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8'에 해당되는 글 3건

  1. 걷기여행 (2) 2009/12/18
  2. 부정으로 살다 (3) 2009/12/18
  3. 결혼 2009/12/18

걷기여행

from 우울 2009/12/18 13:46

풀소리님의 [행복한 걷기여행] 에 관련된 글.

 

작년 겨울에 경주에 갔었다.

친구들이 근처 암자에 올라가자는 걸 싫다했는데

멀지 않으니 천천히 가자고 하도 조르기에

걸어서 1시간 거리라기에 오르기로 했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

중간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내려가지도 못하고

울고 싶기만 했던 느낌. 결국 업혀서 내려왔다.

 

겉보기에 너무 멀쩡해서 다들 내가 할 수 없을리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가끔 나도 혹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착각해버리곤 한다.

 

행복한 걷기 여행, 다시 할 수 있을까?

질투가 나서, 저런 거 쓰는 사람들 싫다고 생각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다 미워라고 무언가 속에서부터 비틀린 감정이

나에 대한 추한 연민같은게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가득 차오른다.

 

건강하고, 밝고 맑고, 장애가 있지만 생의 긍정이 마구 피어올라서 항상 웃고 있는

만나면 기분이 마구 마구 좋아지는

아름다운 사람같은 건 절대 못되거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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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8 13:46 2009/12/18 13:46

부정으로 살다

from 우울 2009/12/18 13:20

나는 개토다.

개토는, "개도 아닌 것이, 토끼도 아닌 것이"의 줄임말.

개토로 불리운 지 10년도 훨씬 더 지났는데, 오늘에서야 밥을 먹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구나.

나는 아무 것도 아니구나.

나는 내 삶을 부정하는 것으로 살아왔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아. 어머니처럼 살지 않아.

저런 선생따위 되지 않겠어.

저런 어른같은 건 되지 않겠어.

나는 나이를 먹어서 어른이 되었지만, 어른이 되지도 못했다.

 

사람을 좋아하는 법도 몰라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싫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싫지 않은 사람조차 많지 않지만.

 

사람들의 기대같은 것도 늘 부정했다.

판사가 되거라.

너는 활동가야.

작가가 되는거야.

화가가 될 수 있어.

미디어 작품을 해보는 거야.

누군가 내게 기대하는 순간 나는 그게 싫어졌다.

 

그리고 지금은, 멈춰있다. 죽음처럼 고요하고 평화롭다.

 

사람은 그가 아무것도 행하지 않을 때보다 활동적인 적이 없으며,

그가 혼자 있을 때보다 외롭지 않은 적은 없다. - C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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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8 13:20 2009/12/18 13:20

결혼

from 우울 2009/12/18 13:04

공기님의 [지독한고민] 에 관련된 글.

 

나는 결혼이 싫다.

어떤 구속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공기님처럼 학교 다닐때는 학교라는 곳에 소속되는 것이 힘들었고,

졸업한 후에는 회사라는 곳에 6개월간 다니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나 자신의 어떤 부분도 누군가에게 매이고 싶지 않다.

돈으로 나를 협박하는 것도, 미래에 대한 보장으로 나를 구슬리는 것도,

흔해빠진 감상에 호소하는 것도, 다 구역질이 난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할 바에는 죽는 편이 나아 라고 생각한다.

 

내 몸에 손대지마.

 

나는 혼자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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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8 13:04 2009/12/18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