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from 읽고 보고 2010/03/05 10:08

21권을 읽으려니 지겨울 만큼 읽었다.

안동에 있으니까 사무실에서도 별로 할일이 없고,

숙소에 돌아가서도 할일이 없으니까, 그냥 소설을 읽는 수밖에 없었기에

지겹지 않게 읽었으리라.

읽는데도 힘든데(힘들다기보다는 오래 걸리는데), 쓰는 거야 오죽했으랴 싶다.

25년동안 썼는데, 이걸 슬금슬금 읽어 보고서는

무언가 느낌이 제대로 온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거 같다.

소설전체에서 일관된 흐름은 항일투쟁과 해방이었고,

그 과정에서 겪는 민초들의 삶이 3대에 걸쳐  생생하게 그려 지고 있다.

 

중간중간에 울컥할 만큼의 가슴 아픔 장면들도 많았지만,

당시대 상황을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좀 지겨웠다.

 

"내가 행복했다면 문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박경리 선생은 얘기했다는데,

불행과 어려움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모양이다.

 

마지막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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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양현은 입술을 떨었다. 몸도 떨었다. 말이 쉬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어머니! 이, 이  일본이 항복을 했다 합니다!"

"뭐라 했느냐?

"일본이, 일본이 말예요, 항복을, 천황이 방송을 했다 합니다."

서희는 해당화 가지를 휘어 잡았다. 그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정말이냐...."

속삭이듯 물었다.

그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켜 안았다.

이때 나루터에서는 읍내 갔다가 나룻배에서 내린 장연학이 둑길에서 만세를 부르고 춤을 추며 걷고 있었다.

모자와 두루마기는 어디다 벗어던졌는지 도어고리 바람으로

 "만세! 우리나라 만세! 아아 독립만세! 사람들아! 만세다!"

외치고 외치며, 춤을 추고, 두팔을 번쩍번쩍 쳐들며, 눈믈을 흘리다가는 소리내여 웃고, 푸른 하늘에는 실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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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5 10:08 2010/03/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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