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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 대한건아 / 좌경학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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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앞두고 범국민적인 축구 분위기 띄우기가 장난 아니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으니 대략 이해는 간다만, 많이 심하다. 붉은 악마가 봉은사에서 거리응원을 한다고 하자 이에 대한 관련기사가 쏟아지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그나마 SBS만 중계를 한다니 채널선택권이 보장되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오 필승 코리아'나 'Go West' 개사곡이 흘러나온다. 월드컵을 맞아 신곡을 발표하는 이들도 있고, 이런 노래로 분위기를 띄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가 다시 2002년으로 돌아가버렸다. 귀에 익숙한 걸 어쩌랴.

 

그럼 2002년 월드컵 이전에는 어떠했을까. 그 때는 딱히 틀어줄 만한 노래가 없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누군가 메달을 따는 장면이 나올 때나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장면이 나올 때면 '이기자 대한건아'라는 노래가 나왔다. 특히 70년대 아시아/아프리카의 축구약체국 국가대표팀들을 불러다가 매년 치루었던 박스컵(박통이 죽기 이전에 그의 이름으로 개최되던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를 그렇게 불렀다) 이 열려서 축구경기를 중계해줄 때는 정말 주구장창 흘러나왔다. 30대 이상이라면 이 노래의 가사를 잘 모를지라도 그 리듬만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래 노래는 박현빈이 부른 것이다. 후반부에 빠라빠빠라는 노래가 이어서 나오기 때문에 좀 그렇긴 하지만, 분위기 전달은 훌륭하다.

 

이기자 대한건아

 
우리들은 대한건아 늠름하고 용감하다
기른 힘과 닦은 기술 최후까지 떨쳐보세
조국의 영광안고 온 세계 내닺는다
이기자! 이기자! 이겨야 한다
빛내자 빛을 내자 대한의 형제들
 
몸과 맘을 한데 뭉쳐 정정당당 싸워보세
돌진하는 우리용사 당할자가 그 누구냐
개선의 태극기가 하늘 높이 휘날린다
이기자! 이기자! 이겨야 한다
빛내자 빛을 내자 대한의 형제들

 

물론 이 노래를 얘기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이기자 대한건아'를 인이 박히도록 들었던 80년대 운동권들, 당연히 노가바(노래가사바꾸기)를 하여 '좌경학생가'를 만들어 냈다. 특히 88서울올림픽 전후로 선배들이 자주 불러서 지금도 이 노가바한 가사가 떠오르곤 한다. 가사가 맞나 모르겠다. 트위터에서 봄날의 곰님이 이 노래를 언급하시기에 생각나서 그냥 적어봤다.

 

좌경학생가
 
우리들은 좌경학생 / 좌장면 먹고 좌전거 타고
남가좌동 북가좌동 / 좌석버스 타고 달려보세
길을 갈 땐 왼쪽으로 / 화장실 노크도 왼손으로
나가좌(좌좌!!) 싸우좌(좌좌!!) 싸워야 한다
세우좌(좌좌) 건설하좌 민족자주민주정부

 

가사 말미에도 나오지만 잘 나가다가 진지해지는... 물론 아예 고려*******으로 바꿔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80년대의 낭만적 운동의 한 모습이다. 물론 이런 공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인데, 지금 그런 공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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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01:10 2010/06/08 01:10

10 Comments (+add yours?)

  1. malesti 2010/06/08 01:35

    제 선배들은 남가좌동 북가좌동 좌랑스럽게 달려나가세~였는데.. 학교마다 다른가 보군요 ^^

     Reply  Address

  2. 경호 2010/06/08 02:11

    ㅎㅎ 잘 읽고 갑니다. ^^

     Reply  Address

  3. 구르는돌 2010/06/08 09:47

    저 좌경학생가... 몇년 전 빈활에서 모 활동가가 퍼뜨려서 잠깐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적이... 있더랍니다. ㅋㅋㅋ

     Reply  Address

  4. 앙겔부처 2010/06/08 16:5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가사 짱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좌장면 아오 ㅋㅋㅋㅋㅋㅋㅋ

     Reply  Address

  5. laron 2010/06/09 17:08

    지금 우경학생 무시하나우?

     Reply  Address

  6. 명교 2010/06/10 01:08

    2005년에도 간간히 불리곤 했어요

     Reply  Address

  7. 리건 2010/06/10 09:12

    타고 달려보세 라고 하면 리듬이랑 안 맞아요. 제가 기억하는 것은 좌석버스 타고가좌
    싸워야 한다 -> 제가 기억하는 것은 이겨야 하좌.. 지역마다 다른 것이 맞나봐요.

    우경학생 버전도 있는데 우동 먹고~ 우마차 타고~

     Reply  Address

    • 지각 2010/06/10 09:35

      울동네는 "화장실은 좌변기로" ㅋ
      우경학생 그 뒤는 "우이동~ 우면동~ 우등고속 타고가세" 였지 아마.. 인간들 ㅋ

       Address

  8. 니나 2010/06/10 09:35

    우경학생 버전 외에도 다른 버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다 기억이 안나네요. ㅎㅎ

     Reply  Address

  9. 새벽길 2010/06/10 11:14

    쩝... 운동권 구전가요를 채록하는 것도 재미있겠구만요. 리건님의 기억이 맞는 듯...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걍 생각나는 대로 가사를 쓴 거예요.
    우경학생 버전도 들어본 적은 있네요. 우이도, 우면, 우등고속이 나왔던 것 같고...

    그러고 보니 패러디, 노가바가 많아요. 제일 재미 있었던 것은 '출정 전야'라는 노래를 노가바하여 사복짭새(청카바)의 애환을 그린 '출동 전야'. '출동 전야 이 밤도 빛나는 하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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