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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김애라 1집 앨범에 나온 거울 앞에서 라는 노래를 연습해 보았습니다. 해금 연주자 김애라 1집은 꽃별아주머니 음반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반입니다. 국악기 해금 대중화의 한 획을 그은 2003년 음반인데.. 연주자 목록을 보니 오징어게임, 기생충 영화음악 감독으로 최근 대중에게 알려진 정재일 음악가(연주자) 이름이 보이네요.
해금은 2000여년전 만주벌판에 해족들이 말타고 연주하던 악기라고 합니다. 아래 지방으로 전래되면서.. 중국서는 얼후(장미나무에 뱀가죽 울림판, 문화혁명때 바이얼린과 같은 쇠줄로 바뀜) 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해금(대나무뿌리통에 오동나무 울림판, 명주실)이 되었고, 일본에는 엔카?, 동남아시아로 가서 타후라는 2줄 짜리 악기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만주벌판에는 대나무가 자라지 못하므로 해족들은 침엽수 나무로 해금을 맨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당시 만주벌판 해족들은 이 어려운 악기를 말을 타고 연주했다 합니다. 말타고 해금연주를 통해 서로간에 신호를 주고받기도 하고 무슨 의식을 치루기도 했을거 같아요. 가만 생각해보면 그지 깽깽이라고 거지들이 동냥할때 해금을 들고 다니며 켜기도 해서 그지깽깽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정간보 라는 악보는 조선 정조때 첨으로 맨들었고.. 악보도 읽지못하던 거지가 어떻게 해금을 연주할 수 있었을까요? 해족들은 말 위에서 나고 자라고 죽었을텐데 어떻게 해금을 습득할 수 있었을까요? 음.. 그것은 바로 듣고 그대로 따라 연주하는.. 청음 혹은 구음(입가락)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해금은 좌뇌를 사용하여 악보를 읽으며 어렵게 연주하며 습득하기도 하고, 우뇌를 이용하여 느낌을 따라가며 쉽게 연주를 습득하기도 하는 것이죠.
해금은 어떨땐 아주아주 구슬푸게 들리고, 어떨땐 장난스럽게도 들리는 요상한 악기입니다. 우리나라 해금은 대나무로 맨들어서인지 시원한 대나무밭 바람소리를 닮았습니다. 명주실을 말꼬리털로 문질러.. 박꼭지 (말리면 아주 단단해짐) 를 통해.. 오동나무 판에 소리가 전달되어.. 대나무 뿌링이 통을 통해 나팔처럼 울려퍼지는 악기입니다.
슬픔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나 나이가 먹을 수록 점점 드는 생각은 기쁨이 있으려면 슬플이란게 있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죽음이 있어야 새생명이 있고, 밝은게 있으려면 어두운게 있어야 하듯이요. 모두 밝으면 밝은게 그저 그런 것이지 밝은게 되지 않겠지요. 기쁨도 모두 기쁜 일만 있으면 기쁜게 그저그런 일이지 기쁜 일이 되지 않듯이요. 그래서 슬픔이란 걸 자세히 알 수록 우리는 기쁨을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슬픔이란 걸 알아가는 이유는 슬픔에 빠져 허부적대라는게 아니고.. 바로 기쁨을 온전히 알아가기 위해서 이지요. 그래서인지 우리 전통 정서는 무지무지 슬프다가도 슬픔을 알은 만큼 기쁨이 되며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것을 한의 승화라고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동양의 세계관은 신이 허락해서 잘먹고 잘살거나 거지처럼 사는게 아닌.. 싸인곡선, 즉 오르락 내리락 좋다가도 바닥치고 바닥치면 다시 좋아지고.. 그렇게 순환하는게 인생이라는 세계관을 갖습니다.
진한 슬픔이 아주 뚝뚝 뭍어나는 거울 앞에서 라는 곡을 전에는 일부러 피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슬픔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기쁨을 온전히 알기 위해 오늘 구음법으로 연습해 보았습니다. 원곡과 달리 연주하기 쉽도록 소릿결(스케일)을 옮겨 1지 중심음을 A로 연주하였습니다. 농현이 아직 연습중이라 온전한 느낌을 살리진 못했지만.. 아주 슬픈 마음을 연주에 담아 슬픔에 연주를 맡겨 연주가 끝난후 온전한 기쁨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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