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풀천지다. 오른쪽은 김을 맨 곳이고 왼쪽은 이제 호미질을 해야 할 곳>

 

풀로 뒤덮인 고구마 밭 - 넷째 날(7월 5일/무더움 23-33도)

 

밭에 나오자마자 고구마 심은 곳으로 가서 잠깐 물마시며 쉰 것 빼곤 돌아올 때까지 내내 풀만 뽑았다. 그래서일까. 무슨 정신인지 골목길에서 차가 나오는 게 뻔히 보이는데 서질 못하고 자전거로 들이받았다. 다행히 손가락 쪼금 까진 것 말곤 다친 데도 없고. 차는 쪼금 문짝이 들어간 것 말곤 부서진 것도 없고. 해서 전화번호만 받고 돌아왔다. 안 그래도 지치고 힘든데 사고까지 나니 피곤이 주체 없이 몰려온다.   

 

풀로 뒤덮인 고구마 밭 - 다섯 날(7월 6일/무더움 22-32도)

 

하루에 한 고랑씩 풀을 매니 진도가 영 나가질 않는다. 하지만 고구마 밭 외엔 급하게 일할 만한 곳이 없으니 만만디다.

 

풀로 뒤덮인 고구마 밭 - 여섯째 날(7월 7일/무더움 22-30도)

 

어제는 고추끈 묶어주고 오늘은 애호박, 토마토 지주끈 묶어준 것 빼곤 여전히 고구마 밭이다.

 

풀로 뒤덮인 고구마 밭 - 일곱째 날(7월 8일/차차 흐려진 후 비 22-30도)

 

드디어 오늘로 고구마 밭 고랑 김매기가 끝이다. 무려 일주일이 넘게 걸렸는데. 오후에만 나와 일을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맘 같아선 손 댄 김에 땅콩 심은 곳하고 참깨 심은 곳도 풀을 뽑을까 하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한두 방울씩 내리는 비가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비가 오는 탓인지 날도 금방 어둑어둑해지는 것도 같고. 훤해진 고구마 밭을 보니 맘도 느긋해지고. 해서 일지감치 자전거에 오른다. 

 

틈새(7월 9일/무더움 21-29도)

 

고추를 심은 곳은 신문지로 멀칭을 했기에 따로 김을 안 매줘도 되겠거니 싶었는데. 신문지 틈새로 난 풀이 어찌나 억센지. 손으로 대충 훑어낸다고 다 뽑아지지도 않고. 호미로 긁어내도 금세 또 자라니. 일일이 호미질을 할 수밖에 없다. 해서 어제까지 고구마 심은 곳 풀 잡느라 근 일주일이 넘게 호미질을 해 좀 쉬려고 했지만. 그리고 주말 비 소식만 아니었어도 호미를 잡지 않았을 터인데. 이틀은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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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1 19:34 2010/07/1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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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맛비가 온다고 하더니 해만 쨍쨍. 무더위가 기승입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 때문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기 춘천으로 와 맞는 세 번째 여름인데. 어찌된 게 해가 갈수록 더위에 익숙해지기는커녕 헥헥. 이거야 죽을 맛입니다. 그래도 집안에 가만히 있으면 어찌 좀 참을 수 있겠지만. 워낙 날이 더워. 꼭두새벽에 나가기도 하고. 햇볕이 사그라질 저녁나절에 나가기도 하지만. 밭에라도 나가 호미질을 할 때면. 큭. 거의 초죽음입니다.

 

2.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 다 한 여름에 돌아가셨더랬습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아마도 어려서였겠지요. 그때도 무척 덥다고 느끼긴 했지만. 지금처럼은 아닌 것 같았는데. 그리고 조금은 더 커서. 한 여름 제사 음식 준비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철없는 생각이었겠지요. 봄, 가을 좋은 날 두고 삼복더위에 돌아가신 두 분을 탓했습니다. 뻘뻘 땀 흘리며 전 부치랴, 나물 무치랴 정신없는 어머니 도와드릴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말이지요.

 

3.

처음 에어컨이라는 걸 접했던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합니다. 그게 아주 오래된 일이어서인 것 같지는 않고. 가만 돌이켜보면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실외기가 많이 보였던 건 아닌데. 지금은 자동차만큼이나 흔하게. 웬만한 집들은 다들 들여놓고 있지요. 그것도 거실에 하나, 방마다 하나씩. 지금 사는 아파트가 5층짜리에, 평수도 작은 데라 그래도 저번에 살던 곳보단 많진 않지만. 여기도 그리 만만치는 않습니다.   

 

4. 

요즘 풀로 뒤덮인 고구마 밭 때문에 품이 많이 듭니다. 웬만하면 해가 질 무렵이나 돼야 나가는데. 한창 자라는 고추며, 콩, 토마토를 손보느라 한동안 눈길을 주지 않았더니. 어느새 풀천지가 돼버렸더군요. 지금이라도 풀을 매주지 않으면 돌아오는 주말 장맛비에 난리도 아닐 것 같아 무리를 하고 있지요.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호미질 한 시간 만에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그래도 그렇게 일할 땐 힘들고 덥고 빨리 집에 가서 시원한 것 마시고 싶고 배도 고프고 하지만. 해가 지고 금방 또 시원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면. 또 그 시원한 바람을 자전거에 올라 한껏 온 몸으로 맞으면. 덥다는 생각, 금세 날아갑니다.

 

5.

여름을 맞아 에어컨 판촉이 치열합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던 것 같은데. 뭐라나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런 말이었을 겁니다. ‘올 해가 가장 더운 여름이다. 시원한 에어컨 들여놔라.’ 그리고 이런 문구도 있었던 것 같네요. ‘여름 날씨가 30도 미만이면 얼마를 돌려주겠다.’ 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네요. ‘7월 10일부터 8월 9일 최고 기온이 30도 미만인 날이 24일 이상일 경우 20만원을 되돌려 준다.’ 한참 더울 한 달 사이에 30도 미만인 날이 24일 이상이라. 뭐, 가만 생각해보면 되도 않는 조건이라 이런 거 보고 에어컨 살 사람이야 없겠지만서도.

 

6.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몇 해 전 어느 날, 아마 그 날도 할머니인지 할아버지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사를 지내러 중곡동엘 갔더니 어이쿠, 에어컨을 들여놓으셨더군요. 전에도 친척집이나 다른 친구 집에 다녀오신 후엔 에어컨을 사자는 말을 곧잘 하시긴 했지만. 곧 다가올 제사 때는 시원하게 에어컨 틀어놓고 음식준비 하려고 샀다는 말씀에, ‘그거 일 년에 며칠이나 쓴다고 샀댜’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요. 헌데 그거.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음식 준비를 하니. 이리 좋을 수가 있을까요. 참 사람 마음 간사합니다. 

   

7.

통계를 살펴봤습니다. 특별히 에어컨과 관련된 것들만요. 조사는 2006년도 실시 된 것 같아 보입니다. 작년이나 재작년 통계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몇 가지 눈여겨 볼만한 것들이 있으니 이만하면 됐습니다. 아무튼. 1985년에 에어컨 보급률은 가구당 0.02대였습니다. 그리고 TV가 가구당 1대를 넘어서던 1989년에도 0.09대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이 에어컨이란 게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1995년에 0.13대였던 것이 1997년에는 0.21대,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는 0.38대, 2006년에는 0.48대. 

 

8.

특별히 4,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에어컨은 연간 사용일수가 고작 55일(8월이 27일 차지하고 있네요)밖에는 되지 않는 걸로 나타납니다. 연간 사용시간은 255시간. 하지만 소비전력에 높아서일까요. 무려 439,591wh의 전기를 사용하네요. 반면 선풍기의 경우 사용일수가 거의 배(95일)에 가깝고 사용시간도 655시간이나 되는데도 고작 39,297wh밖에는 전기를 쓰지 않습니다.

 

9.

뉴스에 이런 얘기가 나오더군요.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 시간대, 흔히들 피크타임이라고도 하지요. 이 때 예비전력이 460만kw예비율 6.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전력 수요가 냉방 수요의 급증(17.5%)으로 지난해보다 11.8% 증가한 7천 70만kw 달하겠지만 공급은 3.7% 늘어난 7천 530만kw 그치기 때문이다. 

 

10.

앞서 살펴본 자료들을 가지고, 에어컨 사용 때문에 날이 더 더워지고 있다고 하면. ‘7월 10일부터 8월 9일 최고 기온이 30도 미만인 날이 24일 이상일 경우’처럼 말도 안 되는 것일까요. 그래요. 아직은 날씨가 더워져서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난 것인지, 에어컨을 많이 써서 날씨가 더 더워지는 것인지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처럼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름을 앞두고는 에어컨 장만하라고 부채질, 여름이 다 지나가고는 싸게 들여놓으라고 또 부채질. 이만하면 굳이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아도 왜 날이 갈수록 더워지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텐데. 아무튼. 잘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올 여름에 또 제사를 지내러 서울에 가면 에어컨 없이 음식 준비 해볼랍니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하셨던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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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8 13:14 2010/07/08 13:14

수확하는 맛

from 10년 만천리 2010/07/06 11:58

애호박 따기(6월 28일/무더움 19-31도)

 

진작부터 상추며, 치커리와 같은 푸성귀는 밥상에 올라왔고. 지난주부터는 풋고추도 먹었고. 드디어 오늘부터는 애호박을 시작으로 오이며, 수박, 방울토마토를 차례로 수확할 수 있겠다. 덕분에 당분간은 부식비도 조금은 줄겠다.

 

* 이번 주 할 일(주말에 또 장맛비가 온다고 하니 금요일까지 마쳐야 할 듯)

- 참깨 심은 곳 풀매기

- 부쩍 자라고 있는 오이, 호박, 토마토 부지런히 지주끈 묶어주기

- 고구마 밭 고랑 풀매기

* 먹을 수 있는 건 그때그때 가져올 것

 

참깨(6월 29일/무더움 20-28도)

 

하루 종일 날씨가 우중충하다. 장맛비가 내리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잔뜩 낀 안개가 저녁이 늦도록 걷히지 않더니. 결국 해가 지면서 한두 방울 비까지 내리니. 정말 꾸물꾸물하다.

 

요즘은 쉬엄쉬엄 일을 하느라 저녁엔 밭에 나가지 않고 아침에만 서너 시간 풀을 매다 온다. 오늘도 새벽녘에 나가 늦게 자라고 있는 고추들 지주끈도 묶어주고. 콩 밭이며, 팥 심은 데도 둘러보고. 또,

 

참깨와 들깨는 작년에 이어 올 해도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다. 무슨 이유인지 아직 파악도 못하고 있으니. 그래도 두 번이나 심었는데도 어느 한 곳 싹이 나질 않은 들깨대신 고맙게도 참깨는 날이 더워질 무렵 뿌려둔 것들이 싹을 냈다.

 

해서 풀도 매주고 제법 자란 것들은 속아줬는데. 아무래도 한 사나흘은 더 꼬박 일해야 할 듯.

 

<오늘 하루 수확한 것들>

 

수확하는 맛(6월 30일/종일 안개 20-28도)

 

종일 안개다. 얼핏 봐선 금방 비가 올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짙은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는 게다. 차라리 비라도 오면 좋으련만. 비는 오지 않고 햇빛만 가리고 있으니. 영 도움이 안 된다. 안개도시 춘천. 딱 맞는 말이다.

 

단호박 2개, 애호박 2개, 풋고추 한 봉지, 상추, 치커리, 방울토마토 또 한 봉지. 이제 수확하는 맛이 조금이 난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더 하겠지만. 장만 전에라도 오늘처럼만 나온다면야 밭에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겠다.

 

풀로 뒤덮인 고구마 밭 - 첫째 날(7월 1일/차차 흐려짐 21-32도)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날이 꾸물꾸물하다. 또 후덥지근하다. 비가 오면 좀 시원해질까.

 

고구마는 줄기를 뻗어 풀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작물이라 풀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중간에 죽은 고구마들을 다시 심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줄기를 뻗지 못했다. 덕분에 풀이 줄기 사이사이로 어찌나 많이 자랐던지. 또 고랑에도 억센 풀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빨리 손을 써야 할 지경이다.

 

장맛비만 아니면 사나흘 꼬박 고구마 심은 곳에 매달려 풀을 잡고 싶지만. 어쩌겠나. 장마라고 주구장창 비만 오는 게 아니니. 틈틈이 밭에 나오면. 참깨 싶은 곳과 고구마 심은 곳을 먼저 들러야겠다.  

 

깜짝 선물(7월 3일/흐림 23-28도)

 

새벽까지만 해도 비가 오는 것 같더니. 잔뜩 흐리긴 했어도 비가 그쳤다. 예보를 보니 가끔 소나기가 오긴 해도 당분간 장맛비는 없겠다고 한다. 해서 오후 늦게 밭으로 향한다. 비가 오고나면 이것저것 해야 할일이 많기에.

 

매일 같이 밭에 나오기는 하지만. 어쩌다 지나가는 이들이 말을 걸지 않으면 거의 세 시간 혹은 다섯 시간 가까이 혼자다. 잠깐씩 쉬어가며 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일할 때도 그렇고 쉴 때도 그렇고. 심심하단 생각이 가끔은 들기도 한다. 헌데.

 

오늘은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같이 사는 짝지가 밭에 온 게다. 며칠 전에 한 번 왔으면, 하고 얘길 하긴 했지만. 한참 지주끈을 묶어주고 있는데 저만치서 모습이 보이자. 겉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어찌나 반갑고 좋던지.   

 

모처럼 둘이 시금치도 뽑고 열무도 뽑고. 오이도 따고 방울토마토도 하나씩 먹고. 비록 한 시간 반이 넘게 걸렸고. 또 집에 가는 데는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늘은 깜짝 선물을 받은 날이다. 

 

풀로 뒤덮인 고구마 밭 - 셋째 날(7월 4일/차차 흐려짐 21-32도)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고구마 밭에 김을 매주는데. 틈틈이 참깨 심은 곳에도 풀을 뽑고. 지주끈도 묶어야 하니. 또 저녁나절에만 잠깐 나와 일을 하니 진도가 통 나가질 않는다. 다행히 장마가 잠시 물러나 비가 오질 않아 조금씩이라도 매일 일을 하니 낫긴 하지만. 주말에 다시 비가 온다고 하니 다른 일 제쳐놓고 이것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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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6 11:58 2010/07/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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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from 10년 만천리 2010/06/28 10:20

팥 심은 곳 초벌 김매기 - 셋째 날(6월 21일/무더움 20-29도)

 

며칠 딴 곳에 신경 쓰다 겨우 또 팥 심은 곳으로 왔다. 이제 하루, 이틀이면 끝날 듯 하니 쉬엄쉬엄해도 될 터이지만. 얼른 끝내고 좀 쉬고 싶은 마음에 아침에 두 시간, 저녁에 또 두 시간을 꼬박 호미질이다.

 

쉬엄쉬엄(6월 22일/맑음 16-27도)

 

5월과 6월, 근 두 달여 동안 모종심고, 씨앗심고. 김매고 또 김매고. 풀 뽑고 또 풀 뽑고 나니. 이제 어느 정도 쉬엄쉬엄 일 해도 될 만하다. 물론 아직도 김을 매줘야 할 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웬만한 작물들이 이젠 풀보다도 빠르게 자라고 있으니. 장딴지에 쥐가 날 정도로 호미질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해서 모처럼 내일과 모래 걷기여행도 계획을 했고. 주말엔 장맛비도 온다고 하니. 좀 이르긴 해도 휴가 기분이 날만도 하다. 하지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 없다. 슬슬 지주를 타고 오르는 호박이며, 오이도 튼튼히 묶어줘야 하고. 고추끈도 한 번씩은 매주고. 옥수수 심은 곳도 한 번씩 더 풀을 잡아줘야 한다. 그래도 이정도면 정말 쉬엄쉬엄할 만하다.    

 

장마(6월 25일/무더움 18-33도)

 

이틀 걷기여행을 다녀왔더니 주말부터 장맛비가 내린다고 한다. 물론 급한 일이야 없긴 하지만. 장마가 시작된다는 말에 마음이 급하다. 배수로는 괜찮은지도 살펴야 하고. 지주도 다시 튼튼히 세워야 하고. 지난주에 다시 심은 고구마 밭에 풀도 한 번 매줘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마음만 급할 뿐 몸은 천근만근. 오후 늦게야 겨우 밭에 나와 콩 심은 곳 풀 조금 뽑고. 지주끈 묶어 주고. 며칠 수확하지 못했던 상추며, 고추, 깻잎을 따고 나니 금세 어둑어둑. 아무래도 주말동안 일단은 푹 쉬고. 계획을 다시 짜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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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8 10:20 2010/06/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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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고 또 매고

from 10년 만천리 2010/06/22 20:36

팥 심은 곳 초벌 김매기 - 첫째 날(6월 16일/안개 후 무더움 18-28도)

 

비교적 늦게 싹이 나는지라 그러려니 싶어. 아예 관심도 안 뒀는데. 어느새 팥이 싹을 냈다. 무심한 농부 덕에 다른 풀들 틈에 비집고 올라온 걸 보고 있자니.

 

고추대를 세웠으니 장맛비가 오기 전에 끈을 한 번씩은 묶어줘야 하고. 감자며, 서리태도 북주기를 해줘야 하고. 땅콩 심은 곳도 풀을 매줘야 하지만.

 

이, 삼일은 팥 심은 곳 초벌 김매기를 해야겠다. 다른 곳이야 한 번씩은 매줬고, 어떤 곳은 두 번씩도 풀을 잡았으니. 여기가 급한 곳이 아니겠는가.

 

팥 심은 곳 초벌 김매기 - 둘째 날(6월 17일/안개, 무더움 20-28도)

 

오전에는 땅콩 심은 곳에 잠깐 풀을 매주고. 오후에는 역시 잠깐 호박, 오이 지주대에 끈을 묶어준 것 빼곤. 어제와 마찬가지로 팥 심은 곳 김매기에 손바닥 물집이 잡혔다.

 

고구마 다시 심기(6월 18일/무더움 21-33도)

 

어찌된 게 올 해는 두 번 심는 것들이 있다. 먼저 땅콩이 그랬고. 오늘 아침에 심은 고구마가 그렇다. 수수도 싹이 나질 않아 다시 심어야 하지만 때를 놓쳤으니.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비가 온다는 예보만 믿었던 게 탈일까. 때를 맞추지 못한 게 탈일까.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고구마도 심고 어제, 그제 김매기를 했던 팥 심은 곳 풀도 매주고. 저녁에 다시 밭에 나가 또 팥 밭 풀매주고. 쉬엄쉬엄 고추끈도 매주니. 모르긴 몰라도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 금방 간다. 

 

 

<요즘 밭 풍경>

 

메주콩 북주기(6월 19일/안개, 흐림 22-27도)

 

온다는 비가 오락가락이다. 어제 저녁에도 비가 잠깐 오는 것 같더니 금방 그치고. 오늘 아침에도 이슬비가 내리는 것 같더니 이내 그치고.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마냥 구름은 잔뜩 인데. 통 시원스레 비는 오지 않는다. 해서 어중간한 시간에 밭에 나가 어느새 훌쩍 자라고 있는 메주콩 북주기를 하는데. 온도는 높지 않지만 습도 때문인지. 세 시간도 채 일하지 않았어도 온 몸이 땀에 젖고. 가져간 물도 다 떨어지고. 배도 등가죽에 붙는 것 같아. 또 오후엔 소낙비가 온다고도 하니. 1시 조금 넘어 집으로 돌아오니 완전 기진맥진이다.   

 

채소밭 김매기(6월 20일/무덥고 가끔 비 21-28도)

 

장마전선이 올라온다더니 어째 비가 찔끔찔끔 이다. 하늘만 봐선 폭우라도 쏟아질 것 같지만. 잠깐 소낙비만 내리고 만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아침부터 잔뜩 흐려있었지만 낮에 조금, 아주 조금 흩뿌리더니 이내 해가 얼굴을 내민다.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어느 정도 풀을 잡아놔야 하니. 되레 시간을 버는 셈이긴 하지만. 엊그제 심어놓은 고구마가 걱정이어서. 장맛비가 내려야 하는지. 좀 더 있다가 내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아침나절 소낙비를 피해 느지막이 나와 한참 더워질 때까지 채소밭에 풀 뽑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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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2 20:36 2010/06/2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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