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4차 희망버스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8호>희망버스, 청문회, 희망시국대회를 넘어 총파업을 견인하자

희망버스, 청문회, 희망시국대회를 넘어 총파업을 견인하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총파업으로 화답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버스’가 페달을 밟고 세차게 달린다. 1차(700명), 2차(1만명), 3차 희망버스(1만 5천명)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라는 노동자민중의 꿈을 싣고 노동자민중의 삶속으로 내달았다. 98년 정리해고제 도입 이후 패배를 거듭한 노동진영조차 오랜 패배감에서 떨쳐 일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도 희망버스 덕분이다. 그러나 정리해고 철회 승리를 위해 희망버스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정리해고 철회 vs 유지, 전노동자민중에게 묻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버스는 운동 양식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 본질적인 물음을 던졌다. 희망버스의 정리해고 철회투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리해고를 자본가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권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리해고자와 그의 가족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리해고를 없애 자본가의 경영권을 침해하자는 것이다.

희망버스에게 정리해고 철회와 비정규직 철폐는 소박한 꿈이다. 하지만 자본과 그의 하수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노동자민중의 소박한 꿈이 자신들의 이윤을 침해하고 자본으로서의 기능을 망가뜨리는 일이다. 자본의 입장에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반란자의 꿈인 것이다.

이제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넘어 정리해고자와 가족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리해고 일반’이 옳은가를 모든 이에게 묻고 있다. 따라서 정리해고 철회를 둘러싼 노-자간의 정치/경제/이데올로기/문화 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다. 희망버스는 정리해고 철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희망버스는 스스로 정치화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놓여 있다.


금속노조, (무급)순환휴직 노동자의 대안인가?


청문회 과정에서 한나라당은 “회사는 정리해고 철회하고 노조는 (무급)순환휴직을 수용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이 제출했다. 물론 조남호는 단호히 거절했다. 금속노조는 3차 협상에서도 순환휴직 등 고통분담을 제출했으나 한진 사측은 코웃음 쳤다. 이를 본 한 동지는 “금속노조가 조남호의 계급적 단호함의 반만 가지고 투쟁한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제발 투쟁을 조직하자”고 했다.

(무급)순환휴직은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 왜냐면 (무급)순환휴직 역시 고통분담을 노동자에게 다 떠넘기는 짓이기 때문이다. 그 고통을 조합원 전체가 나눠진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정리해고 철회는 노동시간단축으로 가능하다. 남아 있는 조합원 1인당 1시간씩 노동시간단축(670여 시간)하면 정리해고자 94명이 일할 노동시간(94*7 = 658시간)이 충분히 나온다. 노동시간단축으로 일자리를 나누면 될 일이다. 정리해고 철회투쟁은 노동시간단축으로 해야 한다는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

희망버스가 담을 넘어 김진숙을 만나러 들어가고, 경찰과 협상하지 않으며, 자신들만의 원칙을 지키며 연대를 확대해 왔다면, 금속노조는 협상을 축으로, 민주노총은 야 5당 중재를 성사시키는 일을 중심으로 사업하면서 투쟁을 회피해 왔다. 이제 협상이 지속될 것이다. 희망버스는 연대를 확대하는 것만이 아니라 협상 내용에도 신경 써야 한다. 만약 금속노조, 민주노총, 야 5당이 과거 투쟁현장을 유린한 배신적인 협상을 다시 반복한다면 정치적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조직전술이 필요할 때, 희망버스와 조직노동자들의 단결투쟁


희망버스는 자발성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진정 승리를 원한다면 자발성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자발성이 조직화된 힘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정리해고 철회투쟁은 조남호만이 아니라 총자본, 이명박 정권을 상대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희망버스가 촉발한 아름다운 연대가 빠르고 깊게 퍼져나가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희망버스 뒤로 물러나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총파업투쟁을 직접 선전선동하고 견인해야 한다. 서로 다른 영역이니 각자 알아서 하자고 한다면 이명박 정권을 도와주는 꼴이다. 4차 희망버스와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함께 치르지 못한 것이 그래서 몹시 아쉽다. 희망버스와 민주노총의 질적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안타깝다.

만약 희망버스에서 공동주체할 수 없는 이유로 제출한 세 가지는 첫째, 희망버스는 단체나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결정할 수 없다. 둘째, 민주노총답게 투쟁했으면 좋겠다. 셋째, 야 5당의 들러리 서기 싫다 였다. 심정적으로 충분히 이해되나 만약 이 기조가 계속된다면 희망버스는 조직된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것을 의도와 무관하게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투쟁의 확대, 더 큰 집회가 필요한 시기다. 더 큰 집회로 조남호와 이명박을 압박해야 할 시기다.

정리해고제를 도입한 민주당, 국참당 등 원흉들의 들러리 설 수 없다는 이유는 너무나 정당하다. 그러나 그것은 맞서 싸워야 할 일이지 회피해서 될 일이 아니다. 우리의 투쟁이 야당의 보조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노총 등 조직된 노동자들과의 공동투쟁을 의식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물론 113개의 장기투쟁사업장이 존재해도 제대로 투쟁 한 번 조직하지 않은 민주노총을 총파업으로 견인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 분명하다. 그로 인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민주노총보다 희망버스에 기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희망버스는 전국노동자대회를 견인하지 않았는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총파업투쟁을 조직하기 위해선 특히 희망버스에 동승하고 있는 30~40% 되는 현장 활동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직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노조간부와 현장 활동가들이 나서야 한다. 이제 자기 사업장, 지역을 조직해 투쟁하자.

정원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