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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이 열우당을 구원하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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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메일을 확인하다 보면 조선일보의 기사를 검색하기 위해 가입했던 디지털조선일보를 통해 와플뉴스, 와플클럽 등의 이름으로 메일진들이 들어온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것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기에 보통은 그냥 지우고 말지만, 오늘은 뭐가 있나 하고 와플클럽을 열어보았다.

 

와플클럽에는 조선일보 기자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들이 올라와 있다. 언론사의 블로그들 중에서는 조선일보의 것이 가장 구독률이 높고, 조회수도 높다고 한다. 괜히 클릭했군 하면서 메일을 지우기 위해 쭉 훑어내리다가 이위재라는 이름과 함께 그가 쓴 글이 눈에 뜨인다. 

 

강금실은 열린우리당을 구원할 수 있을까   2006/04/10 10:23

 

호기심에 읽어본다. 요새 강금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이가 누가 있으랴.

그의 글은 강금실 현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그럴싸하다. 사회부 기자가 자신의 감으로 그 정도의 글을 블로그에 쓸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몇 가지 걸리는 게 있어서 이를 지적한다고 일부러 로그인을 해서 덧글을 달았더니 블로그를 만들라고 나오고, 썼던 덧글은 날라간다. 젠장...

 

이위재 기자의 눈에는 한겨레신문, MBC 등이 진보언론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그래서 강금실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이들 '진보언론'을 질타한다. 이들 언론의 문제를 지적한 것은 타당하지만, 제대로 된 진보언론이 있다는 점도 말해야 하지 않나. 그의 눈에는 다른 진보언론매체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조선일보 기자가 되면 다 그러한가.

 

그는 "아무리 아우라가 있어도 그렇지 공정과 중립을 자처하고 페어 플레이를 역설하는 진보 진영이 이렇듯 노골적인 태도로 일관해서야 되겠는가라는 불만"을 제기하고, "욕 하면서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더니 별로 틀린 게 없다보다"라고 얘기한다. 보수언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을 보니 스스로의 문제는 인정한 셈인가. 강금실이 열우당을 구원하든지 말든지, 그것이 쟁점화한 것은 대부분의 신문이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이미지가 아닌 정책을 얘기하는 다른 후보들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아닐까.

 

글 말미에 "아, 민주정부"의 가사 일부를 전재하면서 "한 순간을 살아도 산맥처럼 당당하게 살자고 외친 집단들"이 바로 진보 진영인데,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바른 길을 택하겠다는 초심은 이제 너무 속세화되어 잊혀지고 있는 것"이냐고 질타한다. 좋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사실 이위재 기자도 알겠지만, "아, 민주정부"가 유행하던 시기 - 굳이 언급하면 92년 대선시기이다 - 에 진보진영 내에서는 이 노래보다는 다른 노래를 좋아하고 더 많이 불렀던 사람들이 상당히 있다. 나 또한 그 가사가 구체적이지 않아서 불만이긴 했지만, "민중권력쟁취가"를 대선 모토로서 불렀고, 또한 "아, 민주정부"라는 노래를 노가바해서 "아, 진보정당"으로 바꿔부르기도 하였다. 이위재 기자가 학부를 다닐 시절을 기억하면 알겠지만 말이다.

 

나는 그를 학부시절 과 학술부장을 지냈고, 나름대로 진지했던 NL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그가 조선일보에 입사하여 잘 적응하는 것을 보노라면 역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노동조합의 사무국장을 하면서 나름대로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자위할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조선일보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기자의 한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 

 

이위재 기자는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와는 같은 시기, 같은 건물에서 학교를 다닌 사이이고, 아마 그가 출마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진보진영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그래도 잘 알고 있을 김종철 후보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지... 기사거리가 없어서인가, 아니면 말할 가치가 없는 것일까. 진보진영 운운하면서 그가 알게모르게 '강금실 띄우기'에 동참하고 있는 그를 보면서 편협한 그의 시각을 지적하고 싶었다. 물론 그는 이 글을 보지 않을 테지만...

 

덧붙여. 월요일에 지역위원회에서 06 지방선거 정책설명회를 하기 위해 사무실에 갔다가 내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면 알게모르게 심각한 연고주의가 드러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테면 여기저기에 나이주의, 연고주의, 지연, 학연 등을 비판하면서도 김종철 후보에 대해 후배라고 하여 사적인 대화를 하듯이 글을 적어 개인적인 친분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물론 종철이 네이버 블로그의 안부게시판에 쓴 글을 가지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심하다고 하였지만, 약간 찜찜한 것도 사실이다. 다른 이의 블로그, 그것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의 블로그에 그렇게 쓰는 것는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려면 차라리 비공개로 썼어야 했고...

 

블로그 공간이 어떠한 성격을 갖는 것인지 애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본문에 쓰는 글도 문제가 된다면, 덧글도 안되는가. 내가 블로그를 선전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적인 내용을 쓰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 내 자신의 인연을 드러내면 왜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 물론 단체홈페이지의 공적인 게시판 같은 곳에서 그러면 욕먹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이위재 기자와 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글쓰기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건가.

 

별 고민을 다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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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2 10:20 2006/04/12 10:20

2 Comments (+add yours?)

  1. 정양 2006/04/12 18:00

    그러게요, 별 고민을 다하네
    인생을 전혀 심각하게 살 생각이 없는 자들의 모임, 에 들어오세요

     Reply  Address

  2. 새벽길 2006/04/13 16:31

    그런 모임이 있나요?
    근데 태생적으로 Serious해서리...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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