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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범능스님 - 03 지장보살 3악장.mp3 (5.88 MB) 다운받기]
어느 생명이건 짓밟히고 잘려나갈지언정 기를 쓰고 다시 피려 노력하지 스스로 환한 생명을 단절시켜버리는 생명체는 병들어 있는 인간밖에 없다.
그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초상 중에 부관참시하듯 죗값을 묻겠다는 모든 시도들는 모함하려는 의도일뿐 우리 정서상 정당화 되지 못한다. 이건 그냥 삶을 어느 정도 살다보면 저절로 알게되는 일종의 사회 구성원간 약속이다.
아무것도 없이 싸우고자 할때는 도덕성을 무기로 삼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도덕성이 (전술이) 존재이유가 (전략이) 되어서는 않되고 될 수도 없다.
인간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고, 반성할 경우 그 잘못을 용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오래된 미래-01-민들레 영토.mp3 (4.52 MB) 다운받기]
작년에 매주 수요일저녁 퇴근후 부처님 가르침을 함께 배웠던 대한불교 조계종 불교대 야간반 법우님들을 몇달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몇년이 지나버린 느낌이지만 무척 반가웠습니다. 대개는 우리 조합원님과 같은 연배의 일하는 어머니들이신데요.. 보험 설계하시는 분부터 커피숍.. 70이 가까워 손주를 봐주시는 분도 계시고요. 부처님 가르침을 함께 배웠던 아주 다양한 도반님들이십니다. 마지막 학기가 끝나갈 무렵.. 사은회 공연을 조별로 준비하게 되었는데 제가 있던 선정조에선 난타공연을 하기로 결정하시고는 총무 보살님이 고물상을 돌며 도라무를 구해오셨습니다. 푸라스틱/종이/쇠 도라무를 골고루요. 근처 동사무소 문화센타를 빌려 총 8번 정도의 연습을 하였습니다. 방음이 되지 않은 곳이라 난청이 생긴다는 주의 말씀을 드리고 연습이 끝나면 이고(귀를 주무르고 손바닥으로 귀를 막고 2지 손가락으로 뒤통수를 두두려 고막을 풀어주는 도인술)로 귀를 풀어주며 연습을 하였습니다. 제가 난타공연을 결정한건 아니었는데요.. 고딩때부터 풍물을 한 10여년 했었고 난타가 사물놀이 가락서 나왔다고 말씀드린 이유로 공연가락을 짜고 법우님들께 전통장단을 가르쳐드리고 함께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선배 기수에서도 난타공연은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약 8번의 연습으로는 한계를 느껴 도중에 포기하여 단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답니다. 8번 8주간의 연습으로 공연을 한다는 건 좀 무리이기도 한데요. 그게 내가 잘 할 수있는걸 연습하는.. 공동 창작이면 가능합니다. 물론 전통가락 몇개가 기본이 되고요..(굿거리,행진,삼채,휘모리,이체,인사가락) 미리 어떤 틀을 맨들어 죽어라 연습하는게 아니라 힘들면 이리저리 즉석에서 고쳐가며.. 어찌되었건 우리들만 아는? 신호를 주고받으며 어색하지 않은 5분의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공연은 먼가를 보여줬고.. 그게 어색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뽕짝을 틀어놓고 되나가나 두드려대는 이상한 공연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월산가를 개사한 영산가.. 영축산으로 불자들이 모여들고,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익혀 궁극의 행복에 이루는 것을 형상화하여 몇가지 전통가락의 배치로 표현하였죠. 삼채의 영산가락이 넘 어려워 한두 배만 연주했고요. 도라무를 스폰지테입을 구해 튜닝?도 하고.. 심을 빼고 북채로 정가운데를 거의 수평으로 두드리는 기본으로 연습했습니다. 연습을 빠지시는 분들을 위해서는 시작과 끝에 징을 치거나 해설을 하시는 역할을 준비하기도 했고요.
두어번 연습에 참가하셨던 우리조 법우님들은 도라무를 함께 맞춰서 두들기시며 잼있어 하셨습니다. 함께 쿵쿵 하며 먼가 서로 맞추면 굉장히 신이 나거든요. 월산가도 배우시고... 이거 되게 잼있네? 하시며 낭중에라도 다시 배워보고 싶다는 분이 몇몇 계셨습니다. 연습중 가장 큰 고민은.. 리더북을 어떻게 표현할까였죠. 지휘자가 없는 이무지치 실내악단은 챔발로가 지휘자 역할을 하고.. 더 작은 실내악은 바이올린이.. 풍물은 상쇠가.. 가락을 이끄는 리더죠. 한번을 제가 강하게 치고 서로 바라보며 싸인을 주고받는 걸로 해서 반복연습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연습이 중간쯤 되었을때 한 법우님이 같은 학교 자모회에 계시는 진짜 난타를 배운 아주머니를 불쑥 모셔온 일인데요. 그 분이 와서는 그거 아니다.. 이거다.. 하며 모두에게 혼란을 주었던 일이였죠. 음. 아마 그런 가르침대로 연습해서 단 한번도 난타공연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8번 연습으로 공연을 한다는 건 우리들만의 방식으로 해야만 가능하거든요. 어려운건 빼고.. 잼있는건 넣고요. 중요한건 조금이라도 가락이 맞는다면.. 그 잘하신 부분을 계속해서 칭찬하고 함께 격려하는 일이었어요. 어떨땐 답답하게도 느껴지지만요. 연습이 안된 날은 생각해보면 문제가 저에게 있었습니다. 여유도 없고 칭찬도 없었던 날이었어요. 물론 못한것도 무조건 칭찬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작은거지만 잘한것을 잘한다고 말씀드린다음.. 저건 저렇게입니다. 사실 공연은 둘째고.. 우리조 법우님들끼리 얼마나 친밀해지느냐가 저만의 공연 목표였습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연주를 들려준다는건 연주자 마음을 여는 일이며 서로 존중하며 소통하는 일이며.. 집중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공연은 대성공이었고 우리 어머니 법우님들 모두가 다들 도라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난생처음? 공연이란걸 하였다는 다들 뿌듯해 하셨고 자신감으로 남게되었습니다. 내가 이런걸 다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존감이 자라고요. 전통 타악을 하다보면.. 무척 신나고 잼있다는 걸 누구나 느끼게 됩니다. 모두 맞춰서 쿵쿵.. 깽깽.. 하다보면 나만 깽 할 수 없으므로 서로간에 배려도 생기며 누군가와 마음을 함께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무언가 간절한 마음을 실은 악기의 파동이 내 몸을 뚫고 돌아다니며 세포 하나하나를 어루만져주는 것도 같고요.
총 200여명의 법우님들이 불교대학을 졸업하셨는데 전통 타악을 했던 우리 선정조같이 끈끈히 모이는 분들은 거의 않계십니다. 전통 타악은 이렇게 연주하는 사람들 누구나 끈끈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우리가 채득하게되는 타악의 기원은 어머니 뱃속에서 들었던 이체가락과 같은 심장소리입니다. 이와 비슷한 전통타악이 왜곡된 우리 몸과 마음을 사랑과 생명인 처음 상태로 일깨워줍니다.
노동조합은 무척 다양하신 분들의 집단이지만.. 종교모임의 경우 훨씬 다양하며 노조원인 제가 바라보는 다른 분들의 삶은 무척 흥미로우며 가만 살펴보면 실망스런 부분도 있지만 한분한분 모두의 삶을 존중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모든 종교엔 배타적인 모습이 존재하지만 저같은 타종교인도 넉넉히 품어줄 수 있는 종교는 불교가 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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