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미국인보다 더 미국스러운…(정태인) / 지구영웅전설(박민규)

View Comments

경향신문에 실린 정태인 님의 글을 보고 뜬금없이 박민규의 [지구영웅전설]이 떠오르다.

 

--------------------------------------
[경제칼럼] 미국인보다 더 미국스러운… (경향신문,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2007년 03월 20일 18:02:48)
   
청와대 시절 이정우 교수(당시 정책실장)가 “어떻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인보다 더 미국스럽다”며 한탄한 적이 있다. 100% 공감한다. 이정우 교수는 하버드대 출신이다. 나는 한국에서 공부를 했지만 미국 버클리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비지팅 스칼라를 했다. 그리고 박사 과정 시절 내 전공이 실리콘 밸리 연구였으니 미국 경제 자체가 내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미국 것 아니면 3류라는 맹신-
  
그러나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수많은 경제학자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과연 이들이 미국 경제를 아는 것인지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예컨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가 그렇다. 연전에 뮈르달상(학자에 따라서는 노벨상보다도 권위를 더 쳐 준다)을 받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서울대에 교수 신청을 했다. 그는 당시에 케임브리지경제학논집(cambridge jounal of economics)의 편집자(editor)였다. 유럽에서 유명 잡지의 편집자란 상상을 불허하는 권위이다. 한 서울대 교수가 한 마디 하셨다. “3류 잡지 에디터가 무슨….” 미국 것이 아니면 3류라는 이런 사고는 미국에서도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런 사고 탓에 장하준 교수는 쓸쓸히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해도 대부분이 유명 교수의 이론에 한국의 사례를 추가시켜 주는 대가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니 이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모르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들 중 미국 빈민가에 가 본 사람은 극히 드물 테니 미국 사회의 전모를 모르는 건 더 당연하다. 이제는 조기 유학 붐까지 불어대고 있다. 미국보다 더 미국스러운 한국 사람은 훨씬 큰 규모로 양산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망하고 나면 이들도 정신을 차릴까? 그마저 의심스럽다. 이미 미국 경제는 파산 상태이다.
  
참여정부 초기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해외경제자문단장을 할 뻔 했다. 그는 정보경제학으로 미국의 경제학계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인정 받는 사람이며 또한 세계은행 부총재일 때 ‘동아시아의 기적’이라는 책을 만들었을 정도로 한국 경제에 해박한 사람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엄청난 복을 스스로 차버렸다. “월스트리트에서 싫어할 것”이라는 이유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클린턴 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는 클린턴 정부를 괴롭혔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클린턴 시절이야말로 월스트리트의 전성기였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사람들 역시 미국보다 더 미국스럽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그 무시무시함을 알게 된 ‘투자자 국가 소송제’의 예를 보면 기가 막힐 정도다. 애초에 정부가 내놓은 초안에 들어 있는 이 항목이 미국 것보다도 더 강력했으니 이제 와서 예외 조항을 늘려달라고 통사정해도 말이 통할 리 없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미국 내에서도 위헌이라는 연방법원 판사들의 성명서가 나올 정도로 반대가 심해서 미국, 캐나다, 멕시코 정부 외교부장관들이 모여 일부 조항을 완화시켰는데, 우리 정부는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거의 모든 조항에서 통상교섭본부는 각 부처의 부정적 견해를 미국의 처지에서 묵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나라 경제상황 알긴 하는지-
  
전시 작전 통제권을 돌려 받는 걸 무슨 난리라도 날 듯 반대하는 한나라당이나 조중동 역시 미국보다 더 미국스럽다. 2·13 합의로 북·미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자 이들이 당황스러워하는 꼴이야말로 “호호호, 코미디야, 코미디”다. 급기야 조갑제, 김대중 등 조선일보 필자들은 ‘미국의 배반’을 들먹이고 나섰다. 이들 눈에는 부시 행정부조차 ‘친북 좌파’로 보일 것이다. 붉은 색안경을 쓰고 있으면 온 세상이 붉은 빛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 한나라당이 이제야 대북 유화책을 슬슬 흘리는 것 역시 참으로 미국스럽다. 그러나 이들도 미국의 뜻을 거스를 때가 있다. 삼성 등 재벌을 미국식 금융감독제도로 규제할 때 그들은 재경부와 함께 온 몸을 바쳐 그 제도를 거부하거나 무력화한다. 오호 통재라. 
   

--------------------------------------

ㅇ 지구영웅전설, 박민규 장편소설, 문학동네.
   
- 이 소설을 보면서 무협 SF인 은하영웅전설을 떠올리다. 얀 웬리, 라인하르트...
박민규가 은하영웅전설도 썼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은하와 지구를 헷갈리다니...
   
- 2003년 제8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당선작이란다. 
- 바나나맨, 밀크초콜릿맨, 워싱턴 콘센서스
- 슈퍼특공대를 나도 재미나게 보았다.
  
- 슈퍼맨, 용감한 힘의 왕자 - 힘은 곧 정의, 내가 이 세계의 정의, 9.11, 정의의 실현
- 배트맨 로빈, 정의의 용사 - 브르스 웨인, 돈, IMF와 WTO, 마운틴
- 원더우먼, 하늘을 나른다  
- 아쿠아맨, 수중의 왕자 - 자유무역, 사파티스타
- 랄라라랄라라 랄라라 라 랄라라 랄라라 라 / 정의를 모르는 나쁜 무리들 / 싸워 무찌른다 슈퍼특공대
   
- 나 역시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꿈도 꾸지 마."
"넌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이야." 슈퍼맨이 얘기했다.
"그럼 미국인이 될 테야." 내가 소리쳤다.
"소용없어." 다시 슈퍼맨이 말을 이었다.
"그런다 해도 넌 백인이 아니니까."
 
- "축하해. 이제 자넨 영웅이야." 슈퍼맨이 얘기했다.
"이게 현실일까?" 내가 소리쳤다.
"물론." 다시 슈퍼맨이 말을 이었다.
"너의 영혼은 백인이니까."
   
- 뛰어난 필력에도 불구하고 탐구와 발견의 뒷받침이 없어 보이고,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에 대한 풍자의 강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그 열정은 범속하고도 진부한 이류 정치평론의 도식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식 밑으로 미끄러진다 (도정일)
-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답이 너무나 상식적이고 도식적 (이인성)
-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가속화되고 있는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의 실체를 폭로하고 그 문제점을 고발. 그러나 현실의 만화적 뒤집기에는 성공했지만, 그것을 다시 한번 뒤집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남진우)
  
- 어린 시절 지진아였던 '나'는 어떤 사건에 휘말려 자살을 결심한다. 사건의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슈퍼맨 흉내를 내며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리는데, '나'를 받아안은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슈퍼맨이었다. 슈퍼맨을 따라 위싱턴에 있는 정의의 본부로 온 '나'는 지구의 정의를 지키는 일원으로 성장한다. 영웅이 되고 싶었던 '나'는 갖은 노력과 애걸복걸 끝에 영웅의 한 사람이 되는 것을 허락받고 '바나나맨'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 "자료를 찾으면서 그냥 만들어지는 영웅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걸프전 때는 히어로 만화들이 대거 제작되었죠. 걸프전 때는 배트맨이, 이라크전 때는 스파이더맨과 얼크가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의 만화도 비슷한 경웁니다. 아톰도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더군요. 원폭에 대한 콤플렉스, 패전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죠. 그래서 원자력을 이용한 아톰 보이라는 로봇이 만들어진 겁니다. 작고 귀여운 로봇이 덩치 큰 백인 로봇을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콤플렉스를 씻어내려는 거죠. 그후에 만들어진 것이 마징가입니다. 큰 로봇에 작은 우주선이 도킹해 큰 로봇을 조종하는 거죠. 시스템의 일원이 되는 겁니다. 개인의 삶은 보잘 것 없고 불행한데도 대기업의 일원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마치 자신이 거대한 로봇을 움직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되죠. 그냥 만들어진 영웅이라는 건 없습니다. 수단이었던 거죠. 비참한 것은 그나마 그런 것도 우리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남의 것을 보고 배워 은연중에 숙지가 되었던 겁니다. 그게 나름대로 한국의 특수성이기도 하구요." (하성란의 인터뷰 중에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3/21 21:51 2007/03/21 21:51

3 Comments (+add yours?)

  1. 그유 2007/03/23 10:21

    cambridge journal of econ의 에디터를 3류잡지 편집자라고 딱지놨다니..푸하하~
    미국밖에 모르는것도 문제지만 어떨때 보면 그나마 미국도 제대로 모르는것같다는..간 쓸개 다빼주고 이용만 당하는거같애서 불안하다는..

     Reply  Address

  2. 홍실이 2007/03/23 12:49

    경제분야만 그런 것도 아니라는... ㅡ.ㅡ
    리영희 교수의 자서전에, 미국에서 공부하고 미국의 나쁜 점을 확실히 알게 되었노라는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Reply  Address

  3. 새벽길 2007/03/28 20:32

    그유/ 어쩌겠습니까? ㅠㅠ
    홍실이/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반제, 반미투쟁이 필요한 것은 사실인데...

     Reply  Addres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gimche/trackback/371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