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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부한다는 동명이... (8) 2007/04/25
  2. 아내 차 바꾸다... 2007/03/16
  3. 가출의 계절... (5) 2007/03/06
  4. 아내의 생일 (6) 2007/03/06
  5. 설은 잘 쇠고... (3) 2007/02/20
  6. 진보적인 아들.... (11) 2007/02/15
  7. 윗집-부담이라도 좀 느껴야... (7) 2007/02/09
  8. 대박... (11) 2007/02/06
  9. 대학입시도 끝나고... (11) 2007/01/29
  10. 부모님께... (13) 2007/01/10

요즘 들어 동명이가 공부를 하겠단다.

그래서 학교 끝나면 학원으로 가고, 학원에서 자습하다가 수업하다가 학원 끝나고 집에 오면 밤 1시쯤 된다.

아내는 동명이가 집에 들어오는 거보고, 먹을거라도 좀 챙겨주고 잠들었다가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6시에 집을 나서는 동희를 또 챙겨줘야 하는 수퍼엄마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산오리가 좀 거들어주고 싶은데, 산오리는 12시를 넘기지 못하고 잠들고, 5시에 일어나 운동하러 나가니까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동명이가 새벽 1시나 1시 반에 들어오도록 공부를 한다는 건 무리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요즘 아침에 학교 갈때나 주말에 학원에 데려다 줄때 얘기를 하게 되는데,.....

이 놈이 대학을 가겠다고, 그것도 법대를 가겠단다.

그러면서 어느날 하는 말이

- 아빠, 00대 법대 들어가면 차 사줄래?

=가능성 있는 야그를 해라, 자샤... 들어가면 사주지... 근데 법대 가서는 뭐하게?

- 검사 해야지.

= 헉,, 검사는 아무나 하냐? 근데 왜 갑자기 검사?

- 멋있잖아.. 그리고 내 아들한테도 검사 아빠가 필요해.

= 그건 또 뭔 말이냐?

- 아빠가 검사라고 하면 누구도 무시하지 않거든...

= ...... (아이구 하튼 좋은 건 배우고 다닌다)

 

검사되겠다고 공부한다는 놈이 가만히 놀건 다 놀고, 할 짓은 다 하고 다닌다.

이런 저런 핑계대고 학원 빼먹기도 일쑤고, 친구들과 몰려 다니는 것도 여전하고,

옷 사달라, 카메라 사달라, 해 달라는 것도 많다.

 

그래서 이놈과 요즘은 논쟁(?) 이 심하다.

= 야, 너는 공부하겠다면 공부를 하고, 그렇지 않고 놀겠다면 노는 것으로 확실히 방향을 정해라.

- 아이, 공부해서 법대 갈거라니까...

=그렇게 공부하겠다고 하는 건, 엄마한테 보이기 위한 거 밖에 안되는거 같은데, 공부하는 걸 안보여줘도 되니까 그냥 놀겠다고 하는 건 어떠냐?

- 아빠는 왜 아들을 안믿어? 공부하겠다고 하고,,, 또 열심히 하거덩... 이번 중간고사에서 모든과목을 1등급으로 만들어 놓을 테니까 두고봐..

= 아이구 자식아! 다른 친구들은 전부다 시험지 백지를 낸다더냐? 아직도 아빠의 약속은 유효하다. 니가 학원때려치우고 공부안하면 과외비와 학원비 다 모아 두었다가 나중에 졸업하고 나면 그거 줄테니까 혼자서 독립해라!

- 싫거든....

= 그럼 짜샤...공부한다고 학원비 다대주고, 논다고 노는거 다대주고... 사는거 다 사주고... 그건 부모를 우롱하는 거야, 이렇게 가다가는 언제까지 너 밑이나 닦으라는 거야?

- 아빠, 아빠는 자식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 거 아냐?

= 책임은 고등학교 졸업할때 까지만 지면 되 임마. 그 이후에는 네가 알아서 해라.

- 그건 안되지..

 

어쨌든 진전은 없고, 이 수준에서 맴돈다.

 

그러다 보니 이즈음에는 슬그머니 이 자식도 미워지기 시작한다. 어차피 공부는 안될거 같아서 그냥 하고 싶은거 하고 놀고, 그다음에 자기 맘대로 알아서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라 나이 먹어서도 부모가 책임져 달라고 하는 걸 보면,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공부한다는 것도 부모한테 '보여주기' 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를 자퇴하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그냥 공부라도 하고 있겠다는 게 속편한 노릇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이 먹어 갈수록 점점 골칫덩어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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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5 12:38 2007/04/2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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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달 전부터 아내가 차에 관해 해 왔던 얘기를 대충 정리해 보면...

 

- 사장 사모님이 차를 바꿨는데, 사장과 사모님이 아내의 차를 그차로 바꾸라고 한다.

- 아내가 타고 다니는 중고 차값을 물어봤는데, 얼마를 주겠다고 하더란다.

- 차에서 자꾸 무슨 소리가 나고, 고장이 난다.

 



아내는 차 소리도 엄청 심하고, 출발하거나 정지할때 울컥울컥 하는데다가 이제는 히터까지 안된다 고 불안해 했다. 그래서 산오리가 카센터에 가서 손봐 올테니까 내차를 가지고 출근하라고 했다.

 

평소 차 수리를 맡기는 카센터로 차를 몰고 가다가 중간에 신호를 기다리느라 섰는데, 엔진회전수가 엄청 높아진다. 그참 이상하다, 중립에 놓고 서 있으면 엔진회전이 떨어져야지 왜 더 올라가지? 그러면서 엔진온도는 올라가지 않고...

 

카센터에 갔더니, 카부레타가 고장나서 냉각액이 다 새고 없단다, 그러니 엔진 회전수 높아지고, 히터도 가동이 안되고 전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카부레타 바꾸고 오일 갈고해서 손을 봤다.  그런 상태로 조금 더 운전했으면 엔진이 눌러 붙어서 돈꽤나 들었을 거라고 한다. (가끔 손 좀 봐 가면서 타고 다니지...으이그..) 운전중 소리 나는 것은 또 어느게 좀 문제가 있는데, 부품을 구해오면 수리하자고 했다.

 

그러고 한 일주일이나 지났나 모르겠다.

갑자기 아내가  전화하더니 "당신이 얘기했던 그 사람한테 차 견적 좀 보내 달라고 해라"고 했다.

('당신이 얘기했던 그사람'이란 당의 지역위 전위원장을 이** 위원장을 지칭한다. 그동안 차 얘기가 나올때면 내 차 살때도 당신 맘대로 사는 바람에 현대차 영업을 하고 있는 이 위원장한테 미안하니까, 당신 차를 바꿀때면 이번에는 그쪽을 통해서 차를 바꾸라고 수도 없이 얘기해 두었더랬다.) 

 

그러마고 연락해서는 견적 보내줬다는데, 그리고 그견적을 보고 아내는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제법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견적을 받는 순간부터는 산오리나 아내의 의도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이 위원장은 토요일 그 바쁜 일정을 치르고 있으면서도 '차를 보러 오라'고 했고, 아내는 귀찮음을 드러내 놓고 얘기했지만, 남편이 아는 사람이라 그런지 따라 나섰고, 영업소에 가서 차를 둘러 보았고, 그리고는 사겠다고 결정을 했다.

 

그 이후의 진행은 일사천리란 말이 딱 들어 맞겠다. 그리고는 어제 저녁에 차를 받았단다.

 

그나마 이번에 차 사는 과정에서는 아내가 이런저런 사전징후들을 많이 보여준 것이

그동안의 일처리에 비해서는 달라진 것이라면 달라진 것일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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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6 14:12 2007/03/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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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의 계절...

from 나홀로 가족 2007/03/06 16:07

하루가 멀다 하고 친구를 데려와서 놀다 자고 가는 바람에

아내도 짜증이 나지만, 그렇다고 몰려 오는 놈들을 박절하게 내쫓지 못해서

동명이 방에는 항상 시커먼 놈들이 그득하다.



잠자려고 누웠더니, 아내가 들어와서는...

 

"동명이 친구 가출한 놈 또 한놈 데리고 왔네..."

"어쩌겠어, 그냥 재우고 먹여야지.."

 

동명이 방에 갔더니, 자주 보지 못한 놈이 하나 와 있다.

"너는 엄마와 싸웠냐? 아빠와 싸웠냐?"

"둘 다와 싸웠어요..."

뭔 말을 더 하랴...

 

아침에 학교 가는데, 교복도 없으니까 동명이 체육복 입혀서

산오리가 학교까지 차에 태워다 줬다.

가는 길에 물었다.

 

"야, 니네 부모님 연락 안왔냐?"

"친구들한테 전화하고 난리죠."

"걱정되겠다,..."

"학교 자퇴시켜버리겠다고 겁주고 있어요.."

"그럼 학교앞에서 너네 부모님 기다리고있는거 아냐?"

"그럴지도 몰라요."

"그럼 동명이네서 재워줬다면 부모님이 동명이한테도 뭐라 하지 않을까?"

"걱정마세요, 찜질방에서 잤다고 할테니까요.."

".........."

 

동명이가 거든다.

"짜증나...."

"왜?"

"아침 6시에 얘네 집에서 전화 왔잖아.."

"그래서 뭐라 했어?"

"안받았지, 잠자는 시간에 그전화를 내가 왜 받어?"

"으이그...."

 

어제밤에 늦게 들어온 동명이에게 물었다.

"네 친구는 어떻게 됐냐?"

"내가 설득해서 집으로 돌려 보냈어..."

"야, 너 능력있다...ㅎㅎ "

"오늘 수업시간에 세계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고2는 가출의 계절이래..."

"그래서? 또 가출하고 싶냐?"

"그건 아니고, 하튼 선생님도 고2때 가출했는데, 집에서 아무도 가출한 것도 몰라서 알아서 들어갔대나 어쨌대나...푸하하하."

"꽤나 재밋겠다, 자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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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6 16:07 2007/03/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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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

from 나홀로 가족 2007/03/06 15:59

어제 아침상에 미역국이 나왔다.

밥 다먹고 났더니 아내의 한마디...

 

"오늘 나 생일이야...."



직접 미역국 끓여 밥상에 올리고서,

또 직접 자기 생일이라고 해야 되는게 산오리네 집이다.

그래서 나홀로 가족이다.

 

집을 나서면서 산오리가..

"동명이랑 같이 저녁이나 먹지..?"

"아니, 살빼야 돼서 저녁 안먹을 거야.."

"............"

 

출근해서는 저번에 한팀원이 아내 생일이라고 꽃배달시켰던게 생각나서

그 팀원한테 어떤게 좋은지 물어서는 꽃바구니와 케잌을 아내의 사무실로 배달시켰다.

 

그리고 오후에 전화가 왔다.

"꽃 배달 시키신 분 맞으시죠?"

"네..."

"받느시는 분에게 연락했더니 집으로 배달해 달라고 하네요."

"네.... 그렇게 하세요."

 

사무실에 배달시켜서 사무실 사람들이랑 케잌이라도 나눠 먹으라고 보냈는데,

그마저도 거절당했다.

전화를 걸었다.

 

"꽃배달 보냈는데, 왜 집으로?"

"무슨 꽃배달이야... 민망하게... 사무실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그래도.. 케잌이라도 나눠먹으라고..."

"케잌 있다는 야그는 안하던데.."

"알았어.."

 

당에서 간만에 회의하고 뒷풀이 하다가 집에 가서 동희와 셋이서 케잌을 잘랐다.

동명이는 학원에서 더 늦게온다고...

 

아내의 마지막 한마디는...

"무슨 꽃이야... 그냥 돈으로 줘!"

"돈 주기는 싫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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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6 15:59 2007/03/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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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 잘 쇠고...

from 나홀로 가족 2007/02/20 15:03

일년에 두번씩 돌아 오는 추석과 설은

결혼한 여성들에게도 무서운 날이지만,

나이 먹어가는 남성들에게도 그리 좋은 날만은 아니다.

 

최근 들어 여기저기 인사 다니는 일은 줄어들었지만,

부모님 집에 가기 전부터 아내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음식 만드는 동안에도 여성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어머니와 아내들...)

음식 만드는 거야 따지고 보면 그렇게 많은 일은 아닌데

(어머니가 재료 준비 다 해 놓고, 전 부치는 정도인데도 그 양이 많기는 하지만,...)

여성들은 그 자체가 싫고, 하기 싫은 일이다.

그래서 아내는 아예 음식도 각자의 집에서 조금씩 만들어가자고 얘기해야겠다고

그랬는데, 여성들한테 얘기라도 꺼냈는지 모를일이다.

  

명절 당일날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지내는 차례는

오히려 여성들에게는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에

남성들에게는 고역이다.

나이 어릴 적에야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색다른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와 즐거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먹는 거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오고,

설이라고 그 먼 친척들 가운데 연로하신 노인들이나, 어린애들에게 약간의

세뱃돈을 줘야 하는 부담도 있다.

 



트럭 짐칸에 짐짝처럼 타고선 이집 저집을 몰려 다녀도

그저 즐거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서너명씩 승용차를 타고 다녀도 즐거운 마음이 별로 없는 것이다.

 

그나마 시골동네에서 함께살았던 시절이 있고,

공유할 추억도 있는 어른들은 그나마 낫겠지만(40대 초반까지쯤 되겠다.)

30대 이전의 젊은 친구들에게는 어른들 쫓아 다니는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 젊은 사람들의 바람을 헤아렸는지는 모르겠는데,

지난해 부터인가 여섯 집을 돌아 다녀야 할 차례를 네집으로 줄였다.

그러려니 했는데, 이것도 어른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고,

네집으로 줄인 아재를 향한 불만과 불평이 엄청나더라.

그 아재 없는 곳에서 그러지 말고, 올 추석부터는 그냥 그집에 가서

차례 지내겠다고 얘기하고 가면 되지 않느냐고 산오리가 얘기 했더니,

어른들이 그런 억지 쓰지 말라고 하신다.

돌아오는 추석에는 어찌하나 두고 볼 일이다..

 

명절에는,

그냥 자기네 부모한테 가면 안될라나.

딸이고 아들이고, 친가 쪽에 모여서 차례지내고 놀고, 먹고....

남자쪽이든, 여자쪽이든 한쪽에 갈 곳이 없다면,

같이 다른 한 쪽으로 가면 될 것이고....

부부이기때문에 같이 다녀야 하는 것만 없애면 간단할 거 같은데.

우리 집부터 시작해 보자고 하면,

아마도 아버지는 '다 불싸질러 버리겠다'고 하시겠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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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0 15:03 2007/02/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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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식탁에 동명이의 상장이 놓여 있다.

1학년 종업식 한 건 알고 있는데,

이 놈이 왠일로 상장을 다 받았을까?

 

그냥 상도 아니고 진보상을 받았다니..

기특한 아들놈이다..ㅎㅎ

요즘 학교에서는 진보적인 학생에게 상을 주나 보다.

그렇다고 이 자식이 진보적인 걸 보여 줄게 없는데... 



 

더구나 미술에서 진보상이라니 무슨 진보적인 그림을 그리기라도?

밥상에서 물었다.

"야 똘, 너 미술을 뭘 잘해서 진보상을 받았냐? 진보상이란게 뭐냐?"

"시험성적이 올랐다고 주던데..."

"헉...."

 

성적이 진보하는구나....

그걸 보고 맨날 떠드는 '진보'를 연상한 애비라고는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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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5 16:32 2007/02/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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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 많아지는데,

그러다 보니, 짜증나는 일이 하나 있더라.

윗집에서 들리는 소음이 장난아니라는...

쿠당탕탕...댁대그르르...찌~~~익...콰당...당당당당...쿠쿠쿠....

하튼 이런 소리들이 쉴새 없이 크게도 들리는 거다.

 

'어린애 키우나 보다' 그러고 참고,

'애들이 클때 다 그러지뭐' 그러고 참고...

 

아내한테 '넘 시끄럽지 않어?' 했더니,

'뭐 그런걸 신경쓰냐?' 고 하고...

 

근데, 밤 12시에 잠자려고 누워도 그 놈의 소리는 여전하다.



혼자 밥 챙겨 먹으려고 하는데, 우당탕탕한다.

그래서, 윗층에 올라갔다.

초인종 누르고 기다렸더니, 젊은 아줌마가 나온다.

아줌마 뒤로는 여전히 뛰고 있는 애도 하나 얼핏얼핏 보인다.

 

"저 죄송한데요. 저 아래 층에 사는 사람인데요...."

"네???..."

"저도 애들 키우는 사람이라 이런 부탁 드리고 싶지는 않은데요,  

애가 너무 뛰어서 좀 덜뛰게 해 주십사 하구요...

낮에는 상관 없지만, 늦은 밤이나 휴일에는 조금만 주의를 주시면 좋겠어요."

"네? 그래요?(완전히 전혀 몰랐다는 표정이다.) 좀 덜뛰도록 주의시킬게요..."

"네..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내려왔다. 내려오자마자 쿠당콰당은 여전했다.

 

그래도, 애가 그렇게 뛰고 있고, 아랫층의 누군가는 괴로워 하고 있다는 건 좀 알았으면 좋겠다.

근데, 그 아줌마 표정이나 대답으로 봐서는 그런 피해를 입을 것인지조차 생각도 못하고 있는 거 같았다.

 

이사도 많이 다니고, 오랫동안 아파트에 살아왔지만, 윗층에 가서 좀 조용해 달라고 부탁한건 처음이다. 나도 애 키우고 사내 놈 둘이다 보니까 좀 시끄럽고 뛰고 난리를 쳤으니까.... 심지어 이집에 이사온 뒤로 동명이가 브레이크댄스 연습을 마루에서 해서(그 물구나무서서 도는것), 돌다가 콰당 넘어지는 충격으로 아랫집에 걸려 있던 액자가 떨어졌다고 그집 할아버지가 올라왔단다.(나중에 듣고 명절 즈음에 과일 한박스  들고  내려가서 백배 사죄했는데, 액자가 떨어졌는지는 모르겠다.)

액자는 우리 집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어느날 잠자고 있는데, 무슨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깨서  봤더니 아무런 흔적이 안보였는데, 마루에 걸려 있던 액자가 떨어져서 소파 뒤의 나무에 걸려 있었다는...액자에 못을 박아 쇠졸을 묶은 것이었는데, 오래되어서인지, 애가 뛰어서인지 나무에서 못이 빠져서 떨어졌다. 그래도 신기하게 액자의 유리는 깨지지 않았다는...)

애들이 낮에 뛰고 친구들 데려와서 놀고 해도, 부모가 없는 틈에 그 난리를 치니 아무리 뭐라해도 무슨 소용이 있을리 없었다.

 

그래도 집에 있을 때면 동희가 뒷꿈치를 굴리고 걷는 것도 '이새끼야 좀 살살 걸어!'라고 볼때마다 잔소리를 해도 고쳐지지 않고 있고, 동명이는 친구들 불러다가 노는데 시끄럽다 해서 가보면 레슬링을 하고 난리를 치면, ' 야! 이새끼들아! 니네 집에 가라!'고 난리를 쳐도 그때 뿐이다..

아내에게도 밤에 세탁기 좀 돌리지 말라고 애원을 해도 '그럼 바쁜데 언제 돌리냐?'고 어이 없는 표정을 짓고, 야밤에 음식 만드는 것도 좀 하지 말라 해도 그때 밖에 할 시간이 없다는데 어쩌랴...

 

그래도 애들이 뛰든 절든 신경 안쓸 때도 있었는데, 안양 비산동 주공아파트 일층에 살 때였다. 일층이니까 애들이 들락날락 하기도 편하고 해서 동네 애들의 놀이터였다. 그런 일층이 살기에는 좋은거 같은데, 왜 요즘 아파트는 일층이 값이 가장 싼지 참 이해하기 어렵다. 살기에 편한 것과 그 값은 아무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그놈의 소리 그냥 신경 안쓰고 싶은데, 막상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이후로는 자주, 많이, 크게 들리고 가끔은 짜증스러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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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9 13:11 2007/02/0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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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from 나홀로 가족 2007/02/06 11:51

1. 며칠전에 술 한잔 마시고 집엘 갔는데,

동명이가 드러누워서 텔레비를 보고 있다.

밤 11시 쯤이었는데...

 

- 야! 왠일로 이렇게 일찍 집에 와 있냐?

= 그냥 할일 없어서....

- 별일도 다 있구나... 재미없는 날도 있고...

= 어... 근데, 아빠 술냄새 나.

- 술 한잔 마시고 왔지..

 

 



= 머냐구, 오늘은 아빠가, 어제는 엄마가.... 맨날 술이야..

- 술 마신다구 너한테 머라 하는것도 아닌데 뭘 그러냐?

= 며칠전에는 엄마가 대박이었다구...

- 뭐 대박? 그게 뭔데?

= 형 떨어진날 술 마시고 와서는 울고 난리였다구....

- 헉! 그게 대박이냐?

   (너도 임마, 2년 후에는 대박한번 터뜨리겠구먼..)

 

 

2. 어제 밤에는 동명이가 컴앞에 앉아 있었는데,

    아빠가 들어가니까 이거 좀 보란다..... 재미 있다구..

싸이에 올린 사진이라는데,

며칠전에 찜질방 가서 친구가 잠자는 다른 친구를 찍은 거란다..

동명이 싸이 대문에 이사진이 걸려 있어서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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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6 11:51 2007/02/0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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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 보고 동희가 한과목을 망쳤다고 했을때만 해도 뭐 그려려니 했다.

입시 상담을 해준 학원 선생도 그정도면 잘 봤다고했고,

지원을 잘 하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근데, 막상 발표가 났을때 언어영역이 2등급으로 드러났고, 가능성은 더 낮아져 보였다.

공과대학이나 다른 곳도 고민해 보라고 했지만,

의과대학을 가겠다고 했고, 학교에서 써 보라고 한 곳은 아예 부모한테 얘기도 하지 않았다.

 



낮춰서 쓴다고 지방의 의대 두 곳과 서울의 어느 약대를 하나를 썼는대도 모조리 떨어졌다.

예비후보자 번호도 한참 멀어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미 가군의 합격자 발표가 나자 마자,

동희는 재수를 결정한 듯하다.

 

다군까지 발표난 지난주말에 동희에게 말했다.

"1~2년이란게 인생에서 긴 시간도 아니다. 재수해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것도 좀 구경하고, 그렇게 맘 편하게 먹고 재수해라.! 재수할 학원도 좀 알아보고..."

"어......" (표정의 변화도 없고, 대답하는데 덧붙임도 없다... 뭔 생각을 하는지...)

 

다 떨어지고 나니, 가장 상심한 사람은 물론 동희겠지만, 표면상으로는 아내가 가장 상심이 크다. 금욜 밤에 술한잔 마시고서는 전화로 걱정과 푸념을 한참 늘어놓더니, 집에 와서도 애한테 몇마디 한 모양이다. (어제 낮에 점심 먹으면서 동희는 '엄마는 술마시고 좀 뭐라 하지 말라'고 한마디 하는 걸 보니...)

아내 회사 사람들이나, 신정동의 할아버지, 동희 삼촌들도 궁금해서 물어보고, 전화하고 하는데, 이런 것에 대해 아주 못마땅해 한다. 합격했으면 어련히 알아서 전화도 하고, 문자도 할 텐데, 연락이 없다는 것은 떨어졌다는 것일텐데, 뭘 그걸 물어봐서 더 짜증나게 하냐구....

 

산오리는 붙거나 떨어지거나 거의 남의 얘기 하듯이 잘도 중계 방송을 해 주는 편이지만(합격하지 못한게 무슨 죄를 지은것도 아닌데...), 아내의 얘기를 듣고 보니  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블로그 친구들도 산오리에게 동희 학교 어떻게 되었냐구 물어보지 마셈! ㅎㅎ

(이미 중계방송을 다 해서 물어볼 것도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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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9 16:51 2007/01/2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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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from 나홀로 가족 2007/01/10 18:14

벌써 1학년의 모든 행사가 끝이나고 몇일만 학교에 더나오면 어느덧 방학이네요...

중간고사때는 학교시험 포기한다고 하고 제과제빵필기를 따겠다고 하다가 결국

제과제빵도 못따고 시험도 반꼴등을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내가 왜 이럴까..

생각을 하고 다음에는 학교시험이라도 잘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독서실도 다니고 나름 공부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제과제빵 필기시험도 붙고 많이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평균점수도 조금 올라간 것 같습니다.

중학생때와는 달라서 한달정도 한꺼번에 공부하려니 꽤나 벅찼던것 같습니다.

다음시험  때는 지금보다 더욱 수직상승한 성적표를 부모님품에 안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안좋은 머리에다가 들어가지도 않는 것들 꾹꾹 쳐넣느라고 힘들었지만

다음에는 더욱더 열심히 공부할 것입니다.

2학년때는 잘 지켜봐주세요!!

사랑해요  ☞☜  ^ ^

 

동명이가...

 

성적표와 함께온 동명이 편지다...

 

'이 안좋은 머리'를 만든 아빠로서 심히 괴롭고 미안한 마음을 주체할수 없구나...

되는 데로 적당히 공부하려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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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0 18:14 2007/01/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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