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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실러, 정보불평등, 민음사, 2001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정보불평등에 관한 책이다. 특히, 21세기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무장경찰인 미국의 갖가지 사례를 통해 미디어와 독점자본의 결합, 정보의 사유화를 통해 야기되는 정보의 불평등 문제를 하나하나 고찰해 나간다. 저자인 허버트 쉴러는 촘스키와 같은 미국 비주류지식인의 하나로 원래는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방향을 전환하여 일생동안 미디어와 권력, 정보의 사유화 현상을 정치경제학적 시각에서 분석하다 2000년 세상을 떠났다.
저자는 주장한다. (보수신문에서 많이 쓰는 표현을 빌면)‘세계의 석학’이 말하는 정보화 시대의 미래라는 청사진은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다. 오늘날 정보에 대한 접근기회는 불평등하며, 그 내용조차 거대기업의 선택과 검열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불평등 현상이 지속된다면 공공을 위한 결정이 불가능해질 뿐 아니라, 우리의 민주주의 체제를 훼손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이다.
저자는 정보불평등 현상을 현대 미국의 갖가지 사례와 역사를 통해 흥미롭게 설명한다. 오늘날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자신이 풍요롭고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말은 인간이 아닌 기업에 대해서만 진실이다. 미국인들이 공짜로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는 이미 상당한 선택 및 왜곡과정을 거친 정보이다. 즉, 기업들의 이윤추구를 위해 조작된 정보라는 것이다.
미국의 미디어 산업은 대부분 민영화되어 있으며, 80년대말부터 급격한 구조조정을 거쳐 거대 미디어 공룡이 탄생함으로써, 신문,방송,연예,광고,출판 등 미디어가 융합되고 있다. 이는 당연히 더욱 자극적이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방향이다.
구체적으로 1940년이래 50년간 미국의 인구는 대략 2배정도 증가했는데, 개인 소비지출 정도는 약 5배가 상승했다. 이 간극을 메운 것은 급속히 성장한 신용사업과 광고업이다. 오늘날까지 광고산업은 무계획적이지만, 고도로 집중되어 있던 미국 경제가 기업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수단이며, 특수효과와 같은 테크놀로지에 의해 인간의 감각을 더욱 효과적으로 자극한다. 그리고 현재 미국 언론 수입의 3/4은 이들 비대해진 광고업계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공공을 위한 정보는 날이 갈수록 그 양과 질이 저하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의료개혁팀이 작업에 착수했을 때 그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가장 기본적인 주별 복지예산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레이건 행정부시절 정부의 비효율을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의무기록 리스트에서 삭제되었기 때문이다. 1982년 이래로 16만종에 달했던 정부출판물 가운데 25%가 사라졌다. 이 때문에 정부의 비효율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민간기업에게 위탁되었던 많은 업무들이 진정 국민들을 위해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조차 없다.
이렇듯 민영화된 기업이 미디어를 소유하면서 사람들이 공짜로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상업화되고 왜곡된 수준에 머무는 반면, 지불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기업에 의해 더욱 세분화되고 정리된 수준높은 정보가 제공된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보화 사회의 장밋빛 환상을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민간기업 경영자, 정책입안자, 그리고 역대 미국의 대통령들)은 민간 기업들의 미디어와 정보산업으로의 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급기야 정보고속도로라 불리우는 기간통신망 프로젝트까지 민간이 주도하게끔 하고, 주파수라는 천연의 공공재까지(!) 판매함으로써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미국의 세계질서에 대한 주도권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으며 현재 그대로 실행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비관적인 현실속에도 희망이 있음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어떠한 희망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단지 저자는 억압적 상황이 심화된다면 1870년 파리와 1917년의 러시아와 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점잖게 예언하고 있을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친 점은 좋았으나, 그 주장이 너무나 산만하게 나열되어 있다는 점은 옥의 티로 생각된다. 그리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실상에 대해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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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sh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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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팔로일세...^^ 그날은 너무 짧은 만남이라 아쉬움만 남네그려. 휴가나가면 종암동 근처에서 한번 보세.옛날에 대학도서관 개방에 대해서 고민할때 참고할 책이 없나해서 이것저것 뒤져보다가, 이책을 읽고 환호했던 기억이 나네. 정보화 사회로 들어가는 상징인 정보화 고속도로의 뒤안길에는 공공도서관에 대한 정부지출 축소가 있었다고 하더군. 도서관을 하나 더 짓는 대신 아이들에게 마이크로 소프트의 프로그램 하나, 애플컴퓨터 하나 더 쥐어주겠다는게 정보화를 위한 미국교육개혁이었다는 거지. 뭐 우리나라야 미국하는 일을 잘따라가니까 더 말할 것도 없고. 도서관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나라에서 지식기반사회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 건가 말이지. 정보 불평등의 문제는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구만. 실러의 이 책을 다시 한 번 꺼내 읽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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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오랫만에 들어왔다가 깜짝 놀랐네 그려. 잘 지내나? 그땐 나도 너무 짧은 만남이라 아쉬웠네. 씨앗님과 인사하면서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네...^^ 조만간 기회가 되면 한번 보세나~~ 나도 이제 종암동을 뜰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말이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