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애기들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418건

  1. (1) 2006/12/13
  2. 친구에게 II 2006/12/13
  3. 친구에게 2006/12/13
  4. 쓰렉 개토 2006/12/13
  5. 일본 작가 (1) 2006/12/13
  6. 표현하는 자 (2) 2006/12/13
  7. 다독 다독 (2) 2006/12/11
  8. 레디 2006/12/11
  9.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2) 2006/12/08
  10. 겨울잠 (1) 2006/11/30

from 우울 2006/12/13 17:10

나는 무슨 새라도 된 것 같다.

파닥파닥 파닥파닥 살겠다고 퍼드득거린다.

어미새는 매에게 잡혀갔어.

나는 막연하게 그것을 알고 있다.

배가 고프고 눈앞은 뿌옇거나 너무 맑다.

소리나지 않는 부리로 찢어지는 비명을 내지른다.

털도 제대로 나지 않은 앙상한 날개를 퍼득거린다.

나는 오늘 약간 미친 듯 하다.

 

누가 나를 좀 멈춰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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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17:10 2006/12/13 17:10

친구에게 II

from 우울 2006/12/13 17:01

나는 변명을 하고 있는 걸까?

어지러운 과거들로 현재의 게으름을 윤색하려는 걸까?

나는 자신이 없어.

어렵거나 혹은 쉬운 말들로 나와 과거를 연결하려는 모든 분석은

그저 텅 빈 말들일 뿐인 경우가 많아.

 

과거가 나의 현재를 이렇게 만들었다 할지라도

내 현재에 대한 내 책임이 그렇게 쉽게 사라져주는 것은 아니지.

나는 그것들을 이겨내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이 아니라

그 모든 일을 겪은 사람으로써 번듯이 서야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스스로에 대해 죄인이야.

 

게다가

나는 어쩌면 그 모든 것에 대한 치유의 과정을 겪었는데도

여전히 내 현재의 게으름을 위해

변명거리로 그 석회처럼 굳어버린 가루날리는 건조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

 

 

 

어찌되었건 나는 내 영혼을 구출해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으로 가야하는데

라면이 나를 막는다.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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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17:01 2006/12/13 17:01

친구에게

from 우울 2006/12/13 16:47

내가 오늘 이렇게 중구난방 뛰어다니는 이유는 아마도,

내 머릿속이 이렇게 근질근질 움찔움찔 거리는 이유는 아마도,

너에게 대답을 하기 위해서 일거야.

 

개토는 왜 그렇게 성의없는가에 대한 대답.

왜 아무 것에도 노력하려들지 않는가에 대한 대답.

개토는 정말 그런 개토를 그대로 둘 것인가에 대한 대답.

글이라도 하나 정말 처절하게 써보라는 너의 그 선뜻한 사랑에 대한 대답.

그 대답을 성의있게 하기 위해서

개토는 정말 온 머릿속을 헤집어냈어.

정말이야.

아마도 그래서 내게 네가 필요한가봐.

 

머릿속을 뒤집고 또 뒤집어 풀풀 날리는 먼지를 가득 뒤집어 쓰고

꾸불꾸불 좁고 물컹한 골목들을 지나 늪에 빠지고 산에도 오르면서

나는 생각했어.

답을 찾아야해. 답을.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야. 정말 그랬던 건 아니었어.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찾기 힘들었는지도 몰라.

그 초라하고 또 초라한 대답.

그 한가운데 앉은 건 그저 상처받아 여기저기 비뚤어지고 자라지 못한 작은 영혼.

 

나는 그 영혼을 구해내야해.

누구보다 멋진 글을 쓰거나 누구보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나는 이미 죽음 한가운데 들어앉아버린 그 영혼을 구해내야해.

그 영혼으로 내가 어떻게 무언가의 진실을 바라보겠니?

 

칼을 들고 엄마의 목을 조른 아빠를 봐.

내복을 입고 있어.

눈앞에 하얀 빛들이 있어. 나는 그 빛아래 발기 발기 찢겨지겠지.

발끝부터 가슴까지 깁스를 하고 1년 동안 누워있는 거야.

깁스한가운데에는 대소변을 보기위한 구멍이 뚤려있었지.

사촌동생은 이불을 걷어 날 놀렸어.

방안이 그림에서나 나오는 원근감을 가져.

내가 있는 구석은 콩알만한데 아빠는 거대한 빗자루로 나를 때리고 있어.

빚장이는 내 침대끝에 앉아 성경을 읽고 있고

나는 메탈리카의 음악을 최대 볼륨으로 들어.

내 몸 위에 올라탄 검은 시체를 봐. 나는 그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찢긴 스타킹과 공허하던 아랫도리의 느낌.

 

대표적인 것만 뽑아보았어. 너무 대표적이라 이제 닳을대로 닳아져 고통조차 없어.

나는 무척 담담하면서도 흥분되어 있어.

이런 것을 왜 쓰는 걸까?

그런 것들이 정말 내 영혼을 상처입힌 걸까?

자존심이 강한 내가 말하지.

나는 그런 것들로 상처받지 않아. 나는 내 인생을 살거야.

 

하지만,

 

미묘하게도 나는 자꾸 내 손을 빠져나가 어디론가 숨어버려.

산다는 게 너무 아름답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어쩌면 내가 위에 쓴 것들과 내 영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지도 몰라.

나는 처음부터 그랬던 걸지도 몰라.

 

하루에 다섯번씩 죽고 싶다고 생각하기.

 

사실은 살고 싶어. 살고 싶지. 왜 아니겠어?

그러니 여즉 살아있겠지.

 

개토는 재능이 많은 아이야.

할 수 있는게 많을거야.

사랑해주는 이들도 많아.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해.

남들이 받지 못해 안달난 사랑들.

 

개토는 그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거 같아.

 

사랑을 똑바로 바라보려고 하지 않아.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건 왜 일까?

 

답을 쓰려고만 하면 머리가 흐려져.

나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어.

 

어지럽다...

 

내가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이런 나라도 버리지 말아달라는 것뿐...

나중에 다시 써볼께.

 

하루종일 먹는 것을 잊고 있다가, 방금 라면을 먹었더니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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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16:47 2006/12/13 16:47

쓰렉 개토

from 우울 2006/12/13 13:23

가벼운 것은 좋다.

쓰렉 개토.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쓰렉 개토.

슈렉과 발음이 비슷해서 슈렉이 담고 있는 이미지들을 포괄함과 동시에

쓰레기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나니 금상첨화다.

 

쓰렉 개토.

가볍다. 너무 너무 가볍다.

이대로 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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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13:23 2006/12/13 13:23

일본 작가

from 우울 2006/12/13 12:53

내친 김에 분류하기 시리즈.

 

일본작가들의 글은 정갈하다. 더러운 이야기조차 정갈하다.

우리말로 쓰여있는데도, 종이가 갓 삶아 빨아 널어놓은 흰빨래 같다.

옅은 세제냄새가 난다.

 

미국의 소설들은 비장하다. 무언가를 내면에 품고 있든 없든 비장하다.

일본소설들은 그 모든 것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같은 주제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소설이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역설할 때, 일본소설은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고 말한다.

프랑스소설은, 그 모든 것을 유모어로 여긴다.

모든 것을 비웃고,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비웃는다.

비웃는 자신을 비웃는다.

첫문장만 읽으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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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12:53 2006/12/13 12:53

표현하는 자

from 우울 2006/12/13 11:56

개토의 기준에 의하면 세상에는 세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을 어떤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가끔은 분류하지 않고는 못배길 때가 있다.

이 분류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일쑤여서 사실은 굉장히 조심해야 하지만

블로그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매우 관대해진다.

어디까지 관대해도 되는 걸까에 대한 질문은 어딘가에 남겨둔 채로.

 

다시 돌아가서 개토의 기준에 의하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유지하는 자와 변화시키는 자

(어슐러 르귄의 분류를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면,

그는 이를 존재화는 자와 행동하는 자로 부르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표현하는 자이다.

 

세부류의 사람들은 또다시 각자 두 종류로 나눌 수 있게 된다.

역시 편하게, 나 자신에게 관대한 표현을 사용하자면,

진짜(좋은)와 가짜(나쁜) 정도가 되겠다.

 

나는 언제나 좋은(진짜) 유지하는 자에 대한 외경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내가 그런 존재를 꼭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6종류의 사람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근본이 되고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아직 나쁜(가짜) 표현하는 자에 속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언젠가는 진짜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표현하는 자가 진짜가 되려면,

그들은 삶의 진실을 보아야만 한다.

표현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눈앞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그것이 가만히 있는 것이건, 움직이고 있는 것이건,

그 진실을 정확하게 보고 거짓없이 옮기는 것.

 

내가 표현하는 내용이 비록 아주 작은 삶의 부분이라도

나는 그것이 섬세하고 아슬아슬하게 장식된 화려한 장식품이기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명확한 진실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뿌연 내 삶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가끔은 눈앞이 맑아지면서 삶이 보일때가 있다.

 

언듯언듯 번득이는 진실.

그것을 셀수 없는 이름 가운데 하나로 어느 지점에 고정시키기.

 

 

 

 

 

 

친구의 말대로 한참 더 처절해질 필요가 있다.

 

나는 그에게 내 마음을 전혀 표현하지 않는다.

나는 그에게 전달할 더 좋은 어떤 표현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에게 내 마음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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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11:56 2006/12/13 11:56

다독 다독

from 우울 2006/12/11 11:44

당신의 고양이 님의 다독 다독에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훗.

 

어찌그리 다독 다독 스러우신지.

 

그래요. 그래.

저도 사랑받고 싶고 업되고 싶고 그릉그릉 하고 싶다고요.

 

췟. 퉤.

자존심 상해.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 다독이는 걸 잘 못한다.

훗. 개토지만 할 수 있을지도.

 

한참...고양이님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어디에 덧글을 쓸까 헤매다가

결국 돌아와서 독백이다.

바보. 쓸애기. 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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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11:44 2006/12/11 11:44

레디

from 우울 2006/12/11 11:13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밥먹고 잠자고 수업듣고 집회나가는 시간 외에

나머지 시간 동안에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었다.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하고 싶은 건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것뿐.

 

흠...좋은 시절이었다.

 

최근에는 그때보다 훨씬 많은 자유시간을 가지고도

늘 너무 마음이 바쁘다.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만화책도 보고 컴퓨터게임까지 해야한다.

하루에 한가지씩만 해도 일주일이 후딱 가버린다.

사실, 하루에 한가지씩은 무리고

보통 일주일에 한가지를 몰아서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한달도 후딱 간다.

특히 게임의 세계는 현실세계만큼이나 넓어서

사실 한가지 게임의 끝은 존재하지 않으니...

게임세계에 충실하면 할 수록 현실의 나는 껍데기만 남아 잠이나 자고 밥이나 먹는게 다다.

 

가끔은 돈버는 일도 해야하니...

돈이 절실해도 누가 돈되는 일을 시켜주면 그 사람이 얼마나 미운지 모른다.

바빠 죽겠는데.

 

사실, 바쁘다는 생각은 안해봤다.

이래저래 쓰다보니 꼭 그런 것처럼 느껴져서 써놓고 나니 우습다.

일시키는 사람들이 밉기는 하지만.

 

 

 

 

이 생활과 안녕할 시간이 된건가?

삶의 단계단계에 언제나 미련은 없었다.

돌아보면 언제나 피맛만 나니, 돌아볼 필요는 없다.

전투모드 레디.

레디...레디..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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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11:13 2006/12/11 11:13

개토는

하루에 아주 많은 시간을,

(얼마나 많은 시간인지 정확히 알고 싶지 않아 셈해보지 않는다.)

아주 많은 시간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세계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작은 미션들을 수행하고

백골마를 사기 위해 40렙이 되고

언젠가는 천골마도 사리라고, 원대한 포부를 유지하면서,

아마 밥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월드오프워크래프트에서

괴상하게 생긴 몹들을 마법과 무기로 죽여가면서

세계를 지키는데 바치고 있습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는 어려운 미션은 있어도 불가능한 미션은 없습니다.

눈앞의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열심히만 하면 언젠가는 100골마도, 1000골마도 살 수 있습니다.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서로 돕고 나누다 보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세계가 정다워집니다.

 

그 세계로 들어갈때마다 만날 수 있는 제작자들의 팁 중에는 좋은 말들이 많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팁은

'다른 모든 것이 그렇듯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적당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니다.

하지만 저는 적당히 하고 싶지 않아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세계에 살고 싶어요.

 

만렙이 되어 다른 저렙들을 돕고 싶어요.

버스도 태워주고 싶어요.

 

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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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8 12:58 2006/12/08 12:58

겨울잠

from 우울 2006/11/30 16:59

겨울잠을 자면 좋겠다.

잠이 쏟아져서 대체 생활이 안되는데,

나는 깨어있기 위해 갖은 애를 써야한다.

 

지난 이틀, 격하게 앓으면서 내리 잠만 자고 나니

얼굴도 뽀송뽀송하니 좀 나아진 듯했는데

겨우 몇시간만에,

오후가 되자 잠이 산사태처럼 쏟아져서 눈을 뜨는 것이 힘들다.

 

사실,

겨울 내리 잔다고 뭐라 할 사람도 없지만,

스스로 인간의 최저기준이하로 내려가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것이

백수의 숙명.

눈을 뜨고 있으려 애써본다.

 

겨울잠을 자고 싶어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은걸까?

왜 겨울에 그리 졸린 것인지 찾아봐도 별 이렇다할 검색결과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아님, 이것도 역시 자본의 음모인가?

겨울잠의 본성까지도 은폐하고 과학적인 연구조차 막고 있는 것일까?

 

 

추운 날에 술 좀 먹었다가

된통 체해서 열이 39도 넘게 오르고 열기운에 울고

배가 꼬여 죽는 줄 알았다.

 

사는게 만만치 않다.

특히 나한테만 더 그런거 같아.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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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30 16:59 2006/11/30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