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애기들입니다.'에 해당되는 글 418건

  1. 정부 2006/11/22
  2. 어둠 2006/11/21
  3. 모이네 어때요? (1) 2006/11/21
  4. (1) 2006/11/21
  5. 감사 (1) 2006/11/10
  6. 이것저것 2006/11/08
  7. 가위 (1) 2006/10/30
  8. 베르세르크 2006/09/29
  9. 욕조 2006/09/29
  10. 우아하게 2006/09/28

정부

from 우울 2006/11/22 19:40

인간의 본질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고

나는 생각해왔다.

그리하여, 가장 인간적인 인간은 아마도 예술가이거나 과학자일거라고 믿어온 것이다.

 

정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애인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까?

어쩌면 평생 갈지도 모를 애인은 있으니

손가락이 섬세하고 예술적인 작업을 하는 약간 미친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 나름의 성적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옷과, 립글로스, 표정 같은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머뭇거리고 당황하고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조금 어리숙해보이고 살짝 귀여운 남자가

애타게 내 눈을 쳐다보며

내 거짓말과 내 진실과 내 허풍에 숨막혀 하면 좋겠다.

 

결혼같은 건 하지 않을 사람이라면 좋을텐데.

 

그리고 내 애인이, 그냥 모른체 해주면 좋겠다.

 

훗.

 

아직까지는 내 눈에 차는 정부를 구하지 못했다.

아니 그런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내게 용기가 있을까?

무모함은 있지만 애인에게 엄청난 상처를 줄 용기는 없다.

 

삶의 순간순간에 집착하는 나는

사실은, 가끔 정부가 생길 가능성을 느낄 때마다 안타깝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내 욕망을 희생한다.

애인에게 상처주는 것보다는 애인과 보장된 안정된 관계를 잃는 것이 겁나는 걸까?

 

애인은 어찌 그리 대단한지,

나를 참 잘도 코 꿰어 놓았다.

한 남자만 사랑하고 살 수 있으거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었는데

나는 그와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정부. 얼마나 짜릿한가.

애인이 없다면 정부는 애인이 되어버린다.

슬픈 일이다.

 

내가 곧 숨이라도 끊어버릴 것 처럼

슬픈 눈으로

애원하고 숭배하고 무릎꿇는 정부.

 

훗.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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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2 19:40 2006/11/22 19:40

어둠

from 우울 2006/11/21 18:52

아주 부드럽고 거대한 검은 망토로 나를 감싸

외부의 무서운 것들로부터 보호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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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1 18:52 2006/11/21 18:52

모이네 어때요?

from 우울 2006/11/21 15:15

진보네가 운영하는 메타 블로그 '모이네' 블로그

moine.jinbo.net / mo2ne.jinbo.net

혹은, mo2.net ^^;;

 

 

진보네도 이제 친구하나 만들때가 된것 같네요.

외롭게 투쟁의 선봉에 서있던 진보네 곁에 '모이네' 댁 하나 더 만들어줍시다.

모여논다는 의미가 쉽게 다가오는 한글이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뭐 제 생각입니당.

 

에고, 실수로 트랙백을 두번 하는....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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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1 15:15 2006/11/21 15:15

from 우울 2006/11/21 14:09

훗...

허우적대어 올라는 왔는데,

막상 딱히 할 일이 없다.

결국 그저 조금 즐겁게 인생을 낭비하고 있을뿐,

남들보기에는 전혀 이전과 다를바 없는 생활이다.

 

마음가짐만 바꿀 일이 아니라 역시 환경을 바꾸어야 하는 거였다...훗...^^

 

최근에 어딘가 놀러갔는데, 놀아주는 사람이 없어

책장에 꽂혀있던 '고래'라는 소설을 꺼내 조금 읽어보았다.

다 읽지는 못했고, 대략 사분의 일쯤 읽은 것 같은데,

읽으면서 생각했다.

 

이분도 보르헤스와 마르케스를 닮은 글쓰기를 하시는구나.

 

보르헤스, 마르케스.

흠...역시 최근 문화의 선두에는 남미가 있다.

왠지 브끄럽다.

누구나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지만

배경에는 항상 유행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분명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이 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나 스스로 브끄러웠다.

그 분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이게 유행이구나 싶어서...

'보르헤스를 넘어서 마르케스를 딛고, 거기에 한국적, 여성적 혹은 누군가적인 시선을 보태..라고 생각하는 것.'

 

어제는 '아일랜드'라는 영화를 정말 뒤늦게 보게 되었다.

대체 언제쩍 영화인지...컴퓨터 하드에 담겨있었고

개봉당시 이완맥그리거 때문에 보고 싶어했던 기억이 나서 보았는데

초반에는 미묘한 분위기와 궁금하게 하는 설정으로 SF 영화를 보는 듯 흥미로웠으나

중반부터 갑자기 엄청난 규모의 블록버스터로 돌변하는 바람에 엄청 재미없어졌다.

 

오늘은 또 뭘하고 놀까...

주말에 와우하느라 너무 앉아있어서인지 허리가 살짝 아프다.

어제 좀 쉬었으니 오늘은 2시간, 아니다 3시간만 해야지.

 

요새는 뭐 재밌는 영화가 없다.

애니메이션도 그렇고....내가 늙어서 그런가....?

최근에는 미국 드라마로 연명하고 있는 듯 하다.

세상에 드라마가 그렇게 많을 줄이야...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의 이름을 따서 초코를 촉호필로 부르고 있다.

유행에 뒤지지 않는 듯하여 기분이 졓다.

훗.

 

가끔은 유행을 따라주는게 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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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1 14:09 2006/11/21 14:09

감사

from 우울 2006/11/10 15:02

7년이나 함께 지냈는데도

아직도

아직도

가슴속의 벨이 울린다고,

그래서 곁에 있는 거라고

말해줘서

고마워.

 

그 벨은 절대로 억지로 울리게 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

나는

그 자연스럽고 아슬아슬한 속성에 감동한다.

 

7년이나 함께 있었는데도

늘 겁이 난다.

혹시 그 벨이 다른 사람을 향해 울리면 어떻게 하나

 

 

자기연민에 빠져 유치한 감상을 적는 사람노릇은 어제까지만.

수면으로 올라가려 허우적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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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0 15:02 2006/11/10 15:02

이것저것

from 우울 2006/11/08 15:39

핸드폰이 고장났다.

대략 7살쯤 된 내 핸드폰.

중간 중간 잔고장이 있었지만 치료비로 7년간 10만원도 안들었다.

근데 이번엔 좀 많이 아파보인다.

내일은 병원에 데려가야지.

 

목에 항상 이물감이 있고 자주 잠겨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신경성일 가능성이 높았다.

목이 잠기는데, 그게 신경성이라니...분명 뭔가 걸리적 거리는데.

생각해보면, 신경쓸 때만 그런 것도 같다.

바쁘게 뭔가를 할때면 느끼지 못하는 건지...

누군가와 열심히 말하는 중에는 괜찮은데,

혼자 있다가 전화를 하려거나 어쨌든 맘먹고 말하려하면 목이 잠기니까...

신경성일지도 모르지.

 

나는 병원을 잘 못믿는다. 모든 것이 검증되지 않은 실험이라는 느낌.

전제의 참, 거짓 여부를 아무도 모른다는 느낌.

병원에 가면 괜히 병원비만 날리고 별 소득없이 돌아올 것 같아서

한방을 찾아볼까 생각했다.

 

한방도 사실 못미덥기는 마찬가지다.

그냥 집에 있기로 한다.

 

혼자 집에 오래 있다보니 스스로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느끼고 또 너무 많이 무뎌진다.

또, 확실히 약해졌다.

 

삶과 내가 동떨어져 존재하는 듯이 살아온 기간이 너무 길다.

삶을 관찰하며 피학적인 쾌감을 느끼는 것...나름 고통스러웠다.

 

사실은, 또다시 극기훈련을 시작해야 할까 두렵다.

언제나 훈련일뿐, 나는 극기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극기.

극기!

 

지속가능한 극기를 위하여...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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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8 15:39 2006/11/08 15:39

가위

from 우울 2006/10/30 18:13

한 일년만인가.

가위에 눌렸다.

어렸을 때는 참 자주 가위에 눌려서

가끔은 현실과 가위에 눌린 상태가 구분이 안되기도 했었다.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집에는 나밖에 없었는데, 다른 누군가가 뛰어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일어나서 확인하고 싶었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다.

몸도 움직이지 않았다.

현관문이 살며시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누굴까?

대체 누구지?

방안으로 들어서는 인기척.

힘껏 상체를 들어올리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가까스로 발을 들어 올리자 건조하고 미지근한 손이 내 발을 잡았다.

누굴까? 누구지? 무서워.

무서워.

 

가위에 눌린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진짜면 어떻게 해야할까?

진짜라면 난 어떻게 되는걸까?

 

굉장히 무서웠다.

가위에 눌렸을 때는 혼자서는 잘 깨어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혼자있으니까...아주 오래 그런 상태로 있어야 할지 몰라.

내 상막한 상상의 세계 속에서 공포에 질린 채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전화가 와 주었다.

고마운 전화.

 

내가 그러고 있는 동안 고양이들은 마루에서 널브러져 자고 있었다.

옆에 좀 와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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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0 18:13 2006/10/30 18:13

베르세르크

from 우울 2006/09/29 11:41

베르세르크는 무서운 만화다.

지난 주 내내 베르세르크를 읽은 영향으로 굉장한 우울증에 빠졌었다.

그래도, 베르세르크 정도는 읽어줄 만 하다.

사실은 재미도 있다. 우울한 재미지만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섭고 작가가 대단하기로는 이토 준지 만화가 정말 최고다.

3년 전에 열권쯤 되는 그의 만화를 한번에 읽은 다음날부터 

열흘넘게 앓고 난 뒤로는 그의 만화를 읽지 못하지만

여전히 대단하겠지...

 

무섭고 끔찍해서 도저히 못읽을 만화로는 카이지.

진짜 극단적으로 악한 기운이 넘지는 만화다.

도저히 못보겠다...

 

만화라면 역시 신일숙이다.

볼 게 없어지면 신일숙으로 돌아가 마음을 정돈하면 된다.

정말 대단한 작가다.

흠...생각할 수록 대단하다.

 

신일숙의 만화에서는

동시대에 활동하던 많은 다른 작가들에게서 나타나는 미묘한 촌스러움을 발견할 수 없어서 더욱 좋다.

 

흠...아르미안 빌려다 봐야지.

 

우리동네 만화가게는 너무 협소한 장르만 취급한다...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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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9 11:41 2006/09/29 11:41

욕조

from 우울 2006/09/29 11:12

운전을 하고 있었다.

아주 작은 차. 운전석과 조수석 뿐. 흠...운전을 할때 조수가 필요하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운전석 옆에 조수석이 있는 것은 이상하다. 

차는 미친듯이 달리고 있었다. 흠...진부한 표현이지만.

포장되지 않은 덜컹덜컹한 길을 굉장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엉덩이가 아프지 않았다.

뒤에서는 무언가가 차만큼 빠른 속도로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흠...그게 뭐였더라...

달리다보니 앞에 절벽이 나타났다.

 

갑자기 조수석에 초코가 나타나서는 내게 더 빠른 속도로 절벽을 향해 달리라고 명령했다.

 

내 뒤를 쫓고 있던 것은 백발의 노인이었다.

지팡이를 세번째 발로 사용하면서 긴 수염을 펄럭거리며 달려온다.

나는 늙은 남자가 싫다. 무섭다.

 

절벽은 무척 높았다.

나는 절벽끝까지 엑셀레이터를 밟아 하늘로 날아올랐다.

차는 부드럽게 바람을 탄다.

 

꿈속에선 모든 것이 적당하다.

바람의 온도도, 세기도 촉감도 꼭 적당하다.

 

그런 꿈을 꾸었다.

 

 

욕조중독이다.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욕조에 들어가는 날을 이틀에 한번만으로 정해보았다.

원래는 하루에 한번 들어가야 했으니까 이틀에 한번이면 굉장히 줄인 건데도

나는 매일 들어갈때마다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들어가지 않는 날이면 하루종일 욕조에 들어가선 안된다는 생각뿐이다.

나는 대체적으로 깔끔한 사람은 아니다. 깨끗해지려고 욕조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욕조에 들어가지 않는 날은 세수도 하지 않는다.

따듯한 물때문에 들어간다.

내 몸은 어찌나 차가운지, 온도계가 39도를 가리켜도 물이 곧 차갑게 느껴지게 된다.

그래도, 공기중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따듯하다.

내 몸에 진득하게 고여있던 피가 서서히 녹으면서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욕조에서 한시간을 놀다보면 어지러워진다.

게다가 해야할 일들도 있다. 밥도 먹어야 하고 설겆이도 해야하고 기타 등등.

 

욕조에서 빠져나가는 물은 깨끗해 보인다.

이 물은 굉장한 에너지를 사용해서 내게로 왔다가는 굉장한 에너지를 사용해서 내게서 사라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욕조를 사용하는 내가 미워진다.

중독.

중독되었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다.

누군가 내게서 욕조를 빼앗아 가려한다면 나는,

그것이 아무리 나 자신과 인류를 위한 선일지라도

그 누군가를 미워하게 된다.

 

그것이 중독의 무서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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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9 11:12 2006/09/29 11:12

우아하게

from 우울 2006/09/28 16:37

우아한 몸가짐으로

단정하게 옷을 입고 화장도 단정하게 하고

머리카락도 차분하고

휘적거리지 않으면서 정제되고 가벼운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먹을 것을 먹는다거나

흘리지도 않고 떨어뜨리지도 않고

 

그런 멋진 사람이 되면 얼마나 힘들까?

 

하지만,

그런 멋진 사람이 아니어도 부주의하지 않은 사람은 많다.

그딴 핑계로 부주의함을 자연스러운 것인양 속이려 하다니...

 

개토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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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8 16:37 2006/09/28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