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나 정당에 대한 공부는 짧아서 토론이나 논쟁을 할 만한 실력이 안되니까,

감히 머라 하고픈 말이 있어도 끼어들 수도 없고,

당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고픈 말이 있더라도

그 속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아는게 없어서 또 말할 수 없고,

이래 저래, 핑계 대면서 살다보니까

당 게시판에는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그래도 나름 글 써라 하면 한때는 30분만에 대자보나 성명서 마구 써대기도 해서,

자동판매기란 얘기도 들었는데...

하튼 검색 해 보니까 딱 글 한개 잇네요, 2008년 3월에 투표할수 없으니까 어찌 조치해 달라고 쓴게...

 

그러고 진보신당 만들어질때 이런 저런 주위사람들 다 진보신당으로 당적 옮기라하고,

당비에다 비정규기금도 확실하게 내라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정도 했으면 당이야 훌륭한 사람들 많으니까 잘 굴러가리라 믿었고...

 

근데, 그 몇 푼안되는 당이 통합한다느니 쪼갠다느니 하니까,

어째야 할까 하고 들여다 보니, 통합해서 민주노동당하고 같이 하라면

도저히 못할거 같아서, 통합되면 그냥 제대로 하지도 않는 '당원'은 그만두리라 생각하니까,

자연스레 강경 독자파가 된 모양입니다.

꼴통 기질이 있어서인지, 아직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고 잇으니까,

통합되고 진보신당 없어지면, 남은 세월에 당원은 접고,

당비낼  돈 잘 모아서 평소의 소신대로 열심히 놀러나 다닐 생각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빨리 당 통합되거나 없어졌으면 하고 속으로는 좀 빌고 다닙니다..ㅎㅎ)

 

하튼 노동조합 활동에 꽤나 오래 머물다 보니,

(조합활동도 대충 조합비나 내는 '방관 조합원'이 되려 했는데,

어찌 하다보니까, 명바기 형님과 그 떨거지 때문에 다시 노동조합으로 끌려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명바기 형님이 못살게 군 피해자 중에 좀 되는 피해자라 할 수 있겠네요..ㅎㅎ) 

저한테 직접 피해를 줬는지 모르겠지만,

하튼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무혀니형님 탄핵되었다고 햇을 때도 만세를 불럿습니다.

그래도 회찬이 형님, 상정이 형님 국회의원 되엇을때는 눈물이 글썽이던 생각도 나네요.

 

조합에서 하는 회의, 토론회, 집회... 온갖곳에 다니면서

산오리가 하는 일은 열심히 잠자는 것이엇지요.

그 놈의 회의 해서 도대체 남는 게 뭐 잇는지...

밤새워 회의해서 결과 나오면 그걸 실천하는게 잇는지...

두꺼운 회의자료 만들고, 책한권의 평가서 만들어서 그걸로 사업성과로 잡는 놈의 세상..

그래도 저는 한편으로는 회의나 토론회, 집회가 즐겁더라구요.

그냥 앉아서 잠만 자면 되니까요..ㅎㅎ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잇어서, 돈이나 몸만 대는 당원이라도 하고픈 게 아직 잇어서인지,

당원토론회를 갔습니다.

그나마 그동안 친분이 잇는(?) 사람 2명, 오다가다 얼굴 아는 사람 너댓명..

어느 곳에 가도 이렇게 황량한 곳에 가 본적이 없는거 같은데,

누구하고 얘기할 사람도 없더군요.

앉아서 토론시간에 졸려고 햇더니, 전날 밤에 잠을 많이 잣는지 잠도 잘 안오고,

끝까지 토론시간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뒷풀이 시간에는 못마시는 술도 좀 마시고..

아는 사람이 없는 데다, 철판이 두껍지 않아서 술마셔도 모르는 사람 찾아다니며

술잔 권하고 명함도 건네며 아는 체 하는 성격이 못되는 지라,

첨 앉았던 자리를 가만히 지키고 있었더니, 조금 지나니까 두 테이블에 나혼자 남게 되더군요.

(으~~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지? 그냥 나가서 담배나 피워? 자리를 혼자 자리를 지켜?)

그냥 앉아 있어 봤습니다.  그러다 한 20~30분 지나니까 또 사람들이 몰려 들어서 술한잔 주더니

자기들끼리 열심히 얘기합니다. 들어보니까, 본인들의 얘기 너무 열심히 하십니다..ㅎㅎ

 

그러면서 든 생각이 이런 거 였습니다.

정말 사람들은 할말이 많구나, 누군가에게는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 구나..

저렇게 할말이 많은데, 누구한테도 할 사람도, 할 장소도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

직장에서 똑같은 사람 만나 사는데, 그 상하관계에 어떻게 할말 해서 들어달라고 할까

자영업자들은 손님 붙잡아 놓고, 어떻게 자기 하고픈말 다 하며 들어달라고 할까..

불가능한 일일테다.

 

그래서 휴대폰 꺼내놓고 메모를 했다.

듣보당 - 들어보자 들어주자

들어당- 들어주고 세상도 들어엎자

수다당- 모든 수다로 인생을 살자

 

뭐 5~6개 더 비슷비슷하지만..

노놀당도 있네... 노래하고 놀자

(시민 참관인 중에 한 사람이 얘기했다.----

"민노당, 진보신당 차이점 모르겠다, 뭐가 관심이냐고 물으면, 요즘 젊은이들은 '재미있냐?'고 물을 것이다") 

놀자는데 누구나 관심 잇지 않을까....  꼭 돈으로 놀아야 하는 건 아닐 테니까.

 

밤새워서 얘기하는 사람들 틈에 끼어들 자리가 거의 없엇다.

내 얘기를 하고픈 건 별로 없었고,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얘기를 햇고, 하고픈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당이 통합될런지, 쪼개질런지, 사라질런지 모르겠지만,

이런 당 만들어서, 사람들 말좀 들어주면 어떨까 싶다.

당이 아니라도, 좋고...

(그러고 보니 언젠가 무슨 기사에서 수다당인가 뭔가 하는 기사를 본거 같기도 하지만)

 

들어준다고 해서, 그걸 실천하거나 이루지 못한다는 건 말하는 사람도 알 것이고,

그냥 마구마구 들어주는 게 세상에는 참 많이도 필요할 거 같다.

 

근데, 나는

평생 집에서 아내의 말도 잘 안들어주고, 애들한테도 말 잘 안들어 주고 살아 왓더니,

이제는 내가 말하는 건 듣지도 않지만, 말 같이 생각하지도 않는거 같다..ㅠㅠ

 

(경음 은 말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지만, 글에서도 아예 철자법에 틀리게 나오네요,

  일일이 고치기 귀찮아서 그냥 둡니다. 양해 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