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참봉댁 머슴

나의 화분 2004/11/09 00:39

 

 

 8 . 15 해방 직후에 모든 사람이 자유를 찾느라 복잡한 시대를 지냈습니다. 어느 참봉댁 머슴이 보따리를 싸들고 그 집을 나섰습니다. 이유는 참봉 어르신네가 다 큰 머슴을 보고 "이놈! 저놈!" 하는 것이 심사가 비틀린 거지요. 보따리를 둘러메고 머슴이 대문을 나서자 다급해진 참봉님이 버선발로 뛰어나와 머슴의 뒷덜미를 붙잡았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이놈아! 다시는 이놈 소리 안할 테니 가지 마라, 이놈아!"

  습관이란 건 몸에 배어버리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더욱이 권력을 누리고 있던 인간이야 제 버릇 어떻게 버리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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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녹색평론 제61호 (2001년 11-12월호)에 실린 권정생의 글 '제발 그만 죽이십시오'의 극히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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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9 00:39 2004/11/09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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