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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의 에드워드 사이드읽기 - 박홍규(2003)

 

* 이 글은 molot님의 [2001년 오늘(9.24) 에드워드 사이드 영면] 에 관련된 글입니다. 

"서구에 대한 나의 시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산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분량에 눌려 지금껏 먼지만 쌓여 있다.-_-;; 그러던 중 우연히 알라딘에서 이 책을 발견해서 읽게 됐다.

 

이 책은 2003년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사이드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박홍규 교수("오리엔탈리즘"의 역자)가 쓴 에드워드 사이드에 대한 개론서다. 머릿말에서 그가 밝혔듯이 에드워드 사이드가 죽었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무엇이라도 해야겠기에, 급하게 그에 대해 써놓았던 이전의 글들과 평상시의 자신의 생각의 편린들을 모아 펴냈고 그것이 하나의 책이 되어 나온 것이다. 

 

박홍규 교수의 말빨(?)탓에 쉽게 읽힐 수 있는 재미있는 개론서 하나가 태어나기는 했지만, 책이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구성된 것은 아닌듯 싶고, 앞부분은 내게 조금 어려웠다. 사이드에게 영향을 주었던 이탈리아의 철학자 잠바티스타 비코에 관한 장이었는데, 철학적인 깊이가 없는 나로서는 읽던 책을 던져버리고 싶었다.(난 추상적인 개념을 별로 안 좋아하거덩-_-;)

 

이 책에는 사이드가 입에 거품을 물고 말했던 "서구에 의한 동양개념의 날조", "문화적 제국주의",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식인론"에 더해 남한에서 이러한 오리엔탈리즘이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를 "남한의 번역의 문제와 영어교육, 서구의 기준에 매몰되어 우리 자신을 잃어버린 인문학강단 "에서의 사례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내겐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나도 지금껏 영어의 문제나 서구의 여러 이론에 대해서 일종의 컴플렉스를 느껴왔다는 뜻인데, 서양과 동양을 가르는 이분법 자체가 사라짐으로써 내가 느끼던 컴플렉스 또한 사라졌던 것 같다.

 

사족) 이 책속에서 사이드가 자신의 지식인론(지식인의 고향은 세계)을 말하며 인용했다는 빅토르 위고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고향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도 부드러운 초보자이다. 모든 땅을 자신의 고향으로 보는 사람은 이미 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전세계를 하나의 타향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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