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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졸업식

 

 

 

[23. Graduation Tears.mp3 (2.95 MB) 다운받기]

 

 

  오늘은 ㅇㅇ여중 졸업식 날입니다.  졸업식장 난로에 석유는 가득 차있는지..  온풍기나 콘센트는 잘 작동하는지 재차 확인하였습니다.

 

  올해는 교장선생님도 경륜이 쌓이셨는지 졸업식사 마지막에 "여러분 사랑합니다~"로 짧게 마치셨습니다. 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가족들로 금새 다목적교실(체육관)은 꽉 찼습니다.  할머니가 심들게 서게시기도 하고 모두들 바쁜 일을 재쳐놓고 가족의 졸업식을 축하하러 오셨습니다.  찾아오신 학부모 언니오빠들을 보며 오늘만큼은 졸업을하는 내 딸, 조카, 동생, 손주가 주인공이라 선언하며 묵묵히 두손 모으시고 졸업식을 숨죽여 지켜보시는 모습은 언제나 가슴 뭉클합니다.

 

  10시부터 시작한 졸업식이 11시반이나 되서야 끝났습니다. "3학년 7반 모여라..  사진찍자"  "3학년2반은 단상으로 모여라~"  마이크를 잡고 절규하는 학생들의 아쉬운 떨림이 전해졌습니다.  강당을 나오는 학생중에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분주히 부모님을 찾아가는 핵생들..  모두들 얼떨떨한 표정ㅇ이었습니다.  세빈아 졸업축하해 라는 꽃화환이 배달되어 놓여진 입구에서 많은 학생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올해도 분명히 부모님이나 할머님이 졸업식장에 찾아오지 않은 학생들이 있었을 겁니다.  올해도 역시나 3학년 담임선생님들은 이런 학생에게 짜장면을 사주시지 않았습니다.  바로 퇴근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따로 밥을 먹고 퇴근하셨습니다. 

 

  졸업하는 학생들을 보며 세월을 느낍니다.  누구나 항상 여기 머물러 있고 싶지만..  세월은 나를 아주 강력히 떠밀어 다음으로 내보냅니다.  세월앞엔 장사 없는 것이지요.  그것이 우리가 받아들여야하는 숙명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요.  저도 이렇게 떠밀리며 한해 한해 살아가고 있는거니까요.  그러다가는 꼴깍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겠지요.  어찌할 수 없는 '숙명'처럼이요.

 

  다늙어서 학교에 와서 스텝으로 일하며 앞으로 볼 수 있는 졸업식이 이제 16번 남았습니다.  그러니 행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얘들아 잘가라~  그리하여 모든게 잘 될 것이야.  우리들 모두 사람임을 기억하자."

 

  졸업을 축하합니다. 라는 정문 현수막 한켠엔 작년 봄에 달아놓은 노란 세월호 현수막이 묵묵히 지키며 졸업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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