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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교감)이 끊어진 상태, 죽음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쳐준 공부법]  소통(교감)이 끊어진 상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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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는 오늘 죽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무섭죠? 죽는다는게요.  그런걸 왜 생각하냐고요?  핸드폰에 연락처가 2개만 저장되어 있는 어느 분의 집에 찾아가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죽음이란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죽음이다, 정치적 죽음이다.. 죽음을 가져다 쓰는 말은 참 많은데 결국 생명체가 소통하지 못하는 상태, 즉 교감할 수 없는 상태를 우리는 죽은 상태라고 부르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목숨이 붙어있고 없고가 아니고요.   나뭇잎도 바람과 햇볕과 교감하고..  꽃들도 바람과 비와 벌들과 교감하듯이요. 

 

 

  아저씨가 요즘들어 부쩍하게 되는 생각은 차라리 농사짓고 대가족에 집단 노동을 하던 예전이 삶의 질은 더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배고프고 넉넉하진 않았지만 모두가 공평하였고 (그때도 먼가가 있었겠지만 지금보다는 공평했을거예요) 과년한 처녀총각이 신혼집을 장만하기 위해서는 동네 어르신들께서 며칠 뚝딱뚝뚝 흙집을 지어주면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아도 보아줄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고 함께 일하며 일한만큼 나눴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요즘은 삶이 파편화, 부속화되어 송장썩는 냄새로 생물학적 삶을 마감하기도 하고 집장만을 위해 수십년을 힘들게 살아도 내집과는 점점 멀어집니다.  인류문명과 삶의 질은 반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저씨가 이렇게 친구들이게 쑥덕거리는 것은 아직까지 아저씨가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예요.  아저씨가 이렇게 쑥덕거리지 않으면 아저씨는 어디서 깩하고 죽어있을 겁니다.  아마 아저씨 글들은 유령처럼 이 사이버공간을 떠다니다..  결국 진보넷이 망하면 없어져 버리겠지요.  더 정확히 서로 소통하고 서로 교감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면 망할겁니다.  아저씨가 살아있고 죽어있고의 갈림길은 바로 아저씨와 친구들이 함께 교감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어요.  온갖 호스를 꼽고 식물인간으로 생물학적으로 살아있는 건 살아있는게 아니 듯이요.  살아있다는건 내가 어떻게 쑥덕거리며 부디끼며 살아가느냐인 거예요.  

 

 

  친구들은 핸드폰에 연락처가 몇개가 들어있나요?  아빠엄마, 친구들...  10개요?  아저씨는 일하다 저장한 연락처 말고는 별루 잘 보이질 않네요. ㅠㅠ    아저씨 나이에 핸폰에 저장된 연락처가 2개라면..  이미 죽음을 향해가는, 반은 죽어가는 상태였던 거지요.   죽음의 원인은 전에 아저씨 혼자 생각한대로 내 몸 속 미생물들이 번식을 위해 우리 몸을 죽인 상태로 여겨집니다.  이런 미생물들은 숙주서 많은 번식을 한 다음에 숙주를 탈출해 다른 숙주에 또 많이 번식해야하거든요.   

 

 

  계속 쑥덕거리기 위해서는 숙주인 우리 몸을 유지해야 삶이 이어지는 미생물들이 우세하도록 가꾸는 일입니다.  이들이 지금 글쓰고 있는 아저씨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을거예요.  계속 쑥덕거리며 주변 생명체와 교감하고 소통하랴..  숙주인 아저씨가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고 아우성 치는 것 같습니다.  아저씨가 생각하는 죽음은 심장이 멈추는 상태가 아닌..  더이상 그 생명체와 내가 교감할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해요.     

 

 

  아니,  내가 지금 하는 고민들과 생각들이 내 몸속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미생물들의 농간이라고? 예..  전 그렇게 확신합니다. 물론 전적으로 영향을 주는게 아니고 일정 부분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내 대장속 미생물들이요.  이런 생각에는 당연히 아무런 과학적 근거같은건 없습니다.   연락처 2개의 핸드폰과 먼지 쌓인 책꽂이, 소중히 모아놓은 어릴적 사진 뭉치, 의미없는 낙서 종이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번식을 위해 숙주를 살려야하는 미생물들을 내 몸속에 선택적으로 잘 기르셨으면(섭취하시면) 좋겠습니다. 

 

 

  가을이 깊었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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