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싱크탱크의 경쟁력?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The Think Tank and Civil Society Program)’이 22일 발표한 ‘2012 세계 싱크탱크 보고서’를 인용한 기사가 거의 모든 신문에 나왔다. 한국의 싱크탱크는 50위권에는 한 곳도 없었고, GDP 1000억 달러당 싱크탱크 수는 2.4개에 불과했으며, 단순 싱크탱크 수도 한국은 35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렇게만 보면 한국은 정말 열악한 듯하다. 대부분의 언론이 그런 식으로 기사를 썼고... 그런데 TTCSP에서 6년째 랭킹을 매기고 있다는데, 각국의 싱크탱크를 제대로 본 걸까?
http://www.gotothinktank.com/directory/asia 에 들어가서 South Korea로 검색해보면 35개의 싱크탱크가 나온다(북한은 2개다). 여기에는 대부분 국책연구소들이 포함되지만, 자유기업원도 있고,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도 들어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없더라. 여기에 포함되는 기준이 뭘까 궁금해진다. 아니, 여기서 말하는 싱크탱크라는 게 뭘까.
적어도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검토를 한 다음에 TTCSP의 보고서를 인용해야 하지 않았을까. 단지 영문 홈페이지가 있다고 해서, 영문 보고서를 써서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해서, TTCSP 홈페이지에 '우리도 있어요'하면서 등록했다고 해서 싱크탱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싱크탱크가 아닌건가? 이런 건 오히려 일표가 더 잘 알 듯한데...
암튼 이 싱크탱크 관련기사들, 별로 맘에 안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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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한' 한국 싱크탱크 경쟁력..세계 50위 내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2013/01/23 04:38)
싱크탱크 숫자도 G20 중 16위..방글라데시와 같아
전 세계 싱크탱크를 대상으로 한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연구기관 가운데 상위 50위권에 포함된 곳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싱크탱크 숫자에서도 이웃 중국의 12분의 1, 일본의 3분의 1에 각각 그치는 등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산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이 발간한 `2012 세계 싱크탱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싱크탱크(Think Tank of the Year 2012)'로 선정됐다.
영국 채텀하우스와 미국 카네기재단이 브루킹스 연구소에 이어 세계 2위와 3위에 뽑혔고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국외교협회(CFR), 영국 국제앰네스티(AI), 벨기에 브뤼겔, 미국 랜드연구소,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순위에서 한국 싱크탱크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동아시아연구원(EAI)이 각각 55위와 57위, 65위에 올라 100위 내에 들었다.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AA)가 16위, 중국사회과학원(CASS)이 17위에 오르는 등 일본과 중국의 싱크탱크는 50위 내에 각각 2개와 3개 포함됐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순위에서도 KDI가 15위로 비교적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나 CASS(5위), JIIA(14위) 등에 못 미쳤다. KDI는 또 중국ㆍ인도ㆍ일본ㆍ한국 등 4개국이 포함된 지역별 순위에서는 CASS와 JIIA에 이어 3위에 올랐고, 아산정책연구소가 5위를 기록했다.
연구분야별로는 안보·국제 부문에서 EAI가 25위에 올랐고 국제개발 부문에서는 KDI가 19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KDI는 국내경제정책, 사회정책 부문에서 각각 19위와 20위에 꼽혔다.
국가별 싱크탱크 숫자는 미국이 1천823개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429개) ▲인도(269개) ▲영국(288개) ▲독일(194개) ▲프랑스(177개) 등의 순이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35개에 그쳐 중국, 일본(108개)은 물론 대만(52개)보다도 적었고 방글라데시와 같았다.
이밖에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한국보다 싱크탱크가 적은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4개), 인도네시아(21개), 터키(27개), 호주(30개) 등 4개국 뿐이다.
민망한 한국 싱크탱크… 세계 50위권내 ‘0’ (동아,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2013-01-24 03:00:00)
■ 2012 싱크탱크 보고서
이 프로그램은 언론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세계 182개 국가 6603개의 싱크탱크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뒤 △얼마나 좋은 연구자들을 많이 영입해 활용하고 △연구 성과를 언론 등이 얼마나 많이 활용하며 △얼마나 많은 자료를 생산하고 △연구 성과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평가해 순위를 정했다.
1989년 출범한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은 전 세계 싱크탱크에 대한 비교 분석 평가 작업을 벌여 왔다. 랭킹 작업을 한 것은 6년째. 보고서는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싱크탱크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라며 “경기 침체로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인터넷 미디어 등 다른 매체들과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의 싱크탱크는 왜 부진한가… 청와대 중심 폐쇄적 정책 논의 탓 ▼ (백연상 기자)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정책을 입안할 때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는 풍토가 조성되고 선진국처럼 정부나 기업의 지원이 아닌 뜻있는 개인의 후원을 받는 싱크탱크가 많아야 전체 싱크탱크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남대 김보영 교수(지역 및 복지행정학과)는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는 선진국과 비교해 정책 논의 구조가 폐쇄적이어서 싱크탱크가 발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폐쇄적 논의 구조’란 정책이 필요할 때 정부 관계자들이 연구 과제를 주로 국책연구기관에 맡긴 후 이를 바탕으로 입법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책 마련에 참여하는 싱크탱크가 발달하려면 선진국처럼 국책 연구기관뿐 아니라 정당과 시민사회 내에서도 다양한 싱크탱크의 활발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김윤태 교수(사회학과)는 “정책 결정이 청와대 중심으로 이뤄져 다양한 이익집단들이 그들의 정책을 갖고 목소리를 내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싱크탱크들이 대부분 정부와 기업 주도로 만들어진 점도 경쟁력을 낮추는 원인으로 지적했다. 서울대 강원택 교수(정치외교학)는 “외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싱크탱크, 재정 자립을 이뤄 연구 독립성을 확보한 싱크탱크가 자라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세계 최고 싱크탱크에 (경향, 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 2013-01-23 22:25:03)
ㆍ미 정책에 가장 많은 영향력… 독립성·튼튼한 재정도 장점
미국의 진보적 성향인 브루킹스연구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싱크탱크로 선정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The Think Tank and Civil Society Program)’이 22일 발표한 ‘2012 세계 싱크탱크 보고서’에서 브루킹스는 영국 채텀하우스와 미국 카네기재단 등을 제치고 ‘올해의 싱크탱크’에 올랐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182개국의 6600여개 싱크탱크를 대상으로 시작해, 전문가와 각종 기관의 평가를 거쳐 최종 171개로 압축한 뒤 정책 영향력과 연구실적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평가에는 수백명의 학자·언론인과 120여개 정부 유관기관, 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이번에 발표된 순위에서 50위권 안에 든 한국 싱크탱크는 하나도 없었다. 일본은 2개, 중국은 3개의 싱크탱크가 50위 안에 들었다.
1위를 차지한 브루킹스는 86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의 민간 연구단체로 워싱턴 DC에 있다. 브루킹스는 1916년 정부 조직을 연구하는 단체로 출발해 경제 연구소와 대학원 기능을 합쳐 1927년에 현재와 같은 조직을 갖췄다.
브루킹스가 최고의 싱크탱크로 꼽히는 이유는 우수한 연구실적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브루킹스는 경제·국내정책·거버넌스·외교정책·세계경제 및 개발 등의 분야에 대한 연구와 교육 기능을 수행한다. 오랜 전통과 명성에 걸맞게 세계 각국에서 모인 150여명의 우수한 연구원들이 각 분야에서 주목도 높은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미국 언론 인용 빈도수에서도 단연 1위를 지키고 있다.
브루킹스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시각의 학문적 견해를 표방하며 스스로 비정파적 성향을 지향하고 있지만 세간에서는 1960년대 테크노크라트의 진보적 스타일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루킹스는 대공황,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고, 유엔 창설의 기본적 개념을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적으로는 빈곤, 인종차별 등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기여했고 미국의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연구결과를 정책에 반영해 지금과 같은 경제의 틀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브루킹스는 행정부에 끊임없이 인재를 진출시켰고, 이들이 행정 경험을 갖고 다시 연구소로 돌아와 새로운 연구실적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적 구조를 정착시켰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지만 공화당 행정부에도 정책 조언과 지지를 마다하지 않는 등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재원은 각종 비영리단체와 각국 정부의 지원, 일반 기부금 등으로 마련하며 연간 예산이 8000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튼튼한 재정구조를 갖고 있는 것도 브루킹스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 싱크탱크는 50위권 밖… 국가 주도 연구소의 독립성 한계 (경향, 김종목 기자, 2013-01-23 22:24:54)
한국 연구기관은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이 발표한 ‘2012 올해의 싱크탱크’에서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동아시아연구원(EAI)이 각각 55위와 57위, 65위였다. TTCSP가 지난해 ‘2011 올해의 싱크탱크’ 순위를 30위까지 끊어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50~60위대는 ‘우수 싱크탱크’라 부르기에는 모자라는 순위다. 한국은 싱크탱크 숫자에서도 35개로 중국(492개)의 12분의 1, 일본(108개)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한국 싱크탱크의 순위를 두고 국가 주도 연구소의 독립성 한계, 글로벌 아젠다 설정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싱크탱크의 경쟁력과 권위, 위상은 정부나 재벌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KIEP나 KDI 같은 국책 연구기관에서 관료나 정부의 통제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재정적인 독립이나 일관된 연구 목적, 방향성도 연구소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라고 했다. 강 교수는 다만 “TTCSP의 선정 기준에 공감할 수 없는 현실도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국가의 위상, 대외 지표인 영문 보고서의 양이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정치체제나 변화 가능성에 관한 연구는 나라 밖의 평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인권이나 환경 같은 주제를 다루는 싱크탱크는 유럽처럼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기초지식도 순수 연구기관이 담당하고, 국가의 대규모 자원 투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지만 정책 아이디어나 지식을 다루는 싱크탱크는 미국·유럽 식의 자유경쟁체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생각과 지식, 정보의 공유가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며 “지식의 전문화와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산과 글로벌 이슈, 아젠다 설정도 싱크탱크 경쟁력과 순위를 높이는 데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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