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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동자가 선두에서 노동법 재개정 투쟁을 전개하자

금속노조는 지난 1월 27일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2010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ASA, 기륭, 동희오토, 콜트, 콜택 등 장기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맞이하는 금속노조 대대는 2010년 개악된 노조법에 따른 노조 무력화와 구조조정 공세가 예고된 가운데 15만 금속산별의 투쟁계획을 결정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평가보다는 사업계획을 둘러싼 토론이 중심이 됐다. 
 
특단협으로는 돌파할 수 없다 
대의원대회에 제출된 2010년 투쟁방침은 개악된 노동법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서 이를 ‘특별단체교섭’으로 돌파하자는 것이다. 2009년 지부집단교섭에서 “노동법이 개악될 시 회사는 지회와 특별단체교섭에 응한다”는 합의를 한 지부가 19개 지부 중 9개, 전체 230개 사업장 중 101개 지회다. 금속노조는 이를 근거로 전체 사업장에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임단협 조기투쟁 투쟁전선을 통해 4월에 있을 민주노총 투쟁에 결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6월에 예정된 지자체를 앞두고 반MB연대, 한나라당 심판투쟁으로 결집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의원들의 문제제기와 토론이 이어졌다. 우선 개악된 노조법 공세를 노동법 재개정투쟁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실제 특단협을 합의한 지부도 별로 없지만 이마저도 사업장 단위의 개별교섭 형태이기 때문에 금속산별 차원의 단일한 전선 구축이 어렵다. 더 본질적으로는 특단협으로 돌파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갖는 문제다. 지난 해 말 국회 앞에서 노동법이 개악되는 것을 무작정 바라만 봤던 치욕스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4월 투쟁을 제대로 조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속노동자들이 선두에 서서 총파업을 앞장서 결행하고 전체 노동자투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금속노조는 ‘특단협’이라는 것을 매개로 투쟁의 합법적 절차와 금속노조의 조건(2009년 특단협 합의)을 먼저 고려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에 대의원들은 투쟁기조가 노동법 재개정 투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특단협 투쟁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2010년 MB정권과의 정면대결을 준비하자 
일부에서는 4월 투쟁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서는 노동법 재개정 투쟁기조가 틀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반기 투쟁 없이 하반기 투쟁이 가능하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또한 노동법 재개정 투쟁은 노동탄압을 공세적으로 뚫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동시에 이는 자본의 정리해고 및 구조조정 공세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양자는 서로 분리되는 투쟁이 아니라 노조 무력화 및 구조조정 분쇄 투쟁으로 묶여 상반기 투쟁 전선이 구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각종 편법을 고려하는 발상이나 사측과 적당한 타협으로 전임자 급여를 유지할 수 있다는 헛된 기대는 산별노조운동을 더욱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뿐이다. 반면에 노동법 재개정 투쟁은 불가능한 투쟁이라고 말하는 것도 잘못된 태도다.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현장을 의심하고 불신하기보다 지도부가 먼저 결의하고 앞선 자가 된다면 현장 투쟁은 대의원과 각 지회 간부들의 몫이다. 지도부는 현장이 신뢰할 수 있는 결의를 보여주고 현장에서는 투쟁을 만들어내는 것,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역량보다 더 큰 투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다고 말하지 말자. 무력감이 우리에게 더 큰 암초다. 2010년, 금속노동자들의 선도적 투쟁으로 MB정권과의 정면대결을 이뤄내는 해로 만들자. 
김성민 (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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