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2호> 2011년 교육투쟁, 극복할 것은 무엇인가?

 

2011년 교육투쟁, 극복할 것은 무엇인가?

 
2011년 3월, 수많은 대학들이 전체학생총회(이하 총회)를 거치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제 3월말에서 4월초 사이에 경희대, 고려대, 인하대, 서강대, 덕성여대, 이화여대, 숭실대, 한국외대, 단국대 등 전국의 20개 가까운 대학에서 총회가 성사되었다.
 

변화된 대학사회, 주목해야 될 부분은?

 
2011년 각 대학 총회의 주요한 사안은 등록금이었으며, 이 외에도 대학구조조정, 국/공립대학 법인화, 대학재단에 대한 규탄 등 다양한 사안들이 함께 표출되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2011년 대학사회가 보여준 역동성은 2011년의 특별한 상황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계속되어 증폭되어온 등록금 문제, 대학구조조정을 통해 자본의 인간 공장이 되어버린 대학사회의 현실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의 교육투쟁의 흐름이 이명박 정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민중에 전가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차 총회 이후 오히려 약화된 교육투쟁

 
교육투쟁의 흐름은 5월에도 멈추지 않았다. 고려대, 이화여대에서 5월 중순에 2차 총회를 다시 시도하였고, 서울대에서는 법인화를 두고 5월 30일 총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한신대는 등록금 인하를 위한 동맹휴업에 대한 총투표가 5월 24일부터 진행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1차 총회가 성사된 이후 교육투쟁 흐름은 약화되었다. 문제는 교육투쟁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했던 학생단위들이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다. 1차 총회 이후 투쟁계획이 제대로 제출되지 않았던 것은 전반적 문제였다.
 
더욱이 고려대에서는 학교의 양보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2차 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했지만 2차 총회 전에 학교와 협상을 위해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점거중단을 통과시키고 점거를 해제하였다. 이화여대에서는 학교의 양보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결정하는 총투표를 3일 진행한 후 무산시켰다. 때문에 이화여대에서는 2차 총회를 학생들의 서명을 통해 직접 발의할 수밖에 없었다. 한신대에서는 총학생회가 노골적으로 등록금 인하를 위한 동맹휴업을 결정하는 총투표에 반대하였다. 때문에 한신대에서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열어 총투표를 결정하였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진전된 교육투쟁을 거부하는 몸부림이었다. 심지어 2차 총회나 총투표가 결정된 이후에도 이러한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처음 총회를 준비할 때와는 너무도 다르게 무기력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실제로 총회와 총투표를 성사시킬 마음이 없다는 것을 자신의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놀랄만한 것은 이 대학들의 총학생회가 전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소속이거나 연관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한대련에서는 7기의 대중운동 목표에서 ‘대학별 학원자주화운동을 적극 벌여나가서 승리하는 대중운동의 경험을 만들어 나가야’, ‘등록금과 국공립대 법인화, 재단비리 등 대학교육문제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라고 밝히고 있다. 대중운동 목표와 정반대로 자신의 실천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등록금심의위원회 추진 등을 주요한 대안으로 삼아왔던 한대련의 실천에 있어 등록금심의위원회는 등록금 인상률의 조정에 학생대중의 참여와 투쟁을 가두는 것이라는 비판이 명백히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학생대중들의 의지와 투쟁을 재단하고, 질곡에 빠뜨리는 이들의 실천을 볼 때, 지난 2010년 하반기 학생회 선거에서 했던 수많은 약속들은 전부 공문구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교육투쟁,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하지만 위와 같은 질곡에도 불구하고 2011년 교육투쟁의 흐름은 여전히 있다. 서울대에서 5월 30일 총회가 진행될 것이며, 한신대에서도 5월 24일부터 동맹휴업 총투표가 진행되며, 총투표가 성사되면 6월 2일 동맹휴업이 실시될 것이다.
 
우선 필요한 것은 이 투쟁에 대해 연대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미 한신대의 동맹휴업을 결정하는 총투표에 대해 타 대학 학생들의 지지표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교육투쟁의 활성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이후의 투쟁에서 연대투쟁을 구성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흐름을 각 대학에서부터 구성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약한 것 같지만 자발적 실천을 통해서만이 2011년 교육투쟁에서 보여준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다. 이미 대학교육의 문제는 전 사회적 이슈다. 대학생들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힘차고 담대하게 나아가자!
 
이정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