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대장을 원한다
코흘리개 어릴 적에는
덩치 크고 주먹 큰 골목대장이
우리들의 대통령이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로 함께 놀아주고
딴 동네 껄렁치들의 행패도 막아 주었다
스무살 즈음에는
통키타와 신중현, 그리고 비틀즈가
우리들의 대통령이었다
숨길 수 없는 자유를 불러주었고
나만의 세상을 열어 주었다
서른 마흔 즈음에는
혼자서 거스를 수 없는 돈이
우리들의 태통령이었다
따뜻한 가족도 만들어 주었지만
서글픈 아부도 같이 열어 주었다
이즈음에는
껄렁치의 행패를 막을 주먹도 없고
비틀즈의 자유를 만들 재능도 없고
아부를 팽개칠 돈도 만들 수 없는
골목대장들이 사방 팔방에 넘쳐 난다
내가 바라지도 않았고,
우리들이 원하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골목대장이라 칭하고
스스로 힘이다, 자유다, 돈이다 라고 외치는
껄렁치들만 넘쳐 난다
내가 원하는 건
진정한 골목대장
그리고 우리는
함께 똘마니가 되는 것.
<2012. 11.27. 곽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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