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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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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대 가장 재미없는 개표방송

  

과거에 겪었던 선거만큼 개표방송이 재미있을까. 아마 대부분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TV 앞에서 자리를 뜨지 않을까 싶다.

물론 한나라당사만은 예외일 수도 있겠다.

 

각 공중파 방송사마다 '드라마보다 재미있는 개표방송'을 표방하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비주얼 그래픽, 가상스튜디오 구성, 휴대폰 문자서비스 결과 전송 등 다양한 특집방송거리를 편성하였지만,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다.

역시 중요한 것은 컨텐츠이다. 이미 결과가 뻔한데, 누가 얼마나 관심을 가질 것인가.

사람들로 하여금 엉뚱한 곳에 신경을 쓰지 않도록 해주어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게다가 나같이 민주노동당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1,2위만이 표시되어 나오 는 화면은 별로 의미가 없다. 남의 굿판에 끼어서 무엇하랴.

 



2. 마지막 유세
  

어제는 마지막 유세가 있었다. 7시반에 신림4거리 GS문고 앞에 모여 연호를 하다가 유세차, 유세자전거를 옆세우고 신림2, 6, 9동을 따라 걸어서 녹두거리까지 행진을 했다.

나경채 동지는 목이 이미 맛이 갔다. 그러나 마지막이니만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비용문제도 있고, 좀더 눈길을 끌 수 있는 유세수단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자전거를 유세용으로 개조하여 사용하였는데, 의외로 다른 당 후보들과 차별화가 되면서 인상적인 선거운동을 했던 듯하다.

준비도 나름대로 착실하게 했고, 선거기간 중 제시했던 공약들, 도시형 보건지소 건립, 독점기업 관악케이블의 횡포 저지, 관악의 난시청 해소 등이 공감을 끌어냈다. 관악구의 암행어사라는 구호 또한 관악구의 세금낭비를 철저하게 감시하는 후보로서 의미 있지 않은가.

관악구의 신형엔진 김수정 후보는 그야말로 터보엔진이라고 할만했다. 유세차에 올랐다고 하면 마이크를 놓지 않고 쉴 새 없이 떠들었다고 하니 신형엔진이라는 구호가 전혀 무색하지 않다.

 

하지만 평소에 선거에 결합하는 당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많은 당원들은 어디에 있고, 거의 몇몇 당원들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나 또한 선거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기에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다만 마지막 밤 유세에서는 30여명에 가까운 당원들이 함께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분위기로 봐서는 나경채 동지가 당선에 근접했던 것 같은데, 한나라당의 광풍이 워낙 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나머지 3인 선거구 3개로 할만한 싸움인 듯하고... 

선거가 본격적으로 되기 전에는 과연 1명이라도 당선될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는데, 지금은 잘하면 기초의원 비례대표까지 포함해서 4명까지도 당선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득표율이 15%를 넘으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고, 10%를 넘으면 반액을 보전받을 수 있는데, 되도록 다수의 후보들이 높은 득표율을 거두었으면 좋겠다.

   
3. 전반적인 판세

   

판세운운하니 정말로 평론가가 된 느낌이다.

사실 선거운동을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 평론가가 맞긴 하다.

  

한나라당이 거의 싹쓸이하리라는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게다가 막판에 열린우리당에서 한 엉뚱한 짓으로 인해 열린우리당은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수에 있어서도 민주당보다 뒤질 가능성도 있을 듯하다. 한나라당과는 거의 2배이상의 차이가 나고, 한나라당 후보들은 대부분 60%가 넘는 지지율을 획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몰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호남당으로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열린우리당보다 호남에서 더 좋은 결과를 거둔 것으로 예측되었다고 희희낙락하는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모습이 불쌍하게 보인다. 도대체 정치를 왜 하는 거냐?

  

국민중심당은 그래도 충청도에서 기초단체장을 몇 석 배출할 것 같다. 이것만 본다면 민주노동당을 앞서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4당인가?

 

기초, 광역의원 후보 10여명을 냈던 희망사회당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한미준이네, 시민당이네 별 허접한 당들도 나오는데 말이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광역단체장의 성적은 1 : 11 : 2, 그리고 경합 2군데란다. 물론 여기에 민주노동당은 없다.

기대를 했던 울산에서도 전혀 실적이 없다. 노옥희 후보는 20%는 넘을 듯한데, 박맹우 한나라당 후보와는 3배 차이가 난다. 예상했던 바이다. 민주노동당이 뭔가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자체가 무리이다.

   

다만 지도부에서는 정당투표율 15%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는데 잘 모르겠다. 분위기로 봐서는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한나라당으로 쏠린 광풍이 워낙 거세서...

열린우리당과 차별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때문인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와 함께 민주노동당의 지지율도 춤을 춘다. 젠장...

오만, 무능한 여당보다 부패한 한나라당이 더 낫다니... 사실 둘 다 똑같은 넘들 아닌가.

 

출구조사 결과는 아래와 같다. KBS와 SBS는 함께 조사를 했기 때문에 두 개 정도만 나온다.  


                 KBS/SBS MBC
서울 김종철 2.5%       2.6%
부산 김석준 11.2%     9.9%
대구 이연재 5.6%       2.8%
인천 김성진 8.3%       11.1%
광주 오병윤 9.7%       8.4%
대전 박춘호 2.6%       2.4%
울산 노옥희 23%        24.3%
경기 김용한 5.0%       6.7%
충북 배창호 6.8%       7.9%
충남 이용길 5.4%       5.0% 
전북 염경석 8.2%       6.4%
전남 박웅두 6.9%       7.9%
경남 문성현 10.4%      10.6%

 

종철이가 5%를 넘기 바랬는데, 3%도 넘기 어려운 것으로 나온다. 박주선은 7%가 넘게 나오는데... 확실히 호남표라는 고정표가 위력을 발휘한 모양이다.

투표율은 51%가 약간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나머지 절반 가까운 수가 투표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본다면 김종철 후보는 100명 중 1명에서 2명 정도가 지지한 셈인데, 서울에서 진보세력이 제자리를 차지할 날이 언제나 올까.

   

4. 투표

 

집에서 2분거리에 있는 신성초등학교 연수실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나에게 주어진 6표 중에서 5표는 민주노동당에게, 그리고 민주노동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관악구청장 선거에서는 무효표를 만들었다. 민주노동당 후보가 출마했다면 있음직한 자리에 도장을 박은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몇 글자 쓰려다가 말았다. 거기에 무슨 구호를 쓰는 것이 치기로밖에 보여지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느니 주위 사람들을 좀더 조직하는 게 낫다.

   

투표참관을 하는 이 중에 아는 이들은 있나 했는데, 역시나 없고, 다들 아저씨, 아줌마들 뿐이다. 아마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들 대부분이 아마 보수정당에 표를 던졌을 텐데... 그래도 젊은 친구들이 많이 투표를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5. 다시한번 투표거부문제에 대해

          

투표거부에 대한 글이 진보불로그 메인에 올라간 탓인지 많은 이들이 트랙백으로, 덧글로 자신의 의견을 남긴다. 네이버블로그에서는 보지 못했던 일이다. 이젠 네이버블로그를 단지 선전선동의 공간으로 다른 곳에서 담아온 글을 남겨놓는 곳으로 하고 있지만, 과거 이를 주된 글쓰기 공간으로 할 때에도 이런 류의 논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투표를 거부한다는 당신에게'류의 글을 쓰지도 않았고, 이런 글을 쓰더라도 그냥 독백으로 그치곤 했다. 논쟁이 된다면 황우석 사건이나 공무원노조 탄압, 철도노조의 파업 등의 문제에 대해 시비를 거는 이들과 논쟁을 했을 때인 것 같다. 물론 그 글쓰기의 대상은 시비를 거는 꼴통들이 아니라 바로 대중이었다.

마찬가지로 진보블로그에 글을 쓸 때에는 그 때 그 때 속에서 우러나오는대로 키보드를 두드리지만, 글이 공개될 것을 감안하면서 글을 쓴다. 그래서 되도록 쉽게, 상호간에 소통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이번에도 혹시나 해서 완화된 표현을 썼지만, 그에 대해 비판을 하는 이들이 있다. 

솔직히 더 말을 한다고 해서 무슨 효과가 있으랴 싶다. 단지 지방선거를 둘러싸고 투표의 문제에 대해 한번쯤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만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국가, 국가기구, 관료제, 대의제 등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제대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의미가 있고... 사실 플란차스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국가의 안과 밖에서의 투쟁을 통해 국가를 변형시킨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민주공화국에서 사회주의자는 선거와 의회에 참여해야 한다. 아주 강한 의미에서 참여<해야> 한다. 선거와 의회는 국가 안에서 민중 투쟁에 가장 열려 있는 공간이다. 또한 이것은 민중 투쟁의 산물이기도 하다. ... 사실 선거로 집권하고 나서 과연 제대로 된 개혁을 펼칠 수 있는지 여부는 고사하고라도 선거란 것 자체가 이만저만 편파적이고 왜곡된 싸움판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서 깊은 ‘민주’공화국에서 1인1표는 추상적 이상에 불과하다. 지역 선거구에서 한 명의 당선자를 뽑는 경기는 도대체 국민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한다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비록 가장 민주적인 선거 제도(비례대표제)를 취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장애는 계속 남는다. 선거전은 여론전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거대 매체는 자본의 소유다. 이들 매체는 아무래도 기존 체제를 대변하는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주장을 사람들의 귀에 다가가게 하는 데에 이미 커다란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자는 선거와 의회 공간을 포기할 수 없다. 그것은 선거 정치에 대한 환상 때문은 아니다. 아니, 어떠한 환상과도 관계없는, 가장 냉정한 현실 판단 때문에 그렇다. 이미 대의민주제가 뿌리내린 사회, 그것도 민중 투쟁을 통해 그것을 쟁취한 사회에서 대중은 선거와 의회를 값싸게 여기지 않는다. 그것에 결코 만족할 수 없고 자주 냉소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어쨌든 그것이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라고 여긴다. 다른 더 나은 통로가 없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에 제도정치공간은 그 정당성을 유지한다. 사회주의 세력이 소수 엘리트가 아닌 다수 대중의 지지와 동의에 기반해 사회를 바꾸려 하는 한(다수자 혁명), 제도정치공간은 사회주의자들이 반드시 두 발을 디뎌야 할 곳 중 하나다."

 

오해의 여지는 있지만, 작년에 대안사회팀에서의 토론을 통해 정리된 국가론에 관한 내용 중의 일부를 올렸다. (나중에 국가와 민주주의에 관해 정리된 자료를 블로그에 올려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선거, 의회라는 공간을 중요하게 파악한다. 누구 말마따나 바쁜 와중에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쪼개기는 싫다. 어차피 토론해도 교집합을 찾기도 어려울 것 같고... 좀더 생산적인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6. 그리고...

   

할 일이 있는데, 왜 이렇게 하기가 싫은 것이냐. 뒷풀이나 가야겠다.

다른 당원들은 많이 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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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1 20:49 2006/05/31 20:49

2 Comments (+add yours?)

  1. 색안경 2006/06/03 11:00

    선거에 열심히 임한 동지 수고 하셨습니다.
    비록 몸과 마음이 다르고 따라주지 않았다라고 하더라도 이땅의 피지배계급의 보다 낳은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릅답습니다.

     Reply  Address

  2. 새벽길 2006/06/03 20:56

    저는 그리 열심히 임하지 못해서 인사를 받을 자격이 없지요.
    다만 앞으로는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엉뚱한 짓 했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치열한 고민도 필요할 테구요.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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