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여의도에서 신입직원 초임삭감 철회를 위한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투쟁 결의대회가 있었다.

민주노총도 맘에 안드는데, 한국노총까지 공동투쟁이 어쩌구 해서 가기 싫었는데,

그래도 머리 수라도 채워주겠다고 갔다.

민주노총 3개 조직, 한국노총 2개 조직이 참가했고,

우두머리들이 나와서 일장 연설들을 했다.

근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짜증이 슬슬 나왔다.

한결같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을 심판하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최소한 한국노총 놈들은 지네가 무슨 정책연대인가 해서 이명박을 당선시키는데 일조한 것에 대해

한마디의 '사과'라도 하는 놈이 없었다.

'그때는 이러저러해서 연대를 했는데, 지나고 보니까 싸가지가 없더라, 그때의 판단이 잘못이었다. 죄송하다'

이런 한마디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게 진정성이 있든 없든 사실에 대한 간단한 인정 정도일 뿐이라도.

그렇게 하고서는 함께 싸우자고 하니까, 또 무슨 짓을 어떻게 할지 누가 믿을까 싶다.

노동조합 하는 사람들도 어떤 짓을 하든 진정성이 있어야 할텐데,

조합 간부인 산오리도 믿음이 안가는데, 일반 국민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믿을까 싶다.

 

건기연도 별로 다를 바 없다.

조용주가 물러나고, 새로운 원장이 취임하고, 그리고 당시에 완장차고 엄청나게 직원들을 괴롭힌

간부들이 한두명이 아니다. 그들 대부분이 보직에서 물러나고 평직원의 자리로 돌아 갔다.

그래서 직원들이 뭔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도 하고 있고, 탄압 받던 사람들이 탄압을 받지 않는

제대로 되는 연구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산오리도 그런 기대는 한다.

그렇지만, 그동안 도망치듯 사라진 조용주도 그렇고, 그 아래서 완장차고 같은 직원들을 괴롭힌

사람들은 최소한의 '사과' 한마디도 없다.

무슨 복수를 한다거나, 당한 거 만큼 갚아 주겠다는 생각을 하는 직원들도 있겠지만,

가장 크게 당한 산오리 같은 사람도 그렇게 하고픈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라도 있어야 인간세상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 상황이 이래서 좀 무리하게 한점은 사과한다' 이렇게 한마디 하면

그게 진정성이 있든 없든, 최소한의 예의쯤이라고는 받아 들일 수 있을 거 같은데, 그것도 없다.

그러니, 깡패처럼 굴거나 힘으로 밀어 부치는 인간답지 않은 인간들이 항상 세상을 지배한다.

 

그나마 적은 정성이나마 들여서 마음 붙이고 있는 진보신당도 별로 다를 바가 없다.

대의원대회에서 이상한 논리를 동원하고, 의결 정족수도 이상하게 만들어서 통합을 밀어부치는

지도부는 이런 이상한 논리와 이상한 회의 방식에 대해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는 듯하다.

'정치는 원래 그런거다, 정치인은 원래 그런거다'라고 해  버리면

할게 뭐 있으며, 진보라는 슬로건을 내 걸 필요가 있는 것인지 알 수 가 없다.

설사 그런 순간에 그런 이상한 논리를 가져 와서 의결을 할 수는 있다 할지라도

그건 좀 무리한 것이었다는 사과 비슷한 말이라도 할 수 는 없는 것일까.

 

오늘 조남호가 청문회에 나와서 한 말이라고는 '모르겠다'였다고 하니까,

(중계를 봐야 뻔할 거 같아서, 아예 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게 더 재벌스럽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잡아 먹든지, 죽이든지 맘대로 해라! 이런 자신감이라도 있으니까 그러겠지.

'자본가는 원래 그렇다' 이건 오히려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암튼, 어디 가면 '사과' 한마디 들을수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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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16:02 2011/08/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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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곰탱이 2011/08/18 17: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마 사과 듣기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왜냐하면 사과할 정도의 양식을 가졌다면,
    애초에 그런 일들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과를 받아내고, 다시는
    그런 짓거리들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속 편하지 않을까요?!^^ 여행 잘 다녀오셔요.^^ 함께 못해 미안해요^^.

  2. 산오리 2011/08/19 09: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과할 일 있으면 하고, 또 다음에 그건 아니었다 하고 나쁜 짓 하고,,
    그러면 되죠..ㅎㅎ
    놀러가는 건 계속 펑크..ㅎㅎ
    겨울에나 가든지요.

  3. 행인 2011/08/19 16: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치는 그런 거다"라고 할 거 같으면 진짜 "그런 거"라도 좀 보여주면서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야 이제는 사과받을 염도 다 버린 상황이라 사과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말이죠.
    당을 두고 비판하는 사람들 중에, 명망가 정당이니 자리욕심 내는 사람들이라느니 하면서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저는 정작 그 많은 욕을 먹는 사람들 중에 진짜 명망가 노릇을 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노심조는 물론이고 기타 '명망가' 물망에 오른 분들.
    차라리 "그래 나 국회의원 할란다. 국회의원 할테니 밀어주던가 말던가" 이렇게 나오는 게 훨 나은데,
    이건 이것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날이 또 꾸무룩해지고 있습니다. ㅎㅎ

    •  address  modify / delete 2011/08/22 22:27 산오리

      저는 딱 한 사람 만났습니다.
      시의원 하시는 분인데,
      "솔직하게 의원이라는 권력이 좋다. 그래서 계속해야겟다"
      뭐 이런 거였어요.
      "당신을 믿겠다"고 햇었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