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왜 ‘퍼플’인가? 왜 또 ‘여성...
- PP
- 2010
-
- 낙태는 범죄가 아니다
- PP
- 2010
-
- 사회주의 정치세력이 쟁취해...
- PP
- 2010
-
- 나는 분노한다!
- PP
- 2010
-
- [서평] 잊지 말아야 할 노동...
- PP
- 2010
2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지난 2월 7일 경찰은 기어코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이는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었을 때 일정하게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초기부터 탄압의 근거가 이른바 ‘공무원의 정치활동금지’였기 때문이다.
공무원노조, 전교조 말살책동 검, 경 기획수사 규탄 공동기자회견
금호타이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선 노동자 살리기 투쟁
한진중공업 노동자드은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서울상격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금속노조)
저탄소 녹색성장의 진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언어도단이다
저탄소 녹색과 성장은 상식적으로 대립되는 가치다. MB는 자신의 이미지나 과거와는 어울리지 않게 이 두개의 대립된 가치를 정치적으로 연결시켰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개발이 가능한가?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면에서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며, 선택지는 그것 뿐이라고 말한다. 곧 에너지 절약이다. 단, 그 과정에서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무탄소 대안에너지를 발명(?)해야만 한다. 이 길이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나 세계적인 추세임에는 틀림없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작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의 형편없는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범위를 좁혀 실상을 보자.
산업계, 기름값 비싸니 석탄 때자
2007년 말에 고유가 국면에 SK를 필두로 울산의 산업계가 울산시에 연료정책완화를 건의했다. 연료정책에 대한 결정권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저황유보다 고황유가 훨씬 대기 질을 좋게 한다’, ‘석탄사용도 큰 문제없음’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등 나름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울산에서 연료 전환 시도는 잠정적으로 실패하게 됐다.
그러나 산업계는 한나라당과 손잡고 ‘고체연료사용과 저탄소 녹색성장 양립발전 방안’의 토론회를 열며, 울산 산업계가 아닌 전국 산업계로 이 문제를 확대시켰다. 2009년 4월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위원장 강만수)는 민관합동 규제개혁추진단을 구성하고, 12월 4일 환경부는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산업계는 언뜻 들어도 말이 안되는 주장들의 주요 근거로 CCS 기술을 말했다. CCS는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이라 알려졌지만, 이 기술의 실효성이나 안정성은 전혀 증명된 바 없기 때문에 근거라기보다는 이론이나 주장일 뿐이다.
환경부, 그래 규제완화 해줄게
환경부가 발표한 개선방안의 핵심은 규제방식의 전환이다. 기존의 배출총량 및 투입과정상의 중복규제를 배제하고, 기업의 배출저감 노력에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 배출총량 규제만 한다는 것이다.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까지 주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장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이다.
이 발표가 나오자 말자, 울산의 지방일간지들은 “석탄사용 허용될 듯”이란 기사를 1면에 실었다. 거기다 2014년 가동중지 판정을 받은 울산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신울산화력발전소가 LNG를 쓰기로 결정되어 있었는데, 이 결정을 번복해 IGCC(석탄복합화력발전) 보일러로 교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환경부의 발표에서 억지로라도 ‘저탄소 녹색’의 정책 내용을 찾으면, 기업의 배출저감 노력에 인센티브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입장에서는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를 실효성 없는 노력으로 인센티브 받아 셈셈하면 그만이다. 정부도 노력했고 기업도 노력했다. 대기오염이 더 심해지고, 노동자들이 더 콜록거릴 뿐이다.
시민단체, 음모를 막겠다?
지금까지 이 음모를 막는 건 시민단체의 일이었다. 가능할까? 이 문제를 시민단체가 해결하길 바라지만, 바램과 현실은 다른 법이다. 이 문제는 울산의 시민단체들 뿐만 아니라, 전국 아니 지구의 문제고, 계급과 정치의 문제다.
[기후변화시대, 석탄·고황유가 경쟁력일까?] 토론회 참관기
조합원 대중이 변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 제6기 임원선거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위원장-사무총장 후보로 세 조가 등록했으나 한 조가 사퇴하는 등 출발부터 곡절이 많기도 하고, 현재의 민주노총 난맥상을 반영하고 있다. 누가 당선되든 민주노총의 내외 조건을 볼 때 민주노총 임원의 어깨는 매우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당선되는 임원들에게 총체적 위기에 처한 민주노총 한꺼번에 변화시키라는 것은 무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차기집행부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제들이 분명히 있다.
차기 집행부 앞에 놓여 있는 과제는 역시 투쟁
지난 연말 국회에서 전임자임금 타임오프제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가 강행 처리됐다. 타임오프제 시행을 앞두고 2010년 상반기에 노자-노정간 대립이 격화될 것이다. 철도, 발전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단협 해지 등 민주노조 죽이기와 살인적인 해고가 전방위적으로 자행될 것이다. 차기 집행부는 차근차근 준비할 겨를도 없이 이 투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전임자임금-공공부문 구조조정-민주노조 죽이기에 공동 대응하는 노동자 투쟁전선을 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처럼 지도부가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로 바뀐 지도부는 결의가 다르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더불어 투쟁에서 민주노총이 해야 할 것은 현장투쟁을 엄호하는 것이다. 모든 현장투쟁을 민주노총이 모두 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07년 이랜드-뉴코아, 2009년 쌍용자동차 투쟁처럼 노자간의 계급적 격돌에 대해서는 민주노총이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의 미래를 담보할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민주노총이 명실상부한 계급대표성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비정규노동자들이 조직의 주체로 서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사업에서 비정규 사업이 보다 중심에 서도록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의결권과 발언권을 높이기 위해 의결기관의 비정규할당제를 실시해야 한다. 각 연맹과 지역으로 흩어져 있는 비정규노조들이 합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비정규노조대표자협의회 같은 것을 두고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을 민주노총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투쟁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3년 후로 연기된 직선제를 반드시 실현
직선제는 조기에 준비를 마쳐야 한다. 차기 집행부가 자본과 정권 특히 이명박 정권 하에서 물러서지 않고 투쟁한다면 민주노총 위원장과 사무총장은 구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상황에서 직선제 준비가 되었다면 직무대행 상태를 오래 유지하거나 보궐선거를 하기보다는 직선제로 지도부를 다시 선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는 준비문제가 아니라 지도부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황 자체가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조합원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며, 민주노총 혁신의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집행부-대의기구의 혁신과 역량 재배치
대의원대회 성원을 걱정하고, 토론을 싫어하는 대의원대회를 그대로 두고서 민주노총은 힘 있는 투쟁도 혁신도 할 수 없다. 집행부와 현장조합원들의 소통도 막힐 수밖에 없다. 대의원 직선제로 현장조합원들에 대한 대의원들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또한 습관적 불참대의원에 대해서는 권리를 제한하는 규율적 방법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의원들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하고 현장의 힘이 민주노총을 움직이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민주노총 중앙사무총국에 대한 현장의 원성이 자자하다. 인원은 비대해 지고 있으나 무기력, 무책임, 무능하다는 비판이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지역본부는 상대적으로 하중이 많이 걸린다. 중앙과 지역의 인사순환과 역량재배치 등을 통해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부정부패, 가부장적 조직문화 척결과 양성평등
지난 몇 년간 노조운동 지도부의 뇌물수수, 성폭력 문제 등으로 민주노총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혹시라도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원칙’을 갖고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건의 본질을 망박한 채 조직보존 논리에 빠져 제대로 된 처리를 주저하거나 혼란과 동요를 거듭하는 시간에 비례 해 조직의 신뢰도는 떨어진다. 더불어 여성의제는 핵심의제로 올려놓고 성평등위원회 상설화로 양성평등을 선도하는 민주노총으로 거듭나야 한다.
반자본 민중연대전선 재구축과 변혁적 노동운동
IMF외환위기를 계기로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민주노총은 기층대중조직을 중심으로 전국민중연대를 결성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한국진보연대로 재편하면서 반신자유주의 민중연대전선이 와해되었다. IMF외환위기 이상의 자본의 위기와 공세가 전개되는 지금 민주노총이 앞장 서 반자본 민중연대전선을 재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기층민중연대 투쟁의 확장과 자본에 맞서는 총노동의 ‘계급’ 중심성을 확고히 때 변혁적 노조운동으로 지향해 갈 수 있다. 이는 노동자정치운동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노동자정치가 ‘의회’와 ‘선거’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변혁을 향한 정치운동을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은 특정 정당의 배타적 지지방침의 고수가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진보적-변혁적 정치운동이 노동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동자 정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특별히 나와 견해와 실천을 같이하고 있는 ‘좌파’ 후보들에게 말하고 싶다. 투쟁과 혁신의 최대 걸림돌이 무엇일까? 투쟁을 회피하고 혁신을 부정하는 기운일까? 아니다. 대중과 역사 앞에서 그런 기운들은 조약돌에 불과하다. 조직 내의 이러저러한 장애를 핑계로 투쟁과 혁신의지를 꺾어 버리는 우르 스스로가 더 문제다.
지난 실천과정에서 노조운동의 좌파 지도부들이 그런 오류를 범한 경우가 분명히 있다. 투쟁과 혁신의 최대 걸림돌은 자기 자신과의 투쟁에서 패배하고 투쟁과 혁신의지를 꺾는 것이다. 그 걸림돌을 걷어내고 전진할 때 우리 스스로가 투쟁과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지난 1월 8일 민주노총 6기 임원선거에 위원장-사무총장 후보 3팀, 여성부위원장 후보 5명, 일반명부 부위원장 후보 8명이 등록했다. 그러나 임성규-신승철 후보 사퇴, 연이은 부위원장 후보 사퇴로 선거초기부터 여러 논란과 소문이 무성하다.
이러한 사태의 배경에는 일부의 통합단일후보 추진 세력과 일부 산별연맹대표자들의 무조건적 형식적 통합단일후보 구성 논의가 결정적 요인이라는 지적이 대두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통합’을 합의한 정파가 ‘합의’를 깨고 후보를 냈다는 주장, 각 정파들의 패권성 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12월 12일 민주노총은 의견그룹들에게 ‘통합단일후보’에 대한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제안했다. 현장파인 ‘노동전선’은 통합단일후보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출하고 이어 민주노총 혁신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제기했지만 범국민파 진영에서 ‘토론회는 분열만 가중시키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공개토론회는 무산된바 있다. 결국, 혁신과제는 공론화되지 못한 채 ‘통합’ 만 중요하게 떠올랐고 이에 노동전선의 반대로 통합단일후보는 사실상 무산됐다.
통합논의가 불발되자 일부 산별연맹대표자들은 별도로 통합단일후보논의를 진행하고 논란 끝에 임성규-신승철 현 위원장-사무총장을 ‘통합단일후보’로 추대하고 등록했다. 여기에 ‘범국민파진영’에서 김영훈-강승철후보, 노동전선에서 허영구-이정행후보가 최종 등록하게 됐다. 그러나 임성규 현 위원장은 “이미 수차례의 불출마를 선언한바 있고, 이미 3팀의 후보가 나온 상황에서 자신이 내세운 통합이라는 명분조차 상실했다”며 결국 1월 11일 후보 사퇴와 함께 위원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통합단일후보’ 논의는 지난 6년간의 실정에 대한 대중적 평가를 피하고, 혁신과제 대한 충분한 공론화 없이 사람중심의 논의와 정파운동의 반정립으로 논의되다 결국 혼란만 초래했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통합’논의를 이끌었던 일부 산별대표자들 역시 ‘범국민파’ 계열로 정파운동의 반정립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대두된다.
2파전으로 치러질 민주노총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살펴보면, 기호1번 김영훈-강승철 후보는 ‘현장에서 준비된 승리하는 민주노총’이라는 슬로건 하에 ▷ 조직운영의 혁신, 현장과의 소통으로 신뢰받는 민주노총 ▷노동기본권-서민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민주노총 ▷고용보장, 살맛나는 일터로 노동자의 희망이 되는 민주노총 ▷반MB 연대전선 확대로 국민과 함께 승리하는 민주노총!을 주된 공약으로 제출했다.
기호2번 허영구-이정행 후보는 ‘강한 민주노총! 당당한 조합원!’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지난 6년에 대한 평가 하에 ‘강한 민주노총 재건을 위한 투쟁·혁신·연대전략’을 제출하고 주요하게 ▷반자본-반신자유주의 투쟁으로 정면 돌파 ▷ 투쟁회피, 투항적 노사정 야합, 면피성 대정부교섭 척결 ▷ 2013년 내 임원-대의원 직선제 실시 ▷집행력혁신-지역운동 강화 ▷여성주의와 결합된 노동운동 혁신과 변혁성 강화 ▷비정규직-중소영세 노동자 조직화로 계급대표성 강화 ▷진보적-변혁적 노동자 정치운동 확산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출했다.
이명박 정권과 임기를 함께할 이번 6기 임원선거는 노동운동의 명운을 걸고 반자본-반MB투쟁과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을 힘 있게 결의해야할 민주노총의 투쟁의 장이 돼야 한다.
조합원들의 냉대와 무관심속에 대의원 간선제로 선출되는 것이 아닌 투쟁과 혁신의 열기를 모아내는 그런 선거를 기대해 본다.
‘다 같이 잘해보자’로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민주노총이 마주하고 있는 비참한 현실
민주노총 선거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정파운동이 조직을 흔들어버린다’는 정파운동에 대한 공격부터, 무조건적 통합이 강요되기도 한다. 후보사퇴라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논란의 배경에는 민주노조운동의 ‘위기’가 존재한다. MB정권의 노동자에 대한 적대의식이 적나라하게 표출되면서 ‘민주노조’ 존립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위기의 원인 진단과 해법이다. 일부에서는 정파운동의 폐해가 심했으니 어려운 때이니만큼 공조직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통합지도력 구축을 통해 돌파해보자는 것이다. 이는 사실 의도와 무관하게 위기의 원인과 책임을 정파운동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위기는 총체적이다. 단순히 사회적 위상추락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조차 ‘부끄러운 조직’이 됐다는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지 않고서는 극복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문제는 ‘안정성’이 아니라 ‘정체성’
왜 그런가. 지난 6년 동안 소위 국민파가 집권한 민주노총은 사상 초유의 지도부 비리사건, 성폭력 사건으로 얼룩져 민주노조의 도덕적 우위는 사실상 해체됐다. 단위 사업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주요 대공장의 채용비리와 회계비리 등의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일부 노조들의 노사담합적인 밀실 이면합의 등이 언론의 공격 대상이 되면서 민주노조의 도덕성, 자주성이 훼손됐다.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둘러싼 조직 내 갈등은 조직의 지도력을 약화시켰다. 노동조합의 민주주의가 ‘다수결’ 로 협소하게 인식되고 왜곡되면서 패권적인 조직운영에 대한 비판적 제기가 대두됐지만 이런 문제가 제대로 소통되고 합의를 이뤄내기는커녕 ‘비판’은 정파의 이해로 왜곡됐다.
‘총파업 남발’이 비판의 대상이 됐지만 ‘준비된 총파업’ 구호는 허상이었고 로드맵, 비정규악법에 대한 민주노총의 투쟁은 허약하기 짝이 없었다. 조직력, 투쟁력은 급격하게 약화되고 ‘교섭’, ‘의회’에 의존하는 경향은 총파업은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정권과 자본의 ‘대공장-정규직 노동자 이기주의’라는 이데올로기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단위사업장의 실리주의적-투쟁회피적 경향을 제어하지 못하고 비정규노동자투쟁은 총노동의 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방치되기 일쑤였다. 20년 민주노조 투쟁의 역사가 일궈 논 전체 노동계급의 대표성은 사라지고 연대는 약화됐다. 2009년 사회연대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과의 연대,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노동자 내부의 연대가 강조됐지만 용산투쟁, 쌍용차 투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민주노총은 ‘연대’라는 구호만 현란했을 뿐 그 어느 때보다 초라한 성적표를 갖고 있다.
이렇듯 지난 몇 년간의 민주노총을 냉정하게 돌아보지 않고, ‘위기니까 평가나 비판하지 말고 통합해서 조직의 안정성을 회복하고 돌파하자’는 주장은 그럴 듯 해보이지만 오류를 반복할 뿐이다. 지금 민주노총이 직면한 문제는 ‘조직 안정성’이 아니라 바로 ‘잃어버린 정체성’ 이기 때문이다.
엄혹한 정세를 돌파할 수 있는 정체성 찾기
경제공황과 노동자들에게 적대의식을 갖고 있는 이명박정권의 대대적인 공격 앞에 놓인 민주노총은 근본적인 변화 없이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 그 근본적 변화의 지렛대는 바로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가가는 것이다. 그 속에서 제 살을 도려내는 것과 같은 평가는 필수적이다. 상호 비판하는 문제를 뛰어넘어 최근 몇 년간의 민주노총 운동이 드러냈던 민주성, 자주성, 투쟁성의 훼손을 스스로 드러내고 집행부를 비롯한 대대적인 쇄신작업에 돌입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노총 선거를 통해 공론화되고 소통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과거는 묻어둔 채 ‘다 같이 잘해보자’는 민주노총을 더 큰 위기에 빠뜨릴 뿐이다.
- 96/97 전국노동자 총파업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12월 16일 여의도공원, 민주노총 1만 조합원 상경투쟁, 사진출처 민주노총
닦아 놓은 길을 충실히 가는 MB
노동조합 활동에 탄압이 실로 총체적이다. 법제도를 통해 활동의 발목을 잡고, 당장의 투쟁에 대해서는 우격다짐으로 기를 꺾어 놓고 있다. 언뜻 모순된 것 같지만 MB는 그토록 싫어하는 지난 “좌파정권 10년”의 덕을 보고 있다. MB가 잡고 휘두르는 대부분의 노동관계법은 지난 정권에서 노동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악된 것이고,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는 유보되어와 MB의 칼자루가 되었다. 한편 10년간의 노동조합 활동은 이전 군사정권 또는 과도정권과의 대결과 다른 다양한 이념과 노선으로 분화되었고, 적당한 ‘상생과 협력’이라는 ‘김대중, 노무현 좌파정권’의 말랑말랑한 이념에 일부 녹아들어가 단결투쟁의 전통적 대오에 금이 가게 되었다. 소위 동전의 양면과 같은 ‘자판기 노조와 관료노조’는 민주노조 운동의 지난 10년간의 나타난 단결투쟁 대오의 최대의 갈라진 금이었고, 그 금 사이로 MB의 에누리 없는 ‘원칙’(자주적 노조 불가, 파업은 반사회적 행위)을 쑤셔 넣으니 자본과 정권의 재미가 쏠쏠하다. 전 정권이 닦아 놓은 길을, 원칙을 가지고 충실히 가니 민주노조의 씨를 말릴 수 있는 ‘대업’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MB는 가지고 있는 듯하다. 실제 객관적인 법제도적, 노동조합 내외적 정황이 MB에게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법제도의 난제
1996년 날치기 노동법에 포함되어 전국 총파업 투쟁에도 미처 손보지 못한 ‘단체협약 해지’는 10여 만에 그 위용을 떨치고 있다. 단체협약 해지의 실 효과보다 더한 공포가 활동가와 조합원에게 미치고 있다. 모범을 보이려는 듯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단체협약 해지는 교섭의 수순으로 자리 잡으려 하고 있다. 공공기관 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 빠르게 확대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는 MB정권 대한 한국노총 지도부의 충성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애초 복수노조와 전임자 금여의 문제는 별개의 상황임에도 1996년 날치기 노동법에 한 세트로 묶임에 따라 논의와 해결의 왜곡을 만들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노사정 합의라는 미명하에 한나라당은 안상수의 대표발의를 통해 법안을 상정하려 하고 있다.
그 내용은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우선 복수노조를 허용하되 복수노조의 자유로운 교섭권 및 쟁의권을 막아놓았다. 해당 노동자의 과반수 노조만이 교섭권을 가질 수 있고, 쟁의행위 역시 복수노조 전체의 조합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장 단위로 과반수의 기준을 삼으로써 기존의 복수노조 사업장의 단위노조 및 산별노조가 가지고 있었던 교섭권 및 쟁의권마저도 부정하고 있다. 이는 헌법의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명백히 부정하는 위헌적 법안이다.
한편 전임자의 급여를 전면 부정하고, 이를 어길시 사용자를 처벌하기로 하였다. 지금도 급여를 받는 전임자의 여부와 관계없이 허용되는 일부시간(노사협의회 회의시간,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만을 근무시간 중 가능한 활동시간으로 인정하고, 심지어 이러한 활동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자도 규모별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친절하게도(?) 논란이 될 수 있는 이미 체결된 단체협약 효력에 관련하여 새로 개악되는 법안에 관련해서는 모두 무효로 하겠다는 것이다. 즉 현재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전임자의 활동보장 및 급여 조항은 법안 시행 시 즉각 무효가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철도, 가스, 전력 등등의 필수공익사업장의 쟁의 시 대체근로를 50%에서 100%로 확대하는 법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파도 보다 높아야 파도를 탈 수 있다
이번 철도파업에서 보듯이 철도노동자이 전술적으로 채택한 합법 파업을 우격다짐으로 불법으로 낙인찍고, 노동조합을 옥죄고 있다. 철도공사는 단체협약에 의거한 대체근로 금지를 보란 듯이 어기고, 노동자는 필수유지업무를 유지함에도 불법의 굴레는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덮어 씌워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법제도를 통해 옥죄고, 합법 쟁의를 해도 불법인 상황, 상당기간 존재를 인정하던 멀쩡한 노조를 부정하고, 노조 사무실을 폐쇄하는 상황은 지금까지의 노조활동으로는 MB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본의 공격이 없다하더라도 현재의 노조운동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현재의 구조와 질서가 온전히 유지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노조의 결사의 자유 및 교섭권의 확대는 노조운동의 원칙임을 차치하고서라도, 현재의 노조 운동은 기존의 질서만을 고집한다고 해서 유지 및 진전 될 수 없다는 점을 유의 깊게 살펴야 한다. 조합원은 수동화 되고, 노조의 간부는 피로와 관성화로 현재의 노조운동이 답답한 지경에 놓여 있다는 것은 노조의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지점이다. 지난 시기 양적 성장과 제도적 안정을 구축한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노조 조직을 활성화하고, 조합원을 능동적으로 만들고 급진화 하였다는 보장은 없다.
탄압의 파고가 대단히 높은 것은 분명하다. MB정권은 미디어법, 4대강, 세종시, 용산참사, 쌍용차의 투쟁을 비롯하여 무엇이건 간에 거칠 것이 없다는 태도다. 작년 촛불 전선이 무너진 이래로 자신들을 막을 것은 없다는 식이다. 실제 자본과 정권의 만행에 이렇다 할 타격을 준 바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만행이 마냥 자본과 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만이 아니다. 자본과 정권이 안하무인으로 미처 날뛰면 저항은 차곡차곡 쌓여 가고, 반드시 민중의 응징이 있음을 역사적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응징이 가만히 기다린다고 오지 않음을 역시 알고 있다.
다가오는 파고를 대응함에 있어 그 파고 이상이 아니면 오히려 쓸려나가 버린다. 탄압의 파고 이상의 저항과 투쟁이 존재할 때 탄압을 타고 넘는 것이다. 10여 년 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한국전쟁 이후의 최초의 정치 총파업인 96/97 총파업의 교훈은 우리를 지지하는 국회의원을 한명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국노동자의 총파업을 통해 스스로 만행과 탄압의 파고를 넘어 섰으며, 넘어 설수 있는 정치적 주체로 노동자계급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자.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