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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의 공간과 사람들

1주년, 남일당 전경. 나중에 이 앞을 지나면서 번쩍이는 건물을 볼 때 이 사진을 떠올려보시라.


촛불미디어센터 레아
참 많은 문화예술계 사람들이 이 투쟁에 함께 했다. 그 중에 미디어 활동가들은 시간을 기록하는 활동의 특성 때문에 그 공간에 오랜 시간 결합해야만 했고, 자연스럽게 레아 호프를 활동 공간으로 접수(?)해 촛불미디어센터 레아라 이름 붙였다. 카페까지 차려 부업으로 커피장사도 했다. 그러다보니 결합하는 미디어 활동가들이 늘어났고, 다른 장르의 활동가들도 좀 더 편하게 모일 조건을 만들었다. 유가족들과 철거민들이 보기에 카메라 들고 다니며 거기 사는 줄은 알지만, 뭘 하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하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서로 알아가며 각자의 투쟁을 벌였다.
어느덧 투쟁이 마무리되고, 레아를 비워야 될 때가 되었을 때, 레아 사람들은 여전히 ‘유가족들과 철거민들에게 우린 뭐였지? 우린 뭘 했지?’하는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1월 19일에 거리투쟁 하느라 영상을 볼 수 없었던 유가족들과 철거민들에게 레아 활동의 결과물들을 상영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19일 상영회 안 했으면 촛불미디어센터 레아는 앙꼬 없는 찐빵으로 끝날 뻔 했다. 유가족들과 철거민들은 그들이 출연한 영상들을 보는 내내 울고 웃고 박수쳤다. 그들이 이 투쟁의 주인공이었음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그 찐빵을 완성시켰다.


촛불미디어센터 레아 사람들은 이제 공간이 없어져 무척 서운하다. 그래도 앞으로 계속 모여 이 투쟁의 기록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몇 편이 제작될 것이고, 그 중에는 책과 함께 엮는 작품도 있다.



마지막 문화제. 용산투쟁에서 매주 목요일 연극공연이 있었고, 마지막 문화제까지 많은 공연팀이 함께 했다.

마지막 문화제
용산참사 1년, 1월 20일 용산에서의 아주 질긴 투쟁이 마무리됐다. 용산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참사현장에서 느꼈던 숨 막히던 처절함은 이제 기억으로만 남았다. 마지막 문화제의 날씨는 흐렸다. 부슬비가 내렸고, 강추위는 꺾였지만 한겨울의 추위는 여전했다. 그러나 유가족들, 용산 4상공 철대위 사람들, 대책위 사람들, 문화제에 함께 한 사람들의 표정은 홀가분했다. 파괴과정의 건물들로 둘러싸인 그 공간은 황량한 감각과는 달리 따뜻한 감정이 맴돌았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눈물 흘린 황량한 공간에서 따뜻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남겨놓고 간 감정의 조각들 때문이다. 설사 이 투쟁이 완전한 패배로 끝나 그 공간에서 억울하게 떠밀려 쫓겨났더라도 그 감정의 조각들은 여전히 우리를 배신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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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처 그리기. 만화가 이동수님이 그리는 철거민들의 캐리커처

김성희, 김수박, 김홍모, 신성식, 앙꼬, 유승하 공저. 4월에 기획을 했고, 6~7월에 철거민들을 취재해 만들어진 만화책. 마지막 문화제 때 이 책과 함께 이승현 작가의 화보집 ‘파란집’이 출판기념회 및 증정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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