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애기들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418건

  1. 독일 고양이들의 삶 2005/08/01
  2. 놀이터 2005/08/01
  3. 투덜이 2005/07/31
  4. 오만 2005/07/24
  5. 해야할 일 2005/07/24
  6. 불안, 초조, 긴장 2005/07/24
  7. 2000일 동안 2005/07/23
  8. 죽이기 2005/07/23
  9. 비가 와 2005/07/22
  10. 책을 읽지 못하다 2005/07/22

독일 고양이들의 삶

from 우울 2005/08/01 04:53
독일에 와서 한번도 길고양이를 본 적이 없다.
다들 어디있는 걸까
TV에서는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항상 생각했는데
이곳 아이 이야기로는
고양이가 길에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고양이를 데려다가 주인을 찾아준다고 한다.
주인을 못찾으면 '동물의 집^^;;?'에 데려다 둔다고 한다.
길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은
주로 주인과 함께 있는 커다란 개들과
다양한 종류의 새들뿐이다.
경찰이 고양이한테까지 신경써준다니 뭔가 좋은 것도 같지만
막상 나는 길에서 고양이를 볼 수 없으니 아쉽다.

김상은 고양이들이 고양이 집회를 할 수 없다니 안되었다고 했다.
한번도 고양이를 만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본 적이 없으니
그들이 행복한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이곳 휴가는 보통 한달에서 길면 석달까지 되어서
그간 기르던 동물을 길에 버리는 일도 많다는데....

여기서는 개를 키우면 개를 위해 세금을 내야 한다.
고양이 세금은 없다고 한다.
개 보험료도 비싸다던데.

야옹...
내년에는 고양이를 기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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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1 04:53 2005/08/01 04:53

놀이터

from 우울 2005/08/01 04:44
놀이터에 앉아있으면
가끔 아이들이 와서 말을 건다.
한 명이 오면 다른 애들도 우르르 온다.
내가 모르는 단어들을 잘도 떠들어 대면서...

놀이터가 참 예쁘다.
이곳의 놀이터는 다 다르게 생겼다.

한국의 놀이터를 생각하면
어딜가나 다 똑같이 빨강 노랑 녹색으로 칠해진 철판과
녹색의 둥근 철골이 떠오르는 걸 보면
한국이란 나라가 참 개성이라는 걸 찾기 힘든 나라구나 싶다.

내 방 앞에 있는 시소는 기다란 물고기다.
커다란 나무 거북이도 한마리 있고
스프링 달린 목마 대신에 스프링 달린 나무 달팽이가 있다.
난파된 배의 일부가 모래밭위로 올라와 있다.

대부분은 나무로 만들어져있는데
차가운 철골보다는 나무가 왠지 정감있다.

놀이터가 마음에 든다.
아줌마들은 주변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맨발로 뛰어다니고
가끔 내게 말도 걸고...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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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1 04:44 2005/08/01 04:44

투덜이

from 우울 2005/07/31 16:37
며칠째 밤새 비가 내린다.
어찌나 심하게 비가 오는지
빗소리에 몇번씩 잠이 깨곤 한다.
그저께는 엄청난 천둥 번개가 쉴새없이 계속되어서
대략 5번정도 깨어났다가 새벽에는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그리하여 피곤하게 밤을 보내고 나면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났으면 좋겠는데
늦어도 8시정도면 눈이 떠진다.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피곤한데 더 잘 수가 없다.
그냥 누워있을 수도 없다.
그랬다간 당장 머리가 아파진다.
독일에 온 뒤로 하루에 8시간 이상 잔 날이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체놀이도 할 수가 없다.

무릎도 아파지고 해서 좀 편하게 있고 싶은데
가만히 있으면 머리가 아파진다.
무언가를 계속 해야 한다.
그러면 피곤한데 안그러면 더 힘들다.
참 이상하기도 해라...

게으름의 대명사로 살아오면서
실은 약간의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는데...
기후가 달라지면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싶다.

온지 얼마 안되어서 갑자기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쉴 수가 없으니 참...곤란하다.

기압이 낮아서
골다공증도 조심해야 한다는데...

지난 주에는 오래된 건물안에 장시간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계속 화장실에 가고싶은 상태가 되었다.
화장실에 가면 찔끔하고 마는데 계속 불안한 상태.
집에 돌아오니 나아졌다.
오래된 건물안에 있으면 몸이 뼛속까지 춥다.
너무 추운데다가 딱딱한 곳에 앉아있어서였던 것 같다.

사람이 사는 곳을 바꾸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답답하고 정신사나운 한국따위 쳇...이지만
그래도...한국이 참 살기 편하다..ㅠ_ㅠ

이딴 고생을 하면서도
일단 왔으니 비자 받은 만큼은 있어보자는
오기가 생기는 것도 참 문제다.
게다가 또 지내다 보면 진짜 괴롭기도 하지만
괴로움에 대한 역치가 낮아지면서
그저 견딜만 한 상태가 조금씩 되어가는 것 같다.

워낙에 투덜대는 인간이긴 했지만
독일와서는 더욱 심해졌다.
빨랑 빨랑 시간이 가서
그럭저럭 견디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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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1 16:37 2005/07/31 16:37

오만

from 우울 2005/07/24 17:15
항상 두려웠다.
내 껍데기 아래 비어있는 공간이 드러날까봐.
껍데기는 견고해서
겉으로 보기에는 꽤나 거나하고
한동안은 나조차 스스로에게 속아
내가 뭐 대단한 줄 알았다.

노력하는게 무서워서 항상 이리저리 조금 기웃거리다 말았다.
건성건성 살았다.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고

이런 생각이 들때마다
나같이 사는 게 꼭 나쁠 건 없잖아 라고 생각해서
사실은 그렇기도 하지만

그냥 한 번 다르게 살아보기로 했다.
노력해서 얻는 것은 어떠한가...

나는 내가 가진 재주가 저주스럽다.
확실하게 드러나지는 않아도 그것은 사기라는 느낌이다.

조금의 비판도 못 견디고
조금의 어려움도 못 견디고
그렇게 살 일은 아니다.

나는 정말 애처럼
순간 관심이 가는 것에 집착했다가는
금새 질리고 .....
그렇게 꽤나 오래 살았다.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왠지
인생에 한번쯤은 노력을 해보고 싶다.
내가 갈 수 있는 길을 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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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4 17:15 2005/07/24 17:15

해야할 일

from 우울 2005/07/24 16:54
수업을 받다가
내 자신이 너무 들여다 보여서 정말 부끄러웠다.
내 정신상태는 상당히 병들어 있다.

- 오만함을 버리기
- 꾸준히 열심히 하기

추위를 견디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빨래하기가 너무 싫다.
밥도 해먹기가 너무 귀찮다.
몸이 불편해서라고 스스로 변명하는데
그게 진짜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진짜라고 해도 어차피 해야할 일이다.

너무 오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왔던걸까?
어린시절의 보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과도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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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4 16:54 2005/07/24 16:54

불안, 초조, 긴장

from 우울 2005/07/24 03:47
- 쫓아오는 남자
- 살짝 열린 문
- 어둠 속의 그림자
- 넘어질 것 같음
- 잡히지 않는 무엇
- 여권받는 곳
- 담배피는 사람
- 손톱물어뜯기
- 베란다 난간의 고양이
- 둥글게 휘어져 올라가는 계단
- 줄타기
- 높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기
- 유리문 밖의 그림자
- 뒤에서 덮칠 것 같은 그림자
- 이불속에서 눈만 내밀고 있기
- 기도
- 좁은 방안에 갇혀있기
- 비오기 직전
- 벽장 안에서 놀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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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4 03:47 2005/07/24 03:47

2000일 동안

from 우울 2005/07/23 06:34
언제나 그렇듯이 무리해서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상과 개토가 사귄지 2000일이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김상 : 개토야, 이번 주 금요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
개토 : 아니. 몰라
김상 : 특별한 날이야.
개토 : 왜? 뭔데?
김상 : 우리가 사귄지 2000일이 되는 날이야.
개토 : 그래? 그럼 그게 4년 넘어 5년 넘어?
김상 : 5년이 넘었어.
개토 : 그렇구나.....

맨날 들어도 잊어버린다. 4년인지 5년인지...
참 오래도 사귀었다.
김상 없이 살 수 있을까?
아마 살기야 살겠지.
하지만 내가 누구를 다시 만나 2000일을 사귈 수 있을까?
엉성하고 제멋대로에 비현실적이고 하나도 쿨하지 않고
세상을 무조건 개토중심으로 사고하며
게으르고 어리광투성에 말도 안되는 땡깡을 수도 없이 놓아대는
마르고 아프고 피곤한 애를 누가 2000일씩 견딜 수 있을까?

정말 ... 그렇다.
대체 나는 김상과 헤어질 수가 없다.

김상은 대체 나를 왜 사랑하는 것일까?
그의 끝도 없는 노력은 어디서 샘솟는 것일까?

개토는 베를린에 있고 김상은 서울에 있습니다.
김상을 못 본지 벌써 넉달이 되어가는 군요.
개토는 그간 담배만 늘었습니다.
독일어를 할 수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맨날 집에서 빈둥거리다보면
하루에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혼자 있는 날이 더 많기도 합니다.

놀이터에서 만난 4살짜리 아이도 잘만 하는 독일어를 참....

어찌되었건 우리는 2000일이나 사귀었습니다.
제 인생에 이런 날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해보았습니다.
주변에서 신기하게 바라보아 준 날총과 그 외 많은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김상에게 감사합니다.

김상, 빨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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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3 06:34 2005/07/23 06:34

죽이기

from 우울 2005/07/23 02:04
대체 몇번이나 그를 죽이면 그가 잊혀질까
얼굴이 보이지 않는 그.

신기하게도 아픔이 없는 상태로
나는 그를 몇번이고 몇번이고 죽이게 된다.

.
.
.
빠른 인터넷을 신청하지 못하게 했어야 한다고 김상이 말했다.
하루종일 언니네 죽순이가 되었다.
허접한 상념들을 토해내고 토해내고
이러다 또 말것이다.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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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3 02:04 2005/07/23 02:04

비가 와

from 우울 2005/07/22 07:00
예전에는 이런 날씨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하루종일 쏟아지듯 비가 내린다.
이곳에는 작은 산들도 없고
막막하게 펼쳐진 대지위에
끝없이 끝도 없이 비가 내린다.

산이 없으니 하늘이 정말 넓다.
하늘이 무척 크다.
이렇게 넓은 하늘이 검은 구름으로 가득하다.
이 많은 구름은 대체 어디서 온것일까

바람을 막아주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인지
아주 먼곳에서부터 달려온 듯한
강한 바람이
이렇다할 방향도 없이
사방으로
비를 내동댕이 친다.
높은 곳에서부터 낮은 곳까지
온 공중이
바람과 비로 가득하다

이런 날씨가 며칠이고 계속된다.
며칠이고 계속된다

집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집에 머무르는 건 싫다.
무언가를 자꾸 생각하게 되니까
생각을 하다보면 자꾸 나 자신에 대해 불안해진다.
남은 삶을 어떻게 버텨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춥다...
추운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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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2 07:00 2005/07/22 07:00

책을 읽지 못하다

from 우울 2005/07/22 05:20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은 굉장히 괴로운 일이다.
나의 뇌는 생각보다 게을러서 오감이 가져다 주는 것들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려들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읽지 않으면 아주 쉽게 단순해져 버린다. 단순해진 뇌는 삶을 단조롭게 만든다. 단조로움은 삶을 지루하게 만든다. 지루한 건 딱 질색이다.

안녕, 내 작은 책.

야옹 같은 건 딱 질색이야.
침대 옆의 라디에이터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서 나는 말한다.
차라리 어흥이 나아.

뉴트롤즈의 음악을 들으면서 담배를 피우면 기분이 좋다.

내 안의 작은 야옹이 말한다.
내가 야옹인 건 내 잘못이 아니야.
나는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는지도 몰라.
어렸을 때는 세상이 아주 대단한 건 줄 알았어.
나는 자연스럽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연주할 거라고 생각했지.
돈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 정말 잘 몰랐어. 가난한 것이 돈 때문인 줄도 몰랐지.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돈을 벌어주어야만 하는 줄은 몰랐어.
크면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 줄도 몰랐어.
.
.
.
사실은 어흥이 정말 나은지 잘 모르겠어.
.
.
나도 그래.
.
.
정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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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2 05:20 2005/07/22 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