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1.
사람들은 종종 ‘진실’과 마주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진실’을 아는 순간 겪게 될 갈등과 죄책감 때문이지요. 가령 물을 가둬둔다면 썩게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진실’을 받아들인다면. 뛰게 될 집값과 죽어갈 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은 의미가 없게 될 것입니다. 또 녹조로 변해버린 강을 보며 마냥 쾌재를 부를 수만은 없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거짓’을 ‘진실’이라 믿기도 하고. 때론 나서서 ‘진실’을 왜곡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특례입학이니 의사자 지정을 요구하지도 않았건만. 세월호 유가족들이 제출한 특별법이 어느새 ‘노후보장특별법’으로 얘기되고. 법률에 의해 설치된 될 국가기관인 특별위원회에 수사와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마저 ‘초헌법적 요구’가 되기도 합니다.
 
2.
매우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다는 것만 빼면. 이 책 역시 사람들에게 갈등과 죄책감을 주기에 충분한 ‘진실’들을 담고 있습니다. 예컨대 1980년 이후로 1인당 식량생산량이 5배나 증가했지만 여전히 10억 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는 기이한 현상에는 공장식(기업식)축산업이 자리하고 있다는 ‘진실’ 말입니다.
 
그러니 188쪽에 소개돼 있는 낭비되는 단백질 비율과 185쪽의 고기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 그리고 195쪽에 제시된 해결책을 보고 있노라면. 굶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요청하는 것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빠지는 대신. 식탁에 비육식 식단을 올림으로써 기아 해결에 효과적이라는 것도 알 수가 있습니다.
 
3.
국정조사는 하기는 했었나 싶게 아무런 성과가 없이 끝났습니다. 검찰 수사와 관련 재판은 피의자들이 부인하고 떠넘기기를 작정한 마당에 지지부진하구요. 대통령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보다는 단호히 사법체계를 흔드는 쪽을 택했습니다.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보낸 만큼이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골든타임’ 역시 그렇게 지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유가족이 그토록 알고 싶어 하는 ‘진실’은 아직 저 진도 앞 바다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축산업계에 지원되고 있는 직.간접 보조금 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형 축산기업이 내뿜는 환경오염은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측정조차 하질 않구요. 동족의 뼈와 살에 항생제, 성장촉진제를 섞은 먹이는 사일로에 늘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니 공장식 축산업이 환경에, 건강에, 지역사회에, 노동자들에게, 납세자들에게, 기아문제 해결에 어떻게 해로운가 하는 ‘진실’은 축사 안에 갇혀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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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3 10:48 2014/12/03 10:48
사용자 삽입 이미지탁류길, 시간 여행 속에서 길을 잃다(2013년 1월 30일)
 
그래도 <은비령>은 걷고 나서 읽기라도 했습니다. 하지만 <탁류길>은. 반년이나 더 지났는데도 아직, 읽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때 쓰지 못한 글을 지금에서야 그적거리고 있습니다. 책 내용이야 알만큼 안다지만, 지금이라도 책을 봐야할까 합니다. 아무래도 소설 속 배경이 됐던 길과 기억으로 남은 길들이 겹치질 않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길지도 않았던 그 길을 몇 번이나 헤맸던지. 그래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날이 추우면 길을 나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날씨 탓도 탓이지만 걷는 내내 마주치는 풍경이 별로라 그렇지요. 차라리 눈이라도 내리면 그나마 낫겠지만, 미끄러운 건. 제설 때면 늘 뒤로 밀리는 인도는 더 문젭니다. 그러니 겨울에 걷기란 내키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시내 한 복판을 구불구불 걷는 길이라면 어떨까요. 맞습니다. 별 상관없지요. 비가 오면 어떻고 날이 더우면 어때요. 그저 밥 먹고 소화시킬 겸 산책 가는 것 마냥. 쉬엄쉬엄 걷기 딱 좋습니다.
 
군산 구불길은 이름만큼이나 구불구불합니다. 탁류길 역시 마찬가지구요. 어디서 출발해도 상관없지만.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으로 보존된, 일제가 식민제국주의 확장에 필요했던 호남 쌀을 가져가기 위해 세웠던 많은 건물들을 길 하나만 돌면 만날 수 있고. 역시 이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쓴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 등장하는 곳들도 찾아볼 수 있으니. 구불길과 탁류길이라는 이름이 제대로 붙은 셈입니다. 다만 잠시잠깐 한 눈 팔게 되면 길을 잃을 수 있으니 무척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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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동국사를 찾아가는 길부터 쉽지 않습니다. 고우당도 코스에 있기는 하지만. 이런 골목에 구불길이 있을 까, 싶어 큰 길로 나선 게 잘못이었습니다. 아닙니다. 길을 건너자마자 만난 담벼락 때문이 분명합니다. 거기서 고은이 지은 시며, 채만식이 지은 소설 한 구절씩을 한참이나 되뇌다. 바로 옆 골목길 입구에 떡하니 동국사길을 알리는 표지가 큼지막한데도 놓치고 만 거지요.
 
워낙 많은 일제 강점기 때 집들이 있어 여기도 그런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절마저 일본식입니다. 한옥에서는 물매라고 하는데, 지붕이 상당히 높고 가파릅니다. 단청은 없고 정원은 우리 것과 배치에서 분위기까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뜻 깊은 비와 범종이 있고, 작고 귀여운 돌상도 있고, 바람에 서걱 이는 대숲과 풍경을 눈에 담고 있으려니.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조금 숨 가쁘게 올라 선 선양동 해돋이 공원을 지나 개복동 예술인 거리에서 다시 길을 잃었습니다. 이번엔 어렸을 적 달음질치던 골목길에 넋을 놓은 것이지요. 이쪽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저쪽 길에 다시 기웃. 얌전히 고개 돌려 눈을 마주치던 고양이와 오래된 간판에 동령고개길을 놓친 겁니다. 거기다 소설 <탁류>에 등장하는 한참봉 쌀가게가 근처에 있다던데, 대체 어디 있나 둘레둘레하다보니 그만.
 
그래도 군산에 가면 꼭 한 번씩은 들린다는 그 유명한 철길은 다행히 먼저 길을 알려주신 분들 덕에 많이 헤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원래 코스에서 많이 벗어난 데다. 요 앞에서만 안 그랬지, 째보선창서부터 30분 넘게 걸으며 이 길이 맞나, 찬바람 쐬며 걸었더니 다리도, 몸도 무겁습니다. 하는 수 없이 철길 바로 옆으로 다닥다닥 붙은 처마 밑 평상에서 한참을 쉬어갑니다.
 
째보선창서부터 수덕산공원까진 이것저것 둘러볼 게 많아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해양테마공원은 금방 지나치지만, 연이어 버티고 서 있는 군산근대건축관(조선은행), 군산근대미술관(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근대역사박물관, 군산세관에서는 그렇지 못하거든요. 제대로 보려면 한 곳에서만도 1시간 이상씩은 잡아야하니. 이럴 땐 금세 뉘엿뉘엿해지는 짧은 겨울 해가 정말 아쉽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서두르다 히로스가옥 앞에서 초원사진관을 놓칠 뻔했습니다. 이번엔 가파른 월명공원길을 단숨에 올랐기도 했고, 한낮엔 몰랐던 찬바람이 해가 지면서 슬슬 불더니, 어느새 얼굴을 얼어붙게 만들만큼 차져서 서둘렀던 탓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뻔히 보이는 큰 길에 있는 그걸 못 보다니요. 가만 생각해보니 옛적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 사택 담을 까치발하며 오랫동안 건너보느라 그랬을 것도 같습니다.
 
이성당을 지나 다시 길을 나섰던 고우당까진 다행이 길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짧은 길이기도 했지만 한 길로 쭉 가면 됐으니까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옛 군산부윤관사를 빼놓았으니, 엄밀히 따지면 길을 잃었던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겨우 8km도 안 되는 길에서 다섯 번도 넘게 헤맸네요. 놓치고, 우왕좌왕. 여긴가, 저긴가. 이만하면 시내가 넓지 않고 길이 짧아 다행일 지경입니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꺼내보니 참 많이도 헤맸습니다. 그도 그럴 게. 처음엔 안 읽었다고 확신했는데, <탁류>도 어쩜 가기 전에 읽었던 것도 같고. 아마 이런 기억들 때문에 그 짧았던 길을 구불구불 걸었나 싶습니다. 또 ‘근대’라는 수식어가 탐탁치는 않지만. 그래도 수탈 현장을 고스란히 남겨 둔 덕에 너무 많은 걸 보았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옛 시간 여행지로 떠났던 지난겨울 걷기가 이 여름에서야 다시 떠오르는 건. 모처럼 좋은 겨울 걷기였기 때문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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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불길 6-1 탁류길
이런 걸 원점회귀라고 하던데 우리말로는 뭐가 있을까요. 어디서 시작해도 그 곳이 시작하는 곳이자 끝나는 곳입니다. 길이는 6km로 빠른 걸음이면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지만 이것저것 구경할 게 많습니다. 그러니 넉넉히, 아주 넉넉히 시간을 잡아야 합니다. 게다가 군산하면 떠오르는 곳들까지 내처 둘러보려면, 하루가 빠듯합니다.
 
* 가고, 오고
강릉과 군산은 대각선으로 떨어진, 꽤나 먼 곳입니다. 그만큼 시간도 많이 걸리지요. 또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기 때문에 대전으로 나가서 갈아타야 합니다. 강릉에서 대전은 첫차가 아침 8시 10분에 있으며 3시간 30분이 걸립니다. 대전에서는 군산가는 버스가 아침 8시 30분이 첫차, 저녁 7시는 막차, 1시간 30분이 걸립니다. 버스 시간이 잘 맞아야 5시간이 걸리니. 후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 잠잘 곳, 먹을 곳
고우당은 다다미로 된 게스트하우스입니다. 먼 곳에서 탁류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코스에도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이름난 맛 집들도 많고 괜찮지만, 길을 걷다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추천받아 가는 곳도 절대 실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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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9 10:20 2014/11/19 10:20
예년보다 보름 이상 빨리 찾아온 추석 연휴가 끝났다. 낮 기온은 27-8도까지 올랐고, 일찍 제사를 지낸다고 했는데도 절 몇 번 했더니 해가 쨍쨍. 여름 추석인가 싶을 정도였으니, 농사짓는 분들 이래저래 또 고생했을 터. 시기에 맞춰 농작물 내 놓으랴, 가을걷이 준비하랴. 편하게 마트에서 시장에서 사먹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
 
<연작 장해 원인과 친환경적 대책>
 
․ 연작(이어짓기) 장해: 같은 작목을 연속해서 재배하거나 한 두 작기 다른 작물을 재배하고 다시 재배할 경우 또는 같은 속(유전적 연혁이 가까움) 작물을 연속해서 재배함에 따라 작물 생육환경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나타나는 생육 상의 각종 피해 증상을 통틀어 연작(이어짓기, 기지(忌地)현상) 장해라고 한다.
 
․ 작물 재배 후 필요한 휴작 연수
- 거의 없음: 무, 당근, 양파, 양배추, 딸기, 미나리: 거의 없음
- 1년: 쪽파, 시금치, 콩
- 2년: 감자, 오이, 땅콩
- 3년: 고추, 참외, 쑥갓, 토마토, 강낭, 토란
- 5~7년: 수박, 가지, 우엉, 완두
- 10년 이상: 인삼, 아마
 
․ 연작 장해 피해 원인과 피해 양상
- 토양 전염성 병해충 집적(청고병, 역병, 위조병, 균핵병, 선충 등)
- 토양 물리성(고상, 기상, 액상 균형 파괴), 화학성(pH, EC. ECC저하, 인산 및 칼슘 집적), 미생물상(유용미생물 감소, 병균 수 증가) 악화
- 유해 물질 축적(파라하이드록시안식향산, Alleopathy(타감작용) 축적)
- 유해 가스 발생(암모니아, 아초산가스 등)
- 토양 병해충 집적 및 생리생육 장해 발생
 
․ 연작 장해 대응 토양 관리
- 토양 전염성 병충해: 윤작, 밀기울 소독, 호맥, 불휘, 땅거미
- 토양 물리성 개선: 심경, 심토파쇄, 유기물 투여
- 토양 화학성 개선: 토양 검정에 의한 시비, 미량 요소 투여
- 토양 미생물상 개선: 퇴비, 유박 살포 후 미생물 투여, 깊이갈이
- 유해 물질 축적: 토양 소독, 윤작, 호맥, 옥수수, 클로버 재배
- 유해 가스 발생: 윤작, 심토파쇄, 흙향, 광합성균, SM 투여
 
․ 연작지 토양 친환경적 병충해 방제
- 경종적 방제: 답전윤환 및 적지 적작 재배, 윤작 및 간․혼작에 의한 피해 경감, 정식기 이동 및 저항성 품종과 대목 이용, 양질의 유기물 시용에 의한 방제, 심경으로 토양 생물상 개선
- 물리적 방제: 태양열 소독, 증기 소독, 담수 처리
- 생물적 방제: 미생물 유도 저항성, 비병원성균 접종, 길항균 이용, 휴한기 목초 재배로 유용 미생물 복원, 흙향, 청고탄, 키토나이스 투여
 
․ 돌려짓기(윤작): 여러 작물을 규칙적인 순서로 재배하는 것으로 생태적으로 다른 여러 종류의 작물을 재배해 지력 유지를 꾀함으로써 토양 양분의 균형을 유지하고, 작물 뿌리가 배출하는 독성물질이 뒷그루(後作) 생육을 저해하거나 병해충이 창궐하는 것을 감소시켜 작물이 건전하게 생육하고 수량이 안정화 됨
- 토양 유기물 공급과 유지: 양질의 토양 유기물이 작물 잔사(수확 후 남은 뿌리나 잎, 줄기 등)에서 만들어짐
- 질소 함량 증대: 콩, 팥, 알팔파, 클로버, 헤어리베치 등 콩과 작물은 유기물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뿌리혹박테리아로 불리는 질소 고정균이 공중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암모니아태 질소로 변환시켜 식물에 공급
- 토양 물리성 개선: 작물에 따라 뿌리의 분포가 다를 뿐만 아니라 미생물 활동을 촉진하는 물질을 분비해 토양의 투수성과 통기성 개선(알팔파와 클로버는 토양을 떼알(입단) 구조로 만드는 효과가 뛰어남)
- 토양 양분의 균형 유지: 화본과 작물은 양분 흡수량이 많은 반면 두과 작물은 질소를 공급하며, 근채류는 토양에 많은 양분을 남김
- 병해충 발생의 억제: 토양 미생물상과 토양 병해충 발생이 억제
- 잡초 방제: 작물에 따라 발생하는 잡초 초종이 달라 특정 잡초가 번성하는 문제가 적어짐
- 토지 이용률 향상: 전․후작을 적절히 조절해 시장의 수요 및 공급을 안정시키고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음
 
* 밀기울 처리를 통한 시설 채소 연작 장해 경감
  
․ 밀기울 처리 방법
- 2,000kg/10a의 밀기울을 고르게 살포
- 밀기울과 토양을 잘 혼합
- 측면에 롤비닐이 들어갈 고랑 조성
- 30cm 깊이까지 충분히 관수
- 전면이 잘 덮이도록 멀칭
- 고랑을 물주머니 비닐로 눌러 밀봉
 
․ 주의사항
- 밀기울 처리는 토양과 혼합 혐기조건(공기차단)에서 발효를 유도하는 것이므로 충분한 양의 물을 공급하고 롤비닐 혹은 흙을 이용해 비닐로 토양을 밀봉하도록 함
- 높은 탄산가스와 상당량의 약산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닐 개봉 후 충분히 관수하고 4-7일 후 정식해야 함
- 밀기울이 유기물이고 양분과 기존 양분이 그대로 이용되므로 추가적인 기비와 유기물 퉁입이 필요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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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 14:40 2014/11/16 14:40
아리요시 사와꼬가 쓴 <소설 복합오염>을 다 읽고 난 후 다음 구보씨의 하루를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뭐, 책이 나왔을 때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덜하진 않을 터이고. 아주 평범한 구보씨가 하루 동안 맞닥뜨린 복합오염이 대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알아보자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두고 잠자리에 들었던 구보씨는 7시에 맞춰 요란하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졸린 눈을 비벼대며 기지개를 켭니다.

 

“젠장, 또 하루가 시작되는 군.”

 

무선주전자에 수돗물을 받아 스위치를 올리고, 물이 끓는 동안 냉장고에서 계란 두 알을 꺼내 반수 프라이를 해 토스트기에서 튀어 오른 빵에 집어넣고, 다시 끓은 물에 커피믹스를 타내는 구보씨의 일련의 동작은 어제와도 같고, 그제와도 같습니다.

 

“오늘이 수요일, 이제 겨우 반이 지났군.”

 

서둘러 이를 닦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한 후 옷을 갈아입은 구보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 차에 오릅니다. 차는 빙글빙글 돌며 주차장 출구를 빠져나와 도로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벌써 도로 위는 차들로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음, 화장실은 회사 가서 보는 건데…”

 

조급한 마음이 든 구보씨는 차 앞 유리에 매달린 네비게이션을 켜 아침 뉴스 채널에 맞춥니다. 그리고 창문을 조금 열고 담배를 빼어 뭅니다. 휴우~. 맛나게 한 모금을 빨던 구보씨는 앞 차 배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꺼먼 연기를 무심코 바라봅니다.

 

“젠장, 어떻게 저런 차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거지?”

 

오늘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보통 1시간 내외면 도착하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으니까요.

23층에 위치한 사무실에 도착한 구보씨는 또 커피 한 잔을 탑니다. 일어난 지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피로감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어 조금은 여유롭습니다.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에 전원을 켜고 부팅이 되는 동안 어제 발표한 자료를 복사해 같은 부서 동료들에게 나눠줍니다. 상무에서 회장까지 극찬했던 사업기안입니다.

동료들과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해 얘기하고 나니 12시간 조금 못 됐습니다. 건물 맨 위층에 자리해 전망 좋기로 인근에까지 소문 난 구내식당이 문을 닫지 않았더라면 좀 더 일을 해도 되겠지만 지난주부터 시작된 내부 공사로 서둘러야 합니다. 구보씨네 회사에서만도 5백 명이 넘는데다가 함께 구내식당을 사용하는 K사, P사까지 모두 1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해야하니 말입니다.

 

“아, 오늘은 또 뭘 먹나?”

 

“요 길 건너 새로 개업한 백반집 어때요? 그 집 맛있다고 하던데.”

 

“그럴까? 백반이라면 가서 또 뭐 골라야할지 생각 안 해도 되니까 말이야.”

 

백반집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새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한 데다 맛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복날이라며 특별식으로 나온 추어탕과 꽁치김치찜은 여러 번 달라고 했을 만큼 인기가 좋았습니다.

오후에는 거래처에 들러야 할 곳이 여러 곳이어서 일이 마치면 그곳에서 바로 퇴근하겠다고 구보씨는 함께 점심을 먹은 부장에게 체인커피점에서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건넵니다. 부장은 두 달 전부터 담배대신 입에 물기 시작한 전자담배를 빼들며 그렇게 해도 좋다고 말합니다. 구보씨는 부장 몰래 씨익 웃음을 짓습니다. 서둘러 일을 마치면 평소보다 일찍 집에 들어갈 수 있겠다 싶어서입니다.

구보씨가 처음 들른 곳은 40m 높이 굴뚝이 우뚝 솟은 화학공장 M이었고 두 번째는 SF영화에서 봤을 법한 커다란 원통형 관들이 얽히고설킨 시멘트공장 S,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앞 두 곳과는 입구에서부터 에어샤워에 방진마스크며 방진복을 입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반도체 공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다닌 끝에 구보씨는 애초 목표대로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퇴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보씨는 모처럼 가지게 된 저녁 시간에 친구들과 만나 술을 마실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돌렸습니다. 내일이 금요일이나 토요일이라면 맘 놓고 술을 마실 수 있겠지만 목요일이니 여간 부담이 가는 게 아닙니다.

구보씨는 친구들과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 대신 집에 들어가 따뜻한 물에 반신욕도 하고 영화도 보며 요즘 새로 마시기 시작한 막걸리나 마시기로 했습니다. 막걸리라면 밥 대신 배도 채울 수 있고 안주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요.

구보씨는 집으로 가는 길에 대형마트에 들러 막걸리도 한 통 사고 안주로 할 훈제오리며 과자, 내일 아침 해장용으로 먹을 냉동건조된 즉석식품도 삽니다. 주말이 되기까지 아직 삼일이나 남았으니 이것저것 더 사야할 게 많겠지만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마트를 빠져나옵니다.

집으로 돌아온 구보씨는 욕조에 물을 받으며 아로마 향이 나 반신욕에 좋다는 오일을 풉니다. 눈을 감고 잠깐 잠이 들 정도로 몸을 푼 구보씨는 이틀이나 미뤄뒀던 설거지부터 합니다. 뭘 먹으려고 해도 담을 접시가 있어야지요. 수세미에 세제를 듬뿍 묻혀 거품을 내고 슥삭슥삭.

전자레인지에 훈제오리를 요리 한 후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막걸리를 들고 소파에 기댑니다. 깜빡깜빡 잠이 들며 막걸리 한잔에 오리고기 한 점, 또 막걸리 한잔에 과자 한 봉지를 먹던 구보씨는 시계바늘이 2시를 지나는 것을 보고 침대로 갑니다. 긴 하루가 그렇게 또 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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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1 15:15 2014/10/31 15:15
<토양 생성 ․ 특성 ․ 농업 이용 관리>
 
․ 농산물의 인식 변화:
 
price(가격) → quality(품질) → safety(안전)
 
 
․ 토양 생성:
 
모암(바위) → 모재(돌, 모래) → 흙
                 ↑                        ↑
             풍화작용            풍화작용
 
* 풍화작용: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풍화작용
 
․ 암석의 종류
 
생성위치
산성암(65~75) 
중성암(55~65) 
염기성암(40~55) 
 심성암
 화강암(granite)
 섬록암(diorite)
 반려암(gabbro)
 반심성암
 석영반암
 섬록반암
 휘록암(diabase)
 화산암(volcanic)
 유문암(rhyolite)
 안산암(andesite)
 현무암(basaslt)
 
 
․ 토양 생성과정과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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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성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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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13886&cid=42455&categoryId=42455

  
․ 토양의 특성
- 모래: 양수분 보유능은 적고 양수분 용탈양은 크다
- 미사: 양수분 보유능과 용탈양이 서로 비슷하다
- 점토: 양수분 보유능은 크고 용탈양은 적다
 
․ 좋은 흙의 조건:
- 떼알구조: 공기와 물을 알맞게 유지할 수 있음
- 물, 공기, 흙(양분 포함)이 25%, 25%, 40%, 여기에 유기물이 5% 가량 함유된 흙
- 경반층(트랙터, 경운기 등 농기계 사용으로 인해 딱딱해진 층)이 없는 흙
 
․ 토양개량의 목표:
- 물리성: 유효 토심, 경도, 지하수위, 토양유기물(2-3%) 등
- 화학성: pH, 유효인산, CEC(양이온 치환용량), 석회, 칼륨, 고토, 붕소 등
- 생물성: 유용미생물 등
 
․ 토양산도(pH):
- 산성화 요인: H+의 증가, 염기의 용탈 등(토양에서 수소 이온 방출, 유기물 또는 비료에 의한 산성화, 기후 요인 등)
- H+ ≥ Ca2+ 〉 Mg2+ 〉 K+ ≥ NH4+
- 산성토양에서 흡수하기 어려운 성분: 칼슘, 마그네슘, 붕소, 몰리브덴
- 산성토양에서 많이 흡수되는 성분: 알루미늄, 구리, 아연, 망간
- 알칼리성토양에서 흡수하기 어려운 성분: 철, 망간
- 토양산도가 중요한 이유: 양분과 수분의 흡수 저해, Al과 중금속 이온 유효도 증가, 양분 결핍, 토양 생물 활성 감퇴 등
 
- 토양유기물: 양분 및 물 간직 능력이 토양보다 10배 이상으로 지력에 큰 영향을 줌
- 퇴비 다양 시용 시 인산 과잉 축척
- 유기물 함량이 적은 경우 토양미생물, 천적 감소 등 영향
- 양분 불균형은 염류, 인산, 칼리 함량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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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1 17:56 2014/10/21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