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애기들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418건

  1. LSD를 위하여 (2) 2006/12/17
  2. 거리 2006/12/17
  3. (5) 2006/12/17
  4. 소심한 사람들...혹은 2006/12/15
  5. 먹는 문제 (1) 2006/12/15
  6. 예전에 어떤 아이가 2006/12/15
  7. 개토가 무슨 뜻이냐면... (4) 2006/12/15
  8. 김상이 집에 없다 2006/12/14
  9. 성격자가진단테스트 (1) 2006/12/14
  10. 답장 2006/12/14

LSD를 위하여

from 우울 2006/12/17 02:38

당신의 고양이님의 [최고의 사랑] 에 관련된 글.

 

눈이 오고 있었다.

눈이 아주 많이 오고 있어서, 하나도 춥지 않았다.

 

그녀는 하얀 눈이 3cm정도 쌓인 거리의 노란 가로등 아래에

LSD와 함께 앉아있다.

벤치에도, 그녀의 빨간 모자 위에도, 검은 외투 어깨에도 눈이 3cm 쌓여있다.

그녀도 LSD도 눈을 털어 내지 않는다.

 

사랑해.

 

그녀는 눈이 쌓인채로 아주 조심스럽게 LSD를 흡입한다.

그는 마치 준비된 가루처럼 그녀안으로 쉽게 빨려들어간다.

그는 그녀 뇌세포와 뇌조직의 일상적 활동을 잠시 멈추게 한다.

세로토닌을 가로막고

그녀의 깊은 뇌주름 속까지 들어가 구석구석 키스를 불어넣는다..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느린 시간을 엿본다.

수정으로 만든 배가 존재하지 않는 음악을 연주하며

하늘의 바다속을 가로지른다.

그녀는 그 음악을 "볼 수" 있다.

그녀는 LSD의 색깔을 "들을 수" 있다.

마법의 용이 푸른 연기를 내뿜는다.

 

동공이 자꾸 자꾸 확대되어 눈동자 속으로 눈들이 쏟아진다.

LSD도 가로등도 노랗거나 주황색이거나 혹은 빨갛고 파란 빛들도 모두

그녀의 눈동자를 통과해

그녀의 몸안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그녀는 세상을 덮는다.

세상은 하얗다. 그녀는 이제 5cm만큼 세상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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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7 02:38 2006/12/17 02:38

거리

from 우울 2006/12/17 01:57

불공평하게도

세상에는 더 많이 사랑받고 더 많이 주목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남들보다 적은 노력을 하고도 좋은 평가를 받거나

그냥 제멋대로 구는데도 사람들이 좋아해준다.

 

공평하게도

이런 사람들이 살면서 심각하게 곤란한 점이 있는데,

주변의 평가에 우쭐해서 스스로를 잃어버리기 쉽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그들 가운데는 텅 비어있는 사람들이 많다.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기도 전에

남들이 추켜세워주는 일에 휩쓸려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떠맡게 되기도 하는데,

책임도 지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세우고 사람들의 애정에 기대어 두리뭉실 떠다닌다.

 

운이 좋으면 자신과 잘 맞는 일을 찾아 스스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남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해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는 것만 같았다.

 

상황을 자각한 이후로는,

스스로를 위해

평가와 주목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위해 무척 노력하게 되었는데,

자각의 시간이 그리 길지 못해

그 거리를 두는 방식이 아주 서툴다.

 

서툴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상대에게 거북한 느낌을 전달하게 되는 것도 같다.

최근에 내가 그런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다.

 

정말 지금은 모든 일에 서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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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7 01:57 2006/12/17 01:57

from 우울 2006/12/17 01:13

 

눈이 많이 왔다.

김상이 있으면 같이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텐데.

김상에게 전화가 와서 눈이 온다고 하길래

눈사람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김상이 만든 눈사람.

존앤 쪼매나타...ㅋㅋ

내일 김상이 온다.

 

없으니까 블로그를 많이 하게 되는데.

가끔은 김상이 없는 것도 좋아.

게다가 눈사람 사진이 든 메일도 받았다.

가끔은 떨어져 있는 게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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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7 01:13 2006/12/17 01:13

소심한 사람들...혹은

from 우울 2006/12/15 14:26

나는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본다.

갑자기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다.

겨우 며칠 사이에.

 

달콤한 쿠키의 유혹에 넘어가서...

 

선뜻, 유행할 줄 알았던 몇개의 장치를 내세우기까지 했다.

 

어떻게 하면 민폐를 끼치지 않고 예전으로 돌아갈까...

천천히, 천천히, 그래 천천히...숨을 깊게 쉬고...

 

 

 

흥분제라도 먹은 것 같다.

이 발작적인 집착.

 

이 자리는 거북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

눈을 감고, 깊은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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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5 14:26 2006/12/15 14:26

먹는 문제

from 우울 2006/12/15 13:39

달군님의 [요즘 먹는것들] 에 관련된 글.

최근 거울보기가 민망하게 말라버렸다.

은근 구석구석 뭉친 살들이 있어서 보기 흉한 건 김상만 알지만

어쨌든 나는 겉보기 말라깽이라

조금만 말라도 무지 말라보인다.

어깨가 좁아서 그런거라고, 살이 없어 그런게 아니라고! 강변해봤자

비웃음만 당하니 그냥 참고 만다.

 

근데, 최근엔 내가 봐도 참 가관으로 말랐다.

이유는 한가지, 잘 안먹기 때문이다.

 

인생의 3분의 2정도는 익힌 야채를 먹지 않고 살아왔다.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편식에는 이유가 있는 게 이상한 거다.

남들과 밥도 같이 먹어야 하고 사회생활도 유지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주 조금씩 먹게는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익힌 야채에 아주 익숙해질 수는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신선한 음식들이다.

야채는 익히지 않은게 좋고,

아마도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회인 듯 싶다.

 

고기를 많이 먹고 살아왔다.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냥 굽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엄마가 해준 밥을 먹어본지 10년은 족히 넘었다.

그런데도 나는 음식에는 완전 젬병이다.

10년 가까이 내 부엌을 가지고 살았는데도 할 줄 아는 음식이 몇개 안되는데

그게 다 술안주들 뿐이다.

친구가 집에 와서 골뱅이 소면에 밥을 차려줬더니

비웃었던 기억이 난다.

잘 못하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나는 음식하는 걸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 거 같다.

아마, 싫어하는 편에 가까운 듯 싶다.

 

밥반찬으로 제일 많이 먹은 건 아마 삽겹살이거다.

그냥 굽기만 해서 쌈싸먹으면 되니까.

김상은 내가 조림음식은 싫어하는 줄 알았단다.

모든 생선, 모든 고기는 무조건 구워 먹으니까.

 

 

문제는,

최근에 내가 고기를 먹는게 싫어진 거다.

그냥 조금씩 싫어져서 대체 먹고 싶지가 않아졌다.

있으면야 먹지만 내 손으로 해 먹기는 내키지 않는다.

김상때문에 그냥 하기도 하지만 역시 당기지는 않는다.

 

그럼 나는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이게 당면 문제다.

 

나는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지만,

매일 맛난 음식을 해먹는 삶과

매일 캡슐만 먹는 삶 둘 중에 하나를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주저없이 캡슐만 먹는 삶을 택할 타입이다.

죽을 때까지 맛난 것 못 먹고 살아도 좋다.

 

그리하여,

세상에 요리를 안해도 되는 먹을 음식이 진짜 없다.

연두부는 그냥 먹어도 된다기에 10봉이나 사서 밥대신 매일 먹었는데

먹고 나면 너무 추웠다.

데워 먹어야 하는데 집에 전자렌지도 없고

(사실 나는 전자렌지 기피증이 있다.

어린 시절에 '플라이'라는 영화를 본 다음부터 전자렌지에 음식이 들어갔다 나오면

분명 무언가 다른 존재로 변형되었을 것 같아서 못 먹는다.)

찜통에 찌자니 너무 거하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본 뒤부터는 아예 밥먹는 거 자체가 귀찮아졌다.

 

점심에는 밖에 나가서 떡볶이를 사먹었다.

 

달군 글을 보고 나도 좀 번듯한 음식을 해먹어 볼까 했지만

역시나 압박이.....

 

에효...개토도 좀 상큼하고 발랄하고 성실해보이면 이상할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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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5 13:39 2006/12/15 13:39

예전에 어떤 아이가

from 우울 2006/12/15 12:41

당신의 고양이님의 [엄마는 외계인] 에 관련된 글.

예전에 어떤 아이가, 밥 샤코치스의 소설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목이라고 하면서,

이런 어머니를 갖고 싶다 했었다.

그녀가 그립다.

 

아이는 부엌의 조리대 앞에 앉아 금고처럼 생긴 냉동실의 알루미늄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냉동실에는 그의 어머니가 쇠고기와 다른 식품들 사이에 냉동된 채 누워 있었다.

아이는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죽어서도 어머니는 호텔의 다른 손님들처럼 보일 뿐이었다.

특별한 요구를 하면서도 친절함이나 서비스를 원치 않은 채

다른 사람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한 번도 아이에게 키스를 해준 적이 없었다.

꼭 어머니의 정을 보일 필요가 있으면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아이는 지금껏 어머니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서본 적이 없었다.

오직 단 한 번, 고등학교 시절 사랑하는 애인을 잃고 개로와하던

아이를 끌어안고 어머니는 설헙게 눈물을 흘려주었다.

아버지와 이혼하기 1년쯤 전의 일이었다.

어머니는 밤늦게 아이의 방으로 들어오셔서 크게 라디오를 튼 뒤

아이를 안아주었다.

그날 밤 어머니와 아이는 오열했다.

 

어머니는 아무 연락도 없이 뉴욕에 도착했다.

손가방 하나와 가죽 표지의 소설 몇 권, 여러 벌의 수영복과 터키식 긴 소매옷,

그리고 화장품을 들고 나타났다.

어머니가 떠나온 파리는 겨울로 접어들던 참이었다.

어머니가 평생을 통해 남겨놓은 것은 마치 외국어처럼

모호하고 생소한 것들 뿐이었다.

아이는 늘 어머니와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 밥 샤코치스, 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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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5 12:41 2006/12/15 12:41

오늘은 편지가 와있지 않았다.

그래서 좀 ... 그렇다.

조금 기운빠졌달까? 훗. 열심히 보내란 말이닷!

 

어느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놀랍지 않은가]하기에 뭔가 하고 클릭했다가

딸꾹! 놀라버렸다.

그래, 한번 쓰인 글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수 밖에 없는거다.

 

그건 그렇고 조금은 버거워서

사실을 밝히는 것이 나을 것 가터.

개토는 "개토 아닌 것이 토끼도 아닌 것이"의 줄임말이다.

원래는 "개색희도 아닌 것이 토깽이색희도 아닌 것이"라고 나를 부르던

한 친구가 귀찮이즘의 압박으로 줄여부른 별명이었다.

 

게토레이라거나, 빈민지구 게토라거나, 광개토라거나 개가 토한거라거나 그런 거 아니다.

 

그렇게 굴러다니는 이름도 조낸 의미심장한 이름도 아닌

그저 아무데서나 잘 뛰어다니고 널브러져 자고 쪼매나서 지어진

모호한 정체성의 결과다.

 

이번 한번만 딱 쓴다.

조낸 쑥스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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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5 11:56 2006/12/15 11:56

김상이 집에 없다

from 우울 2006/12/14 18:14

김상이 집에 없다.

김상이 이 시간에 집에 없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거늘,

어제부터 마음이 불안하다.

김상은 일요일까지 집에 오지 않는다.는 생각때문에.

저녁이 되어도 개토는 혼자 집에...냥이 두마리와...

 

집안이 싸늘하다.

 

일요일에 만든 닭도리탕을 태워먹었다.

얼마남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아깝다.

바닥부분에 눌어붙은

근본을 알 수 없는 것들은 남겨두고 나머지를 퍼다가 저녁으로 먹고있다.

 

김상이 없으면 나는 밥도 잘 챙겨먹지 않는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런게 나다.

 

며칠새 살이 좀 빠졌다. 빠졌다 해봐야 1~2kg 정도지만

내 전체 몸무게를 생각하면 적은 양은 아니다.

그런데, 욕조에 들어가 앉으니 허리둘레에만 눈에 띄게 둥근 살의 테가 둘렸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각종 오락을 즐기기 때문이다.

집중하면 배가 고파지지 않아서 자주 먹는 것을 잊는다.

그래서인가 몸은 배둘레에 비상식량을 비축해두나보다.

 

몇해 전인가 한참 일에 묻혀 지낼때

가스렌지 아래 싱크대 안에, 친구에게서 받은 감자를 스무알 정도 넣어놓았다.

아무것도 해먹지 않고 살던 때라 넓은 싱크대 아래 공간에 달랑 감자 스무알뿐.

아마 서너달쯤 지나서였나보다.

라면을 끓여먹자고 싱크대를 열었을 때 가히 그 안은 장관이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살던 성 둘레를 감싸고 있던 가시덩굴이 아마 그랬을까? 

감자덩굴이 싱크대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어둡고 퀴퀴한 싱크대안에서 감자는 무럭무럭 싹을 틔워 냈던 것이다.

 

말이 장관이지, 징그러움의 극치였다.

나는 감자 싹의 그 미끄덩하고 희끄무레한 녹색과 붉은색이 꼭 뱀같아서 무섭다.

꿈에 나올까 무서운 장면이었다.

구석에는 쪼글쪼글하게 쭈그러든 할머니 손처럼 감자들이 모여있었다.

 

메두사같았어...

 

그냥, 음식을 태워먹고 나니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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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4 18:14 2006/12/14 18:14

성격자가진단테스트

from 우울 2006/12/14 13:08

혈액형별 성격이라던가, 별자리별 성격이라던가

하여튼 무슨 성격진단 테스트 결과를 받았다하면

주변에서 '참 쪽집게다', '어쩜 그리 신빙성이 있냐' 난리들이다.

개토의 성격자가진단 결과를 본 김상 왈, 이거 만든 사람 진짜 대단하단다.

 

개토는 다른 의미에서, 이거 만든 사람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면 50개의 질문으로부터 243개인가의 인간형을 분류해내고

각 분류에 맞게 사람들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일까?

이걸 만든 사람들은 어떤 방법을 썼을까?

대체 이걸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지?

심리학과 통계학이 사용된걸까?

초안은 설문같은 걸 이용했을까?

허, 거참 궁금하다.

대체 상상력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다.

 

반도체 제작 공정을 설명해준다면 차라리 논리적이겠지만...

뭐랄까 제작 과정이 참으로 의심쩍은 무언가이다.

 

어쨌든 누군가, 그 해석부분을 쓰신 분, 꽤나 유머러스 하시고 호감가는 분이십니다.

겉보기엔 아주 평범하실 듯한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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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4 13:08 2006/12/14 13:08

답장

from 우울 2006/12/14 12:39

[한번 쓰인 작품은,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니까.]

- 다카하시 겐이치로 -

 

진실을 쓴다는 것.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야.

자신만 속이지 않으면 돼.

내 글은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야.

존재라는 것은 모두다 부조리 그 자체여서

모든 인과의 사슬속에는 미싱링크가 있기 마련.

책임이라는 것을 지기 위해서 진실을 쓰려는 것은 아니야.

설명할 수 있는 것, 알고 있는 것만을 쓰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

오히려 설명하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쓰는 것인걸.

 

참 미묘한 사고방식의 차이인데,

나는 많이 쓰고 고치고, 버리고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는 쓴다면 확신을 갖고 쓸거야.

이것이 여기 있어야만 한다는 확신.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확신.

있어야 할 자리에 그것이 아니면 안되는 것들을 둘거야.

나는 그게 진실이라고 생각해.

 

 

 

 

그래. 나는 고리타분해.

세상의 모든 글들이 출판될만 한 것이고

모든 창작물들은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야.

나는 어떤 창작물들은 특별하다고 생각해.

진실한 것이라면 뭐든지.

진실이 합리적이고 명확한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

진실은 부조리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개토의 존재가 부조리하다고 해서

개토의 존재가 의미없는 것은 아니잖아.

오히려 부조리 하기때문에 아름답고 슬프고 빛이고 어둠이고 그 자체인거잖아.

 

나는 진실이 있어서 그걸 쓰겠다고 말하겠어.

나에게는 진실이 보이니까.

비록 하찮은 진실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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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4 12:39 2006/12/14 1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