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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 대안운동은 여성억압 철폐 투쟁부터

101년 전, ‘임금을 인상하라!’ ‘10시간만 일하자’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외치며 미국의 방직공장에서 일하던 1만 5천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은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세계 여성의 날’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10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의 여성노동자들의 처지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그 요구 또한 너무도 닮아 있으며, 여전히 여성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비정규직의 70%가 여성, 여성노동자의 42%가 저임금 노동자, 특히 하루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일용직의 경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 85%, 남성노동자 임금의 63%에 불과한 임금! 이것이 한국사회 빈곤층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빈곤여성들의 삶이다. 이러한 가운데 몰아닥친 경제위기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더욱 더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동부의 2009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103,000명 감소 가운데 그 중 여성이 84,000명으로 81.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에는 남자는 임시직과 일용직 위주로 감소한 반면, 여성은 상용직 위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일부 정규직 여성들 또한 극심한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경제위기는 남성 정규직노동자들도 공격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투쟁방향은 여성,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등 자본의 공격에 취약한 노동자들의 희생을 통해 누군가의 고용을 지키는 방식으로가 아닌, 공동의 투쟁으로 해고를 막아내고 고용되어 있지 않아도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 권리를 요구하는 투쟁으로 나가야 한다. 경제위기에 맞선 투쟁과정에서 자본의 분할전략에 맞선 계급적 단결을 위한 투쟁은 여성을 노동과 투쟁의 주체로 인정하고 전체 운동에서 여성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 공동의 투쟁을 시작할 때 가능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 스스로의 주체화와 조직화가 절실하다. 어떤 이는 경제위기의 폭풍에 맞서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투쟁을 하는데 이번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을 걸림돌로 인식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진정 노동자 계급의 단결의 장애물은 그간 여성노동자를 노동의 주체로, 운동의 주체로 사고하지 않았던 우리의 운동 관행이다. 이제 여성억압 철폐와 여성의 권리에 대한 제기를 여성만의 과제가 아닌 전체 노동자계급의 과제로 인식하고 투쟁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경제위기와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를 넘어서는 우리의 대안이 될 것이다. - 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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