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4호> 이제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나설 때다

이제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나설 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가폭력

5월 24일 대한문 앞 분향소가 계고장 하나 없이 철거됐다. 중구청과 남대문 경찰서는 49재를 막 끝낸 쌍차 노동자들에게 소화기를 분사하며 폭력을 자행하고 쓰레기차를 앞세워 영정사진들과 분향소를 다녀간 이들의 추모의 맘이 담긴 각종 물품들을 휴지 버리듯 쓸어버렸다.

노동자들은 절규했다. 3년 동안 도대체 몇 번을 당하고 있는 것인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이 잔인한 폭력은 22번째 죽음 앞에서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쌍용차 노동자들은 외롭게 절규만하고 있지 않았다. 이 잔인한 국가폭력에 분노하는 이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그 만큼 대한문을 찾는 이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그렇기에 잔인한 폭력 앞에서도 쌍용차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 커지고, 투쟁의지는 더 단단해진다.

 

사회적 확대

계속된 대한문 앞 투쟁으로 쌍용차 해고자들의 투쟁, 정리해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분명 높아져 가고 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분향소를 찾고 있고 다양한 행사들이 연이어 열리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더욱 확대해나기기 위해 범대위는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고, 6월초 1,000인 국제 노서명 외신기자회견과 함께 국제행동의 날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학계는 대토론회를 준비하고, 문화예술계는 각종 행사들을, 종교계는 범순례 대행진을, 운동사회 대표자들과 원로들은 분향소를 함께 사수하면서 이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처럼 쌍용차 노동자들을 공장으로 복직시키고 정리해고제를 철회시키기 위한 사회적 흐름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이제 각 지역에서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이 투쟁을 더욱 확산시키는 실천을 적극적으로 벌여내야 한다. 이를 통해 6월에 광범위한 사회적 투쟁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만들어내야 할 중핵

그럼에도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다.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투쟁계획이 제출돼야 한다. 그러나 쌍용차 투쟁을 비롯한 현안투쟁을 힘 있게 전개하겠다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투쟁계획은 불투명하다. 6월 13일 전국금속노동자대회를 제외하고 나면 총파업투쟁과 쌍용차투쟁을 어떻게 결합시켜내면서 완강한 투쟁전선을 구축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5월 19일 범국민대회는 22명의 동료와 가족들을 추모하는 마지막 행사가 아니라 ‘죽음에게 죽음을 선언하는’ 날이었고 곧 ‘추모’를 ‘투쟁’으로 바꿔낸 날이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사회적 확산을 넘어 조직노동자들의 실천투쟁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쌍용차 투쟁에 실질적인 힘을 만들어낼 중핵이다. 그 중핵을 만들어내지 않고 사회적 여론 확산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도부는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노조법 재개정을 위한 총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그 총파업이 쌍용차 투쟁과 분리되어 조직된다면 그 총파업은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말하는 전국적 총파업, 15만의 총파업이 아니라 단사 투쟁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이름을 얹히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총파업은 그야말로 말잔치가 되고 말뿐이다.

 

총파업과 쌍용차 투쟁을 분리하지 말아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는 지역별 총파업 조직화를 토론회와 현장순회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현장과 머리를 맞대고 총파업 조직화 방안을 고민하고 현장을 만나면서 파업투쟁을 선전선동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단위사업장에도 파업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장투쟁을 벌이기 마련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역시 마찬가지다. 총파업으로 가는 실제적인 투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정점에 바로 쌍용차 투쟁이 있다. 희망버스에서 보여준 조직노동자의 무기력을 또 다시 반복할 수는 없지 않은가!

 

김명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