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이야 어떻게 굴러가든 사실 별 관심이 없다.

당장 진보랍시고 통진당을 지지한 국민들과 지지해 달라고 설레발을 친 사람들은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겠지만, 언젠가는 터질일이고, 앞으로는 더 재밋는(?) 일들이

터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돌은 돌일 뿐인데, 돌에게 물이 되라고 한들 그건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돌을 물로 만들 수 있다고 거짓으로 국민들을 현혹한 사람들이 더 나쁜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이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게 김영훈과 민주노총이다.

어제(23일) 연맹 중앙위원회에 제안해서 성명서 하나 내자고 했고,

기타안건으로는 채택이 되었다.

그런데, 토론결과 정리는 예상한 대로 였다.

위원장이 산하조직에서 사퇴하라고 하기는 어렵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과성명서는 내겠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죠?

다들 힘없는 목소리로 네~~~   그러고 끝났다. 그성명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다..

 

이전에 공공연구노조 중앙위원회에서 이런 주장을 했고,

초안을 만들어서 뿌렸다.

물론 여기도 특별한 이견이 있는 건 아니고, 이런저런 걱정이 된다... 정도.

그래도 이성우 위원장은 이걸 정리하고 성명서를 냈다.

두가지로 나눠서... 하나는 조합원에 대한 사과 성명,

하나는 민주노총 지도부 사퇴 권고 성명...

오늘 조합원 사과 성명만 먼저 나왔다.

http://www.kuprp.org/notice/notice3_read.php?code=13&idx=1557&CPage

 

 

어제 연맹 중앙위에 산오리가 체줄한 성명서 초안은... 이랬다.

 

 

민주노총 김영훈 지도부부터 사퇴하는 게 노동과 진보를 살리는 길이다!

 

민주노총 산하 조직으로서 총연맹인 민주노총을 향해 이런 권고를 하게 된 심정이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

그러나 노동정치의 실종, 진보라 일컫는 사이비 진보가 진보를 말아먹는 이러한 현실에 눈감고, 고개 돌리고 가만 있게 된다면, 앞으로는 더 이상 이땅의 노동자, 노동조합을 거론할 수도 없어질 것이고, 더 이상 진보를 입에 올릴 수도 없을 거 같아서 상급조직인 민주노총을 향해 제대로 된 민주노조, 제대로 된 노동정치, 제대로 된 진보정치를 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의 김진숙 동지가 크레인에 올라가 300일을 넘는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 투쟁을 한 시인과 일반시민들에게 맡겨두고선 제대로 투쟁을 조직하지도, 또 위원장으로서 투쟁을 하지도 않았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은, 김영훈은 도대체 뭐하고 있느냐?” 고 물었을 때 대답할 말이 없었다.

 

민주노총과 김영훈 위원장은 지금 쌍용자동차 동지들 22명이 숨지고 수백명의 동지들이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도 이 투쟁을 어떻게 이끌어 가고 있는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고, 제대로 투쟁결합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투쟁은 내버려 둔 채 이번 총선기간 동안에 민주노총과 김영훈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지지에 올인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선대본부장을 맡아서 노동을 위해서, 진보를 위해서 통합진보당을 찍어야 한다고 온 나라를 누비고 다녔다.

 

통합진보당이 노동을 대변할 정당인지, 진보의 가치를 지닌 정당인지에 대해서 이미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엄청나게 논란이 있었고, 수많은 노동자, 노동조합에서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실제로 민주노총이 배타적 지지를 한 정당은 민주노동당이었지, 국민참여당이나 심상정·노회찬·조승수 등의 명망가가 아니었다. 국민참여당은 신자유세력으로 일관되게 노동자를 탄압했고, 심상정·노회찬·조승수 등은 진보신당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무시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기본을 어기기로 작정한 사람들이었다. 이런 정당에서 노동을, 진보를 거론한다는게 사실은 어불성설이었다.

 

통합진보당의 이번 사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민주노동당 10년을 하면서 왜 진보신당이 떨어져 나왔는지, 그리고 향후에도 민주노동당의 소위 당권파들은 왜 혁신할 수 없는 것인지, 당원들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민주노총과 김영훈 위원장이 배타적 지지에 대한 논의를 대의원대회에서 토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것에 반대한 대의원들이 별도로 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하기도 했다. 회의 정족수가 미달되어 이 대의원대회는 유회되었다. 이 대의원대회를 유회시킨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민주노총과 김영훈 위원장은 가슴에 손을 얹고 되돌아 보기를 바란다.

 

이런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닥치고 통합진보당’으로 밀어부친 민주노총과 김영훈 위원장에게 이번 통합진보당의 막장정치 사태의 1차적인, 아니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신들의 책임은 뒤로 숨긴 채 통합진보당을 향해서 쇄신하라고 하는 것은 본말이 한참 전도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해 노동자, 노동조합의 위상과 권위를 추락시킨 민주노총과 김영훈 집행부는 민주 노동자, 민주적인 노동조합에 엄중히 사죄하라!

 

1. 통합진보당 사태에 1차적인 책임은 민주노총과 김영훈 집행부에 있다는 점을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사과하고, 그 책임을 지고 김영훈 위원장과 집행부는 사퇴하라!

 

1. 민주노총은 국민들에게 진보라는 말도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즉각 철회하고, 당원인 조합원들도 즉각 탈당하도록 조치를 취하라!

 

2012년 5월2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중앙위원 일동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2/05/24 13:38 2012/05/24 13:38
Tag //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sanori/trackback/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