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애기들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418건

  1. 양갱 2006/05/19
  2. 제주도 끝! 2006/05/19
  3. 할아버지 (1) 2006/05/16
  4. 스타일을 살다 2006/05/12
  5. 제주도는 춥다 2006/05/12
  6. 제주도 용이식당 2006/04/29
  7. 4월26일 흐림 (1) 2006/04/26
  8. 4월25일 화요일 맑음 (1) 2006/04/25
  9. 일기 (1) 2006/04/24
  10. 일기 2006/04/24

양갱

from 우울 2006/05/19 16:28

며칠전에, 담배대신 입에 물어볼까했던 사탕, 캬라멜, 양갱 중에서,

사탕과 캬라멜은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먹었고

 

양갱은 그냥 나혼자 먹었다.

 

사오고 난 후 당시 내 생각으로는,

사탕은 입에 물고 있으면 녹아서 사라지니 계속 까넣기 귀찮을 것이고,

캬라멜은 씹지 않으면 침이 마구 생길 것 같아서 지저분한 느낌이 들 것이고,

 

그래서,

양갱을 입에 물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녹지 않고 입에 물고 있기에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너무 크지도 않고....

흠...내가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

.

.

.

 

 

대략 한시간 후 나는 양갱의 조낸 작은 입자까지도 혐오하게 되었다.

우웩.

 

겉보기에 너무 멀쩡한 양갱을 통째로 버렸다.

겉보기에 너무 멀쩡한 점이 특히 혐오스러웠다.

 

담배가 차라리 깔끔하다. 췟.

 

 

 

아, 생각해보니, 제리도 있었는데, 그건 맛있어서 순식간에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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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9 16:28 2006/05/19 16:28

제주도 끝!

from 우울 2006/05/19 16:18

내일 오전 11시 30분 비행기로 제주도를 떠난다.

제주도 끝이다.

 

아싸~!

 

제주도 싫어 제주도 지겨워 제주도 짱나!

 

40일이나 있었다.

나는 참으로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인데다가

줄창 일만 한데다가 뭐 떼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맨날 바다를 등뒤에 두고 펜션에서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었으니

 

지겨울 만도 하지 않은가.

 

제주도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

1. 말을 탔어요.

2. .......

 

결국 5000원 내고 말탔던 것 밖에는 남은 게 없단 말인가.

 

즐거운 척해보려고 음식이야기도 쓰고 했건만, 다 자기기만이었던 게다.

 

쩝.

 

어쨌든 나는 이 바람과 비와 추운 날씨로부터 내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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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9 16:18 2006/05/19 16:18

할아버지

from 우울 2006/05/16 18:40

담배를 하도 피워서 머리가 며칠째 지속적으로 아픈 나머지

담배를 좀 안피워 보려고,

 

가게에 가서 3500원어치 사탕과 캬라멜, 제리, 양갱을 사왔다.

 

할아버지가 된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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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6 18:40 2006/05/16 18:40

스타일을 살다

from 우울 2006/05/12 17:20

아마도 하루키 문학이었을 것같다.

 

스타일이 내면을 반영한다.

 

내면을 털어놓기 보다는 스타일로 드러내는 것이다.

 

스타일을 사는 시대는, 나에게 있어서는 하루키의 소설과 함께 열렸다.

 

중학교때 처음 들어본 게스 청바지.

스타일시대의 여명이었는데, 나는 그것이 빛인줄도 처음에는 몰랐다.

그런 건 처음 보았으니까.

 

스타일들은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그 이름들을 잘 외우는 것도 하나의 스타일이다.

 

나는 요새 그 스타일들에 조금 지쳤다.

아무리 닮지 않으려 해도 닮아버리니까.

 

바보같다.

 

 

 

뉴스를 볼때 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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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2 17:20 2006/05/12 17:20

제주도는 춥다

from 우울 2006/05/12 14:22

제주도는 무척 춥다.

삼다도라 해서 바람이 많다고 말은 들었지만,

막상 바람을 경험하니 지겨워 죽겠다.

 

특히 내가 묵고 있는 펜션 방에서는

바람소리가 무섭게 들려서(집을 잘못지었는지 바람새는 소리가 무지 크게 들린다)

처음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지금은 약간의 노이로제 상태가 되었다.

 

서울에서만 나고 자란 나에게는

강한 바람도 투명한 공기도 여과없이 따가운 햇볕도 부담스럽다.

 

함께 일하는 제주도 분이

차를 운전하실 때마다 창문을 열어두고 "바람좋다" 하시는 것도 부담스럽다.

매번 창문을 조금만 닫아주시라 부탁드리기도 번거롭다.

몇번 부탁드려봤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바람에 맞부딪히는걸 싫어한다는 사실은

전혀 이해를 못하시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니 그렇게 부탁드려도 또 열어놓고 달리시는 것이겠지.

 

아무리 제주도라 해도 하는 일은 컴퓨터 앞에 매달려있는 것이니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보면 너무 추워서

긴팔 옷에 점퍼라도 하나 걸치고 있어야 지낼만하다.

 

제주도에 내려올때는

남국의 더위를 상상하고 간단한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들을 잔뜩 들고 왔건만

결국 매일 입고 지내는 것은 단벌뿐인 긴팔에 긴바지다.

 

제주도는 여름에 서울처럼 덥지 않다고 한다.

겨울에 덜 춥고 여름에 덜 덥다나.

나로서는 실망, 또 실망이다.

 

옷가게 아주머니는 제주도의 5월날씨는 예상을 할수가 없다신다.

일기예보를 보니 서울 최고기온은 24도인데 제주는 19도다.

 

아, 따듯한 북쪽나라로 가고 싶다.

육지로 가고 싶다.

이제 열흘만 참으면 된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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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2 14:22 2006/05/12 14:22

제주도 용이식당

from 우울 2006/04/29 12:30

새벽에 우르릉 쾅쾅 천둥 번개에 비가 세차게 내리 붓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어느새 날이 활짝 개었다.

 

토요일이다.

어제는 서귀포 1호 광장 가까이에 있는 용이 식당이라는 곳에서

제주도(?) 두루치기를 먹었다.

오홋, 정말 맛있었다.

 

용이 식당, 건물과 내부는 매우 허름하고 파는 것은 두루치기뿐이다.

들어가 앉으면 '두 분이세요?' 하고는 바로 음식이 나온다.

두루치기란

양념된 돼지고기 위에 파무침을 얹고 그 위에 또 콩나물무침, 무장아찌(?) 등을 얹어서

그자리에서 구워먹는 음식인데,

함께 굽는 파, 콩나물, 무 무침의 양념이 그 맛을 크게 좌우하는 듯 했다.

상추에 싸서 고추와 먹으니...아아~

 

제주도에서 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용이 식당을 강하게 추천하고 싶다.

1인분에 4500원이니까 굉장히 싼 편이다. 

제주도 웬만한 식당에서 밥한끼먹으면 일인분에 만원은 훌쩍 넘는다.

 

제주도 토속음식이라 해서 어딜가나 보게 되는

고등어조림, 성게국, 오분자기가 든 해물 뚝배기 등을

한번씩 먹어보고 나서, 생선 고기말고 고기가 그리워 진다면

용이 식당을 방문해보삼.

 

처음에 이것저것 쌓아서 구울때는 양이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먹다보면 아쉬워 진다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소.

 

제주도 여성들이 다 그렇듯 무뚝뚝하면서 강해보이는 주인아주머니 사진을 한컷~

아주머니는 무를 무치고 계셨음다. 저걸 고기랑 구우면 그렇게 맛있다는 거 아닙니까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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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9 12:30 2006/04/29 12:30

4월26일 흐림

from 우울 2006/04/26 10:05

제주도는 따듯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내려온 보람이 없구만.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심할때는 파도가 거꾸로 칠때가 있다.

파도가 해안으로 들어오는것이 아니라 해안에서 바다로 나간다.

혹은 해안을 따라 평행하게 친다.

기이한 느낌이다.

 

등 뒤에 바다가 있다.

열흘 남짓 보고 있으니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볼때마다 낯설다.

 

손톱깎이가 없어서 손톱이 제멋대로 길게 자라고 있다.

키보드를 두드리기가 불편하다.

매니큐어 칠하고 예쁜 손톱 만들면 키보드 치기가 불편하겠구나...

오타도 많이 생기고 속도도 드러나게 느려진다.

 

일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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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6 10:05 2006/04/26 10:05

4월25일 화요일 맑음

from 우울 2006/04/25 13:24

이만하면 행복한 인생.

잡스러운 공상이나 즐기며

일하는 시간에 비해 많은 돈을 받고

작은 규모지만 관계의 그물 속에서 사람으로 인정받고

영화에나 나올법한 크기로 한 사람에게 사랑받고

그만은 못해도 적당히 사랑하고

오늘부로 이제는 빚도 없다.

 

듣고 싶은 음악 들을 수 있고

보고 싶은 영화 볼 수 있고

읽고 싶은 책은 읽을 수 있고

피우고 싶을 때 담배를 피운다.

 

하기 싫은 일은 남들보다 훨씬 안하고 사는 것 같다.

 

굉장히 굉장히 예쁜 고양이도 한마리 데리고 산다.

 

자꾸 삶을 챙겨보고 남은 것들을 정산하고

행복이라는 것이 실재한다는 것에 감탄하면서

 

"인생의 목표가 행복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엄청난 문구를 써놓고 겁이 난다.

 

이곳에서 떠나면 나는 어디로 간단 말인가?

알 수 없는 곳, 그래서 두려운 곳, 불안하고 어두운 곳

허공 혹은 심연으로 뚝 떨어지는 거지.

어떤 용감한 이는 그곳으로 질주도 한다지만

나에겐 그런 용기는 없다.

신경질적으로, 발작적으로, 무의식을 가장하여 나를 내동댕이치는 게 고작이었는데

이제는 그것조차 못해.

 

어쩌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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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5 13:24 2006/04/25 13:24

일기

from 우울 2006/04/24 14:16

제주도에 왔다.

이놈의 역마살.

돌아와서는 죽도록 지치면서도 맨날 돌아다니는 이유를 도저히 알수가 없으니

역마살 탓을 할 수 밖에 없다.

 

남들에게 대부분 있는데 나에게만 없는 것 - 과거와 미래.

나는 과거로부터 무언가를 배우지도 못하고

미래를 위해 뭔가를 희생하지도 못한다.

 

당장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끝도 없이 던져지고 있다.

 

 

 

항상 질투해왔다.

부모님이 스스로 살아갈 능력이 있는 사람들.

혹은 더나아가 자식에게 무언가를 해 줄 수 있기까지 한 사람들.

그 질투가 너무 심해서

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힘들때조차 많았다.

 

그들이 그냥 자신의 삶을 평이하게 늘어놓을 때,

혼자서 마구 상처받았다.

 

상처를 받고 안받고는 상대적인 것이라

나보다 더 못한 삶을 가지고도

그런 것쯤에 상처따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많아

늘 부끄러웠지만

솔직히 부럽고 질투난다.

 

부모가 유학도 보내주고

생활비 걱정 안해도 되는 사람들

 

서른이 넘어

이제 깨달았는데, 나는 도저히 유학같은걸 갈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안되는 것이다.

유학은 커녕, 대학원조차 갈 여건이 아닌 것이다.

주제넘게 '아트'같은 걸 생각해선 안되는 것이다.

 

돈을 좀 모아서 여유가 되면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인생을 유예해왔는데

그게 다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돈이나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친듯이 조낸 달려도 10년에 1억이나 모을까 하지만

그게 내 한계인 것을 이제 받아들일 나이가 된 것이다.

 

그깟거 벌려고 조낸 달릴거냐 묻는다면 '네'라고 대답하지요.

그거라도 있어야 나중에 부모님같이 안 살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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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4 14:16 2006/04/24 14:16

일기

from 우울 2006/04/24 13:49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들은 항상 바쁘다.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한사코 그러고 사는 그들.

이제 나이도 먹을만큼 먹어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나

받아들여진 자신이 받아들일만 한 것은 아닌 그들.

 

고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그들에게, 만나서 위로가 되어 줘야 하는데

나는 사실 그런 그릇이 못된다.

 

참 멋지고 존경한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언제나 심사가 뒤틀려서는 정반대의 의미가 실린 농담밖에 못던진다.

 

그들앞에 내가 부끄럽기 때문이다.

내 삶은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

 

내가 그들과 함께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욕심이 많다.

나는 너무 욕심이 많다.

 

그래서 보고싶어도 보고싶다고 말을 못한다.

욕심많은 거 보여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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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4 13:49 2006/04/24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