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줄 안되는 거지만, 다쓰고 사진 붙이려다가 다날려 버렸다.

메신저에서처럼 사진 뜯어다 붙였더니, 큰 화면에 사진만 나와서

닫아버렸더니 앞에 쓴 것들이 함께 닫혀버렸다.

가끔 멍청한짓을 잘 하는데,

반복하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건

더 멍청한 짓인건 분명하다.

그걸 알고 있는 것까지만 산오리의 한계이고,

다음에도 또 그렇게 날려 버릴 것이다..

 

-겨우내 산에 간 적이 거의 없어서 마지막 눈이라도 좀 밟아야 겠다고

역사와 산을 따라 나섰다.

역산 유래가 없을 만큼 대형버스 두대에 무려 90명가까운

사람들이 동행했다. 지리산이라는 엄마 품같은 이름에

이현상 유적지를 함께 간다고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 무박산행을 위한 밤버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간다.

28인승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40인승정도만 되도

발좀 뻗고 잠이라도 자겠는데, 잠 잘자는 산오리도

조금 잠이 들었다가도 목과 어깨가 아파서 깨고,

다리에 피가 몰려서 엄청 힘들다..

아마도 밤버스 타기 싫어서 무박산행을 못간다고 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90명 가까운 인원이 왔으니, 어린 학생들에다가 초보자들까지 많아서

처음출발부터 뒤쳐지는 친구들이 생겼고,

그래서 무슨 도움이라도 될까 해서 후미에 붙었는데,

결국 여러명을 되돌려 내려보내고 나서

눈길을 타박타박 좀 걸었다.

벽소령 가는 길 북쪽사면은 아직 눈이 많아 좋았는데,

내려가는 남쪽은 눈이 거의다 녹았고, 계곡의 물소리도 들려서

봄이 성큼 다가 온 모양이다.

 

-벽소령 휴게소에서 맛난 아침을 먹고 소주 한잔 마시다 보니

결국 주사파(?)들과 어울려서 다시 뒤로 쳐졌고,

산행 내내 꼴찌그룹에 끼어 있었다.

그러니 이현상 평전을 읽지도 않은데다가

모여서 이런저런 역사 강의를 하는데도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역사는 팽개치고 산행과 술만 함께 한 꼴이 되었다.

이현상 평전의 저자 안재성도 와서 강의를 했는데,

안재성 얼굴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

 

-아까운 지팡이도 잃어 버렸다.

빗점골이 막혀서 그 입구에서 다들 모여 강의와 얘기가 있었는데,

거의 끝날 무렵에 도착해서 잠간 졸았더니,

내 지팡이 누군가 임자 없다고 들고 내려갔고,

어떤 꼬마에게 줬다는데, 그 꼬마가 챙겼을 리 없으니...

그 지팡이 단공주가 선물로 준 건데..ㅠㅠ

 

-연곡사 부도탑 구경을 갔는데,

박준성 선생의 설명에 따르니

그 부도에도 그리 많은 사연과 역사가 있다는데,

산오리에게는 그저 평범한 돌덩이 정도로만 보이다니....

 

뒤쳐저 가느라고 일출시간에 벽소령에도 못갔다...

 

 

벽소령 오르는 길.....눈길은 언제나 좋다.

 

 

 

벽소령 대피소 앞마당엔 까마귀가 한마당이더라... 인간들의 먹을 거리를 쫓아서..

 

내려오는 길도 눈이 조금은 남아 있었다.

 

 

하늘 색깔도 넘 좋았는데...

 

연곡사 대웅전

 

 

동부도 서부도.... 하튼 부도와 부도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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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8 16:16 2008/02/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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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달이 2008/02/18 19: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박산행때 버스 안에서의 고통 만빵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마저 그리울 뿐입니다.
    사진속에 영모씨 얼굴도 살짝 보이네요.
    살다보면 지리산에 갈 날이 오기는 오겠지요.

  2. 2008/02/18 20: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잃어버린 지팡이 부분,,심히 마음 아픕니다. 이제 백수라 사드릴 수도 없는데..ㅋ
    저도 지리산 가고 싶었는데 인원이 넘 많아 겁먹어서 담을 기약했답니당. 주사파들과 뒤쳐지셨다니 따라갈 걸 그랬네요. ^^

  3. 말걸기 2008/02/18 22: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팡이가 참으로... 안타까우시겠습니다.
    그러고보니 말걸기는 지리산을 등산하 적이 없군요. 경치 좋습니다.

  4. 산오리 2008/02/19 11: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신달이/오래살고, 빨리 오셔서 지리산에 무박으로 가자구요..ㅎㅎ
    단/백수 탈피 하시면 지팡이 새로 하나 사주시면 안될라나..ㅎㅎ
    주사파들과의 산행은 위험해요.ㅠㅠ
    말걸기/지리산이든, 설악산이든 사진 찍으러 함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