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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켜준 공부법]  간첩

 

 

[차수한세-권진원_생일축하.mp3 (7.58 MB) 다운받기]

 

 

 

 

  아저씨 사는 동네에 간첩이 나타났습니다.  그중 4명이 달려갔다 합니다. (달려갔다는 표현이 옳바른 표현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경찰에 잡혀가는 것을 달려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릴적 학교서 나눠준 113 번호가 큼직히 적힌 책받침 속에 나왔던 무서운 간첩을 잡았답니다.  각종 신문에선 그들의 자세한 간첩행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러다 한 지역 일간지 기자가 2000년부터 지금껏 그 간첩들이 지역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취재후 보도했습니다.  '지역에선 정신세계가 의심스런 왕따, 민주노총에선 제명, 조합원 없는 이상한 장ㅇㅇ노동조합? 같은거 차리고, 진보정당서는 징계 및 탈당, 달려간 사람 중 한명은 국정원 프락치라는 주장'...  그러자 이상하리만치 약속이나 한 듯 각종 신문에선 더이상 간첩기사를 쏟아내지 않고 있습니다.  

 

  그 기사를 쓴 지역신문 기자님는 그 간첩들이 활동을 시작했다는 2000년부터 수십년 민주노총지역본부 핵심간부로 일했습니다.  일하는 동안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알 수 밖에 없었던 이력이 있어서인지 아마도 그 기자님은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정도의 취재였지 무섭게 쏟아지던 간첩 기사의 홍수 속에 그 간첩들이 얼마나 어시룩하며 아무일도 하지 않았던지 금새 알아차리셨을 겁니다. 지금도 지역의 이런저런 일들과 지역 노동자들의 기사를 열심히 쓰고 계십니다.

 

  2000년대라면 아저씨가 열받아 조합가입하고 비밀조합원으로 수년간 있다가 조끼입고 출근해 혼자 소식지 뿌리고 린치당하고 지역본부가서 소식지 복사해다 다시 뿌리고.. 위원장님께 전화로 부당노동행위가 먼지 5분 설명듣고 녹음기 달고 일하며 지점장이 죽인다고 해서 고발해서 퇴사시키고 해가며 해장국집서 지부를 세웠던 시절인데요.  지역에선 왕따라는 말이 눈에 밟혔습니다. 지역은 사람이 한정되다보니 이렇듯 낙인찍기가 가능한 곳입니다. 지역 외 사람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줄만한 노동조합에만 열심히 해도 그럭저럭 좋은 평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지역 외 사람들에겐 생소한 노동조합이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줄곳 지역본부랑 관계를 맺고 있는 특정 노동조합을 위한 일을 해주면 더더욱 별다른 얘깃거리가 나올게 없어집니다.   이런게 왜 문제냐면..  정작 노동조합이 필요하거나 어찌할 수 없어 지역본부를 찾는 이들에게 훈계하거나 소홀히 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지요. 

 

  이렇게 특정 사안이나 특정 부류에 편견이 생기기 쉬운게 지역의 한계입니다. 어찌보면 먼가를 하려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별루 없는 문제이기도 할거구요.  고인물처럼 수십년간 지역본부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오래 있다보면 현장을 대상화하고 머릿 속으로만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 현장은 나와는 별 상관없는, 내가 맡은 직책이 어떤 땀과 눈물을 흘려야하는 자리라는 걸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한마디로 지역본부서 나는 잘하고 있는데 별볼일 없고 호응하지 않는 현장 사람들이 문제야 하게 되는거죠.  지역에서 이들은 처음보는 누굴 만나면 내편인가 다른 정파인가를 먼저 살펴봅니다.  나는 동료로 부터 계속해서 확인을 받아야하고..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정파를 죽여야 하는 난장판이 되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왕따라는 것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지금껏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은 헌신하시는 3% 소금같은 분들이 일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회사를 나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본조의 도움으로 아저씨때 설립한 노조는 15년째 소수로 이어지고 있는 정규직, 비정규직 하나되어 모두 정규직을 이뤄내고 노조원으로서 정년을 하고 있는 지역 유일한 여성사업장입니다. 지금도 지역본부에선 별다른 관심과 지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ps. 지역의 그 소수 노조는 청소용역노동자 ㅇㅇ구 할머니의 퇴직금 반환 투쟁에 함께하며 결국 청소하시던 모든 분들이 퇴직금을 받게 되었고 이때 기록된 녹취와 회사정보는 위원장님을 통해 같은 하청업체인 홍ㅇ대 청소노동자분들께 전달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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