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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9
    이사(1)
    redbrigade

이사

  • 등록일
    2009/07/19 22:50
  • 수정일
    2009/07/19 22:50

이사를 하고, 살림을 들이고, 동네에 적응하면서 일주일이 지나가 버렸다. 오늘 중고 냉장고가 거실에 들어 오는 것으로 나란 물질의 서식환경 변경이 얼추 완료된 것 같다.

 

먹물 아니랄까봐 책이 요물단지였다. 두 박스를 버리고도 족히 10박스가 넘었다. 그게 또 좀 무거우냐. 정말이지 공부께나 한다는 물질이 이사를 하려면 이삿짐 노동자에게 추가수당이라도 줘야할 판이다. 결혼을 하고 살림이 더 늘면 이사다니는 게 어찌 큰 일이 아닐까. 여튼 직장과 좀 멀더라도, 그놈에 부동산 투자 가치니 뭐니 따지면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보다, 한 군데 줄창 눌러 사는 게 이 부류의 물질들이 애국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토요일에 그녀도 올라 와서 하루를 있다가 갔는데, 뛸듯이 기뻐 ... 했다면, 거짓말이고, 적이 '안심'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하긴 흑석동 그 지하방 천정에서 떨어지던 붉으죽죽한 정체불명의 누수물을 생각하면 온 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이제 여긴 작은 거실까지 딸린 3층이고, 사방이 트여 있으니 장마철에 살갗 여기 저기서 곰팡이가 번지고 있다는 악몽에 시달리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사실 이사 첫날 밤을 지나고 창문으로 들이치는 햇살을 두 눈꺼풀 위로 느낄 때 기분이란, 마치 ... !

 

서울까지 오가는 시간에 버스 안에서 할 일들을 생각하고(그래봐야 책읽거나 영화보거나 일 것이고), 일일 계획을 조금씩 수정하느라 오늘 낮을 보냈다. 이제 그녀가 집에 들어 오면 된다. 그 일이 남았고, 내겐 일생일대의 큰 일이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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