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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0호>‘2012 교육혁명 대학생 운동본부’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현재 좌파 학생운동은 각기 다른 실천형태를 가지고 공동투쟁체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전국학생행진은 ‘청소노동자 투쟁 승리를 위한 연석회의’를 구성하여 등록금 투쟁과 학내 노동자 투쟁을 연결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대학생사람연대는 ‘Occupy 대학생 운동본부’를 통해 월가 시위를 한국에서 재현하며 다양한 대학생들의 문제를 투쟁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노위 역시 각급 총/단대 학생회들로 구성된 ‘2012 교육혁명 대학생 운동본부’를 건설한 바 있다.
등록금 투쟁과 노학연대, 반 민주대연합 등이 현재 좌파 학생운동 진영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들이다. 하지만 교육혁명 대학생 운동본부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다른 단체들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명확하게 ‘등록금 철폐’라는 요구안을 가지고 활동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구체적 요구로 들어가면 ‘적립금 전면 환수’, ‘교육재정 확충’, ‘대학운영에 대한 학내 주체들의 통제권’등을 제시하면서 경제적 요구에서 정치적 요구로 상승하는 운동의 양상을 꾀하고 있다. 여타의 학생운동 단체들이 등록금 철폐 요구안에 대해 현재의 수준에 비해 급진적이라거나, 대중의 의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거나, 혹은 경제주의적 관점이라는 비판을 가하며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라 볼 수 있다. 지난 3월 30일에 열린 대학생 무한점령 프로젝트에서 등록금 관련 슬로건이 ‘등록금 문제 해결’로 제출된 것도 등록금 철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였다.
두 번째는 대학 거점에서의 투쟁으로 시작하여 사회적 투쟁으로 나아가는 투쟁의 발전 양식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반값 등록금 투쟁이 개별 학내 전선을 끊임없이 후퇴시킨 결과 후반으로 갈수록 파괴력이 하향되고 제도권 정치로 수렴되었다라는 평가 아래 교육혁명 대학생 운동본부는 학생총회라는 전술을 통해 학내에서부터 교육투쟁의 불씨를 지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미 이화여대, 동국대, 한신대 등의 대학에서는 4월 초 학생총회를 조직하고 있으며 운동본부에 함께 하지 않는 대학들에서도 총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등록금 철폐라는 슬로건이 사회화되지 않은 것도, 대학에서의 거점투쟁을 만들어내기에 대중지형이 썩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혁명 대학생 운동본부의 원칙들은 단순히 ‘올바르기’ 때문이 아니라 현 정세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선 등록금이라는 투쟁의제는 즉자적 분노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원초적이고 단순한 불만지점들을 정치와 권력의 문제로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개별 대학에서의 등록금 인하투쟁으로 갇히지 않는 전선을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등록금 철폐라는 슬로건이 제출되는 것이다. 한편 전선의 확대구축을 위해서 대중지형의 악조건을 감수하더라도 대학생들이 자신의 공간에서부터 투쟁을 만들어가는 경험들이 축적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MB와 총대선 심판론의 광풍이 불어 닥치는 정치적 격변기에 의회주의/개량주의의 지도력을 분쇄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기반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급진적 투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제 330 투쟁을 경과하고 430 투쟁을 만들기 위한 논의들이 시작된다. 교육혁명 대학생운동본부의 이러한 문제의식들이 한층 반영되고 실물화되어 제대로 된 등록금 투쟁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손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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