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1주년

from 나홀로 가족 2009/04/18 23:26

산오리님의 [결혼 20년...] 에 관련된 글.

 

회사 야유회 갔다가 집에 오니까 5시쯤 되었던가...

 

아내에게서 전화,

"동희 아빠,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인줄 알아요?"

"아니,,,,,, 잊어버렸네."

"그러게, 나도 잊고 있다가, 머 정리하다 생각이 나서.."

"그러게... 결혼기념 파티라도 할까?"

"파티는 무슨.... 그냥 생각이 났다는 거지.."

 

그러고 전화를 끊었는데, 모르는 번호가 다시 전화를 했다.

"집으로 전화 했는데 안받아서요"

"우리집 전화 없어요."

"꽃배달 가는데, 집에 계세요?"

"네, 언제 오는데요?"

"10분쯤 후면 도착합니다."

"네,,, 오세요."

 

고등학교 친구넘들 모임에서 결혼 기념일이면 보내주는 화분을 가져 오는 모양이다.

결혼 기념일이라고 챙기고 있는, 그리고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그 모임의 회장인 놈 뿐이구나..ㅎㅎ

전화해서는 꽃 잘받았다고 했다. 고생하고 있다고...

 

운동까지 하고 들어온 아내는 혼자서 소주 한병 거뜬히 드시고 주무시고,

산오리는 약한 술 두어잔 마시면서, 겨우 몇마디 애기  들어주고 

이틀간의 피곤에 절어서 잠들었다.

 

21년을 함께 살고 있다...

 

징그러운 가족..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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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8 23:26 2009/04/1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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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결혼 22주년

    Tracked from 2010/04/27 16:56  delete

    산오리님의 [결혼 21주년] 에 관련된 글. 4월 17일이다. 토욜 집에서 겨우 일어나 있었더니 전화가 왔다. 고등학교 친구인데, 이친구가 왠 일인가 싶었다. -어디 지방 가 있다면서 잘 지내냐? =그렇지머, 그럭저럭.. 근데 왠일이냐? -때가 된거지..ㅎㅎ 뭘로 보내 줄까? =아하 그렇구나.. 오래 사는 걸로 보내 주라. 그렇게 화분을 보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고, 결혼 기념일이란걸 알았다. 이영원 위원장 딸 결

  1. 바두기 2009/04/19 10: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늘 '징그러운' 가족과 함께 행복하세요..내년에는 먼저 기억하셔서 전통을 깨보심이 어떨런지요..ㅋ

  2. 차대협 2009/04/19 11: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21년 긴 세월이군요.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산오리님을 더 깊은 산의 시계로 모시고 싶습니다.
    결심해 주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청죽산악회 http://cafe.daum.net/chongjook

  3. 떠도는꿈 2009/04/20 09: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14년 넘게 살아보니까 특히 부부는 습관 같아요.
    그냥 몸에 밴 관계, 분위기, 생활...
    노년에 기댈 의지가 된다니 그거 믿고 살아봐야죠. ^^

  4. 소나기 2009/04/20 23: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십년에 한번씩 재계약해야함돠~ㅋㅋ 안그럼 벌금형이라든가 등등

  5. fessee 2009/04/21 17: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 부모님은 흠...
    이제 36주년이시네용 +_+
    결혼 21주년 축하드립니당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