면에서 들뢰즈는 옳다. 그것은 경이를 넘어선 폭력이며, 그것을 통해서 사유는 단련된다. 이때 사유의 주체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이 이 주체를 확증할 것인가? 아닐 것이다.
많은 일들이 지나간다. 모든 것이 사람과 사람, 가족과 가족 간에 일어난다. 이것은 '초월적'이다. 그리고 동시에 '내재적'이다. 이 이율배반은 칸트의 것보다 깊고, 들뢰즈의 것보다 심오하다. 다만... 너는 '해석'할 수 있을 뿐인가? 응답을 기다릴 뿐인가?(Ricoeur)...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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