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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7호> 희망단식, 과연 희망이었는가?

 희망단식, 과연 희망이었는가?

 

- 진정한 희망은 정치권이 아닌 단결과 연대, 투쟁의 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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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단식 중단! 왜?

8월 4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유성기업과 한진중공업 사태해결과 교사, 공무원노동자들의 진보정당 후원에 대한 수사에 항의하며 시작했던 희망단식을 중단하고, 15일과 20일 각각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와 ’희망시국대회’를 열고 현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위원장은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등 우리의 요구가 완전히 관철되지 못한 상황에서 농성을 중단하는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진중공업사태의 본질적인 원인인 무분별한 정리해고에 대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논의해 들어가기로 했고, 교사 공무원들의 정치기본권 문제도 협의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작은 성과라면 성과일 것”라고 말했다.
 
김영훈 위원장이 스스로 말한 것처럼 유성기업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며, 야간노동, 정리해고, 직장폐쇄 등의 문제는 아직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다. 또한 전교조-공무원노조, 공공기관 노조 문제 역시 해결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5당 대표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이제 정치인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하며, 단식농성 중단을 요청하였으며, 김영훈 위원장은 산별대표자회의를 열고, 이를 받아들였다.
 

희망단식을 통해 얻은 성과는?

그렇다면 이번 희망단식을 통해 얻은 성과는 무엇인가? 김영훈 위원장은 야5당이 근로기준법 개정과 교사, 공무원들의 정치 기본권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것이 작은 성과라고 말했다. 결국 야5당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이제 정치인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 희망단식의 성과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희망단식은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연대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움직일 공간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었나?
 
2011년, 여름휴가 전 임금단체협상이 이루어졌으며,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전에 거의 대부분이 교섭을 통해 정리되었다. 이 시기 동안 김영훈 위원장은 희망단식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현장투쟁의 호기인 임금단체협상 기간이 끝나자 김영훈 위원장은 희망단식을 중단하고, 현장투쟁을 열어가자며 정치권으로 공을 넘기려고 하고 있다. 열어가자는 현장투쟁조차 15일과 20일의 전국노동자대회와 희망시국대회만 덩그러니 있을 뿐 어떻게 열어가겠다는 계획도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유성기업과 한진중공업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현장에서 쫓겨나서 여전히 정권과 자본의 탄압 속에서 투쟁하고 있다. 노동자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엄혹한 현실에서 이를 이용하여 민주대연합의 정책협의의 장이나 만들어 주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현장투쟁의 호기에는 혼자서 단식을 하겠다고 주장하더니, 여름휴가 기간이 되자마자 이제는 단식을 그만두고 정치권, 특히나 야5당에게 공을 돌린다. 더구나 그 야5당 안에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확산의 주범인 민주당, 국민참여당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이 단식농성을 중단하라고 말할 자격이나 있는 자들인가?
 
이미 정리해고에 대한 현실적 해법이라면서, 정리해고가 없는 세상이 아닌 정리해고에 대한 사회적 허용치를 논하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아닌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평등 해소에 운동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들이 희망을 운운하는 것부터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목소리가 이미 현장에서부터 올라오고 있다. 요구가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단식을 중단한 것, 대중 투쟁을 조직해야할 때는 단식 농성을 한다고 하더니, 대중 투쟁이 조직되고 있자 국회로 공을 넘기는 것,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을 국회 청문회에 세우는 것에 목을 매는 것 등에 대한 비판이 이미 현장의 활동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너무나 정당하며, 노동자계급의 희망으로 나아가기 위한 소중한 단초이다.
 

절망단식을 넘어서 희망을 보자!

노동자계급의 희망은 야5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아닌 단결과 연대, 투쟁의 확산에 있다. 정리해고 철폐, 야간노동 철폐 등은 모두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이 걸린 절박한 현실의 요구들이다. 이 투쟁의 주체들이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버티고 있다. 또한 이미 3차 희망버스에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해 모인 이들이 있으며, 유성투쟁 승리를 위한 농성투쟁은 여름휴가 기간임에도 점차 연대의 흐름이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단결과 연대의 흐름을 강화시켜 나가며, 승리의 전망을 열어나가자!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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