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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a lighthouse 하얀 등대 (song for jiyeon 지연의 노래).mp3 (7.25 MB) 다운받기]
위 사진은 제가 매일 깽깽거리고 있는 별많다씨 친구이자 도반인 해금이란 악기입니다. 사회생활서 이리저리 치이며 정체성을 잃어가던 2005년경 즈음.. 다시 국악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음률을 연주할 수 있고 소리가 그리 크지 않아 집에서 연주할 수 있는 악기를 찾은게 해금이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 고등학생시설 우연히 김영재 선생님 해금 테이프를 사서 들어서였는지 해금이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 당시엔 적념이란 곡이 대중들에게 조금씩 알려지던 초창기 시절이었고요.
월급을 타서 무작정 인터넷으로 50여만원 하는 해금을 하나 샀습니다. 악기가 택배로 왔는데 열어보니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난감했습니다. 바이얼린이나 리코더 같이 악기는 그럭저럭 어떻게 연주하겠다 감이 오는데 해금은 전혀 그렇지 않았죠. 활을 바이얼린같이 쓱쓱 문지르고는 소리가 이게 뭐여? 했었죠. 활대 뒤에 못? 같은걸 빼서 두줄 사이로 활대를 넣고 문질러 보기까지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격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풍물을 할때가 생각나 마냥 즐겁기만 하였죠.
노동조합 중앙회의때 서울에 있는 조합사무실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교보문고에 들러 해금사랑이라는 국내 유일한 초보자 해금교본을 사서 연습이란걸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해금이란 악기를 대하며 수없는 고통과 좌절을 격어야했죠. 그러다 장롱에 모셔두다가 수년이 지나 평생교육원서 배우고.. 영동에서 국악기 제작체험 행사를 한다고 해서 쫓아갔다가 사온 해금이 지금 연주중인 바로 위에 해금입니다. 해금가격운 굥교롭게도 끝까지 용서를 구하지 않고 죽은 전두환 전대통령의 전재산과 같은 29만원이었어요. 인터넷으로 산 해금은 소리가 잘 나지 않아 아는 형님을 그냥 줘버렸습니다.
29만원 해금도 처음에 소리가 시원치 않아 (지금 생각하면 연주가 시원치 않은 거였죠) 대나무뿌리 울림통에 카슈칠을 사포로 살살 베껴내고 복판(옆 울림판)까지 미생물을 발라줬습니다. 악기가 갈라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집에서 만든 미생물을 일주일동안 조금씩 바르고 말리고 바르고 말리고를 반복하였습니다. 다행히 갈라짐은 없었고 울림통과 복판은 더욱 단단해지고 불필요한 군더더기 목질들이 사라져서 인지 소리가 더욱 깊어지고 울림이 커졌습니다. 다시 칠을 하지 않고 10여년을 보관하니 더욱 건조되며 소리는 점점 좋아졌습니다. 물론 좀벌레가 싫어하는 미생물 냄새라 오래 보관해도 벌레가 먹지 않았고요.
요즘은 악기값이 많이 올라 대뿌리가 아닌 나무해금도 100여만원 한다고 들었습니다. 전공자용은 350? 평생교육원 선생님 악기가 한 300만원 하는 것 같은데.. 제 해금 소리가 더 크고 좋다고 합니다. 좋은 악기는 가꾸고 만드는 것이지 비싸다고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나무 울림통보다는 비싼 대나무 뿌리 울림통이 소리는 더욱 좋지요. 같은 국산 대나무 뿌리 울림통이라면.. 악기 소리는 자게가 들어가니 마니 보다는 가꾸고 길들이는게 더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해금은 제작사별로 요구한 사양대로 재료만 납품받아 조립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예전같이 모든 것을 직접 맨드는 악기사는 없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옛날처럼 장인이 수작업을 해서는 유지를 할 수 없는 자본주의를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고요.
지금은 박꼭지를 구할 수 없어 얼마전 늙은 호박을 갈라 호박죽을 끓여 먹고는 호박꼭지를 말려서 원산을 만들어 연주해보려고 준비중이예요.
위 사진은 제가 가진 활대 2개의 끝부분만을 확대한 사진인데요. 겉으로는 비슷해보여도.. 위에랑 아래 활은 차이가 큽니다. 대표적인 해금연주자 김애라 선생님은 현재 해금으로는 명인 반열에 오르신 분인데.. 전에 ㅇㅇ시립국악단 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되셨다 들었습니다. 예전에 저와 싸이월드 1촌이기도 하셨는데 김애라선생님 방명록에 여쭤본적이 있었습니다. 연주 영상을 보면 한 활에 엄청 오래 소리를 내시는데.. 혹시 긴활을 쓰시는거냐고 하니, 일반 활보다 더 짧은 73cm 활을 쓰고 있다고 답글을 달아 주셨었습니다. 위에 활은 김애라 선생님과 같은 길이의 활대로써 73cm 활이고 아래는 일반 활대인 74cm 활입니다. 실제 연주를 해보면 1cm 차이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느낍니다.
그리고 아래 활은 29만원 해금에 함께 있던 활인데.. 말총을 고정하는 U 고리가 끝까지 꼽히지 않아 롱노우즈로 물어서 다시 고정시켜 깊숙히 꽂아줬습니다. 말총이 말린 끝부분은 온전히 위로 가야 울림통을 지나다 걸기적거리며 마찰에 의한 잡음이 생기지 않는데 끝부분이 약간 옆으로 되어 찍찍 잡음을 내고 있어 쓰메끼리로 튀어나온 말총 거스름을 정리해주고 일반 나무결 원목에 문질러서 거칠음을 다듬어 준 모습입니다. 더이상 연주할때 말총 끝에서 찍찍 잡음은 들리지 않으나 감아놓은 부분이 말총보다 동그랗게 감겨있어 활대를 끝까지 빼면 울림통에서 살짝 톡 튀는 현상이 생깁니다. 길들여지면 괜찮겠지만.. 그런 미세한 차이도 연주에 영향을 주게 되지요. 아래 활도 위에 활같이 말총 마감을 약간만 길게 해줬더라면 그런 걱정이 없었을텐데요. 그러나 이런 것도 연주자가 교정해주기 나름인 것이죠. 재료가 같은 이상 특별히 좋은 활이란 없습니다. 교정이 안된다면요? 그 악기만의 독특함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연주자가 연주를 해주면 되는 거지요. 연주자의 감정을 그 악기만의 독특함을 포함한 범위에서 표현해주면 됩니다.
ps. 활대에 바르는 송진은 5만원짜리나 5000원짜리나 별 차이를 모르겠어서 5천원짜리 바이얼린 송진을 쓰고 있어요. 지금은 물가가 올라 만원은 할 거 같아요. 조율기는 인터넷으로 구입한 현악기 조율기 (악기에 빨래집게처럼 물어놓고 소리를 내면 이건 A다 G#이다 Bb 이다 알려주는 조율기) 를 쓰고 있어요.
오늘은 김애라 1집 앨범에 나온 거울 앞에서 라는 노래를 연습해 보았습니다. 해금 연주자 김애라 1집은 꽃별아주머니 음반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반입니다. 국악기 해금 대중화의 한 획을 그은 2003년 음반인데.. 연주자 목록을 보니 오징어게임, 기생충 영화음악 감독으로 최근 대중에게 알려진 정재일 음악가(연주자) 이름이 보이네요.
해금은 2000여년전 만주벌판에 해족들이 말타고 연주하던 악기라고 합니다. 아래 지방으로 전래되면서.. 중국서는 얼후(장미나무에 뱀가죽 울림판, 문화혁명때 바이얼린과 같은 쇠줄로 바뀜) 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해금(대나무뿌리통에 오동나무 울림판, 명주실)이 되었고, 일본에는 엔카?, 동남아시아로 가서 타후라는 2줄 짜리 악기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만주벌판에는 대나무가 자라지 못하므로 해족들은 침엽수 나무로 해금을 맨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당시 만주벌판 해족들은 이 어려운 악기를 말을 타고 연주했다 합니다. 말타고 해금연주를 통해 서로간에 신호를 주고받기도 하고 무슨 의식을 치루기도 했을거 같아요. 가만 생각해보면 그지 깽깽이라고 거지들이 동냥할때 해금을 들고 다니며 켜기도 해서 그지깽깽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정간보 라는 악보는 조선 정조때 첨으로 맨들었고.. 악보도 읽지못하던 거지가 어떻게 해금을 연주할 수 있었을까요? 해족들은 말 위에서 나고 자라고 죽었을텐데 어떻게 해금을 습득할 수 있었을까요? 음.. 그것은 바로 듣고 그대로 따라 연주하는.. 청음 혹은 구음(입가락)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해금은 좌뇌를 사용하여 악보를 읽으며 어렵게 연주하며 습득하기도 하고, 우뇌를 이용하여 느낌을 따라가며 쉽게 연주를 습득하기도 하는 것이죠.
해금은 어떨땐 아주아주 구슬푸게 들리고, 어떨땐 장난스럽게도 들리는 요상한 악기입니다. 우리나라 해금은 대나무로 맨들어서인지 시원한 대나무밭 바람소리를 닮았습니다. 명주실을 말꼬리털로 문질러.. 박꼭지 (말리면 아주 단단해짐) 를 통해.. 오동나무 판에 소리가 전달되어.. 대나무 뿌링이 통을 통해 나팔처럼 울려퍼지는 악기입니다.
슬픔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나 나이가 먹을 수록 점점 드는 생각은 기쁨이 있으려면 슬플이란게 있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죽음이 있어야 새생명이 있고, 밝은게 있으려면 어두운게 있어야 하듯이요. 모두 밝으면 밝은게 그저 그런 것이지 밝은게 되지 않겠지요. 기쁨도 모두 기쁜 일만 있으면 기쁜게 그저그런 일이지 기쁜 일이 되지 않듯이요. 그래서 슬픔이란 걸 자세히 알 수록 우리는 기쁨을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슬픔이란 걸 알아가는 이유는 슬픔에 빠져 허부적대라는게 아니고.. 바로 기쁨을 온전히 알아가기 위해서 이지요. 그래서인지 우리 전통 정서는 무지무지 슬프다가도 슬픔을 알은 만큼 기쁨이 되며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것을 한의 승화라고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동양의 세계관은 신이 허락해서 잘먹고 잘살거나 거지처럼 사는게 아닌.. 싸인곡선, 즉 오르락 내리락 좋다가도 바닥치고 바닥치면 다시 좋아지고.. 그렇게 순환하는게 인생이라는 세계관을 갖습니다.
진한 슬픔이 아주 뚝뚝 뭍어나는 거울 앞에서 라는 곡을 전에는 일부러 피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슬픔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기쁨을 온전히 알기 위해 오늘 구음법으로 연습해 보았습니다. 원곡과 달리 연주하기 쉽도록 소릿결(스케일)을 옮겨 1지 중심음을 A로 연주하였습니다. 농현이 아직 연습중이라 온전한 느낌을 살리진 못했지만.. 아주 슬픈 마음을 연주에 담아 슬픔에 연주를 맡겨 연주가 끝난후 온전한 기쁨을 느껴봅니다.
[김애라-07-Oblivion.mp3 (5.13 MB) 다운받기]
김애라 해금 1,2집 중고 시세가 10여만원 하던게 1만원대로 떨어졌다. 요즘 해금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고 금리가 오르니 재고를 질머지며 먹고 살기가 심들어진 까닭이다. 코로나와 대통령 리스크를 거치며 당장 먹고 사는 일 아니고는 수요를 하지 못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저만의 개성으로 해금을 주도하던 김애라, 강은일, 꽃별 중에 김애라만 유일하게 산조나 정악 전통가락 음반을 계속 내고 있다.
힘내라 김애라.
[01. Amapola (Feat. Aera Kim).mp3 (5.26 MB) 다운받기]
[Once upon a Time in America - Ennio Morricone - 09 - Amapola ... (4.32 MB) 다운받기]
좋은 음악이란 수십번 수백번을 반복해 들었을때.. 계속해서 듣고 싶은가 아닌가로 결딴난다. 어느 곡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여번 이상을 들어야 들어봤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곡을 해석하고 연주하느냐는 전적으로 연주하는 사람 맘이다. 둥근 달을 바라보며 누구는 눈물을 흘릴 수도.. 기뻐 흐뭇해 할 수도 있는 것은 옳고 그른 것이 아니고 자유다.
존경하는 엔니오 할아버지 노래인 Amapola Part 2 는 좋아하는 노래중 하나다.
마치 술을 안먹어도 술에 취한듯.. 흠뻑 비를 맞고 덜덜떨다 온탕에 쑥 들어온 듯한.. 뿌연 안갯길을 느적느적 걷는 듯한.. 늦잠자고 이불 속에서 뭉기적 비비적 거리는 듯한.. 무언가 끈적끈적하고 엉터리 같지만 매우 편안한.. 그런 느낌을 주는 노래다.
그러나 두번째로 좋아하는 김애라님의 연주는 너무 반듯하다. 해금이란 악기로 얼마든지 원곡의 끈적한 느낌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가 있었을텐데.. 너무나 정돈된 배열과 농현이 불편하다. 원곡에 익숙해져 있어서일까? 20여번 반복해 듣고난 느낌은 한마디로.. 세련된 불편함. 어색함.
절묘하게 느긋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원곡의 맛을 잃었다. 타깝다.
[Amapola_Part2_정간보.xlsx (196.39 KB)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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