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21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2/10
    구조조정이라...(6)
    hongsili
  2. 2008/11/06
    남의 나라 대선(8)
    hongsili
  3. 2008/09/09
    학회 참가 후기(3)
    hongsili
  4. 2008/09/08
    진보신당 보건의료 당원(우) 모임 후기(3)
    hongsili
  5. 2008/08/15
    unintended consequence(6)
    hongsili
  6. 2008/08/12
    경제인(5)
    hongsili
  7. 2008/07/07
    문송면 추모비(4)
    hongsili
  8. 2008/06/10
    햇님 달님???(4)
    hongsili
  9. 2008/06/07
    가깝고도 먼 도시들(1)
    hongsili
  10. 2008/04/11
    개그가 제일 쉬웠어요!(5)
    hongsili

[평화, 선동, 그리고 약속의 땅]

"I don't care"라는 표현은 과연 이스라엘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더란 말인가! 도대체 뭘 믿고 저리도 막나가냐 싶지만, 그 믿는 구석이란게 보통 든든하게 아니라는... 가입된 메일링리스트에서 지나간 영상 한편의 링크를 전해받았다. [평화, 선동, 그리고 약속의 땅 Peace, Propaganda, and the Promised Land] 아직 앞부분밖에 못봤는데, 사람들의 평대로 꼭 볼만한 내용인 듯 싶다. 미국을 위시한 국제미디어들이 이 지역의 문제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지를 잘 그려내고 있다. http://video.google.com/videoplay?docid=-6604775898578139565 뜻하지 아니한 급작스런 장기출장이다. 오늘 이 추운데 집회를 하는 이들, 그리고 무엇보다 공포와 절망 속에서 또 하루를 버텨내고 있을 팔레스타인 이들에게 그저 연대의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 세계시민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니 참 거시기하다 ㅡ.ㅡ 자리를 비운 동안, 이 블로그에 들르는 이들은 시간 내서 영상을 꼭 감상해주셨으면.. (대략 1시간 20분 정도 분량) 그리고 퍼나를 수 있다면 널리 퍼뜨려주시길... 자막이라도 달아보려 했는데 내 시간을 내 맘대로 어찌 못하는 피고용인의 신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이룰 수 없는 꿈인가?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감당할 수 없는 불의가 해일이 되어 사람들을 삼켜버리는 일은 없기를 바랬다. 이게 그리도 대단한,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그런 꿈이란 말인가?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앉은 내가 만난 첫 뉴스화면에서는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즐거운 일터

최근 2-3년 동안, 주변 임금노동자, 소위 직장인들의 아우성이 거의 난리도 아닌 수준에 이르렀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이제는 다들 조직내에서 핵심적인 실무 역할을 맡고, 혹은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인이라 햄볶아요. 일터를 너무 사랑해요... 뭐 이런 것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최근의 현상들은 가히 우려할만하다. 다들 괴롭고, 힘들고, 일할 맛이 안나고.... 그닥 참여정부 때도 행복하게 일한 것은 아니었으나 정권이 바뀌고 나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지인들은 정말 보기가 안쓰러울 정도... 울 오빠를 비롯하여 주변에 원형탈모 환자는 어찌나 많은지 이제 가히 유행병 수준인데다 , 심지어 후배 하나는 얼마 전에 당뇨를 진단받기도 했다. 삼십대에 뭔 당뇨냐? 처음에는 혈액 샘플이 바뀐 줄 알았단다. ㅡ.ㅡ 몇몇 사례를 두고 원인적연관성을 논하는 것은 웃기지만, 연구의 엄밀성을 떠나, 그들의 모습을 옆에서 보건데 딱히 다른 이유를 찾기도 어려워보인다. 나라고 할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송충이 앞에서 눈썹 세우는 꼴인것 같아 대개 닥치고 있는 편이다. 정말 다들 이러고 살아야 하나? 우리가 일확천금에 큰 행운을 바라는 것도 아닌데... 즐겁고, 행복하게, 노동을 즐기면서 산다는 것은 정녕 미션 임파서블? * 그나저나 때아닌 감기 때문에 죽겠고나야.... 감기에 딱히 때가 있는 건 아니지만서도... 재채기에 콧물에 죽겠쓰... 약상자 속에 한 일년 묵은 슈도에페드린 있는데, 먹어도 될까? 주먹도끼, 얼릉 답 좀 해봐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구조조정이라...

도대체, 무엇이 문제라고 꼬집어 말하기 어려울만큼, 그야말로 나라 꼴이 총체적 난국이다. 입 달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마디씩 하고 있는지라 (그것이 진지한 신문칼럼이건 술자리 뒷담화건) 뭐 어줍잖게 입벌리는 것조차 머쓱할 지경이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빌미삼아 진행되고 있는 예의 그 구조조정 드라마에는 도저히 한마디 거들지 않을 수가 없다. 뉴스를 보고 있자니, 구조조정은 인력감축, 즉 해고와 동일시 되고 있으며, 더 많은 인력을 줄이는 것이 피치못할, 혹은 바람직한 방향인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도대체 경영이 뭔가? 애들 장난도 아닌데, 장사 좀 된다 싶으면 대충 사람 뽑아 쓰고, 인력이 좀 남겠다 싶으면 그냥 잘라버리고, 이거 아니네 싶으면 다시 뽑고.... 이게 경영인가? 이거 하는데 대학 4년과, 그것도 모자라 MBA, 박사학위들이 필요했던건가? 이렇게 무차별적 해고를 감행함으로써 개별 기업의 경영상태는 일시적으로 완화될지는 모르겠으나, 이것이 사회적 차원에서 비용절감으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 현재의 대량 인력감축 사태를 맞아 의료보험 없는 이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회적 비용은 개별 가구가 부담하거나 혹은 사회보장 지출을 통해 보상될 것이다. 인력감축을 감행한 기업으로부터 사회, 혹은 개인으로 비용이 전가되는 것이다. 예전에 월마트가 노동자들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지 않아 많은 이들이 메이케이드에 편입되자, 시민사회 (소위 납세자들)는 바로 이를 문제삼아 월마트를 공격했다. 기업이 할 일을 공공에 전가함으로써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사회보장이 취약한 한국사회에서 (OECD 국가들 중 압도적 하위그룹을 몇 년째 지속해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결과는 고스란히 개인에게 전가될 것이다. 실업은 비단 금전적 측면에서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행복과 건강 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부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는 실업의 비금전적 측면이 직접적 소득 감소보다 7배나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실업과 관련한 비용-효과 분석에서 이 부분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숫자로 나타나는 300명 감원, 15% 인원 감축... 이것이 300 가구의 슬픔과, 나와 비슷한 15% 시민들의 눈물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런 뉴스를 보면서 '잘 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절대 들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를 잃는 것은 노동력 1단위가 아니라 따뜻한 심장을 가진 노동자, 인간 아무개 씨 아닌가 말이다. 그러지 않아도 대한민국의 행복 지수는 예외적으로 낮고, 자살률은 또 예외적으로 높고, 어딜 봐도 적자생존 정글이다. 무작정 사람부터 자르고 보는 이 엄청난 만행은, 제발 좀 거두어주셨으면 한다. (내가 도대체 누구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남의 나라 대선

rabbit님의 [] 에 관련된 글.

부시가 두번째로 당선될 때, 이 인간들 머리 속에는 도대체 뭐가 들었나 싶었다. 또라이 집단 아닌가 싶기도 했다. 최소한 이제 그런 비난은 못하게 되었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미국 정치에서 '개혁적으로 보이는' 대통령 1인이 무언가 큰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 제스쳐로 보아 기존의 팔레스타인 정책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어제의 선거결과를 폄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요즘 잠들기 전 Du Bois 의 평전을 한 쪽씩 읽고 있다. 첫 장에, 1963년, 워싱턴 광장에 집결한 끝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시위 군중들 앞에서, 행사 진행자가 Du Bois 의 죽음을 알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 때, 그 광장에 모였던 이들, 아직 살아있다면,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 * 사족 다른 국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자국의 배타적 이익 추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치는 않지만, 대다수 자국민의 삶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어느 나라의 경우에 비하면 그것마저도 부러울 지경이다. 스스로 오바마와 닮았다니, 도대체 어디가 닮았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발가락이 닮았다???) 미국인들 또라이라고 흉보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학회 참가 후기

지난 8월 말에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럽 자살 및 자살행동학회'에 다녀왔다. 자살 문제를 탐구하기 시작한 것은 햇수로 이제 만 3년째... 혼자 자료 분석만 하다보니, 도대체 전체 판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궁금해졌더랬다. (소위 mega theory 추종자로서, 전모를 파악해야 속이 시원 ㅡ.ㅡ;;) 학회 프로그램이 다소 미심쩍은데다 (지나치게 임상심리학적 접근처럼 보였음), 지난 6월에도 북미 역학회에 다녀왔고 산적한 일 만빵에... 갈까말까 잠시 고민도 했으나 첫 해외학회 갈생각에 한껏 들떠있는 연구원 샘을 보니 차마 포기하겠다는 말이 안 나왔음 ㅡ.ㅡ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매우 유익한 학회였다고 생각... 역학적 연구설계 부분은 다소 취약해보였지만 생물학적 요인부터 문화적 요인, 임상심리학적 접근과 자살 수단 차단, 자월활동 조직 같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폭넓게 들을 수 있었음. 참고할만한 문헌들도 많이 파악하고.... 근데 학회가 참 훈훈하더라... 뭐랄까... 엄청난 시련과 자기결정의 시험대 앞에 섰던 사람들의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그들을 떠나보내거나 혹은 붙잡을 수 있었던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포스랄까? 역학회와는 다르게,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을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체 심포지엄에서, 40대 중반의 나이에 요절한 학회원 - 임상의사이자 시인 겸 가수로, 연구자로 엄청 열성적인 활동을 벌여왔고 이번 학회에도 초록을 8개나 냈다던데 -을 위한 추도행사를 하는 거 보고 쫌 놀랐다. 그리고 발표 연제들도, 양적/질적 연구 결과 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경험이나 앞으로의 실천 계획 등도 상당히 발표되었다. 그 중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웹 기반 상담프로그램 사례 발표도 있었는데, 이는 글래스고 지역의 위기센터와 청각장애인 커뮤니티가 함께 작업해온 것이었다. 발표도, 개발자, 청각 장애인 활동가, 전체 프로그램 매니저가 함께 나와서 했다. 수화통역자도 세 명이 분주하게 그 장애인 활동가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또 그에게 전달해주었다. 청각 장애인들이 적막감 속에서 느끼는 절망과 하소연할 곳 없음을 이야기할 때 마음이 짠했다. (내 개인적 경험과도 닿아 있기 때문... 오른쪽 귀의 병변이 그리 심하게 진행된 줄 모르고 있던 어느날, 왼쪽 귀를 베개에 대고 누웠는데 갑자기 세상이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정말...소스라치게 놀랐었다. 그 적막과 고립이란...) 사진의 발표자는 청각장애인 활동가, 청중석의 첫번째 등 보이는 여인네가 수화통역자 우리 포스터 - 글씨가 너무 많아서 걱정했는데 우리보다 심한 것도 꽤 있더라 ㅎㅎ 중간 비는 세션에 잠깐 구경나간 시내에 있는 최고/최대 헌책방 Caledonian... 구석구석 넓은 데다 헌책방'답게' 꼬불꼬불 2층과 지하실까지, 아주 그윽했음...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끼리 창문 아래 한줌 해나는 곳에 피어오르는 먼지와 함께 수다떨고 계심.. 거의 영화세트장 같은 분위기였음. 여기서 Joe Haldeman 의 forever 연작(?) 마지막인 forever freedom 샀음. 기대해도 될까? 학회가 토요일 오후에야 끝났고 우리는 시내 관광 차 Necropolis 를 방문했다. 자살 학회 끝에 네크로폴리스라니.... ㅡ.ㅡ 마음이 완전 신산.... 생전의 지위를 나타내는 저 높다랗고 화려한 비석들이 다 무슨 소용일까...


엊그제 유명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새삼 또 관심이 집중되는 데다, 사실은 어제가 WHO 가 제정한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기도했다. 내가 생각하는 자살은 이렇다. 사람이 마음대로 세상에 태어날 자유는 없지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세상을 떠날 자유는 있다. 그래서 자살이 부도덕하다거나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다만... 이러한 존재론적 자기 결정이 그 무엇에 의해 떠밀려진 것이라면, 그것이 스스로의 결정인 것 같지만 그저 사회적 힘의 발현일 뿐이라면, 그래서 사회의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이러한 자기결정의 시험대가 주어진다면 그러한 죽음과 그것을 가져온 질서에 단호히 반대한다. 그것이 지독한 외로움, 혹은 거절당한 손길을 감당할 수 없음에서 비롯된 자기 포기의 결과라고 한다면 그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어떤 동기에서 비롯되었든 결과의 비가역성에 대한 충분한 숙고가 없는 충동의 결과라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존재의 지속성 여부에 대한 개인들의 자기 결정은 존중하지만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믿을 수 없을만큼의 급속한 자살률 증가로 나타날 때, 사회는, 혹은 우리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복잡하게 얽힌, 그리고 근원이 불분명한 매듭을 잘 보이게 드러내서 풀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거 같다. 연구자로서, 고르디우스처럼 단칼에 쳐서 매듭을 풀어버릴 수야 없지 않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진보신당 보건의료 당원(우) 모임 후기

지난 주말에 부산에 다녀왔다. 역사적인(?) 진보신당 보건의료 당원(우)워크샵 참석차... 민주노동당을 포함 지난 10년 동안 많이 바뀌기는 한 것 같다. 처음, 국민승리 21이라는 형태로 시작했을 때 보건 분야 공약은 진짜 극소수가 모여서 뚝딱(!)하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 후 2002년 대선 때는 그보다 쪼금 더 많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모여서 역시 뚝딱 ㅎㅎㅎ 2004년 원내 진출 이후에는 나름 공식적인 전문가 '모임'이 결성되었고 (진보정치 연구소가 승인해준 적은 없지만 자칭 산하라고 표명했던 연구회 성격의 유령단체 ㅎㅎ) 당에는 정책 역량들이 늘어나면서 무상의료 로드맵 등을 비롯하여 의제들이 구체적인 정책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다. '연구회'는 당이 가져가야 할 보건의료 체계의 장기적인 의제들을 고민하기도 했고 건강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조정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연구회'는 이름 그대로 연구 모임이었고, 대학에 적을 둔 전문가 중심의 정책 공급자 모형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에 비하면,이번 모임은 진일보라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전공을 가진 30여명 이상의 보건의료인이 진보정당에서의 활동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모인 것은 아마도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사람들의 문제 의식은 깊고 넓었다. 그간의 활동에 대한 반성과 성찰도 있었고, 향후 다양한 활동 '방식'과 '내용'에 대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들도 있었다. '시민단체'가 아닌 '정당' 활동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들이 오갔고, '보건의료인'이 아닌 당원/활동가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반성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세월이 허투루만 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서로에게 조금은 감동한 듯 싶었다. 이런 사람들과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니... 마음이 쪼금 든든해졌다.


심대표 강의 중 Y 샘의 모습을 보고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어찌나 고개를 끄덕거리며 감탄의 표정으로 듣는지... 구한말에 고종이 전화하면 신하들이 전화기에 대고 절했다던 이야기가 떠오를 지경이었다. 그 뿐이랴. 심대표 강의 끝나고 질문 없냐는 말에 P 샘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일순 긴장했다. 앗, 저 까칠한 양반이 과연? 비행기 시간 늦는다고 보좌관이 안절부절하던데, 또 한판 논쟁이 벌어지겠군.... 근데... '심대표님, 이야기 정말 잘 들었고 제 생각과 너무 비슷하네요. 제가 하고 싶던 이야기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러는게 아닌가... 질문도 아니고, 저런 찬사를 보내려고 손까지 들었단 말야??? 이후 휴식 시간에 P 샘은 온갖 비난과 야유를 들어야만 했다. 당신이 그런 모습 보일 줄은 몰랐다고 ㅎㅎㅎ 내 발표가 늦어지는 바람에 심대표가 문밖에서 한참이나 기다렸다던데,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ㅎㅎ 참, 부산 당원들이 뽀너스로 제공해주신 회는 엄청나게 맛있었다. 전어는 가히 예술...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부산역까지 오는 길에 아주 진기한 이야기들도 들었다. 같은 학번, 같은 나이를 가진 두 여인네가 남들 평생 한 번 겪기도 힘든 화재'들'과 수재'들'의 경험담을 아주 구수하게 풀어놓더라는 ㅡ.ㅡ 듣는 사람들 다 쓰러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unintended consequence

이번 주 한겨레21 기사 중에 국가인권위와 한겨레가 공동 기획했다는 세계인권선언 감상문 공모 결과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최우수, 우수상 수상자는 성인이고, 가작, 장려상은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무심코 명단을 읽다가 마음이 무거워졌다. 한 명은 서초구에 위치한 명문사립고등학교 2학년, 두 명은 각각 외고 3학년, 한 명은 사립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다. 인권위 홍보대사인 공지영씨는 정말 놀랐다면서, 이런 젊은이들이 있다는 걸 알고 든든해졌단다. 근데 내 마음은 왜 무겁나? 인권 감수성? 혹은 지식이라는 것도 이제는 고급 아비투스가 되어간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이 학생들의 진심을 폄훼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봉사활동에서 만난 난민 친구에 대한 그들의 마음이 결코 거짓일 것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그저, 다만... 이 한국 사회에서, 사실은 인권에 대해 '경험적으로' 가장 많은 것을 알고 (비롯 바로 그것이 '인권'인지는 모른다해도), 또 인권을 가장 열심히 또박또박 공부해둘 필요가 있는 아이들, 학생들은 이런 공모전이 있는지조차 몰랐을 것이라는게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사주간지를 읽으며 아이들에게 이런 공모전에 출품해보라고 권유해주는 부모님이 있는 아이들과,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동네 보습학원이라도 보내주는게 최고 목표인 부모를 둔 아이들, 혹은 그마저도 어려운 아이들이 과연 경쟁상대가 될까? 이 수상자들은, 그런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대입시에서 부가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 강남, 혹은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나 수상경력은 화려하다. 성적도 좋은데다, 각종 봉사활동 경력도 화려하고, 경시대회는 기본이니, 이런 특별한 의미가 있는 수상이라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박찬욱 감독의 [쓰리,몬스터]에 보면, 실력도 있고, 집안 좋고 부자인데다 심지어 인간성마저 좋은 영화감독이 등장한다 (이병헌!) 구김살 없이 자라다보니, 부잣집 애들이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게 요즘 세상이다. (뭐 안 그런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이제 인권감수성이니, 인간에 대한 배려니, 이런 것도 배려할 여유가 있는 사람의 최상급 아비투스가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살벌각박한 이 한국사회에서, 없이 사는 사람들끼리 '인간으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돕는 '달동네'의 신화는 깨진지 오래다. 혹시라도 미래에, 가난한 이들이 서로에게 악다구니를 쓰며 또다른 사회적 소수자에게 군림하려 하고, 부유한 이들이, 지식과 "봉사활동"을 통해 키운 드높은 인권 감수성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켜나가는 세상이 오는게 아닌가 두렵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경제인

사전적 정의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 - economic man 이란다. 그렇다면, 도대체 경제활동이란 무엇인가? 노동력이나 자본/토지를 투여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혹은 그것을 소비하는 것. 심지어 이런 생산과 소비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활동도 또한 경제활동이라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그렇다면 오늘 사면된 이들 중, 경제인이 아닌 사람은 없다. 현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물론, 물물교환이 시작된 이래 공동체 생활을 하는 인간이라면 직간접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그들만을 유독 경제인이라고 불러주나? 기업가 business man, 자본가 capitalist 같은, 오직 그들에게만 쓰일 수 있는 남다른 호칭 다 놔두고? 경제활동은 그들만 했나? 나도 하고, 그네들 밑에서 온갖 치사한 꼴 보면서 일한 노동자들도 남부럽지 않게 경제활동했단 말이다. 흠... 고도의 물타기 신공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김춘수는 그의 시에서, 누군가 꽃이라고 불러줄 때 그 존재는 비로소 꽃이 된다고 설파한 바 있다. 자본가에게 이름을 찾아주고 싶다. 경제인도 아니요, 경영인도 아닌, 바로 그 자본가... 왜, 그 이름이 부끄러워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문송면 추모비

얼마 전 (7월 2일), 모란 공원에서 문송면 열사 20주기를 맞아 추모비가 건립되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그 때가 87년 7월이었군요.

잘난 고삐리가 나랏일을 걱정하는 동안, 문송면 군은 수은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더랬죠.

그 당시, 7-8월 노동자 대투쟁이 참으로 이기적이고 분별없는 떼쓰기라 생각했었습니다. 6월 항쟁은 좋은 거, 근로자(!)들의 데모는 나라경제 망치는 나쁜거 ㅎㅎㅎ

 

 

문득, 2008년 가난한 열 다섯 살의 청소년들은 과연 문송면 군(!)보다 행복하고 건강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수은보다, 이윤보다" 오래 살아남으라는 송경동 시인의 글이 참......

 

 

 

추모비는 세웠는데, 아직도 비석 값을 다 마련하지 못했다네요.

요즘 여기저기 후원할 데가 많기는 하지만, 여기 들르시는 분들 그래도 작은 정성을 보태주세요.. (실은 아직 저도 까먹고 못 냈음 ㅜ.ㅜ 오늘은 꼭 입금해야지...)

 

계좌번호 489701-01-360840 국민은행(김재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