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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혁명사

 

요즘 사람들의 삶을 이토록 팍팍하게 만들어 버린 "신자유주의"라는 녀석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보다 먼저 신자유주의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된 라틴 아메리카에 관련된 책을 몇 권 구해서 읽고 있다. 그런데 책 속에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관련된 사례가 나올 때마다 이해가 곤란한 부분이 많아 그쪽과 관련된 재미있는 역사책을 먼저 찾아보던 도중 눈에 띄었던 책들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20세기초에 진행된 멕시코혁명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주제를 혁명의 각 주체세력들을 중심으로 각 사건의 원인, 전개과정 및 그 영향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하는 '기사본말체'방식을 사용하여 정리하고 있다. 이는 필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일반인들에게 자칫 생소할 수 있는 주제와 배경 때문에 독자들이 쉬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때문에 1910~1940년이라는 긴 시간을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다루고 있음에도 이 책은 그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쉽게 읽힐 수 있었던 듯 하다.

 

저자의 지적대로 멕시코의 근현대사 속에서 우리의 그것과 유사한 인물과 사건을 찾아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십년간 총과 칼로 집권한 냉혈한 독재자가 있고, 권력에서 배제되자 단순한 지배세력간의 교체를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우기는 웃지못할 과두 부르주아들이 있으며, 모두를 위한 진정한 정의와 평등을 외치며 피를 흘리다 죽어간 노동자, 농민들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의 모든 일들이란 사람과 관련된 일들이기에, 세상 어디에서 일어나는가만 다를 뿐 우리 모두 비슷한 경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치 무협지를 읽듯 숨가쁘게 책장을 넘기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들었던 대체적인 감정은 안타까움이었다. 30년간의 피비린내 나는 혁명과정동안 사람들이 당했을 죽음과 고통 때문에 가슴이 아팠고, 그러한 희생을 치르고도 미완의 혁명으로 끝나버린  그 결과에 절망했다. 특히나 에밀리아노 싸빠따가 혁명의 동지랄 수도 있었을 까란사에게 암살당하는 장면에서 그랬다. 멕시코혁명의 전과정동안 혁명의 의미와 그 방향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었던 '수줍은 이상주의자' 에밀리아노 싸빠따. 그는 실패했지만 그의 이상은 70여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살아있다. 그걸로 위안을 삼을 뿐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근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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