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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1/19
    우리의 숙제는;;(8)
    레이-1
  2. 2005/11/16
    '우리'의 힘.(8)
    레이-1
  3. 2005/11/13
    왕자'님'과 거지'새끼'(7)
    레이-1

우리의 숙제는;;

이런것들을 없애는것. -_-a 겨울이건 뭐건 상관없이 사정없이 내려꽂히는 물대포와, 감도 좋은 최신 도구들을 써서 우리를 엮으려는 채증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리 있는 하늘에서의 감시까지. 방패는 너무 손질을 열심히 한 나머지 윤이 나다 못해 소속부대도 지워졌나. 방패의 용도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순간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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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힘.

블로그를 여기저기 타고 넘다가, 한 블로그의 글에서 잠시 멈췄다. 글의 내용보다는 덧글들의 내용 때문이었다. 그 블로그에 놀러온 한 남성이 과학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여성 흡연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내세운 것이 시작이었다. 뭐 그리 흙탕물 튀기며 싸우는 논쟁이 된것은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남성의 논쟁에 참여하는 태도였다. (그를 M이라고 지칭할께요.) M을 제외한 사람들은 M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었고, M이 이야기한 근거들을 중심으로 어떤 점에서 그 입장에 대해 반대하는지를 설명하는 글을 달았는데, 그에 대한 M의 덧글은 한결같이, '아무리 당신이 말하는 입장이 옳다고 해도, 대부분의 남성들은 그렇게 생각해주지도 않을겁니다'라는 요지의 내용으로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거 참.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는 만능 답변인양 똑같은 요지의 덧글이 되풀이해서 달리는 걸 보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일거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런 일은 종종 벌어지고 있었던것 같다. 합리적, 논리적, 진보적인 '척', 여성에 대해 모든 것들을 이해해준다 하면서도 "담배불 좀 빌리자"는 말에 '임산부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경고 문구를 들이대며 촉촉한 눈빛으로(-_-;;;;;) "네 건강을 위해서 그러는거야"라는 낮게 깔린 목소리를 몇번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 사람들이 M과 같은 마음일거다. '이해는 해 주고 싶지만, 다른 녀석들은 나처럼 맘이 넓지 않아..' 얼마나 마음이 넓으신지, 타인이 넓은 맘을 가지지 못한 것 까지도 알려주며 나를 배려해주려 한다. 한마디로 역/겹/다. M에 대한 덧글 중 한마디가 기억에 남았다. 나는 당신 M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왜 자꾸 다른 '남성들'이야기를 꺼내는가? 다른 남성들이 바뀌기를 원한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당신 M이 다르게 생각했으면 하기 때문에 논쟁을 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의 덧글이었다. 어릴때 친구들 끼리 싸우다가 뭔가 내가 옳다고 주장하고 싶을때는 '누구도 그랬고, 누구도 그랬고....선생님도 그랬어!'라며 우기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딱 그때 그 시절의 상황을 다시 보는 기분이랄까.. 나이가 들어서도 스스로의 입장 하나 정리하지 못하고 '나'가 아닌 '우리'를 들먹이며 우기기 신공을 쓰는 사람들이 참 안타깝다. 나도 완전히 예외라 볼 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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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님'과 거지'새끼'

(부제 : 자폐(autismee)님의 블로그 폐쇄(?) 결정에 대해 통곡하며)

 

"미니스커트 쳐다보는 짓 좀 그만했으면 합니다."는 제목의 포스트를 정말 즐겁게 읽었다. 사실 그런 글이 나오게 된 배경은 전혀 즐겁지 않지만 자폐님의 센스 때문에 글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글 때문에 자폐님 블로그가 쑥대밭이 됐었던 모양이다. 댓글을 통한 논쟁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과 함께, 당분간 블로그를 닫는다는 포스트가 올라와있었다.

 

나는 그 댓글의 논쟁 역시도 매우매우 짜증나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자폐님은 친절하게 답장을 써주셨더라. 대단하시다. 정말. ㅇ_ㅇ

 

예쁜 것에 당연히 눈이 갈 수밖에 없는데 왜 그것에 민감하게 구느냐. 그러면 앞으로 잘생긴 남자도 쳐다보지 말아라...라는 주장은 양성에 모두 공정한 척하는 남성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우웩.

 

'왕자와 거지'를 보면, 왕자는 거지 옷을 입어도 왕자 노릇을 한다. 어찌나 싸가지가 없는지. 자신을 구해준 기사 앞에서도 거지행색을 한 주제에 꼬박꼬박 왕자 대접 받으면서 지낸다. 결국 왕자 신분이 다시 밝혀진후 거지때 일을 잊지 않고 백성을 위하는 현명한 왕이 되었다...는 전형적인 내용으로 끝나지만, 정말 그 왕자가 거지들을 이해했을지는 의문이다. 거지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천대를 받고, 천대를 받으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비굴하게 몸을 굽혀야만 하는 그들의 생활을 혼자 잘난척 하며 싸가지 없이 굴었던 왕자가 어찌 알겠냐 말이다. 정의의 기사가 매를 대신 맞거나 돌보아주지 않았다면 아마 그 왕자녀석은 살아남지도 못했을거다.

 

그러고 보면, 모든 왕자가 거지노릇을 해봐야만 백성들을 위하는 어진 왕이 되는 것은 아닐거다. 다만 입닥치고 조용히 이해하려고 노력만 해도 중간은 간다. 체험 삶의 현장 하루 다녀온다고 해서, 3D 업종 노동자 생활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

 

그런데 성폭력에 대해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성적 대상물로서 고정되어 버린 '여성의 신체'에 가해지는 폭력들이 포탄처럼 날아드는 전장에서, '예쁘고 멋진 사람들을 바라 볼 자유'에 대해 한정해서 논하자는 건 진짜 황당한 얘기다. 얼굴이 똑같이 생긴 왕자와 거지를 데려다 놓고, 왕자에게는 구걸을, 거지에게는 정치를 시키자는 얘기랑 같다. 둘다 얼굴도, 목소리도 똑같은데 왜 차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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