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 첫 수확

from 11년 만천리 2011/08/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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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 첫 수확(8월 22일/흐린 후 맑음 20-30도)

 

며칠 새 더운 기운이 한 풀 꺾였다. 주구장창 비가 와서 그렇지. 그 덕에 제대로 된 무더위 한 번 만나지 못했으니. 좋아해야 하나? 아무튼. 꼭 새벽녘이 아니라도 이젠 10시가 되도 그닥 덥단 생각이 안 드니. 게다가 오늘처럼 구름이라도 낀다면. 열심히 낫질을 해도 목덜미에 잠깐 땀이 차도 금세 식는다. 다행이다. 일은 많은데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으면 며칠 못가 나가떨어질 터인데 말이다.

 

그래 한 서너 시간 낫질을 했는데도. 꽤 할만하다. 또 올 처음 도전한 여러 잡곡들 가운데 첫 수확까지 있으니. 멀리 청주와 완도에서 온 녹두가 주인공인데. 뭐 양이야 겨우 바지 주머니로 이쪽저쪽에 넣으면 끝이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심은 밭곡식들 가운데 처음이니. 녹두부침개는 못해도 밥에는 넣어 먹을 만하다. 그리고 메주콩이며, 서리태, 율무, 기장도 쑥쑥 잘 자라고 있으니. 크크. 올 겨울엔 맛난 잡곡밥을 먹을 수 있겠다.

 

모기(8월 23일/안개 후 맑음, 소나기 19-28도)

 

이틀째 서리태 심은 곳 풀베기를 한다. 다행히 새벽녘엔 덥질 않아 일하기가 수월한데. 문제는 모기다. 땀도 별로 나지 않는 데 어디서 그렇게 달려드는지. 등이며 팔이며, 여기저기 물려서 빨갛게 부풀어 오른 게. 보기에도 좀 그렇고. 무엇보다 가려워서 죽을 맛. 열심히 벌레 물렸을 때 바르는 약을 발라 봐도 그때 뿐. 조금만 덥다고 느껴지거나 옷깃이 스치면 여지없이 가려우니. 뭔가 대책을 세워야하긴 하겠는데. 바르는 퇴치약이나 스프레이? 팔찌도 있던데..... 일단 조금 덥더라도 두꺼운 옷으로 바꿔 입고. 그래도 안 되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찌해야할 지.

 

팥 심은 곳 풀베기 - 첫째 날(8월 25일/흐린 후 맑음 21-31도)

 

어제 낮 내린 소나기 핑계로 하루 푹 쉬었다. 이틀 내리 서리태 밭을 기다시피 일을 했더니 피곤했나보다. 새벽에 알람소리에 깨긴 했지만. 어제 비가 꽤 왔지, 하며 다시 잠에 빠진 건데. 순전히 핑계였다. 하지만 그렇게 쉬고 나니 몸도 가뿐하고. 모기에 물려 여기저기 벌겋게 달아오르고 가려웠던 것도 좀 나아졌으니. 팥 심은 곳 풀베기는 한층 수월하다. 글고. 모기 쫒는 스프레이도 잔뜩 뿌려서인지. 크크. 모기도 안 달려드니. 정녕 효과가 있는 걸까?

 

팥 심은 곳 풀베기 - 둘째 날(8월 26일/가끔 구름 23-30도)

 

주말에 비가 온다는 얘기에 마음이 급하다. 어차피 토요일, 일요일 쉬려고 맘먹긴 했지만. 다음 주부턴 다시 위쪽 밭으로 옮겨가야 하니. 오늘 중으로 팥 심은 곳 풀베기를 마무리해야 하니. 꼭 비 때문만은 아니기도 하다. 그래도 그렇지 새벽 5시 반에 나가 10시 반까지 겨우 10여분 쉬었나. 쉴 때도 낫질을 했으니 제대로 쉰 건 아니고. 암튼. 팔도 팔이지만 계속 쪼그리고 다녔더니 다리가 무겁다. 운동선수도 아닌 마당에 무슨 근력 기르기인지 원. 그래도 맘 놓고 주말에 푹 쉴 수 있게 아래쪽 밭이 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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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7 15:42 2011/08/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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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또 비가 내렸습니다. 처음엔 지나가는 소나기렸거니 했는데. 어째 내리는 폼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국지성집중호우. 불과 한 시간도 안 됐는데, 내린 양도 양이지만 어찌나 세차게 내리던지. 한달 내내 내린 비로 강바닥에 쌓인 모래를 파놓았던 게 다시 쓸려내려가고. 심지어 보(洑) 아래 깔아뒀던 돌을 다시 놓으려 한쪽에 치워뒀던 것도 굴러떨어지고. 9월까진 이렇게 지역별로 집중호우가 온다고 하던데. 대체 얼마나 더 비가 오려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아닙니다. 해서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것저것 통계를 보니.
 
어허. 이곳 춘천만 하더라도 글쎄. 8월 들어 비가 오지 않은 날이 겨우 4일. 7월 한 달은 11일이었습니다. 강우량은 7월에 무려 930mm가 넘었구요. 이러니 비 피해로 인한 사망 사고나 산사태 또는 침수, 범람 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지 않아도 연일 방송에서, 신문에서 떠들어대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물론 다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도 터졌고. 발을 동동 구르고 목을 놓아 자실 이름을 부르는 부모들을 보고 있자니. 왜, 무엇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자꾸만 반복되는 지. 정확히 알야야 합니다. 그래야 똑같은 실수나 방심을 방지할 수 있고, 무고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또 아이들 밥 먹이는 데엔 생난리를 치면서도. 그보다 수십 배, 수백 배 많은 돈을 잡아먹는 ‘걸레둥둥’이니 ‘걸레상스’를 밀어붙이는 짓거리를 더 이상 못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런 일이 해가 갈수록 더하면 더해지겠지 줄어들진 않을 터인데도. 보다 근본적인 성찰과 반성을 하기 보단. “방재개념을 재정립하겠다”느니, “방재관련 예산에 최우선 배정하겠다”느니 하면서 사후양박문식 말잔치만 벌이는 일들을 고칠 수 있으니까요. 하기야 홍수 예방이라는 되도 않는 속임수로 수십조 원을 삽질하는 데 쏟아 붇는 걸 보고 있으려면. 그나마 나온 말이라도 제대로 할지 걱정이긴 합니다만.
 
2.
무엇이건 ‘상품’으로 거래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태’까지 ‘상품화’되고 있다면. 뭐, 당연한 일이 아니냐, 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도 되는 걸까요. 고삐 풀린 망아지인지, ‘역사의 종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때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현실세계에 존재했던 ‘사회주의’가 몰락한 후, 전세계는 ‘자본화’라는 물결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무슨 기막힌 우연이었던가요.
 
이념은 달랐어도 ‘성장’과 ‘개발’만큼은 하나였던, 그래서 전지구적 생태 위기를 유발시키는데 일조했던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끝 간 데까지 상품관계를 밀고 나가는 자본주의가 최후 승자로 깃발을 꽂자마자. 돌연 ‘생태주의’ 사상이 급속히 퍼져나갔으니.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명령에 충실한 인간이 개과천선한 건가요. 아님 명령불복종인가요.
 
아무튼 ‘생태학적’ 사고와 행동이 낯설거나 가당치않은 이념 혹은 사상으로 치부되지 않게 됐으니. 한편으론 이 극적인 반전이 인류 역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에 기반한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반갑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또 다른 ‘성장’과 ‘개발’ 동력이라는 밑받침으로 재반전 되고 있는 걸 보면. 극적인 결말을 기대하기란 아직 이른가 봅니다.
 
3.
하루걸러 내리다시피하는 비를 피해 간간히 밭엘 나갑니다. 할 수 있는 한 석유로부터 먼 농사를 짓겠다고. 농약에 화학비료는 물론 작년부턴 비닐도 쓰지 않고 있으니. 올 해 처음 시작한 잡곡과 콩, 팥, 고구마를 제외하곤. 고추를 시작해 가지, 토마토와 같은 열매채소가 시들시들합니다. 그나마 고추는 예년에 비해 반에 반으로 줄여 심었고, 열매채소도 딱 반만 심어 다행이지요. 그래도 그렇지.
 
연일 내리는 비에 밭 한쪽은 여전히 물이 빠지지 않은 채 작은 웅덩이까지 생겼고. 풀이 무릎까지 올라왔는데도 발이 푹푹 빠지는 바람에 낫질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곳도 있으니. 가을 수확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그저 우리 먹는 것만 농사짓고 있다는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빨리 찾아오는 추석도 추석이거니와 한 달 내내 계속되는 비 때문에. 여기저기 농사짓는 사람들 한숨소리가 깊어지는 걸 보면. 과연 앞으로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둘 중 하나라도 돈을 버는 게 대책이라면 대책인데 말이지요. 하지만 무슨 일만 터지면 대책이라곤 그저 농산물 수입량만 늘리는 정부만 처다 보고 있으려니. 솔직히 농사를 제대로 지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다가도 그냥저냥 중국산 배추며 미국산 쌀 사먹게 낫질 않나 싶기도 합니다. 몸은 망가질지 몰라도 당장 마음은 편하니까요.
 
4.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 Y사이트 검색창에 ‘생태학’을 치니. 국내서적이 모두 179권이네요. 또 다른 온.오프라인 서점 ㄱ문고에선 이보다 조금 많은 215권이 검색됐는데요. 가만보니 대학 교재 수준인 이론서부터 아이들 동화책에 이르기까지. 이거 생각했던 것만큼이나 꽤나 다양한 책들이 보입니다. 또 책값이 3만원 훌쩍 넘는 양장본 번역서부터 6, 7천원으로 사 볼 수 있는 입문서에, 환경부 선정 우수환경도서, 문화관광부 추천 우수학술도서까지. 그야말로 <인간해방을 위한 생태학>(스테판 크롤 원작, 공해추방운동청년협의회 번역. 온누리. 1988)이란 책이 나오던 때하곤 격세지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책들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이나 ‘생태학’이란 ‘주의’, ‘이념’, ‘사상’, ‘철학’이 더 풍부하고 폭넓게 됐다는 걸 뜻하는 것일 터이고. 또 20세기를 지배해왔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성찰적 태도와 행동이 활발해졌다는 것이니. 쌍수들고 환영할만한 일이지요. 하지만 ‘나’ 수준에서, ‘지역’ 또는 ‘국가’ 수준에서, 크롤이 던지는 다음 물음에 올바른 답을 찾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 누구, 누군가에겐 물어보나마나 빤한 답을 내놓겠지만 말입니다.
 
아, 그리고 또. 아무리 책이 처음 나왔던 때를 감안해도 말이죠. 또 책 자체가 ‘생태학’에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생태주의 자연관과 사회인식, 그리고 그와 관련된 용어를 이해하기 쉬운 삽화를 곁들여 소개하는 입문서라 하더라도 말이죠. 아직까지도 이런 질문에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아니, 우리 사회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는 이해하지 못할 일들을 보고 있으면 말입니다. 여전히 이런 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또 읽혀져야 할 것만 같으니. 그저 헌책방에서만, 도서관에서만 겨우 찾을 수 있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진정 쓸모 있는 것인가 그리고 필요한 것인가?

내가 하는 일이 더욱 나아질 수 있는가?

나의 작업장에서 설비나 서비스의 부족은 없는가?

생산이 어떻게 하여 재조직화될 수 있는가?

작업환경의 개선이 필요한가? 작업 그 자체가 보다 즐겁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

내가 속한 노동조합은 이러한 질문에 관심이 있는가?

내가 속한 정당은 환경에 관하여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속한 환경그룹은 바른 실천을 하고 있는가?

나는 교통수단을 자전거로 대체할 수 있는가?

나는 친구, 이웃, 직장동료와 함께 자동차를 공동 이용할 수 있는가?

내가 구입하는 모든 물건들이 진정 필요한 것인가?

누군가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누군가 다국적 농기업에 이익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누군가 제3세계를 착취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구입할 만한 다른 더 좋은 상품이 있는가?

내가 지역단체를 도와줄 입장에 있는가?

내가 대안을 가진 소비자일 수 있도록 품목구입서를 작성할 수 있는가?

내가 스스로 경작할 수 있는 땅이 있는가?

그 외에 또 다른 할 일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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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4 13:11 2011/08/24 13:11

9일 만에 나온 밭

from 11년 만천리 2011/08/21 21:01
9일 만에 나온 밭(8월 19일/흐린 후 맑음 21-29도)
 
9일 만이다. 그동안 쭉 비가 온 건 아니지만. 비 오고 바로 밭에 나오면 흙이 질퍽질퍽. 해서 오늘에야 겨우 나온 셈이다. 물론 밭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심하고. 위쪽 밭은 그래도 비 오기 전 한 번 풀을 베줬더니 그나마 낫고. 아래쪽 밭은.
 
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 팥 심은 곳은 심으면서 풀을 고랑까지 다 매줘서 아직은 괜찮지만. 서리태 심은 곳은. 풀 사이 콩을 찾아야 할 판. 이리 재고 저리 잴 필요도 없다. 한쪽 구탱이부터 열심히 낫질 하는 수밖에 없고. 한 사흘 내리 일하면 정리가 좀 되려나.
 
헌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나. 내일은 제사라 꼬박 이틀은 또 못나올 것 같으니. 그래도 다음 주엔 비 소식이 없어 다행이다. 부지런히 나와 그동안 푹 쉰 거 벌충도 하고. 슬슬 가을 수확 준비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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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1 21:01 2011/08/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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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을 법으로 묶으려니 나오는 말은 아닐 터이고. 맞습니다. 어떤 일에 대해 두 가지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걸 빗대어 쓰는 말인데요. 법무부 장관이 되겠다는 사람이 위장전입이란 명백한 법 위반 사실을 시인해도, 기소는커녕 기어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의 최고 수장이 되고. 돈 없고 빽 없는 서민이 집 지키겠다고 망루에 올라가면 이유불문에 실형은 기본, 아비까지 죽인 패륜아가 되는 현실이 딱 들어맞을 겝니다. 그리고 여기에 또 웃긴 현실 하나를 더 들어보자면.

 
얼마 전, 전 세계 3천만 이상 교육자를 대표하는 EI(Education International, 세계교원단체총연맹)가 총회에서 긴급 결의안을 채택을 했습니다. 결의안에는 국제기준에 맞도록 교사들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권고뿐만 아니라, 정치후원금을 낸 교사에 대한 징계를 즉각 중지하고 기소를 철회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이 정도면, 입만 열면 ‘어렌지’를 남발하며 세계화, 국제화를 외치는 우리 정부로선 그야말로 ‘가오’떨어지는 일일 터인데. 쪽팔려서는 아닐 거고. 아마 깔아뭉개는 데 이골이 나서 일겁니다. 되레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로 정당 후원과 관련, 교사 1,363명을 기소했네요.
 
하긴 교사들에게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이번만은 아니었으니. 애당초 들을 턱이 없었겠지요. 수십조 가 넘는 경제유발효과가 있다고 자랑질하던 G20에서도 EI 회장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절했고. 2009년에도 EI 사무총장이 직접 우리나라에 와 유감을 밝힌 적도 있었거든요. 심지어는 UN 인권이사회 총회에서도 보고서를 채택했었습니다. 항의 서한도 보내고, 결의문도 채택하고, 보고서도 만들고, 면담도 요청했는데. 이거 야 원. 하나도 소용없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건 말입니다. 교사들에게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치후원금을 내라고 강요해 문제가 된 교장이 재임용 돼 다시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겁니다. 검찰은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도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교육청은 ‘경고’만 하는, ‘북 치고 장구 치는’ 사이. 보란 듯 교장에 재임용된 것이지요. 어디 이런 사례가 이것뿐이겠습니까. ‘정당 후원금은 불법, 국회의원 후원금은 합법’이란 해괴한 논리로 ‘무혐의’ 처분. 정당가입에 공천신청 혐의가 있음에도 민주노동당에서처럼 당원명부 제출 요구나 압수수색은 가당치도 않고. 교장이나 원장급 정도면 평교사와 달리 유야무야.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냈다고 기소된 교사들 현황을 보니. 글쎄 강원도에도 92명이나 되더군요. 전국적으로는 모두 1,318명이던데. 총 수사 대상 인원 가운데 공소시효가 지난 교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을 불구속이긴 하지만 모두 기소를 한 셈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문제는 앞으로 교과부가 이들 교사에 대해 징계를 하라 시.도 교육청에 통보할 것이 뻔하니. 가뜩이나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검찰, 법원과 싸우기도 힘든 판에. 교육청, 교과부와도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니. 이거야 첩첩산중입니다.
 
EI가 이번에 낸 결의안 내용을 보면 말입니다. UN, ILO(국제노동기구),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G20의 회원국인 한국 정부가 시민적 권리로서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는 ‘결사의 권리 보호와 결사의 자유에 대한 ILO 협약’, ‘교사의 지위에 관한 ILO/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권고’, ‘고등교육 종사자의 지위에 관한 UNESCO 권고’ 등 국제 조약을 준수할 의무를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라는 건데. 이거 참. ‘남이 하면 불륜’으로 치는 건지. 자기들이 가입하고 비준한 조약들은 통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아니지요. 꼭 이럴 때만 권력과 자본에 기대어 선 이들에게 면죄부로 쓰니. 이건 ‘내가 하면 로맨스’입니다. 
 
교사가 노동조합을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게 되기까지 무려 1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이들이 ‘빨갱이’란 소릴 들으며 학교 밖으로 내쫓기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싸워 쟁취한 노동권조차 ‘행동권’이라는 알맹이가 빠진 채이니. 자유로운 ‘정치활동’이란 지극히 정당한 또 다른 시민적 권리는 언제쯤 온전히 되찾을 수 있을런지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부디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되길 빌며, 더 이상 기본권을 가지고 교사들이 경찰서에, 검찰에, 법원에 들락날락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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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6 15:28 2011/08/16 15:28

이런 여름이 다 있을까(8월 10일/무더움 23-29도)

 

장마, 집중호우, 폭염, 태풍. 참말로 여름에 할 거 한 달 사이에 다 한다. 잡곡 농사짓기 다행이지 과수나 채소, 벼 농사지었으면. 모르긴 몰라도 속이 시꺼멓게 타 들어갔을 터이다. 아무리 하늘이 농사짓는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하다 싶은 게. 또 인간이 저지른 온갖 악행에 벌을 내리는 것도 이만저만해야지. 땅, 하늘, 바람, 비와 함께 농사를 이어가는 사람들에겐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 아닐 수 없으니. 그래도 어쩌겠나. 한 알 한 알, 더 정성껏 돌보고 살펴야지.

 

이제 아래쪽 밭으로(8월 11일/무더움 24-32도)

 

위쪽 밭 정리하는데 보름 넘게 걸린 것 같다. 비가와도 엔간히 와야지. 하루, 이틀 일하고 사나흘 쉬고 하니. 이건 당해낼 재간이 없다. 하루만 지나도 풀 자라는 속도는 무서운데 말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고구마며 옥수수, 고추 등 채소를 심은 위쪽 밭은 정리가 다 됐다. 물론 아싸라하게 포기한 곳도 있다. 그런데는 풀이 무릎을 지나 허벅지까지 자랐다. 군데군데 그 틈에서 콩도 자라고 옥수수도 보이긴 하지만. 나중에 아래쪽 밭을 다 정리하고 나면 모를까. 지금은 영.

 

아무튼 이제 내일부턴 아래쪽 밭으로 가야 하는데. 어이쿠. 또 비 소식이다. 주말에 비. 월요일 하루 쉬었다가 화, 수에 다시 비. 비. 비. 비. 이러다 8월에 비 안온 날이 열흘은 되려나. 예년보다 빠른 추석에 비까지 이리 오니. 과수며, 채소며, 심지어 벼농사까지. 여기저기서 우려 섞인 얘기들이 많다. 가뜩이나, 잡을 생각이 없는 건지, 잡을 방법을 모르는 건지.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데. 이러다, 대체 747 공약이 뭐였더라. 물가 상승률 연 7%, 농산물 수입 증가율 연 47%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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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5 09:42 2011/08/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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